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기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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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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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시작된 진짜 나의 이야기
저자는 회사, 직함, 타인의 시선 등 평생 ‘가까워지려’ 애썼던 모든 것과 의식적으로 ‘멀어지는 연습’을 시작한다. 매일 가던 곳이 사라진 공허함, 명함 없는 삶의 막막함 속에서 그는 청소와 요리, 새벽 미사와 같은 소소한 일상으로 새로운 리듬을 만든다. 가족의 곁을 지키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서툰 설거지로 아내와 새로운 관계를 맺고, 손자와의 놀이 속에서 ‘지금’을 사는 지혜를 배운다.
이 책은 단순히 은퇴 후의 삶을 그리는 것을 넘어, 한 남자가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고, 종가의 후손으로서 과거와 미래를 잇는 ‘공공역사학자’이자 ‘칼리디자이너’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방향을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멀어짐’이 단절이 아닌 더 깊은 연결의 시작임을 알려주는 다정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조선 정조 시대의 명신 몽오 김종수의 8대 종손으로 600년 청풍김씨 종가의 역사를 계승한 저자는, 삼성물산, 삼성JP모건, 삼성증권, KB증권에서 쌓은 풍부한 금융 경험을 바탕으로 퇴임 후 예술가로서 제2의 인생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학문적 영역에서는 성균관대 동아시아한문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며, 홍콩대학교 국제학술대회에서 칼리디자인을 학술적으로 발표하는 등 동아시아 문자 문화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종가의 소중한 고서와 유물을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생활사박물관에 기탁·기증해 문화유산의 공공적 활용에 기여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대 규장각, 수원화성박물관 등에서 관련 전시와 학술대회를 주도하며 전통문화의 보존과 현대적 계승을 실현해왔다.
특히 저자의 칼리디자인은 단순한 예술 활동을 넘어 종가의 역사와 기록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공공 역사학 분야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한국사대부리더십센터 활동을 통해 전통문화가 지닌 현대적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목차
- 프롤로그: 우리는 가까워지는 법만 배웠다
제1부 이름표를 떼다
01. 퇴직
02. 매일 가던 곳이 없어졌다
03. 명함이 없는 삶
04.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아요
05.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나 보다
06. 급할수록 천천히
제2부 새로운 리듬을 만들다
07. 나의 청소 시간
08. 새벽 미사
09. 새로운 습관, 묻고 답하기
10. 나는 말을 잘 놓지 못한다
11. 씁쓸한 동행
12. 나도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3부 가장 가까운 사람
13. 그때 그 시간, 나는 없었다
14. 들어주기만 하면 돼요
15. 이제야 앞치마를 둘렀다
16.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17. 부부유별
18. 아내에게 (미리 보내는 편지)
제4부 세대를 잇는 마음
19. 아버지,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20. 우리 막내 잘 부탁드립니다
21. 세대를 초월한 친구
22. 나를 포기하는 지혜
23. 생활의 유산
24. 챗GPT와 동몽선습
25. 꼰대가 필요해
26. 취향의 대물림
제5부 인생의 유한함을 준비하다
27. 아버지의 동창회
28. 짧은 만남, 긴 생각
29. 마음을 읽고 마음을 남기다
30. 자표, 스스로 비문을 적다
31. 멀어지니 비로소 가까워지는 것
32. 사명, 잊고 있던 본질을 찾아서
제6부 과거와 미래를 잇는 일
33. 잊고 있던 역사와 대화하기
34. 공공역사학자입니다
35. 몽오종가 이야기
36. 계민가, 백성을 향한 90행의 편지
37. 조선과 사대부를 다시 보다
38. 얽힌 역사의 실타래를 푸는 새로운 언어
39. 박물관에서 꺼내온 칼리디자인
40. 종가의 칼리디자인, 세계로 나아가다
41. 새로운 명함을 쓰다
에필로그: 물음표에서 쉼표로
책 속으로
우리는 살면서 가까워지는 법만 배웠다.
매일 가던 곳이 없어지고 나서, 처음에는 그 여유가 달콤했다.
‘그냥 즐기자. 여유를 갖고 생각하다 보면 길이 보이겠지. 남들처럼 서두르진 말자.’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빈 시간은 조금씩 무력감으로 다가왔다.
“여보, 이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아요. 그게 당신을 쉽게 지치게 해요.”
우리는 멈추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쉬면 뒤처진다’라고 배웠고 ‘하면 된다’라고 믿었고 ‘최선을 다하라’라는 말을 신조로 삼아 살아왔다. 그래서 퇴직 후에도 여전히 달리려는 것이다. 제2의 인생도 성공적이어야 하고 은퇴 후 삶도 의미가 있어야 하고 노년도 생산적이어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하지만 아내의 한마디가 깨달음을 주었다. 이제는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문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다. 상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된다.
평생 가까워지는 법만 배웠던 우리는 이제 멀어지는 법을 배울 차례다.
--
누구나 이름표를 떼게 된다.
30년 동안 목에 걸고 다녔던 사원증을 반납하는 순간 나는 깨달았다. 그것은 단순한 플라스틱 카드가 아니라 내 존재를 증명하는 유일한 표식이었다는 것을. 이제 ‘부장님’이 아닌 그저 ‘김인구’가 된 나는 텅 빈 시간 앞에서 처음으로 나 자신과 마주했다. 매일 가던 곳이 사라지고 명함이 없어지고 해야 할 일이 없어졌을 때 비로소 진짜 질문이 시작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
은퇴 후 작은딸이 말했다.
“괜찮아요, 아빠. 천천히 생각하셔도 돼요. 이제 아빠 시간이잖아요.”
‘아빠 시간’.
그 말이 가슴에 와닿았다. 지난 30년 내 시간은 회사의 시간이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때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회사가 정한 리듬에 맞춰 살았다. 그것은 결코 나쁜 것이 아니었다. 그 시간 덕분에 가족을 부양했고 성취감도 느꼈다. 하지만 이제는 내 시간이 온전히 내 것이 되는 순간이 왔다.
조직과 사람들에게 가까워지고 성공에 다가가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하지만 이제는 ‘멀어지는 법’을 배워야 할 때가 왔다.
멀어지기 연습은 결국 ‘나’로 돌아가는 여정이다.
--
“아버님, 오늘은 어떻게 지내셨어요?”
“어, 동창 모임에 다녀왔지. 오늘도 점심에 모여 추어탕에 소주 한 잔씩 그리고 조금 있다가 헤어져 왔어. 회비는 만 원!”
아버님은 그 말씀을 하시며 행복해하셨다. 모임의 내용보다 오랜 벗들을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기쁨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아버님의 동창 모임 이야기가 달라지기 시작
했다.
“오늘은 교가를 함께 불렀다. 모두 울었어.”
그 말씀에 가슴이 먹먹했다. 팔순이 넘은 노인들이 교가를 부르며 우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음 해에는 또 달라졌다.
“오늘은 친구 하나가 며느리가 끌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나왔어. 내년에는 자기 못 나올지도 모른다고 인사하며 울먹이더라.”
그 친구의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으셨는지 아버님의 목소리도 떨렸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동창 모임 올해까지만 하기로 했어. 내년부터는 안 하기로 했어. 모임에 나오는 애들이 매년 하나둘 줄어드니 모이면 마음만 더 아파.”
언젠가 우리도 교가를 부르며 울 날이 올까.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나가고 싶은 모임이 될까. 그리고 결국 모임을 접어야 하는 날이 올까. 만날 수 있을 때 만나자. 함께할 수 있을 때 함께하자. 그리고 그냥 얼굴 보고 서로 반가워 해주고.
--
손자 손녀를 보면서 문득 조선 시대의 한 풍경이 떠올랐다.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 과거 시험장으로 향하는 모습. 과거 시험 급제가 오늘날 서울대 입학보다 어려웠다니 평생의 과업으로 여기며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할아버지와 손자 둘 다 급제했을 때다. 손자의 친구들과 할아버지가 동창생이 되어 벗이 되었다는 것이다. 손자뻘 아이와 함께 학문을 논하는 모습. 언뜻 우스워 보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은 세대를 초월한 생각들을 나누었을 것이다.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동등한 입장에서 배우고 토론했을 것이다.
세대를 초월한다는 것은 나이를 잊는 것이 아니다. 나이 차이를 인정하되 그것이 벽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치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조선 시대 할아버지와 손자가 동창이 되었다는 이야기. 그것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진정한 소통과 배움의 모습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배움 앞에서는 나이가 무의미하다. 할아버지도 여전히 배울 수 있고 손자도 가르칠 수 있다. 평생교육 시대라지만 사실 이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다만, 우리가 잊고 있었을 뿐이다.
--
2011년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초청행사. 큰딸과 함께 참석했던 날이다.
전시장을 둘러보는 내내 딸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것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아이들이 과연 무엇을 이해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 딸아이는 조용히 따라다녔지만 빼곡히 적힌 한자 앞에서 나는 설명해줄 말이 없었다. 그저 “우리 조상들의 기록이란다.” 정도가 전부였다.
우리가 살아온 인생 자체가 영어와 일본어였다.
우리는 지금 전해진 역사 속 이야기를 담은 한자를 읽지 못한다. 이 시대를 사는 아이들은 더더욱 관심이 없다. 그래서 세대를 이어주는 이야기가 끊겼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아버지가 자식에게 전해줄 옛이야기가 사라졌다.
전시장에서 돌아온 나는 결심했다. 우리의 기록문화를 찾아 디자인으로 풀어내자. 아이들에게 한자로 쓰인 우리 기록문화를 조금이라도 전달해주고 싶었다. 그들이 관심을 가지려면 이 시대에 어울리는 뭔가를 찾아주어야 한다.
종가의 칼리디자인(KalliDesign)!
몽오종가 8대손으로서 만들고 있는 칼리디자인은 조선의 기록문화, 우리의 옛 글자인 한자의 상형성과 예술성을 디자인화하는 작업이다. 단순히 글자를 예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정신과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이다. 몽오종가의 스토리와 한자를 디자인화해 우리와 친근하게 만든다. 이는 과거의 딱딱한 기록을 현재의 살아있는 이야기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2011년 그날 전시장에서 느꼈던 민망함과 답답함이 칼리디자인의 씨앗이었다.
비로소 우리는 잊었던 역사와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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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끝없는 질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답을 찾으려고 할수록 더
많은 물음표가 생겨났다. 불안했고 때로는 두려웠다.
은퇴 후 10년. 멀어지는 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회사에서 멀어지니 가족이 보였고 직함에서 멀어지니 이름이 보였고 현재에서 멀어지니 과거와 미래가 보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관계를 맺는다. 가족, 친구, 동료, 스승과 제자. 그 관계들은 우리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관계는 자신과의 관계다.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가 모든 관계의 기초가 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차근차근 되짚어보니 나 자신에 대한 물음표가 어느새 쉼표로 바뀌었다.
내가 새로 시작한 칼리디자인도 그런 쉼표가 되었다. 몽오종가의 오래된 기록을 현대 언어로 번역하며 나는 비로소 숨쉴수 있었다. 서둘지 않아도 되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그 지점에서 나는 편안하게 머물 수 있었다.
이 작업이 누군가에게도 그런 쉼표가 되길 바란다.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뿌리를 돌아보는 시간. 전통이 박물관의 유물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이야기임을 발견하는 순간 그 쉼표 너머로 각자의 새로운 문장이 시작되길.
쉼표는 끝이 아니다.
다음 호흡을 위한 준비다.
출판사 서평
"이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아요"
30년 대기업 근무를 마치고 한 사람이 되며 발견한 '멀어짐'의 지혜
우리는 평생 무언가에 가까워지는 법만 배워왔습니다. 성공에 가까워지고, 목표에 가까워지고,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에 가까워지려 애썼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중요한 것, 바로 '나 자신'과는 점점 멀어져 왔는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30년간 대기업에서 부장으로 일했던 저자가 퇴직 후 겪은 정체성의 혼란과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풀어낸 에세이입니다. 매일 출근하던 회사가 사라지고, 명함이 없어지고, '부장님'이라는 호칭이 사라졌을 때 찾아온 공허함. 저자는 이 텅 빈 시간 앞에서 처음으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마주합니다.
[상실에서 발견으로, 공허에서 충만으로]
퇴직 초기의 달콤했던 여유는 곧 무력감으로 변했고, '제2의 인생도 성공적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저자를 짓눌렀습니다. 하지만 "이제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아요"라는 아내의 한마디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비로소 '멀어지는 연습'을 시작합니다.
청소와 요리, 새벽 미사 같은 소소한 일상으로 새로운 리듬을 만들고, 30년간 가족 곁을 지키지 못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서툰 설거지로 아내와 새로운 관계를 맺어갑니다. 손자와의 놀이에서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지혜를 배우고, 아버지의 동창회 이야기에서 인생의 유한함을 실감합니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칼리디자이너'로 재탄생하다]
저자는 몽오종가 8대손으로서 새로운 사명을 멀어지기 연습을 통해 발견합니다. 2011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딸과 함께 전시를 관람하며 느꼈던 답답함 - 한자로 빼곡히 적힌 우리 기록문화를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없었던 무력감이 '칼리디자인(KalliDesign)'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조선의 기록문화와 한자의 예술성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단절된 세대를 잇는 다리 역할을 자처합니다. 이는 단순한 은퇴 후 취미생활이 아니라, 공공역사학자로서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의미 있는 작업입니다.
[물음표에서 쉼표로]
저자는 "멀어지는 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회사에서 멀어지니 가족이 보였고, 직함에서 멀어지니 이름이 보였고, 현재에서 멀어지니 과거와 미래가 보였다고.
이 책은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끊임없이 달려온 우리에게 '멈춤'이 주는 선물이 무엇인지,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쉼표는 끝이 아니다. 다음 호흡을 위한 준비다.“
저자의 이 말처럼, 이 책이 독자들에게도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쉼표를 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쉼표 너머로 각자의 새로운 문장을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기본정보
| ISBN | 9791190917209 |
|---|---|
| 발행(출시)일자 | 2025년 09월 22일 |
| 쪽수 | 212쪽 |
| 크기 |
131 * 201
* 17
mm
/ 426 g
|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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