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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부의 환상의 길, 파키스탄 히말라야

거칠부 저자(글)
책구름 · 2021년 07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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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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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전문 트레커, ‘거칠부의 히말라야 길 시리즈’
『거칠부의 환상의 길, 파키스탄 히말라야』
6년 간 6,000킬로미터의 히말라야를 누비고도 여전히 일 년의 절반을 히말라야에서 보내는 히말라야 전문 트레커, 거칠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네팔 히말라야를 넘어서서 파키스탄, 인도, 부탄 등 히말라야 전문 작가로서 발돋움하기 위한 ‘거칠부의 히말라야 길 시리즈’ 신호탄 파키스탄 히말라야가 출간되었다.

7개 권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 히말라야산맥과 카라코람산맥에 대한 기본 설명을 시작으로 꼭 알아두어야 할 파키스탄 국가 정보, 항공권 및 트레킹 용품 준비 목록과 비용, 2년에 걸쳐 약 100일 동안 보냈던 트레킹 코스와 일정 까지. 파키스탄 히말라야에 관한 정보가 담긴 실용서임과 동시에 삶과 여행, 자유와 욕망을 관조하는 깊이 있는 여행 에세이다.

카라코람의 K2 베이스캠프를 포함한 5개의 8,000미터 급 베이스캠프, 극지방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긴 빙하 트레일, 푸른 초원, 모래밭뿐인 척박한 풍경 그리고 야생화로 가득한 파키스탄 북부의 아름다운 오지 풍광은 네팔의 뾰족한 설산에 익숙한 일반 독자는 물론 히말라야 곳곳을 탐험해온 트레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기에 충분하다.

작가정보

저자(글) 거칠부

거칠부

서른아홉, 17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산으로 떠났고 운명처럼 히말라야를 만났다. 신라 장군의 이름에서 가져온 필명 ‘거칠부’처럼, 거침없이 히말라야를 누비며 지난 6년간 600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걸었다.
이 책은 2년에 걸쳐 약 100일 동안 파키스탄 히말라야에서 보낸 이야기다. 세계에서 가장 긴 빙하 트레일을 걷고, 끊임없이 나타나는 빙하의 깊은 균열인 크레바스를 건너고, 신들의 고향에서 하늘에 닿을 것 같은 설산을 만나고, 아찔한 벼랑길을 걸었다. 때로는 세상을 다 가진듯한 야생화 군락을 만났다.
세상 어느 곳도 히말라야를 따라올 곳은 없음을 깨닫고 여전히 일 년의 절반을 파키스탄을 비롯한 히말라야에서 보낸다. 저서로는 네팔 히말라야 횡단기 『나는 계속 걷기로 했다(2018)』, 네팔 오지 트레킹 여행기 『히말라야를 걷는 여자(2020)』가 있다. 북인도 히말라야, 부탄 히말라야 여행기 등을 집필할 계획이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sangil00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angil00

목차

  • 프롤로그
    히말라야산맥과 카라코람산맥
    파키스탄 정보 일반
    파키스탄 히말라야 트레킹 가이드

    Chapter 1 벌거벗은 산|낭가파르바트 페어리 메도우 / 루팔 (8일)
    Chapter 2 빙하 대탐험|비아포 - 히스파르빙하 (14일)
    Chapter 3 신들의 광장|K2 트레킹 - 곤도고로라 (20일)
    Chapter 4 비밀의 정원|K6·K7 베이스캠프 / 아민브락 베이스캠프 (8일)
    Chapter 5 파미르 오아시스|심샬 파미르 (13일)
    Chapter 6 위대한 풍경|스판틱 베이스캠프 (8일)
    Chapter 7 위태로운 길|라톡 베이스캠프 (8일)
    Chapter 8 야생화 천국|탈레라 / 이크발탑 (14일)

    에필로그
    부록1. 거칠부의 파키스탄 히말라야 전체 일정
    부록2. 참고 자료

책 속으로

1.
지금껏 내가 아는 히말라야는 처음도 끝도 네팔이었다. 그래서 파키스탄 역시 네팔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 와서 보니 달랐다. 그것도 아주 많이 달랐다. 눈앞에는 빙하가 펼쳐져 있는데 우리가 서 있는 곳은 온갖 야생화로 빼곡했다. 한 번도 상상해본 적 없는 장면이었다. 극한의 상황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야생화라니, 놀랍기만 할 뿐이었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 본 물건을 마주한 아이처럼 이곳이 이상하면서도 신기했다. 그리고 무척 마음에 들었다. 파키스탄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몸을 낮추고 야생화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77쪽/Chapter 1 벌거벗은 산(낭가파르바트 페어리 메도우/루팔)

2.
고산에 적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걷는 것이다. 자기 체력만 믿고 빨리 걷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고산 적응에 실패한 사람 중에는 의외로 산행능력이 뛰어난 이들도 많다.
-102쪽/Chapter 2 빙하 대탐험(비아포-히스파르빙하)

3.
양탄자 같은 빙하는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뒤늦게 출발한 마부와 당나귀 무리가 작은 점으로만 보였다. 그대로 이 빙하를 따라가면 좋으련만. 다시 빙하 가장자리로 향했다. 얼음과 바위가 섞인 길은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사라져버렸다. 얼음은 작은 산이 되어 앞사람을 지워버렸고 바위는 발자국을 삼켜버렸다. 이곳에서는 누구의 흔적도 남지 않았다.
-113쪽/Chapter 2 빙하 대탐험(비아포-히스파르빙하)

4.
무너지는 비탈길을 지나 언덕에 오르니 뒤에 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한 줄로 걷는 사람들이 꼭 이사 가는 개미 떼처럼 보였다. 이곳에서 인간은 특별하지 않았다. 누구나 이 속에 들어오면 크레바스 사이에 낀 돌멩이 같은 존재가 되었다. 자연의 일부로 돌멩이가 되고, 꽃이 되고, 인간이 되었다.
-114쪽/Chapter 2 빙하 대탐험(비아포-히스파르빙하)

5.
타인을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때로는 폭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 언저리에는 내가 저 사람보다 낫다는 우월한 마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들보다 조금 더 잘 살기는 하겠지.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불쌍하거나 불행한 건 아니다. 우리가 이곳에 동정을 베풀기 위해 온 건 더더욱 아니다.
-149쪽/Chapter 2 빙하 대탐험(비아포-히스파르빙하)

6.
난폭한 강 위에는 허술하게 매달린 다리 하나가 전부였다.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다리 위로 강물이 내뿜는 침방울이 거침없이 튀어 오르고 있었다. 다리 아래로 떨어지면 생사를 확인할 수 없다는 가이드북 내용이 떠올랐다. 왜 이런 상황 앞에만 서면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는 건지. 다리를 건너는 짧은 순간에도 별 흉측한 생각이 다 들었다.
-158쪽/Chapter 3 신들의 광장(K2 트레킹-곤도고로라)

7.
먼 길을 가기 위해 내가 택한 방법은 ‘거리 두기’였다. 인간적인 친절함의 적당함은 아무도 모른다. 나는 선을 지켰다고 생각해도 상대방은 선을 넘었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런 감정들이 쌓이다 보면 혼자서 먼 길을 갈 수 없다.
-165쪽/Chapter 3 신들의 광장(K2 트레킹-곤도고로라)

8.
여행은 좋았던 사람에게서조차 최악의 감정을 끌어내기도 한다. 생사를 걸고 등반한 원정대 동지와 원수가 되고, 연인이나 부부가 헤어지고, 아무리 오래된 친구라도 순식간에 틈을 벌릴 수 있는 게 여행이었다.
-171쪽/Chapter 3 신들의 광장(K2 트레킹-곤도고로라)

9.
저 어마어마한 산 위에 올라가기를 꿈꾸기보다, 산 아래서 산을 올려다보는 자체가 좋다. 산 아래 여러 길을 찾아다니며, 이쪽에서도 보고 저쪽에서도 보는 일. 삭막한 히말라야를 걷다가, 눈 덮인 히말라야를 만났다가, 거대한 빙하 지대를 지나기도 하는 일. 전문 장비 없이 나의 두 발만으로도 갈 수 있는 곳. 그런 곳을 두루두루 찾아다니면서 산 아래서 산을 보는 일이 즐겁다.
-184쪽/Chapter 3 신들의 광장(K2 트레킹-곤도고로라)

10.
물을 건너던 유수프가 미끄러지더니 그대로 떠내려갔다. 한낮이라 빙하가 녹아서 물이 넘쳤다. 그는 금방 털고 일어났지만, 운동화와 바지가 흠뻑 젖었다. 그런데도 우리가 넘을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았다. 책임감이 무척 강했다. 고맙고 또 미안했다.
-194쪽/Chapter 3 신들의 광장(K2 트레킹-곤도고로라)

11.
저녁 무렵 빙하 둔덕을 넘어가는 포터들을 홀린 듯 따라가다가, 그들의 마지막 옷자락이 사라지는 걸 보고 그대로 멈췄다. 황홀한 풍경 앞에서 나는 그만 얼음이 되고 말았다. 온통 하얀 세락이 가득한 곳, 삐죽삐죽 솟은 세락이 물결처럼 넘실거렸다. 얼음의 파도였다. 얼음의 숲이기도 했다. 세락 어딘가에 얼음 요정이 있을 것만 같았다. 나는 찬찬히 고개를 들어, 너무 높아서 꼭대기가 보이지 않는 K2를 바라보았다. 아득한 꿈속을 걷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히말라야에 와 있는 것처럼, 순간 모든 것이 생소해졌다. 정지된 화면 속의 나를 다른 곳에서 보는 것만 같았다.
-195쪽/Chapter 3 신들의 광장(K2 트레킹-곤도고로라)

12.
설사 자유의 옷을 입고 있다 한들, 몸이 자유로울 뿐 영혼엔 걸림이 많았다. 먹는 것도, 사람도, 좋고 싫음도, 모두 타인에게 의지하며 ‘취향’이란 이름으로 걸림을 합리화했다. 여행자란 신분의 욕망을 가득 채우고, 자유란 이름의 번지르르한 포장을 둘렀다.
-228쪽/Chapter 4 비밀의 정원(K6·K7 베이스캠프/아민브락 베이스캠프)

13.
길에서 만난 사람과는 뜨거운 감정보다 덤덤한 마음이고 싶다. 그곳에서 만난 소와 염소처럼 서로에게 풍경이 되었으면 한다. 편지 쓰기를 좋아하던 소녀는 어느덧 중년이 되었고, 중년의 나는 관계에 덜 연연한 사람이고 싶다.
-241쪽/Chapter 4 비밀의 정원(K6·K7 베이스캠프/아민브락 베이스캠프)

14.
나는 ‘천천히 걷는 것’을 자신이 가장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속도라고 생각한다. 조금 느리게 걸어도, 조금 빠르게 걸어도 자신에게 최적화된 걸음이 있을 테니 ‘천천히’라는 개념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건 취향과 속도가 비슷한 사람들과 다니는 것. 그게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285쪽/Chapter 6 위대한 풍경(스판틱 베이스캠프)

15.
삶이 그렇듯 여행이라고 해서 모든 순간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행복, 괴로움, 슬픔, 미움, 질투가 공존한다. 삶이 장편소설이라면 여행은 단편소설이다. 압축적이면서 조금 더 매혹적이다. 그래서 여행은, 짧은 순간이나마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무의식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292쪽/Chapter 6 위대한 풍경(스판틱 베이스캠프)

16.
하산하면서도 계속 이어지는 엄청난 설산과 빙하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런 빙하는 도무지 이해가 불가능했다. 산에 사는 사람들이 산을 믿는 것처럼 산을 걷는 나도 산을 믿었다. 일단 믿음의 영역에 들어서면 그때부터는 이해가 불필요했다. 오로지 믿음이었다. 거대한 산에 들어서면 걷고 있는 모든 것은 그저 하나의 점에 불과했다. 바람의 일부가 되고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300쪽/Chapter 6 위대한 풍경(스판틱 베이스캠프)

17.
나는 낯선 사람들과 여행을 하면서 진상에 대해서만 걱정했다. 나도 진상이 될 수 있다는 것과 멋진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내가 진상들에게 집중할수록 나는 그들을 욕하면서 닮게 될 것이고, 멋진 분들에게 집중할수록 풍요로워지고 고마운 마음도 커질 것이다. 좋은 사람에게 집중하는 것,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는 것만큼이나 여행의 축복이 아닐까.
-347쪽/Chapter 8 야생화 천국(탈레라/이크발탑)

18.
히말라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알기에 나는 이번에도 다음을 기약했다. 다음을 기약하는 일이 뜻대로 잘 되진 않더라도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것이다.
잠시 동안 그들 모두에게 찰나의 안녕과 고마움을 전한다. 모두의 무사함에 대해, 그곳에 계신 신께도.
-356쪽/Chapter 8 야생화 천국(탈레라/이크발탑

출판사 서평

히말라야 전문 트레커, ‘거칠부의 히말라야 길 시리즈’
『거칠부의 환상의 길, 파키스탄 히말라야』

6년 간 6,000킬로미터의 히말라야를 누비고도 여전히 일 년의 절반을 히말라야에서 보내는 히말라야 전문 트레커, 거칠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네팔 히말라야를 넘어서서 파키스탄, 인도, 부탄 등 히말라야 전문 작가로서 발돋움하기 위한 ‘거칠부의 히말라야 길 시리즈’ 신호탄 파키스탄 히말라야가 출간되었다.

7개 권역으로 구분할 수 있는 히말라야산맥과 카라코람산맥에 대한 기본 설명을 시작으로 꼭 알아두어야 할 파키스탄 국가 정보, 항공권 및 트레킹 용품 준비 목록과 비용, 2년에 걸쳐 약 100일 동안 보냈던 트레킹 코스와 일정 까지. 파키스탄 히말라야에 대한 모든 것이 한 권에 담겼다.


하나. 보는 즐거움: “여기가 히말라야 맞습니까?”
히말라야 트레킹의 정점, 파키스탄 히말라야의 환상적인 자연 풍광이 한가득

『거칠부의 환상의 길, 파키스탄 히말라야』는 일단 ‘보는 즐거움’을 충족시켜주는 책이다. 파키스탄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구간이다. 그렇다보니 찾는 이들의 발길이 비교적 드물고 그만큼 세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 걷는 자라면, 가슴 속에 히말라야를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곳(프롤로그 중에서).” 거칠부의 파키스탄 히말라야는 그 자체로 귀한 기록이다.

“나는 사퉁에서 푹푹 빠지는 넓은 모래밭을 지나고, 작은 개울을 따라 걷고, 자갈길을 걷는 내내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가슴 깊은 곳 어딘가에서 자꾸만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눈도 뜨거워졌다. 눈이 산을 더듬는 동안에도 심장이 쉬지 않고 두근거렸다. 나는 이곳의 모든 아름다움에 반응하고 있었다.”
-115쪽/Chapter2 빙하 대탐험(비아포-히스파르빙하)

카라코람의 K2 베이스캠프를 포함한 5개의 8,000미터 급 베이스캠프, 극지방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긴 빙하 트레일, 푸른 초원, 모래밭뿐인 척박한 풍경 그리고 야생화로 가득한 파키스탄 북부의 아름다운 오지 풍광은 네팔의 뾰족한 설산에 익숙한 일반 독자는 물론 히말라야 곳곳을 탐험해온 트레커들의 욕구를 만족시켜주기에 충분하다.


둘. 읽는 즐거움: “삶이 장편소설이라면 여행은 단편소설”
자유와 욕망, 삶과 여행을 관조하는 깊이 있는 여행 에세이

이번엔 단체 여행이다. 혼자서 네팔 히말라야를 누볐던 작가가 낯선 이들과 팀을 꾸렸다. 파키스탄은 히말라야에서도 가장 험난한 축에 들고, 특히 북부 산악지대의 경우 상당한 오지에다 고립된 곳이 많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K2 트레킹 같은 장기 트레킹이나 이에 버금가는 곳은 반드시 팀으로, 여행사를 통해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다가 비용 면에서도 유리했다.

여럿이 함께하는 여정이다 보니 갈등도 생기고 미움이라는 감정도 수시로 찾아들었다. 믿었던 관계가 틀어지기도 하고, 선의로 해온 리더 역할에도 회의가 들었다. 그러나 “내가 겪은 히말라야에 솔직해지고 싶었던” 저자는 트레킹 과정 속에서 겪었던 모든 과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저자의 표현대로 “아름다움에는 아름다움만 있는 게 아닌 것처럼(프롤로그)”, “삶이 그렇듯 여행이라고 해서 모든 순간이 행복한 것만은 아닌 것처럼(Chapter6 위대한 풍경, 스판틱 베이스캠프).” 솔직 담백한 저자의 성정과 꾸밈없는 매력적인 문체는 히말라야라는 거대한 자연을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히말라야에 나도 한 번 가볼 수 있겠다, 하는 도전 의식을 품게 한다.

“히말라야도 언젠가는 멀어질 날이 올 것이다. 때가 오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멀어질 것이고 나는 다른 재미난 것에 몰두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미련이 없어야 한다. 미련 없이 다녀봐야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다. 원 없이 걷고, 원 없이 여행하다 보면 간절함이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런 날이 올 때까지 내가 향하는 곳은 여전히 히말라야가 될 것이다.”
-359쪽/에필로그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했을 때, 무언가에 몰두하고 흔들리며 성장해 가는 과정은 결과에 관계없이 충만하다. 아름답다.
어쩌면 독자로서 가장 큰 수확은 『거칠부의 환상의 길, 파키스탄 히말라야』를 통해 거칠부라는 작가의 세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아닐지.
우연한 기회에 히말라야를 만났고, 현재도 걷고 있고, 앞으로도 걸을 예정이지만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멀어질 것”이라는 저자의 독백이 지금, 여기에 살고자 하는 마음에 위안이자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7488924
발행(출시)일자 2021년 07월 07일
쪽수 368쪽
크기
140 * 210 * 30 mm / 478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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