#점장아님주의,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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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대 구석에서 암모나이트가 되어간
그녀 혹은 당신의 이야기
길 가다 보면 빈번히 마주치는 편의점, 그녀는 그곳에서도 일했다. 오래 일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편의점 ‘고인물’ 알바가 되었다. 하지만 비정규 노동자에게는 내일이 보장되지 않았다. 무려 4년 5개월 동안 일한 곳에서 씁쓸한 기억과 애달픈 추억을 가지고 나와야 했다.
이 책은 작가 석류가 꿈을 지키기 위해 생계를 꾸려야 했던 4년 5개월 동안의 편의점 생활을 기록한 ‘일상 생존 에세이’다. 겪은 일에 비해 담담하기 그지없지만 동시에 내밀한 감성의 문장으로 기억을 차분하게 성찰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읽을 수 있는 감정의 격랑에 공감하다 보면,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우리 현실이 아프게 도드라진다.
오늘도 편의점에 들른 당신은 어쩌면 그녀를 목격했을지도 모른다. 혹은 당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계산대 구석에서 암모나이트처럼 등을 둥글게 말아 끼니를 때워야 했던 작가. 그러나 담담하고 씩씩한 걸음으로 아무도 모를 내일을 향해 그녀는 편의점 문을 나섰다. 그 발걸음이 계속 울린다.
작가정보
산책하기 좋은 도시,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났다. 세상에는 읽어야 할 책, 봐야 할 영화, 떠나야 할 곳, 써야 할 글이 너무 많다고 느끼는 삶의 여행자다. 2015년 단편소설 〈비눗방울 속의 너〉로 데뷔했고, 2017년 그림 에세이 《찬란하고도 쓸쓸한 너라는 계절》을 출간했다. 2017년부터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해, 책방에 대한 이야기 《전국 책방 여행기》, 영화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내가 사랑한 영화관》을 냈다. ‘작가와 생계’라는 딜레마가 계속되는 가운데 2017년 가을부터 2022년 초까지 편의점에서 일했다. 이 책에는 그때의 경험을 담았다. 현재, 공간 프로젝트의 마지막 이야기로 오래된 가게에 대한 이야기인 ‘나의 오래된 가게들’을 쓰고 있다.
목차
- 작가의 말
[PULL]─ 편의점 들어가기
#길 끝에는 편의점
빙글빙글 돌아가는 하루
가장 많이 하는 말
그건 강박증 덕분
짧은 머리와 계산
내 로망은 슈퍼마켓 주인
계산대에서 독서하기
버스보다 걷기
편리함과 번거로움의 경계, 택배
편의점 얼리어답터
마스크 쓰기
고양이 캔과 컵라면
뜻밖의 만남
편의점 알바와 군고구마 기계
계산대 구석에서 밥 먹기
환불은 구입한 곳에서
물품 보관소가 아닙니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매일 나는 은행에 간다
쇼카드 교체일
대목과 편의점의 시간
겨울 편의점
선풍기와 온풍기
군고구마의 계절
#편의점 사람들
범이 아저씨
우리가 정들 수 없는 이유
단골의 온도
문화상품권과 보이스피싱
미스터리한 아이들
정중하지만 예의 없는 사람들
반말, 왜 하세요?
20원 때문에 욕하는 사람들
당당한 미성년자들
가시나와 담배 손님
제이에스 손님들
5시를 알리는 할머니
500원 손님
초콜릿과 가스라이팅
자기만의 언어로 말하기
막내 할머니의 심부름
구멍 난 포스기
체크카드 도둑 잡기
보루와 라이터의 상관관계
# 편의점 유감
오르지 않는 시급처럼
통화목록 지우기
우리는 스페어였다
당신은 되고, 나는 왜 안 되는 건가요
숫자를 팝니다
손님은 있지만, 직원은 없는 편의점
불이 꺼진 편의점
오래 일하시네요?
직업에는 귀천이 없지만
도시를 밝히는 불빛
오늘 해고를 통보받았습니다
여기보다 더 열악한 곳은 없을 거야
1970년 11월 13일, 그리고 51년 후
듣기 가장 무서운 말
유달리 추웠던 하루
두 개의 이름
[PUSH]─ 편의점 나가기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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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직업을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는 가벼운 생각이었다. 예상대로 편의점 현장을 정말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진짜는 중간부터였다. 사람 대하는 일이 원래 어렵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요즘 말로 인류애가 바사삭 부서지는 느낌이다. 이 책은 단순히 편의점의 일을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인간 심연의 한 면을 경험케 해주는 글이다. 아니 근데 원래 심연 같은 곳에는 근무자가 존재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나를 포함한 누구라도 쉽게 견디지 못했을 그 시간을 견딘 작가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
"오늘도 편의점에 다녀왔다. 삼각김밥과 1+1 음료수 덕분에 배고픔과 목마름을 간단히 해결했다. 대한민국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열려 있는 편의점. 깊은 밤 편의점 불빛에 어쩐지 안심이 되는 건, 그곳에 편의점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전 만난 편의점 사람에게 나는 어떤 손‘님’이었을까? 연중무휴 24시간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불편을 감내하고 있는 편의점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 직접 겪어 더 생생한 석류 작가의 이 책은 내일도 편의점에 갈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 할 재밌고 ‘실용적인’ 편의점 사용 안내서다."
출판사 서평
숱하게 마주치는 인간 군상과 진상
편의점은 일상의 공간이다. 문에 달린 방울이 소리를 낼 때마다 숱한 사람이 들고난다. 시간대가 다를 뿐인 동료들과 잠시 함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편의점에서 일한다는 건 수많은 사람과 만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작가 석류는 편의점에서 부대낀 숱한 사람을 이 책에 담았다. 가깝게는 편의점 점주와 동료 알바생부터 단골손님과 ‘진상’ 손님에 얽힌 이야기까지.
중국집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범이 아저씨는 일머리는 없지만 성실함 그 자체였다. 빈번히 오고 가는 알바들은 정을 나누기에는 동료로서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 말 그대로 문자 폭탄으로 일을 지시하는 사장은 알바와는 위치가 근본적으로 달랐다. 그런가 하면 손님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계산할 때 돈을 던지는 손님, 담배 이름을 끝내 말하지 않고 손가락으로만 가리키는 손님, 나이가 어려 보인다고 반말에 막말을 일삼는 손님, 봉지값 20원 때문에 욕을 하는 손님, 진열대 물건을 떨어뜨려 깨뜨리고서는 알바 탓을 하는 손님…. 인간에 대한 예의가 사라진 현장이 있다면, 그곳이 편의점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물론 그 반대편에는 힘들어 보이는 알바에게 붕어빵을 사다주는 할머니, 편의점 단골이면서 김밥을 챙겨주시는 분식집 아주머니도 있다. 사람에게 쌓인 감정은 사람을 통해 풀리는 듯하다. 작가 석류는 소위 ‘진상’ 손님들이 난장판으로 만들어놓은 자신의 감정을 이들의 따뜻한 마음으로 푼다. 그래서, 이 책은 작가가 편의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는 따끈한 ‘붕어빵’이기도 하다.
“내가 그분들에게 표할 수 있는 고마움이라곤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하는 것뿐이었다. 짱구(단골손님 강아지)가 나를 보고 꼬리를 흔들 듯이 나도 꼬리만 있다면 함께 흔들었을 것이다.” - 〈단골의 온도〉 중에서
‘성실하고 착해서 잘될 거라는 말’을 위해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날벼락 같은 말은 ‘해고’일 테다. 작가는 4년 5개월을 명절에도 쉬지 않고 꼬박 일한 대가로 해고를 통지받았다. 편의점 운영이 어려운 나머지 점주가 본사에 재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었다. 지방에 있는 편의점은 실상 최저시급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4대 보험에 들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적어 엄두를 낼 수도 없다. 결국 해고당하면 실업급여조차 받을 수 없어 당장 생계 걱정을 해야 한다.
“성실하고 착하니까 다 잘될 거”라는 사장의 말을 떠올리며, 작가는 시급 7000원으로 편의점을 승계받은 점주 밑에서 야간에 계속 일을 할 동료 범이 아저씨를 떠올린다. 심란한 저녁, 불편한 듯 깜빡이는 가로등 밑을 걷기도 했지만, 매일 거미줄을 치는 거미와 매일 거미줄을 걷어내는 작가 사이에 승자가 없듯, 서로 각자의 일을 할 뿐이었다.
다만, 작가 석류는 편의점을 나온 지금에도 지금의 자리에서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간다. 꿈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성실하고 착해서 잘될 거라는 말’을 증명하기 위해,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기본정보
ISBN | 9788959407941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11월 11일 |
쪽수 | 224쪽 |
크기 |
129 * 188
* 19
mm
/ 41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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