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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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강성미
저자 강성미는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라 결혼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뒤 내면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어려움을 무릅쓰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로키 산 끝자락, 볼더라는 작은 도시에서 10년 넘게 요가를 가르치고 힐링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그 일을 하면서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간은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특히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발도르프 학교에 다닌 두 아이의 모습을 통해 제대로 된 교육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지 절감하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른 무엇이 되지 않고도 지금 존재하는 그대로 저마다 소중한 꽃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자기가 엄마가 되면 아이를 발도르프 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발도르프 학교는 나와 아이들의 삶에서 만난 최고의 선물임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 교육은 나에게 교육적 영감만이 아니라 삶을 더 행복하고 빛나는 순간으로 만드는 비법을 알려주었다. 이 아름다운 경험을,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고민하는 부모와 교사들과 나누고 싶어 책을 쓰게 되었다. 비록 미국에서의 경험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교육이 가능하지 않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본다. 입시 위주의 교육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는 더 많지만, 용기를 내고 진정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인다면 길은 찾아질 거라 믿는다. 내가 그간의 삶에서 배운 것은, 우리 삶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선택이 존재하고, 그 선택은 우리의 마음에 달렸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목차
- 책을 쓰며 8
따뜻하게, 부드럽게, 신나게
발도르프와의 인연 16
줄리 선생님과의 첫 만남 23
민주가 1학년이 된 날 31
선생님의 가정 방문 40
예∼ 선생님, 저 왔어요 46
민주의 생일날, 엄마가 받은 선물 53
꽃 가져가는 날 61
신나는 학교에 어서 가고 싶어! 66
물건 보여주기, 소통의 시작 73
주는 선물, 받는 선물 79
손으로, 아름다움으로
이야기를 듣고 밀랍 만들기 88
나무로, 흙으로 만들기 97
촛불을 불듯 피리를 불어봐 103
첼로를 연주할 때 난 내가 돼 108
연극에서 너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될 거야 116
음악에, 시에 맞춰 몸을 움직여봐 125
노란색이 춤추는 걸 느껴봐 134
자연처럼, 진실하게
침묵 속에 호박더미를 바라보는 아이들 146
크려고 아팠구나 156
죽음도 삶의 일부란다 164
내 옷 말고 나를 봐줘 172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이유 179
자유롭게, 공정하게
짝꿍의 힘! 188
너희들, 그랬었구나 197
있는 그대로의 내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해 206
성, 어떻게 아름답게 가르칠까 214
우리끼리 싸운 거잖아 222
하나 더 피어나는 민주의 꽃잎 229
민주가 앤지를 변호한 이유 236
쿠퍼한테 그러지 마! 242
지금 이 순간, 너 자신으로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행복해하는 선생님 250
선생님이 꼭 엄마 같아 256
너 이제 학교 다니지 마 264
돈 벌어서 졸업 여행 가요! 273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거예요 281
줄리 선생님과 차 한 잔 288
책 속으로
* 발도르프에서는 아이와 선생님의 만남을 아이와 부모와의 만남처럼 운명이라고 말한다. 그 말의 의미를 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민주가 다른 선생님을 만났더라면 그 결과가 좋고 나쁘고에 상관없이 지금과는 다른 아이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발도르프 학교에서 선생님과 아이의 ‘서로에 대한 영향력’은 컸다. -30p
* 나는 늘 선생님이 꽃병에 꽃을 꽂은 후 그 주변에 부드러운 실크를 두르시는 걸 봤다. 그래서 차가운 꽃병이 부드러운 느낌으로 변하고, 그 부드러움 위로 꽃이 보이게 하는 것이다. 칠판 주변에도 가느다란 실크를 둘러주고, 물을 마시는 생수통에도 노란색 실크가 둘러져 있었다. 교실 안, 학교 안, 운동장, 어디라도 아이들이 접하는 공간은 부드러운 색과 부드러운 재료들로 꾸며주는 발도르프 학교의 자상함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아이들이 눈으로 보는 것, 피부로 접촉하는 것, 코로 냄새 맡는 것들도 입으로 먹는 음식처럼 우리의 내면에 들어와 중요한 양식이 된다는 이해가 있기 때문이었다. -65p
* 내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행복해하는 선생님, 그 시간을 일로 생각하지 않는 선생님, 아이들과 보내는 삶 자체를 즐기고 있는 선생님…… 선생님의 그런 모습이 다른 어떤 가르침보다도 나는 감사했다. -255p
* 노트를 채워나가다 민주의 파란색 연필이 너무 작아져 더 이상 글씨를 쓸 수 없게 되었다. 민주는 손을 들고 무심결에 “엄마!” 하고 부른다. 선생님이 민주를 바라보신다. ‘아차!’ 민주는 자신이 엄마라고 부른 것을 알아차리고는 놀란 눈으로 손으로 입을 가린다. 선생님과 마주보며 둘이 소리 없이 웃는다. 부끄러운 웃음을 가득 품은 민주는 “저, 파란색 연필 다 썼어요” 하고 말한다. 선생님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민주의 책상에 새로운 파란색 연필을 가만히 가져다놓으신다. 작은 몽당연필로 색칠을 하다 새로운 파란색 연필로 색칠을 하니 그림 그리기가 너무 쉬워졌다. 그래서 자꾸자꾸 웃음이 나오나 보다. “엄마,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보고 엄마라고 불렀어. 히히. 선생님이 꼭 엄마 같아……” 학교가 끝나고 민주가 선생님을 엄마라고 부른 일을 미주알고주알 그림 그리듯 말해주었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엄마 같은 선생님하고 지내고 있다니 나도 아주 좋았다. -257p
* 1학년 때부터 8학년 때까지의 모든 아이들에겐 공정함을 가진 권위, 의지하고 따를 만한 삶의 모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발도르프 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8년 동안 같은 아이들의 담임을 맡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그런 권위와 관련 있었다. 1년 동안만 맡았다가 헤어지는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권위를 갖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이들을 충분히 알지 못할 때 권위를 갖기는 힘들다. 권위는 이해를 바탕한 신뢰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270p
* 그렇게 아이들은 돈을 벌고 거래를 해나가는 것에 대해서도 배워갔다. 그냥 돈을 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수고한 후에 뭔가 결실을 얻는 경험이 더 소중한 목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난 이렇게 일반적인 계산과 다른 방식의 계산을 하는 경우들을 볼 때면 이 학교는 바보 학교, 바보 선생님, 바보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일을 해나가면서 우리는 따듯한 꿈을 더 잘 간직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279p
* 아이들의 순서가 지나고 줄리 선생님이 졸업하는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시간이었다. 앞에 나온 선생님은 잠시 감회에 젖는 듯 말을 시작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너 자신으로’ 살길 바란다. ‘나는 나’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고 너의 색을 펼치거라. 선생님이 이 삶에서 배운 것은 아름다움, 부드러움, 모험심, 배려심이야말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는 것이었다. 너희가 그 도구들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란다는 게 내가 마지막으로 너희에게 하고 싶은 말이란다. 그리고 사랑한다.” 마지막, 사랑한다는 말을 하면서 선생님은 목이 메었다. -283p
* 나는 졸업식장에 서 있는 우리 민주가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민주의 모습에는 자신감, “나는 나”라고 말하는 듯한 당당함이 있었다. 그건 무엇을 잘해서 얻은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 자신감은 다른 누구도 내가 될 수 없다는, 나만이 가진 나의 씨앗이 피어낸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이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을 보았다. 그 아이들도 자신들의 꽃을 당당한 모습으로 피워내고 있었다. 그 아이들의 부모 얼굴에서도 내가 민주를 보며 느꼈던 그런 자랑스러움이 보였다. ‘바로 이거구나. 교육의 힘이라는 게……’ 그렇게 느끼면서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286p
출판사 서평
“민주야, 넌 발도르프 교육 하면 무슨 말이 떠올라?”
“엄마, 난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떠올라. 선생님은 최선을 다할 때
맛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가르쳐주셨어. 나도 그런 순간에
진짜 내가 된 느낌이 들어. 그리고 그럴 때 행복해.”
- 본문 중에서
ㆍ아이들을 잘 키운다는 건 결국 어른들이 함께 성장한다는 뜻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 그리고 그 이전에 모든 어른 독자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리라 기대한다.-박원순(서울시장)
ㆍ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나 교사들에게 용기를 주는 따뜻한 선물이다.-조한혜정(연세대 교수)
ㆍ우리 모두 그 자체로 얼마나 귀한 하나씩의 우주인지, 이 책은 소박하고 생생하게 일깨운다.-김선우(시인)
ㆍ‘학교의 눈물’을 취재하면서 먹먹했던 가슴이 시원해진 느낌이다.-한재신(SBS 스페셜 ‘학교의 눈물’ PD)
아이와 부모, 교사가 모두 행복하게 성장하는 학교 이야기
아이들에게 “네가 부모가 되면 네가 다닌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싶니?”라고 물었을 때 서슴지 않고 “그렇다!”고 대답할 아이가 몇이나 될까? 해마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이 7만6천 명(2011년 기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우리의 학교 이야기는 여전히 아프고 쓸쓸하기만 하다.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도록, 온전한 자신을 만날 수 있도록 도울 순 없을까? 대학 갈 때까지만 참으라는 말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최고로 빛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줄 순 없을까?
여기, 나중에 엄마가 되면 자녀를 자기가 다니던 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다. 저자의 딸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발도르프 교육을 받은 민주다. 저자는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교육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드는지 절감한다. 또한 모든 사람이 다른 무엇이 되지 않고도 지금 존재하는 그대로 저마다 소중한 꽃이라는 사실도 깨닫는다.
이 책은, 순간순간을 빛나고 아름답게 만드는 법을 자연스럽게 가르치는 학교, 그 과정을 통해 부모도 교사도 학생도 행복하게 성장해가는 학교의 이야기다.
내면의 기준을 따르며 시작된 변화
저자 강성미 씨는 아이의 교육을 걱정하고, 더 좋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하던 평범한 엄마였다. 큰딸 민주를 시설 좋은 유치원에 보냈지만, 아이는 점점 유치원에 가기 싫다며 짜증을 부린다. 그러던 중 발도르프 교육을 하는 어린이집 이야기를 듣고 그곳에 아이를 보냈더니 아이는 옷에 흙을 묻힌 채 행복한 얼굴로 돌아왔다. 저자는 문득 자신이 뭔가를 놓치고 있었음을 자각한다. 진심으로 자신을 아껴주는 곳에서 지낼 때 아이가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에게 알맞은 기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이다.
저자는 “나는 누구인가?”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같은 삶의 근원적인 질문들을 늘 가슴에 품은 채 두 아이를 키워왔다. 가슴속에는 언제나 이러한 질문에 대한 허기가 있었지만 달리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러다 둘째를 낳고부터 내면과 외면의 부조화 때문인지 몸이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아파온다. 병원을 드나들다 요가를 시작하게 되고, 자신의 내면을 살피게 되면서 ‘익숙함으로부터 벗어난 그 어딘가에서 온전한 자유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자기에게 필요한 건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고 성장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다. 마침 저자가 정착한 로키 산 끝자락, 볼더라는 작은 도시에 발도르프 학교가 있었고, 딸 민주를 그곳에 보내게 되면서 자신과 민주의 삶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몸과 마음이 조화롭게 성장하는 아이들
“김민주, 거기 있니?”♪ “예~ 선생님, 저 왔어요.”♬
“한센 쿠퍼, 거기 있니?”♪ “예~ 선생님, 저 왔어요.”♬
선생님은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며 악수를 한 뒤 아이들을 교실로 한 명 한 명 들여보내고는 이렇게 노래로 출석을 부른다. 그러곤 모두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한 목소리로 아침의 시를 읊는다. “나는 세상을 들여다보네. 태양이 빛나고 별들이 반짝인다네. 돌들은 누워서 쉬고 있고, 식물들은 숨을 쉬며 자라고 있지.…… 나와 함께하는 영혼을 느낄 수 있다네……”
자신들이 직접 뜨개질해 만든 주머니에서 나무로 된 피리를 꺼내 몇 곡을 연주하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갖는다. 3박자에 맞춰 앞으로, 뒤로 걷고, 그것이 익숙해지면 다시 4박자에 맞춰 손뼉을 치기도 한다. 이즈음 아이들은 숫자를 배우고 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얼마간은 요가 동작을 하기도 했는데, 그때는 수업에서 인디아의 역사를 배우고 있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을 다 깨운 뒤 하루의 학교 일과를 시작한다. 오전에는 주로 집중을 요하는 수업을, 점심 먹고 햇볕을 쬔 뒤에는 뜨개질이나 악기, 그림 그리기, 오이리트미(동작 예술) 같은 동적인 수업을 한다.
교실 칠판이나 꽃병에는 부드러운 실크 천이 둘러져 있고, 교실 전체는 엷은 핑크색 칠이 되어 있다. 그리고 교실 한쪽엔 ‘자연 탁자’라는 것이 있어 그 계절에 얻어지는 것 중 아름다운 것, 특별한 것, 또 자연 재료로 만든 인형 등으로 아이와 선생님이 같이 꾸며나간다. 교실 안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 위함이다.
또 아이들이 저마다 집에서 가져온 신기하고 재미있는 물건을 친구들 앞에서 보여주고 연관된 이야기를 들려준 뒤 그곳에 올려놓기도 한다. 자기 집 마당에서 주운, 살이 다 부패돼 없어진 죽은 쥐의 뼈를 가져온 아이, 집에서 키우는 닭이 갓 낳은 따스한 달걀을 가져온 아이도 있었다. 할아버지한테 물려받은 오래된 촛대를 가져온 아이도 있었는데, 그럴 땐 그 물건과 관련된 가족 관계나 역사, 경험을 나누게 된다.
수업 중 발도르프 교육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오이리트미 수업인데, 아이들은 선생님의 피아노 연주나 시 낭송에 맞춰 몸을 움직인다. 알파벳을 몸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삼각형에 대해 배울 땐 자신의 몸이 삼각형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한다. 그 두 수업이 연관되어 있다는 걸 선생님은 설명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냥 각각의 수업에 참여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몸으로, 머리로, 또 손으로 글자나 도형을 받아들이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이 수업은 교과 내용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주된 성장 과정과도 연관을 짓는다. 예컨대 아홉 살쯤 ‘나’라는 의식이 싹트기 시작할 때가 되면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나(I)’를 몸으로 표현하게 한다. ‘나’라는 의식을 몸으로 외치는 체험을 통해 아이들은 내면과 외면이 일치하는 상태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사춘기 무렵이면, 아이들의 감정이나 욕구를 해소하고 진정시키기 위해 좀 더 복잡해진 별 모양이나 어려운 곡선을 몸으로 그려나가게 한다. 아이들은 그것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느라 다른 감정을 덜 쓰게 되고 완성했을 때의 기쁨은 격한 감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수업을 통해 몸의 감각뿐 아니라 조화로움을 배우게 된다.
수채화 수업 방식도 특별하다. 초기에는 한 가지 색만을 쓰게 하는데, 이는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색만이 아니라 모든 색을 하나하나 충분히 만나고 느낌으로써 색을 순차적으로 배우게 하기 위해서이다.
악기도 3학년이 되어서야 시작하는데, 어린 나이에 악기를 시작해 실패하는 경험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뭐든지 빠르게 진도를 나가기보다는 나이에 맞는 배움의 속도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발도르프 교육의 특징이다. 악기 중 첼로를 선택한 민주는 어느 날 “엄마, 어떨 땐 내가 첼로 소리에 빠져 들어가서 내가 없어지는 것 같아.” 그리고 “첼로를 하는 동안 나는 다른 세계를 가지는 느낌이야. 그때 난 내가 돼”라는 아름다운 고백을 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어린 시절은 아름다움으로 보호되어야 한다’고 믿고, 그렇게 가르치려 애쓰지만 그렇다고 8년을 함께 보내는 아이들 사이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럴 때 선생님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교사의 역할, 교육의 역할
발도르프 학교는 8년을 계속 담임하는 ‘엄마 같은 교사’로 유명하다. 가정방문을 통해 선생님은 아이가 어떤 방에서 무슨 인형을 가지고 자고, 누구와 무얼 하고 노는지 다 알게 되고, 아이들의 장단점이나 가능성까지도 세심히 살피며, 부모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아이를 가르친다. 엄마 같은 세심함과 사랑이 있지만, 공정함과 엄격함도 잃지 않는다. 아이들에게는 정확한 기준을 가진 성숙한 어른의 권위를 따르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또 그 어른의 힘있는 권위가 자신을 지켜줄 때 안정감을 갖는다는 것을 알기에 선생님은 공정함을 가진 권위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8년 동안 같은 아이들의 담임을 맡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과 관련 있다. 아이들을 충분히 알지 못할 때 권위를 갖기는 힘들다. 권위는 이해를 바탕한 신뢰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네 반 아이들은 언젠가부터 “선생님이 그랬어”라는 말을 즐겨 쓸 만큼 담임선생님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게 되었다. 줄리 선생님은 공정함을 잃지 않는 엄격한 선생님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순수한 개구쟁이 같은 면도 많다. 그는 누구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했다. 저자는 그를 “가르치는 일을 직업이 아닌 ‘영혼의 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민주가 8년의 초ㆍ중등 과정을 마치고 졸업할 때, 줄리 선생님은 “무엇보다 ‘너 자신으로’ 살길 바란다. ‘나는 나’라는 자부심을 잃지 않고 너의 색을 펼치거라. 선생님이 이 삶에서 배운 것은 아름다움, 부드러움, 모험심, 배려심이야말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 도구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사랑한다”고 말하며 울먹인다.
선생님과 함께 8년을 보낸 아이들이 ‘우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하는 씩씩한 모습을 보면서, 또 수줍고 얌전하던 1학년 학생에서 어느새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란 의젓한 민주를 보며 저자는 가슴벅참과 동시에 ‘진정한 교육의 힘’에 대해 다시금 느낀다. 교육을 통해 아이들 각자가 지닌 씨앗이 한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새로운 변화를 열망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선사하는 책
저자는 발도르프 교육을 만난 것을 삶의 큰 축복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 교육은 자신에게 교육적 영감만이 아니라 삶을 더 행복하고 빛나는 순간으로 만드는 비법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가 발도르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김선우 시인의 추천문에서처럼 “제대로 된 교육과 만났을 때 우리 아이들의 가능성이 이처럼 찬란히 꽃핀다”는 사실을 어른들이 더 절감하고, 바로 그 ‘제대로 된 교육’을 위해 마음 모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쓴 것이다.
또한 이 학교는 미국의 사례이긴 하지만, 그것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런 교육이 우리나라에서 가능하지 않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입시 위주의 교육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별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용기를 내고 진정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난다면 방법은 있다고 믿는다. 내가 그간의 삶에서 배운 것은, 우리 삶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선택이 존재하고, 그 선택은 우리의 마음에 달렸다는 사실”이라고 적고 있다.
기존의 교육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발도르프 이야기는 ‘이상한 학교’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불안과 조급함을 내려놓고 마음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금 행복하지 않은 아이는 미래에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딸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발도르프 학교라고 말하는 엄마, 그곳에서 마침내 학교를 ‘집’이라 부르며 사랑하게 된 민주가 전해주는 이 이야기는 교육의 새로운 변화를 열망하는, 또 무엇보다 내 아이가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이 책의 추천문
ㆍ책을 넘기는 동안 우리가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는 어떤 존재이며, 언제 아름다운가, 또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간을 소중하게 다룬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들을 우리는 더 이상 잘 묻지 않는다. 그리고 밤하늘의 별과 같은 단어들, 진리와 영혼, 성장과 진실, 만남과 교류와 같은, 우리가 잘 찾지 않는 가치들이야말로 인류의 지성사를 이뤄온 뭇별 같은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으며, 서로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는 걸까? 아이들을 잘 키운다는 건 결국 어른들이 함께 성장한다는 뜻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아이들, 그리고 그 이전에 모든 어른 독자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리라 기대한다.
-박원순(서울시장)
ㆍ발도르프 학교는 8년을 계속 담임하는 ‘엄마 같은 교사’로 유명하다.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스스로 삶의 중심을 잡아내는 아이로 키우는 학교! 교육의 근본이 무엇인지 일러주는 샘물 같은 학교다. 그런 학교에 두 자녀를 보낸 엄마가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지켜보면서 쓴 이 책은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나 교사들에게 용기를 주는 따뜻한 선물이 될 것이다.
-조한혜정(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ㆍ풍문으로만 듣던 발도르프 교육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읽으며 가슴이 뛴다. 제대로 된 교육과 만났을 때 우리 아이들의 가능성이 이처럼 찬란히 꽃피는구나. 아이와 더불어 성장하는 부모의 이야기도 따스하고 흥미롭다. 인간이 이토록 아름다운 존재라는 걸 자꾸만 잊게 하는 우리의 교육 현실로부터 아이들을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가느다랗지만 분명 희망은 있다. 우리 모두 그 자체로 얼마나 귀한 하나씩의 우주인지, 이 책은 소박하고 생생하게 일깨운다.
-김선우(시인, 소설가)
ㆍ‘학교의 눈물’을 취재하면서 먹먹했던 가슴이 시원해진 느낌이다. 이 책은 행복한 학교를 위한 길을 열어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학교가 가능할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이를 모델삼아 작은 것부터 해본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함께 성장해 가는 가슴 따뜻한 글을 읽고,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데 지혜를 모아보면 좋겠다.
-한재신(SBS 스페셜 ‘학교의 눈물’ PD)
기본정보
ISBN | 9788991075818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3월 30일 |
쪽수 | 296쪽 |
크기 |
153 * 210
* 20
mm
/ 52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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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2)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3)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4)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5)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이상 ‘다운로드’를 받았거나 '바로보기'로 열람한 경우
6)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7)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8) 세트상품 일부만 반품 불가 (필요시 세트상품 반품 후 낱권 재구매)
9) 기타 반품 불가 품목 - 잡지, 테이프, 대학입시자료, 사진집, 방통대 교재, 교과서, 만화, 미디어전품목, 악보집, 정부간행물, 지도, 각종 수험서, 적성검사자료, 성경, 사전, 법령집, 지류, 필기구류, 시즌상품, 개봉한 상품 등 -
상품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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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피해보상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2)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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