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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타인

가족 치료의 대가 이남옥 교수의 중국 가족 심리 상담
북하우스 · 2022년 04월 11일
9.4
10점 중 9.4점
(14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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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가족도 치료가 되나요?”
버리지도 못하고 안아주기도 어려운 가장 가까운 타인, 가족
나와 우리 가족의 마음 시린 이야기와 감동적인 회복의 여정
「우리 참 많이도 닮았다」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등의 저자이자 가족 상담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 이남옥 교수가 중국 가족 상담 경험을 토대로 짚어나간 개인의 상처, 가족의 문제, 그리고 치유의 연대기. 저자는 2016년부터 중국에서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개인 및 가족을 만나, 각자가 품고 있는 내면의 비밀스러운 정경, 가족 구성원 사이에 흐르는 양가적인 감정, 역사의 폭력에 휘말린 가족 집단의 비극을 귀 기울여 들었다. 이러한 경청 작업과 함께 저자는 가족 체계의 역동을 드러내는 상담 기법인 ‘가계도 분석’과 ‘가족 세우기’을 활용해 내담자들이 자기 상처의 오래된 기원을 용기 있게 직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4년 동안 꾸준히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중국 내에서 가족 트라우마 치유 작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감동적인 세대 간 화해의 여정이 오롯이 책에 담겼다.
이 책은 현대 중국 가족의 심리적 트라우마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유일한 보고서이자, 가족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사회를 한층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돕는 특별한 인문 교양서다. 총 스물일곱 가족의 사례가 담긴 「가장 가까운 타인」은 부부 문제, 부모 자녀 문제, 형제자매 문제를 비롯해, 가슴 아픈 옛 가족의 비밀이 세대를 거듭해 미치는 영향 등 가족 안에서 생길 수 있는 갖가지 어려움들을 3부에 걸쳐 촘촘히 아울렀다. 또한 각 사례마다 가족의 역사와 관계의 성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가계도를 수록해, 가계도 및 가족 세우기 방법론을 활용한 가족 상담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과 독자들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레지나(이남옥)

이레지나(이남옥)

국내 최고의 가족 상담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독일 올덴부르크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독일에서 부부ㆍ가족 치료 전문가이자 가족 갈등 관리 및 조정 전문가로 일했다. 2003년부터 한국에서 활동하며 가족 치료와 가족 세우기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치료 과정을 대중적으로 발전시켰다. 오랫동안 독일 페히타대학교 외래교수로 강단에 섰고, 현재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부부가족상담심리전공 교수, 서울가정법원 및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의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30여 년 동안 3만 회 이상의 개인 및 가족 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KBS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BS 〈달라졌어요〉, EBS 〈라디오 멘토 부모〉 등 다수의 방송에서 상담 코치 전문가로 활약하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담긴 조언을 건넸다. 지은 책으로 「우리 참 많이도 닮았다」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내가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EBS 라디오 멘토 부모」(공저), 「대물림과 가족치료」(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부부, 가깝고도 먼 동반자」(공역), 「대물림과 체계론적 가족치료」(공역) 등이 있다.
저자는 중국의 한 심리학자의 요청으로 2016년부터 4년 동안 중국 현지에서 다양한 중국인들을 만나며 개인의 상처와 가족 문제를 다루고 심리적 치유를 이끌었다. 이 가족 치료 워크숍은 중국 내에서 가족 트라우마 치유 작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당시 경험한 아름다운 치유의 여정을 「가장 가까운 타인」에 담았다. 이 책은 현대 중국 가족의 풍경을 진솔하게 펼쳐 보여주는 심리 교양서이자, 가족이라는 지극히 보편적인 사회를 한층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인문 교양서다.

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
cfamily.kr

목차

  • 들어가며

    1부 ‘강한 여자’ 대 ‘약한 남자’ 구도가 보여주지 않는 것
    1장 모진 시어머니와 외도하는 남편
    2장 남편과 딸을 향한 아내의 분노
    3장 학대하는 어머니와 자책하는 자녀
    4장 성매매를 일삼는 남편, 상처로 날을 세우는 아내
    5장 딸의 끝없는 희생
    6장 집 없는 아이
    7장 아픈 아버지와 지친 어머니
    8장 딸에게 자신과 같은 삶을 강요하는 어머니
    9장 어느 부부의 끝없는 힘겨루기

    2부 중국 근현대사와 가족의 비극
    1장 산아제한 정책이 낳은 슬픔
    2장 죽음의 그늘이 드리운 가족
    3장 자녀를 묶어두는 부모
    4장 내면 아이의 상처와 배우자에 대한 기대
    5장 숨겨진 아이와 버려진 아이
    6장 대화가 불가능한 아버지
    7장 남아 선호와 남매의 불화

    3부 상처의 대물림, 이제는 끊어내야 할 때
    1장 딸들의 슬픔
    2장 사나운 엄마와 집이 무서운 딸
    3장 대인 관계가 힘겨운 아이
    4장 상처 주는 어른들
    5장 ‘문제아’의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6장 언니의 학대
    7장 엄마가 된 큰딸
    8장 슬픔에 빠진 부모들과 과주도성 자녀들
    9장 모녀의 불안정 애착
    10장 가족의 장애
    11장 부부의 양육 가치관 대립

    부록 방법론: ‘가계도 분석’과 ‘가족 세우기’를 통한 가족 상담
    나가며

책 속으로

“남편이 듬직하지 못하거나 남편과 관계가 안 좋을 경우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매달리는 경향이 생깁니다.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모든 것을 걸고, 자녀들에게 배우자 같은 역할을 하게 만들고, 자녀들을 통해 심리적 위로를 얻으려 합니다. 그러면 자녀들은 어머니에게 충성하거나 어머니를 보호해야 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런 가족의 경우 자녀들은 결혼 이후 부부 관계를 다져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항상 또 다른 배우자(어머니)를 챙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15쪽)

“사람은 누구나 좋은 의도로,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곁에 있는 사람을 챙겨줍니다. 그런데 때로는 그 선한 취지의 행동 때문에 상대가 자기 위치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한 사람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일을 다 해결해버리면 다른 한 사람은 역할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역할은 혼자서 열심히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밸런스가 잘 맞는 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6쪽)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과 시간은 사람마다 매우 다릅니다. 어떤 사람은 자각이나 통찰만으로도 변화를 일으키고, 어떤 사람은 타인의 무조건적인 사랑이나 수용을 경험해야 변화합니다. 변화는 곧바로 일어나기도 하고, 아주 서서히 조금씩 나타나기도 합니다. 유유는 히스테리컬하고 자기 주도성이 강해서 남이 이끄는 대로 따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사람입니다. 그런 경우 대립하는 구도를 취하거나 끌고 가려고 해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37쪽)

“가족 집단의 해결되지 않은 분노, 수치심, 죄책감은 일정 사건이나 시간을 비밀로 만들어 구성원 모두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일종의 규칙을 만들어냅니다. 가족의 비밀은, 처음 그것을 만들어내는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비밀의 정체를 전혀 모르는 채 살아가는 다른 구성원들과 다음 세대에까지 생각보다 큰 심리적 문제를 만듭니다. 어떤 불편감이 있는데 그 정체를 알 수 없고 더 이상 캐물을 수도 없을 때 가족의 대화 패턴이 이상하게 변해버립니다. 가족 비밀이 있는 집에서 자란 사람일수록 할 수 있는 이야기와 할 수 없는 이야기의 구분이 분명해 타인과 솔직한 소통이 어렵고, 자신 역시 스스로의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비밀스러운 방법으로 해결책을 찾게 됩니다. 방어기제가 대물림되는 것입니다.” (51쪽)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다고 해서 수치심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건 남에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부모에게 서운해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 서운한 감정을 억누른 채 살아가면 남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과 행동을 하게 되지요. 서운한 감정을 잘 수용하고 표현하면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편안해지는 것이고요. / 많은 사람들이 가족에게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거부하거나 숨기려 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죄책감 또는 수치심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곪은 상처와 감정은 가족을 옭아매고 성장을 방해합니다. 가족 치유란 이렇게 감춰져 있던 상처를 발견하고 상처를 받았던 기억으로 돌아가 가족이 느꼈던 감정을 존중해주는 작업입니다.” (63~64쪽)

“가족 세우기를 해보니 이들 부부 관계는 이혼하는 것이 좋겠다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그런데 샤오한은 ‘바람직한’ 삶에 대한 강박이 있는 사람이어서 그동안 이혼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고 이 때문에 힘들어했습니다. 저는 샤오한에게 이혼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강요할 필요가 없고 자신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행복해질 수 있다면 이혼해도 괜찮습니다. 샤오한은 그 말에 큰 위로를 받았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 가족 치료는 소위 도덕이나 논리를 우선시하는 해결책이 아니라 심리 패러다임 안에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통념이나 논리를 적용하면 심리적 측면을 무시한 채 지나치게 이성적인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그 결론을 내담자가 심리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면 불행이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마음가짐은 이혼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도 중요합니다. 이성의 메시지와 함께 정서가 주는 메시지도 반드시 함께 들어야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91쪽)

“시시가 딸을 낳았을 때 시어머니는 시시가 아들을 낳지 못한 것이 서운해서 한 달을 울었다고 합니다. 시시는 자신이 딸이어서 아버지가 속상해했던 경험이 있고, 시어머니도 아들을 좋아하니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갖고 있었습니다. 남아 선호 정서가 남편 쪽으로나 자신의 원가족에서나 다세대에 걸쳐 대물림되고 있었습니다.” (119쪽)

“중국의 가족을 살펴보면 남아 선호로 인한 문제가 많이 드러납니다. 남아 선호의 뿌리가 워낙 깊은 데다가, 산아제한 등으로 한 자녀 정책이 시행되다 보니 더욱 견고해졌습니다. 옛날부터 집안을 잇는 것은 장남이고 집안에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보니 아들을 낳기 위해 딸을 열 명도 넘게 낳거나 아들을 낳지 못하면 양자를 들이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특히 첫아이가 딸인 집에서 둘째를 임신하면 성별 검사를 해서 딸일 경우 낙태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오늘날에도 아들을 꼭 낳고 싶어하거나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자녀들 중 아들만 예뻐하는 부부가 자주 보입니다.” (174쪽)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가족이 좋은 감정들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며 모든 과정을 함께합니다. 좋은 감정은 억지로 느끼게 한다고 해서 느껴지는 것이 아닙니다. ‘화해하세요’라고 하면 화해가 이루어지고,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보세요’라고 하면 그대로 될까요? 그렇지 않지요. 당사자가 진정으로 화해를 원하려면 부모로부터 내리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제 작업은 가족 세우기를 통해 자녀가 부모를 보호하거나 사랑해줘야 하는 치사랑 또는 역사랑을 다시 물 흐르듯 아래로 순조롭게 내려가는 내리사랑으로 바꾸는 일입니다.” (198쪽)

“가계도란 3대 이상의 가족 정보를 도표화한 것을 말합니다. (…) 가계도 작업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정보를 밝혀내면서 가족의 민낯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매우 섬세하게 구성원을 배려하면서 진행되어야 합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상담자에게 신뢰감을 느끼며 심리적으로 솔직하게 자신의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가계도 분석을 마치고 나면, 3대에 걸친 100년 이상의 압축된 가족 정보가 펼쳐집니다.” (273~274쪽)

출판사 서평

멀고도 가까운 나라,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관통한
지극히 사적이지만 한없이 보편적인 가족의 내밀한 풍경

가족 상담은 개인의 심리적 어려움을 가족이라는 집단의 역사적 트라우마를 반영한 징후로 바라본다. 따라서 개개인의 문제를 단편적인 차원이 아닌, 한층 관계적인 맥락에서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다. 저자는 이렇듯 개인의 상처를 가족이라는 프리즘에 비추어 밝히고 가족 상처의 계보를 끊어내고 심리적 힘을 키워주는 가족 상담 분야에서 ‘가계도 분석 방법’과 ‘가족 세우기 기법’을 한국 내담자들에게 소개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30여 년간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한편, 여러 국제 심리학회에서 이들 기법을 활용한 가족 치료의 성과들을 발표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던 중 중국의 한 상담심리학자가 저자에게 중국 가족 상담 워크숍을 진행해줄 것을 청했고, 저자는 그의 초청을 흔쾌히 받아들여 2016년부터 중국 모 지역에서 워크숍을 진행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의 상담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열띤 반응을 불러일으키면서, 중국 내에서 가족 트라우마 치유 작업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4년 동안 다양한 연령대의 중국 내담자들을 만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품은 내밀한 가족의 비밀과 상처를 마주했다. 그러면서 중국인 각자와 가족의 대물림된 상처가 단지 개인이나 개별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격동적 근현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문화대혁명과 산아제한 정책(일명 가족 계획 정책)이 불러온 비극, 극심한 사회적 빈부격차와 부모의 뜨거운 교육열, 중국인 특유의 개방적 마인드, 적극성과 심리적인 강건함 등 개인과 사회의 특징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관통한 개개인의 극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 책은 다양한 개인의 역사를 지닌 중국인의 상처, 가족의 갈등, 오랫동안 숨겨온 각자의 진심을 사려 깊게 따라간다. 내담자들은 비극과 비밀과 상처의 사회적 개인적 원인을 새롭게 인식하고, 가족들과의 적절한 마음의 거리를 찾을 수 있도록 얼어 있던 몸과 마음을 움직이며, 마침내 사과와 화해와 감정 정화에 이르게 된다. 스물일곱 가족이 들려주는 이러한 감동적인 여정은 중국이라는 나라에 사는 각 개인의 가족 서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독자들은 각각의 사례를 읽어나가며 중국인뿐만 아니라 가족이라는 애틋하면서도 끈질긴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과 상처를, 우리 자신도 겪었을 법한 지극히 보편적인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우리 각자의 내면에 숨겨진 슬픔을 아픈 가족사와 연결해, 개개인의 상황을 겹쳐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자신이 직접 상담실에서 상담자와 마주앉아 있는 듯 상처 인식과 치유 경험을 생생하게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가족은 한 나라의 역사를 품고 있다”
세대를 거듭하며 대물림되는 가족 트라우마
상처를 끊어내는 가족 상담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특별한 시간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중국 가족 집단에서 일반적으로 드러나는 ‘강한 여자 대 약한 남자’의 구도를 사례별로 살펴보고 이러한 ‘통념’이 가리고 있는 가족의 실제 문제를 진단한다. 실질적으로 가족을 이끌어가는 목소리 큰 아내, 남편에 대한 분노로 행동을 제어하기 어려운 아내, 자녀를 학대하는 어머니, 딸에게 자신과 같은 힘겨운 삶을 강요하는 어머니,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딸, 아픈 남편을 보살피다 지쳐버린 아내, 며느리를 괴롭히는 시어머니, 가정을 등한시하는 남편 문제로 괴로워하는 아내 등…… 다양하면서도 보편적인 사례들은 바로 곁의 이웃과 우리 자신의 가족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저자는 이른바 목소리가 크고 책임감 큰 가정 내 여성의 역할이 어떤 가족 역사와 분위기 속에서 비롯되었는지 심리학적 근거를 들어 설명하고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드럽게 이끌어나간다.
2부에서는 산아제한 정책, 문화대혁명, 남아선호 사상 등 중국 근현대사의 어두운 이면과 얽혀 있는 가족의 역사와 비밀을 따라간다. 한 개인이나 가족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지하듯 현재 가족의 역동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상황과의 역학 관계를 2세대, 3세대, 때때로 4세대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특히 197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 시행된 강력한 산아 제한 정책으로 인해 강제 낙태, 입양, 영아 유기 등을 경험한 가정이 많았고, 어린 시절 내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들키지 않아야 했던 이들도 드물지 않았다. 저자는 이런 상황이 어떻게 중국의 뿌리 깊은 남아 선호 사상과 연결되면서 더 큰 비극을 불러일으켰는지를 보여주며, 당시 아이였던 이들이 어른이 되어서까지도 응어리를 풀지 못해 여전히 울고 있는 내면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져준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가족 내에서 대물림된 상처를 끊어내고자 한 용기 있는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유사한 고민을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희망을 건네준다. 서러움, 원망, 회피, 소외감, 두려움, 수치심 등 부정적인 감정과 행동으로 힘겨워하는 내담자들은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까지 연령대와 상황이 다양해 상담자의 접근 방식도 달라야 했다. 내담자들은 연륜 있고 유연한 상담자의 품을 경유하여 자신에게 상처를 준 이들로부터 사과와 사랑을 다시 전해 받고, 마음의 공간을 넓혀내고, 자신의 윗세대가 겪은 상처를 배려 있는 눈으로 다시 바라보게 되며, 마침내 자기 내면의 힘을 찾아간다. 이 과정을 묘사한 각각의 사례는, 상처가 낙인이 아니라 성장의 디딤돌이 되는 경이로운 체험을 하게 해준다. 이와 같은 변화는 상담자의 오랜 시간 쌓아온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가능한바, 저자는 가족 상담 기술 차원에서 새로운 형태의 심리적 상호작용이 어떻게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개인 및 가족의 심리적 어려움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족 구성원 간의 역동과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그리고 가족 안에서 각자가 평생 하지 못했던 말을 꺼내놓는 것, 말의 시작이 중요하다. 어떤 가족이든 그런 속내를 나누기 시작하면 순환의 힘이 발휘된다. 자연의 순환하듯, 가족의 말과 마음에서 순환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시들어 있던 가족의 풍경은 아름답게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저자는 결국 모든 사람에게 세상을 살아갈 힘을 주는 것은 가족의 사랑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우연이었든 숙명이었든 가족의 사람을 놓쳤던 이들은 삶의 현장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은 현재의 다른 경험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그중 한 자기 방법이 가족 상담을 받는 것이다. 가족 상담은 어린 시절 놓친 가족의 사랑을 경험하도록 이끌어주고, 이 치유의 과정을 통과하면 놀라운 변화들이 서서히 또는 눈앞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 책이 상담 현장에서 일어나는 아름다운 치유의 순간을 전해줄 수 있기를 바란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64051472
발행(출시)일자 2022년 04월 11일
쪽수 292쪽
크기
136 * 201 * 20 mm / 390 g
총권수 1권

Klover 리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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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ϻ


가족이란 뭘까요.


행복한 우리집을 떠올린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겠지만 누군가에겐 아픈 상처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 가족의 의미는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다만 가족간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고서 행복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솔직히 가족의 문제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속으로 곪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해결할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덮어두는 거죠.


최근에는 정신과 상담이나 심리 치료가 대중화되어 크게 낯설지 않지만 개인이 아닌 가족 치료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네요.


이 책은 국내 최고의 가족 상담 권위자인 이남옥 선생님이 중국의 한 심리학자의 요청으로 2016년부터 4년 동안 중국 현지에서 진행된 가족 심리 상담 프로젝트의 내용을 담고 있어요. 2020년 1월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되기 전까지 일 년에 세 차례씩 꾸준히 진행된 가족 상담 워크숍이라고 하네요. 가족 치료에 관심 있는 심리 상담사들과 함께 가족 치료를 원하는 내담자들을 초청해 실제 상담을 하는 방식이었고, 그때의 사례들을 '가계도 분석'과 '가족 세우기'라는 도구를 활용하여 소개하고 있어요. 물론 내담자의 개인 정보라서 사생활 보호를 위해 생략하거나 각색했지만 가족의 트라우마와 문제를 파악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여기에 소개된 가족 치료 사례는 중국 가족이라는 점에서 우리와는 다른 환경적 요인이 있어요. 하지만 놀랍게도 갈등 요인들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각 사례마다 가계도가 등장하는데,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가계도를 살펴보니 그들이 겪는 갈등과 트라우마를 파악하기가 좀더 수월한 것 같아요. 가계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록에 실린 가계도 분석과 가족 세우기 과정을 참고하면 되는데, 작성 방법은 가족의 개괄적인 정보들을 특별한 기호( 남자는 네모 □, 여자는 ○)를 사용해 그려 넣는 거예요. 각 구성원들의 특징인 나이, 사망 연도, 직업, 학력, 성격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 정보(좋은 관계, 갈등관계, 소원한 관계, 집착관계, 양가적 애증관계, 단절된 관계, 이혼관계)도 표시해요. 전문가는 전체 가계도를 바탕으로 심층적인 분석을 한 뒤 현재 가족 구조 세우기를 통해 문제점을 알아내고 구조 조정을 시도한다고 해요. 내담자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중국인들은 누군가를 평가할 때 '부지런하다' '일을 잘한다'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고 해요. 이러한 평가 기준이 가족 관계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가계도 분석을 통해 부부 각자의 원가족이 지닌 트라우마를 다루면서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 조정을 스스로 해나가는 과정이 가족 세우기인 거예요.


책에 나온 가족 치료 사례를 보면 상처가 대물림되는 경우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그걸 끊어내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어긋난 구조를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 안에서 중요한 건 대화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가족 세우기 안에서 가족 각자가 평생 하지 못했던 말을 다 토해내며 화해와 용서라는 치유를 경험한다는 것이 경이롭네요. 가족, 가장 가까운 타인과의 관계 회복이 무엇인지를 배웠네요.


ϻ


 


 



10점 중 10점
가장 가까운 타인 : lalilu



이 책은 ‘가족 치료의 대가 이남옥 교수의 중국 가족 심리 상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가족을 치료한다는 것이 조금은 생소한 개념이지만 가장 가깝지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이 바로 가족이기 때문에 책의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와 닿는다. 부모님은 자녀들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어떻게 내 배로 낳은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를 경험하며 고래를 흔들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나 상처와 아픔을 주는 가족이 서로를 이해하며 받았던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깨닫게 된다. 너무나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했던 가족이 서로를 향한 문이 조금씩 열리며 이해의 과정이 담긴 책을 통해 감동의 스토리를 보게 된다. 






물론 다친 마음이 아물게 되면 흉터가 남게 된다. 즉, 긴 시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가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말 다방면의 노력과 섬세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물론 저자는 그동안 진행해온 다양한 임상의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에 조금은 그 과정이 수월할 수 있겠지만 가족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무려 4년 동안 진행된 거대한 프로젝트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대한 대륙 중국, 각자가 나라에 대한 애국심도 남다르고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고방식은 중국 사람이 세계에서 제일이라는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연약하기 때문에 그 인간의 연약함에 중국도 결코 제외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책을 보며 이들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책을 보며 이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아픔을 돌아보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10점 중 10점
버리지도 못하고 안아주기도 어려운 가장 가까운 타인은 누구일까요?
바로 가족이랍니다. 동의하시나요? ^^
또한 지극히 사적이지만 한없이 보편적인 사람 관계도 가족이지요.

이남옥씨가 쓴 《가장 가까운 타인》이라는 책을 만나보았습니다.
독일에서 심리학 박사를 받고 독일에서 가족 상담 관련 전문가로 일했습니다.
그녀는 한국에서도 가족 치료와 가족 세우기 관련 일을 해왔으며
중국의 한 심리학자의 요청으로 중국인들을 만나며 중국 가족 심리 상담도 경험합니다.
 

 
 
 
이남옥씨가 한국인이지만 중국 내에서 다양한 가족 트라우마 치유 작업을 하며
중국 가족의 다양한 풍경을 살펴 보는 기회를 가졌다니 쉽지 않은 경험입니다.

이 책은 가족 관련 심리교양서이면서 동시에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중국 사회의 일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1부 내용은 비단 배경이 중국이 아니어도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주제들입니다.
모진 시어머니와 외도하는 남편,
남편과 딸을 향한 아내의 분노,
학대하는 어머니와 자책하는 자녀,
성매매를 일삼는 남편, 상처로 날을 세우는 아내,
딸의 끝없는 희생,
집 없는 아이,
아픈 아버지와 지친 어머니,
딸에게 자신과 같은 삶을 강요하는 어머니,
어느 부분의 끝없는 힘겨루기

2부에서는 중국 근현대사와 가족의 비극이라는 큰 주제로
산아제한 정책이 낳은 슬픔,
죽음의 그늘이 드리운 가족, 남아 선호와 남매의 불화 등..
한국 근현대사에서도 보였던 비슷한 내용이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중국의 차이점을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3부에서는 상처의 대물림을 이제는 끊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딸들의 슬픔,
상처 주는 어른들,
가족의 장애,
부부의 양육 가치관 대립 등..

가족도 서로의 상처를 알고 어루만져 주어야 합니다.
가족 세우기 과정이 필요하며, 진단, 트라우마 치유, 가족 문제 해결 및 실천이 필요합니다.
가계도 분석 및 가족 세우기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고 나름 체계적이었습니다.

가족 안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는 부부 관계이며
집에 대들보가 받쳐주고 있는 것처럼 질서와 안정을 이룹니다.
그래서 부부가 서로 잘 지내야 자녀를 잘 기룰 수 있는 것입니다.
부부 화해, 자녀 화해를 경험하며 서로 울고 용서하고 이해하는 순간의 감동은 이루말 할 수 없겠지요.

이 책은 개인 정보와 사생활 보호를 위해
실제 사례들 중 일부를 각색하거나 생략하여 소개하였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보며 느낀 점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가족간 갈등이 많을 수 있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와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가화만사성 이런 말이 새삼 떠오르는 오늘이었습니다.
 
북하우스 / 가장 가까운 타인 / 이남옥 지음 / 가족치료 / 가족 상담
 
 
10점 중 10점
 



나는 현재 미술치료를 공부하고 있다.

학생들 미술을 오래 지도 하다보니, 세월이 가면서 심리분야, 미술치료에 관심이 많이 갔었는데

2022년 부터는 이것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중이다.

 



특히 가족문제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고, 나름대로 심리학 서적, 유투브 등을 많이 찾아 보았었다. 요즘은 가족미술치료 수업을 들으면서 가족관계에 대해서 학문적으로 공부하게 되면서 머리속에서 더 정리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기 전 먼저

좋아하는 작가인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인 것 같은 그림이 커버 디자인으로

되어 있어 디자인이 더 눈길을 끌었다.





가족치료의 대가, 이남옥 교수의 중국 가족 심리상담.



이책은 이남옥 교수님이, 중국의 한 심리학자의 요청으로 2016-부터 4년동안 중국 현지에서 다양한 중국인들을 만나며 개인의 상처와 가족 문제를 다루고 심리적 치유를 이끈 사례들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현대 중국 가족의 풍경을 진솔하게 펼쳐 보여주는 심리 교양서이자,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사회를 한층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인문 교양서이다.



"가족도 치료가 되나요? 버리지도 못하고 안아주기도 어려운 가장 가까운 타인, 가족....

지극히 사적이지만 한없이 보편적인

이란 문구가 참 마음안에 파고 들었다.



이 책은 중국의 가족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문화적으로 한국과 다른 점이 있었지만

전체적 큰 구조 안에서 보면 가족이라는 단위에서 일어나게 되는

관계 영향적인 부분은 어느 나라나 같다고 생각한다.

 



가족문제를 들여다 보려면 최소 3대의 히스토리를 알아야 한다고 한다.

우리의 DNA가 유전이 되고 영향을 받는 것처럼

가족 개개인의 성향, 문제, 각 개개인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 가족의 생김새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나를 중심으로 부모님의 원가족까지 어떻게 태어났고, 관계는 어땠는지까지

다 보여주고 있다.

 



나의 문제는 부모님으로 부터 내려와서

다시 그 윗대의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게 된다.

아버지, 어머니가 받았던 트라우마 작업을 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간다.

부모님이 받은 상처들이 자식들에게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족의 문제가 있을때, 이것을 해결하기란 결코 쉬운일이 아니다.

얽히고 ̄힌게 많을 수록, 상처가 심할 수록 더 어렵다.



이 책에서 그러한 문제들이 풀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너무 쉽게 풀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것은 긴 시간동안 심리상담을 하신 사례를

간략하게 기술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만큼 간략하고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책이기 때문에

"이러이러한 과정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

라는 것에 포인트를 맞추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중국의 문화를 우리나라 문화로 바꾸어,

각각의 가족 문제를 개인 가족의 문제, 내담자 가족의 문제로 바꾸어

생각하여 이해하고, 실제 적용해 본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지금은 학생으로 이 책을 만났지만,

미래에 가족들을 미술치료로 만나는 날이 온다면

이 책을 읽었었던 때가 다시 떠오를 것 같다.

 



가족문제만큼이나 복잡하고

풀기 힘든 문제가 있을까 싶다...

버릴수도 떠날 수도 없는 애증의 관계이기 때문인것 같다.

 


ϻ하지만, 또 이러한 가족때문에 그 힘으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10점 중 2.5점
부모와 화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다.
어른의 부모화해에 대해, "가장 가까운 타인"이라는 책을 보고 쓴 글입니다. 

부모와 화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현 가족과 불화하게 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본인 안에 있는 해결되지 못한 감정들이 결국 현재의 관계 속에 그대로 재연되게 되면서, 상대방을 부모처럼 보면서, 미워하고, 비난하고,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 때 터지는 감정은 그게 무엇이든 간에 어린 시절부터 쌓여온 묵직한 감정이면서, 하나 하나 개별적으로 풀어내기 어려운 감정이기도 합니다. 마치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래의 실을 하나 주워올리면, 얽히고 ̄힌 뭉텅이가 끌려 올라오는 것과 같습니다. 감정을 종류대로, 상황별로, 사람마다 구분해야 하는데, 어느 새 불안이라는 감정이 올라오면, 연관된 감정의 덩어리들이 올라오면서 감정의 폭발이 일어납니다. 본인은 그렇게 하는 게 당연하고,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문제도 아니고, 자신의 책임도 아니라고 생각하죠. 

이 책에는 많은 사례가 실려있는데요. "샤오밍"이라는 남자의 경우는 학대받아 자란 남자였습니다. 바늘로 찌르는 학대를 잘못할 때마다 받았고, 나중에는 잘못하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손가락 한 마디를 끊어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샤오밍은 자신의 어머니를 너무나도 좋은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어머니의 부정적인 학대는 어머니의 긍정적인 의도와 포장된 말로 덮여진 것이죠. 아마 그 학대를 받으면서 올라오는 감정을 어머니에게 있는 그대로 보여줄 용기가 없어서였을 겁니다. 용기있게 표현해도 더 큰 압력이 있었겠죠. 그러니 포기한 겁니다. 

샤오밍의 어머니가 샤오밍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단계가 필요했습니다. 바로 그녀의 어머니와 화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화해가 이루어지고 난 후에야 샤오밍의 어머니는 샤오밍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할 수 있었습니다. 

부모와 화해하는 것은 타인을 제대로 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 과정이 없으면, 늘 나의 마음과 눈에는 부모가 남겨준 안경이 자리잡게 됩니다. 어른이 되어 부모와 독립하고도 여전히 부모의 정서적 영향력 아래에 사는 이유는 그 안경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불편하다고도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상 그가 겪는 대부분의 갈등이 심각해지는 이유는 그 안경 때문인데도 말입니다. 

부모와 화해하지 못한 사람은 정말 쉽게 자신의 부모와 자신의 배우자를 동일시합니다. 자신의 부모를 나쁘게 본다면, 비슷한 측면이 보이기만 해도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자신의 부모를 대하듯 배우자를 대하게 됩니다. 
자신의 부모를 좋게 볼 때는, 자신의 부모를 배우자처럼 대하게 된다고 합니다. 보통 홀어머니 밑의 독자가 그런 경우가 많죠. 어머니만 아들에게 집착하는 게 아니라, 자녀의 입장에서도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합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가 어머니인데, 결혼을 하게 되면,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생기고, 결국은 배우자와의 불화를 통해 "어머니 나는 행복하지 않아요. 어머니와 있을 때 가장 행복해요"라는 것을 보여주게 된다고 합니다. 

원가족으로부터 스스로를 분리한 사람은 자신의 부모에 대해 온당한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됩니다. 불쌍하기만 한 존재, 혹은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인 존재로 보는 것처럼 좋기만 하거나, 나쁘기만 한 극단적인 모습으로 그리지 않게 됩니다. 저자는 이 과정을 가족세우기라고 부르는데, 원가족을 추적하여 상담을 진행하면서, 원가족을 올바로 보고, 화해가 이루어지게 되면서 현재의 가족에게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대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문화대혁명 때 몰락한 가정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몰락한 이후 자신은 그저 그런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는데, 할머니는 늘 남편을 '모자란' 사람으로 폄하했다고 합니다. 실상은 가족을 부지런히 돌보며 자녀들에게 다정했음에도 말입니다. 그런 남편을 모자란 사람으로 보는 것은 myth입니다. 사실과 다른 잘못된 신념이죠. 그러한 신화가 만들어진 진짜 배경은 친할머니의 슬픔, 아버지의 죽음, 준비되지 않은 결혼에 대한 아픔이었습니다. 원가족에 대한 상처가 해결이 되니, 둘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회복이 되었다고 합니다. 

부모와 화해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의 책임입니다. 부모가 화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원가족을 이해하고, 화해하는 것은 새로운 가족과 이루어갈 화평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작업입니다. 자기 부모와 화해하지 못한 사람은 결코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으니까요.
10점 중 10점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타인에 대한 이야기. 
내담자들이 문화적 차이가 있는 중국인이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다양한 사례의 가계도를 보면서 당사자의 한 가족만 보는 것이 아닌 원가족으로 올라가 그들과 현재의 자신들의 모습이 어떻게 닮아있으며, 결국 현재의 문제들이 과거로부터 이어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결의 실마리도 결국은 가족이다. 이전까지의 관계를 인정하고 돌아보면서 가족들은 변화한다.상처를 마주하기도 하고 고마움을 느끼기도 한다. 절대 극복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트라우마들을 넘어서며 원래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이야기들이 인상적이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어떨까? 갈등이 날이 갈 수록 심화되고 있고, 특히나 세대 사이의 골은 혐오표현으로까지 이어진다. 직접 가족상담으로까지 찾아가진 못하더라도 책으로나마 많은 이들이 가족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10점 중 10점
/집중돼요
가계도 분석을 통한 접근이 새롭고 흥미로웠습니다. 가족 상담을 할 때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느꼈습니다. 중국 가족들의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며 가족 안에서의 문제들을 이해하기에 유익했습니다.
10점 중 10점






 






2~3년 전에 이남옥 교수님께서 지도하시는 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 가계도 그리기 워크샵을 신청한 적이 있는데, 코로나로 아쉽게 취소되었다. 아쉬워하다가 이전에 쓰신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가족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마음 깊게 알게 되었다. 그 다음으로 쓰신 책이 바로 이 <가장 가까운 타인>이다. 가장 가까운 타인은 바로 가족이다. 이 책에서는 중국의 많은 가족들을 만나며 그들의 원가족과 윗 세대들을 이해하며 내담자들의 어려움을 파악해나간다.가족들마다 각기 사연은 다다르지만 왠지 비슷한 지점들이 있고 공감이 된다.



상담에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내담자들은 이렇게 얘기하곤 한다. 나의 부모, 부모의 부모, 그 부모의 부모까지 탐색하여 내 문제를 이해해야 할까요? 왜 나만 노력해야 하나요? 그래서 바뀌는게 있을까요? 사실 맞다.내가 공감받고 싶은데 왜 다른 사람들을 공감하고 이해해야 하는 걸까 하는 마음이다.그만큼 가족치료는 세밀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 책은 한 사례마다 몇 장으로 요약되어 있겠지만 내담자와의 신뢰관계를 쌓는 것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족치료의 시작

이 책은 목차에서도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1부 <‘강한 여자’ 대 ‘약한 남자’구도가 보여주지 않는 것>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겉으로는 여성이 남성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비슷한 사례로 보이지만 사실 그 내막은 모두가 서로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으로 일반화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유념하게 된다.


2부 중국 근현대사와 가족의 비극

가족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그 나라와 사회의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시절 만연했던 통념들이 가족관계에 개입하게 되고, 누군가에게는 뿌리깊은 상처를 심어주기도 한다.

3부 상처의 대물림, 이제는 끊어내야 할 때

부모의 아픔이 자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조부모의 아픔이 부모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3대의 걸친 가족의 역사를 바라보고 수용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내담자들을 앞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가계도 그리기

이 책의 독특한 특징은 가계도가 사례 맨 앞장에 제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복잡한 가계도를 보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사례를 다 읽은 후 돌아와 다시 읽어보면 가족구성원들과의 관계가 머리에 그려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저자는 가계도의 기호와 선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해두었다.
 





책을 통해 만난 위로

책에 있는 모든 사례들이 공감되었던 것은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성향과 가족의 형태를 이해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범죄라는 것은 제외하고 말이다.



아래는 어떤 사례의 결론에 저자가 전하는 말이 담겨있다. 내담자는 결국 이혼을 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결정하였다. 가족치료는 사회가 이야기 하는 괜찮은 것, 사회가 원하는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다. 이유가 아닐까 싶다.가족이라는 다수를 보지만 결국엔 내담자 개인의 안녕을 위함이라는 것이다.




엄마와의 분리

샤오메이라는 30세 여성 내담자는 자신을 매우 예뻐하고 아껴주는 아버지가 좋았다. 하지만 그 아버지는 외도를 하였고,어머니 때문에 아버지를 싫어해야만 하는 상황을 고통스러워했다. 이 사례에서 아버지의 외도를 다른 일로 바꾸면 보편적으로 딸들이 겪는 일들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잘못을 원망하였지만 속으로는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었으며, 아버지를 싫어하게 만든 어머니가 너무 싫으면서도 어머니가 걱정되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양가감정으로 인해 더욱 복잡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샤오메이는 이후 어머니와 할머니 관계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이해하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가 지켜야만 하는 사람이 아닌 힘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한다. 또한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불평불만을 늘어놓아도 아버지가 그것을 애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부모의 불화까지 자신이 다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책 속의 가족들과 나의 가족의 접점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는 해결책을 찾은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가족과의 관계에 있는 무언가 때문에 현재 나의 삶이 한발짝 나아가는 것이 그 어렵다면 기꺼이 불편해지려고 한다. 가족 안에서의 나를 이해하고 나의 영역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열심히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ϻ
10점 중 10점
/도움돼요
여러 사례들을 읽으며 대신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중국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여도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가족 안에서의 나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10점 중 10점

가장 가까운 타인, 가족


가족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부관계이다


라는 말이 너무나도 와닿아서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이혼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미성숙한 모습들을 보며 자랐고 상처를 입었었는데,
결혼 준비를 하면서 부부관계를 다시금 생각해보았고, 
나 자신이 미성숙한채로 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모를 원망하는 것만으로는 상처가 치유되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냥 어머니 아버지를 용서하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신의 부모와 화해하고 사랑을 재경험함으로써 부모의 태도를 바꾸고, 
바꾼 모습으로 하여금 자식에게도 되물림되었던 상처를 치유합니다. 
저 또한 책을 읽으면서, 외할아버지의 이른 죽음과 할머니의 편애를 통한 제 어머니의 상처를 이해했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나 자신이 바로 서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나 자신의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는 내가 힘들다는 이야기도 못하고, 타인의 힘들었던 마음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책에서는 서술하고 있습니다.
사랑받고 있다는 든든한 느낌이 있어야 나의 약한 점도 드러내고, 타인의 상처에도 공감한다고 한 부분에서
나의 방어기제가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고, 
자존감의 회복이 되어야 하겠구나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 저는 제 성격으로 인한 불만이 많았고, 자존감이 매우 낮았습니다. 
그로 인해 사회생활하는것에 부담을 느꼈었고, 
이 해소되지 않았던 불만은, 진정한 나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치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가족간의 관계는 해소되지 않았었고, 이 문제는 결혼을 준비하고 결혼을 하는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나 자신은 이해했었지만, 우리 가족, 가장 가까운 타인이었던 우리 가족은 이해하지 못함으로
발생했던 일이었던 것임을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정의 상처가 있거나 혹은 새로운 가정을 준비하는 출발선상에 있는 저와같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치유받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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