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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폴 오스터 저자(글) · 정영목 번역
열린책들 · 2025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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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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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30일, 폴 오스터가 세상을 떠난 뒤
그의 1주기에 맞춰 출간되는 생애 마지막 작품

기억과 삶, 상실과 애도, 우연과 순간을 엮어 나가며
삶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와 사랑에 대한 애틋한 사유를 전하는
폴 오스터의 빛나는 최종 장(章)
이것은 삶을 가득 채우는 부재와 지속되는 상실의 기록이다. 당연한 슬픔이 있지만, 단지 슬픔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상실 속에서도 바움가트너는, 그리고 오스터는 상상력의 힘, 〈아니, 그냥 간단하게, 꿈의 힘〉을 발견한다. 허구이지만 진실보다 더 강력한 그 무엇을. - 금정연(작가)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찬사 속에 데뷔하여 반세기 넘도록 소설과 산문 모두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견고히 자리 잡은 작가 폴 오스터. 그가 투병 중 끝을 예감하며 집필한 생애 마지막 장편소설 「바움가트너」가 정영목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폴 오스터 1주기에 맞춰 출간된 이 작품은 은퇴를 앞둔 노교수 사이 바움가트너를 통해 상실과 애도, 기억과 현재, 시간의 흐름과 삶의 의미를 내밀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초기작들을 연상시키면서도 삶의 막바지에 이른 작가의 원숙한 사유 또한 보여 준다는 평가를 받은 이 소설은, 이상한 사건 사고가 연달아 일어난 어느 날 까맣게 그을린 냄비를 바라보던 바움가트너에게 문득 인생의 사랑이었던 아내에 대한 기억이 점화되며 시작된다.
〈정원사〉라는 뜻을 가진 그의 성씨와 같이, 바움가트너는 기억의 정원 속 나뭇가지처럼 얽혀 있는 삶의 단편들을 하나씩 찾아간다. 소설은 1968년 뉴욕에서 가난한 문인 지망생으로 아내를 처음 만난 이후 함께한 40년간의 세월, 그리고 뉴어크에서의 어린 시절부터 양장점 주인이자 실패한 혁명가였던 아버지에 대한 회상까지 한 인물의 일생을 톺아보며 그의 내적인 서사를 따라간다. 폴 오스터가 평생 동안 다뤄 왔던 주제인 글쓰기와 허구가 만들어 내는 진실과 힘, 그리고 우연의 미학에 대한 사유가 간결하고 섬세하게 집약된 이 마지막 유작은 죽음 앞에서 써 내려간 상실과 기억에 관한 소설이기에 더욱 절실하고 강렬하다. 이제 폴 오스터라는 소설가를 떠나 보낸 독자들에게 『바움가트너』는 말한다. 〈그게 상상력의 힘이야, 아니, 그냥 간단하게, 꿈의 힘.〉

작가정보

저자(글) 폴 오스터

폴 오스터

Paul Auster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시인, 번역가, 시나리오 작가. 1947년 미국 뉴저지주의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문학을 전공했다. 도회적 감수성이 풍부한 언어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연의 미학〉을 담은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해 널리 사랑받아 왔다. 그의 작품들은 사실주의와 신비주의를 결합해 동시대의 일상, 열망, 좌절, 고독, 강박을 빼어나게 형상화했다고 평가받으며, 전 세계 4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모턴 도언 제이블상, 펜/포크너상, 메디치 해외 문학상, 아스투리아스 왕자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소설 『브루클린 풍자극』, 『신탁의 밤』, 『환상의 책』, 『동행』, 『공중 곡예사』, 『거대한 괴물』, 『우연의 음악』, 『달의 궁전』, 『폐허의 도시』, 『뉴욕 3부작』, 『스퀴즈 플레이』, 에세이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빵 굽는 타자기』, 시나리오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의 삶』, 『다리 위의 룰루』 등을 썼고, 자크 뒤팽, 스테판 말라르메, 장폴 사르트르 등의 작품을 번역했다. 투병 중 끝을 예견하며 집필한 작품 『바움가트너』를 마지막으로 2024년 4월 30일 향년 77세로 세상을 떠났다.

번역 정영목

번역가로 활동하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소설이 국경을 건너는 방법』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존 밴빌의 『바다』 외에도 『로드』, 『선셋 리미티드』,『신의 아이』 『패신저』, 『스텔라 마리스』, 『제5도살장』, 『바르도의 링컨』, 『호밀밭의 파수꾼』, 『에브리맨』, 『울분』, 『포트노이의 불평』, 『미국의 목가』, 『굿바이, 콜럼버스』, 『새버스의 극장』, 『아버지의 유산』, 『왜 쓰는가』, 『킬리만자로의 눈』 등이 있다. 『로드』로 제3회 유영번역상을, 『유럽 문화사』(공역)로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목차

  • 목차가 없는 도서입니다

추천사

  • 폴 오스터의 소설을 읽는 경험은 친숙한 미로를 헤매는 일을 닮았다. 매일 지나던 골목의 코너를 도는 순간 잊었던 기억이 현재로 새어 나오고, 가장 믿기 어려운 우연이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친숙한 길이 어느새 미로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끝을 예감하며 써내려 간 유작을 통해 우리는 바움가트너와 함께 이 미로를 헤맨다. 노교수의 일상과 회상 사이를 오가는 동안, 죽은 아내에게서 걸려 온 전화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고, 문학은 사라진 것들을 붙들어 두는 마지막 수단이 된다.
    이것은 삶을 가득 채우는 부재와 지속되는 상실의 기록이다. 당연한 슬픔이 있지만, 단지 슬픔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상실 속에서도 바움가트너는, 그리고 오스터는 상상력의 힘, 〈아니, 그냥 간단하게, 꿈의 힘〉을 발견한다. 허구이지만 진실보다 더 강력한 그 무엇을.
    오스터의 처음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완벽한 마무리가, 오스터를 아직 모르는 운 좋은 독자들에게는 완벽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 폴 오스터는 이토록 짧은 책 한 권에 수많은 것을 담았다.

  • 신만의 장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독창적인 문학가.

책 속으로

처음 맞는 좋은 봄날이죠 ─ 연중 최고의 날이에요. 누릴 수 있을 때 누리자고요, 몰리.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절대 모르는 거니까.
- 9면

우리가 어디 있죠?
어디? 흠, 우리는 물론 여기 있지, 우리가 늘 있는 곳에 ─ 우리 각자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날까지 자신의 여기 안에 갇혀 있죠.
- 25면

하지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을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말하자면, 솔직히 나 자신이 불쌍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요.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거리지는 않고, 왜 하필이면 나냐, 하고 하늘을 향해 신음을 토하지도 않아요. 왜 내가 아니어야 하나요? 사람들은 죽어요. 젊어서 죽고, 늙어서 죽고, 쉰여덟에 죽죠. 다만 나는 애나가 그리워요, 그게 전부예요. 애나는 내가 세상에서 사랑한 단 한 사람이었고, 이제 나는 애나 없이 계속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해요.
-41면

산다는 건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말했다. 고통을 두려워하며 사는 것은 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 68면

죽음 뒤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아무 데도 아닌 거대한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곳은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공간, 소리 없는 무의 진공, 망각의 공허다.
- 75면

그게 상상력의 힘이야, 그는 속으로 말한다. 아니, 그냥 간단하게, 꿈의 힘. 사람이 허구의 작품에서 전개되는 가상의 사건으로 인해 변화를 겪을 수 있듯이 바움가트너는 꿈에서 자신에게 스스로 해준 이야기로 인해 변화를 겪었다. 따라서 이제 창 없던 방에 창이 생겼다면, 누가 알랴,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창살도 사라져 마침내 바깥공기 속으로 기어 나갈 수 있는 날이 올지.
- 80면

그녀 생각을 하고 있는 그를 그녀가 생각할 수 있는 대안 세계를 그가 떠올렸다면 거기에 어떤 진실이 없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과학적 진실은 아니겠지만, 입증 가능한 진실은 아니겠지만, 감정적 진실은 있을 것인데, 결국 중요한 건 오직 그것뿐이다 ─ 이 사람이 무엇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런 느낌을 어떻게 느끼는지.
- 80~81면

외로움은 사람을 죽여요, 주디스. 그건 사람의 모든 부분을 한 덩어리씩 먹어 치우다 마침내 온몸을 삼켜 버려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삶이 없는 것과 같죠. 운이 좋아 다른 사람과 깊이 연결되면, 그 다른 사람이 자신만큼 중요해질 정도로 가까워지면, 삶은 단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좋은 것이 돼요.
- 123면

고개를 들고 눈을 가늘게 뜬 채 허공을 보는데 새 한 마리가 머리 위를 지나간다. 저렇게 하얀 구름이라니. (……) 지구에는 불이 붙었고, 세상은 타오르고 있는데, 그래도 지금 당장은 이와 같은 날이 있으니 즐길 수 있을 때 이런 날을 즐기는 게 낫다. 이게 그가 보게 될 마지막 좋은 날일지 누가 알겠는가.
- 132면

또는, 어쩌면 더 적절한 것으로, 왜 다른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들은 영원히 사라진 반면 우연히 마주친 덧없는 순간들은 기억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지 살펴본다든가.
- 141면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얼마나 작은지 깨닫는다. 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 잠시 자기 자신을 떠나 삶이라는 둥둥 떠다니는 거대한 수수께끼의 일부가 된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 151면

이제 곧 해가 땅과 만드는 각을 더 좁히며 기울어지면, 빛을 발하고 숨을 쉬는 것들, 밤이 내리면 점차 희미해지다 어둠 속으로 사라질 것들의 유령 같은 아름다움이 해가 비추는 세계를 흠뻑 적시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 180면

탁월한 합리주의자들이 오랜 세월 우리에게 말해 온 것과는 달리 신들은 우주와 주사위 놀이를 할 때 가장 행복하고 가장 그들다워지기 때문이다.
- 219면

이제 세부적인 것은 기억에 없지만, 한 가지, 어딘가에서 차를 세우고 피크닉 점심을 먹었던 일, 모래가 많은 땅에 담요를 펼치고 애나의 아름답게 빛나는 얼굴을 건너다보았던 일은 떠오른다. 그때 그는 강렬한 행복감이 큰물처럼 밀려오는 바람에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자신에게 말했다. 이 순간을 기억하도록 해, 얘야, 남은 평생 기억해, 앞으로 너한테 일어날 어떤 일도 지금 이것보다 중요하진 않을 테니까.
- 242면

출판사 서평

기억과 삶, 상실과 애도, 우연과 순간을 엮어 나가며
삶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와 사랑에 대한 애틋한 사유를 전하는
폴 오스터의 빛나는 최종 장(章)

이것은 삶을 가득 채우는 부재와 지속되는 상실의 기록이다. 당연한 슬픔이 있지만, 단지 슬픔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상실 속에서도 바움가트너는, 그리고 오스터는 상상력의 힘, 〈아니, 그냥 간단하게, 꿈의 힘〉을 발견한다. 허구이지만 진실보다 더 강력한 그 무엇을. - 금정연(작가)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와 번뜩이는 재치, 날카로운 관찰력과 심오한 지성을 바탕으로 인간사의 다채로운 면모를 그려 내는 폴 오스터. 그는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찬사 속에 데뷔하여 반세기 넘도록 소설과 산문 모두에서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며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견고히 자리 잡았다. 또한 문학적 기인이라 불릴 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 빛나는 유머 감각을 선보이며 〈우리 시대의 가장 뛰어난 작가〉, 〈가장 훌륭한 문장가〉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소설 『뉴욕 3부작』, 『달의 궁전』, 『4 3 2 1』, 에세이 『빵 굽는 타자기』.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등의 대표작이 있다.
폴 오스터가 투병 중 끝을 예감하며 집필한 생애 마지막 작품이자 그의 1주기에 맞춰 발간된 이 소설은 은퇴를 앞둔 노교수 사이 바움가트너를 통해 상실과 애도, 기억과 현재, 시간의 흐름과 삶의 의미를 내밀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4 3 2 1』(열린책들, 2023) 이후 6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면서 그와 대조적으로 2백 면 남짓한 짧은 작품으로, 폴 오스터가 평생을 다뤄 왔던 주제인 글쓰기와 허구가 만들어 내는 진실과 힘, 그리고 우연의 미학에 대한 사유가 간결하고 섬세하게 집약된 이 소설은 〈이토록 짧은 책 한 권에 수많은 것을 담았다〉는 언론의 찬사와 더불어 초기작들을 연상시키면서도 삶의 막바지에 이른 작가의 원숙한 사유 또한 보여 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10년 전 허망한 사고로 아내를 잃은 노교수 바움가트너는 환지통을 겪듯 그 상실을 안고 살아간다. 이상한 사건 사고가 연달아 일어난 어느 날, 까맣게 그을린 냄비를 물끄러미 보던 그에게 문득 아내에 대한 기억이 점화되기 시작한다. 아내가 평생 써왔으나 한 번도 발표한 적 없던 글들과 바움가트너가 집필하고 있는 원고들이 그의 내적인 여정과 긴밀하고도 자연스럽게 뒤얽히고, 이윽고 허구와 환상, 그리고 이야기를 통해 과거를 두려움 없이 돌아볼 수 있게 된 바움가트너는 비로소 과거에서 벗어나 삶의 새로운 지면에 들어설 수 있게 되었음을 느낀다. 온전히 현재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그에게 청혼을 결심하게 만드는 새 연인, 그리고 아내의 미발표 원고를 연구하겠다는 젊은 여성 학자가 차례로 나타나 그의 삶에 새로운 이야기들을 더해 가는데…….


생의 끝에 서서 들여다본 상실과 빈자리
그곳에서 담아 올린 눈부신 기억의 파편들

왜 다른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들은 영원히 사라진 반면 우연히 마주친 덧없는 순간들은 기억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지 살펴본다든가. - 141면

〈정원사〉라는 뜻을 가진 그의 성씨와 같이, 바움가트너는 기억의 정원 속 나뭇가지처럼 얽혀 있는 삶의 단편들을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한다. 소설은 1968년 뉴욕에서 가난한 문인 지망생으로 아내를 처음 만난 이후 함께한 40년간의 세월, 그리고 뉴어크에서의 어린 시절부터 양장점 주인이자 실패한 혁명가였던 아버지에 대한 회상까지 여러 장면들과 에피소드들을 가로지른다. 한 인물의 내적인 서사를 긴밀하게 따라가며 폴 오스터는 뒤얽힌 우연들 속으로 독자들을 순식간에 끌어들인다.
소설을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소재 중 하나는 〈상실〉, 그리고 우연한 순간에 찾아오는 〈기억〉들이다. 타버린 냄비와 오래된 커피잔, 마당의 새와 새하얀 구름으로부터 이미 사라진 과거에서 떠내려온 〈기억의 부유물〉들이 바움가트너에게로 느리게 흘러들어 오고, 바움가트너는 마침내 지나가 버린 시간과 변한 몸, 그리고 기억이 자신 안에서 천천히 흩어지고 사라져 가는 것을 담담하게 지켜본다. 그러한 시간의 흐름과 상실의 끝에서 바움가트너가 얻는 것은 다만 그 모든 것들의 사라짐이 아니라, 텅 빈 곳에 남아 있는 잔해들의 반짝임, 그리고 긴 시간을 통과하는 〈변화〉 그 자체를 받아들이는 힘이다. 이 소설은 아내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상실을 경험한 바움가트너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어떤 방식으로 상실을 애도하고 이후의 생을 이어 나갈 수 있는지, 또 얼마 남지 않은 삶의 끝에 여전히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에 건조하면서도 온기 있는, 폴 오스터다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삶을 이루는 사랑과 관계는 〈나무〉와도 같은 것
존재는 우주를 구성하는 수많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삶이 없는 것과 같죠. 운이 좋아 다른 사람과 깊이 연결되면, 그 다른 사람이 자신만큼 중요해질 정도로 가까워지면, 삶은 단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좋은 것이 돼요. - 123면

끝을 예감하며 집필한 마지막 소설 『바움가트너』에서 폴 오스터는 그의 작품에서 끊임없이 다뤘던 죽음에서 한 발자국 나아가, 바로 그 죽음에 더없이 임박한 감각 속에서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와 그 각각의 개인들이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전한다.(『가디언』) 그는 〈사랑을 일종의 나무나 식물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삶에 존재하는 사랑과 관계, 타자의 불가해함과 그 모든 것의 복잡한 〈얽혀 있음〉 자체에 주목한다. 우리가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바로 그 얽혀 있음이 필요하다고, 모든 관계가 〈연결〉되어 있음을, 나아가 타자라는 것은 복잡하고 낯설고 곤혹스럽고 〈결코 완전히는 이해하지 못할〉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 뒤엉킨 채로 유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오스터에 따르면 우리는 작은 것, 그러나 〈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이다. 주사위 같은 신의 놀이, 그 수수께끼 속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다채롭고 선명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작품을 관통하는 거대한 은유이기도 한 이 나무와 같은 연결을 통해 오스터는 타자들뿐만 아니라 죽은 자들과도 연결될 가능성을, 그가 오랜 시간 다루어 온 핵심적 주제인 이야기의 힘을 힘껏 밀고 나아가 펼쳐 보인다. 그로부터 그는 빈자리와 공허에서 회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을 건져 올린다.
오스터의 〈이야기〉는 필연적으로 찾아올 죽음과 상실에 포개어 놓을 수 있는 대안 세계이자 가장 중요한 인간의 감정적 진실과 맞닿아 있으며, 작가 금정연의 말처럼 〈허구이지만 진실보다 더 나은 무엇〉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가 평생을 바쳐 써왔던 이야기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도 단단하게 결집하여 빛을 발하는 마지막 작품에서 폴 오스터는 사소하고 우연적인, 그러나 진실된 삶의 아름다움을 포착해 내 우리에게 오래도록 남을 마지막 인사를 전한다.


옮긴이의 한마디

우리가 〈거대한 수수께끼의 일부〉인 〈작은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 즉 수수께끼 속에 살아가야 하는 작은 것이라는 느낌이 괴로운 게 아니라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마 그것은 우리가 〈작은 것〉인 동시에 어떤 것의 일부이고, 〈작은 것〉이되 〈다른 수많은 작은 것들과 연결된 작은 것〉이기 때문일 터인데, 이 또한 우리가 위로를 얻는 오스터의 궁극적인 긍정의 목소리가 가진 비밀일 것이다.

언뜻 작아 보이지만 가지들 밑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넓은 그늘을 만날 수 있는, 마치 한 그루 나무 같은 이 소설의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 감상이나 엄살이라고는 찾으려야 찾을 수 없는 폴 오스터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들으며 독자들이 우리 나름의 작은 삶을 살아갈 기운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32925042
발행(출시)일자 2025년 04월 30일
쪽수 256쪽
크기
126 * 196 * 23 mm / 462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Baumgartner/Paul Au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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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2)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3)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4)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5)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이상 ‘다운로드’를 받았거나 '바로보기'로 열람한 경우
    6)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7)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8) 세트상품 일부만 반품 불가 (필요시 세트상품 반품 후 낱권 재구매)
    9) 기타 반품 불가 품목 - 잡지, 테이프, 대학입시자료, 사진집, 방통대 교재, 교과서, 만화, 미디어전품목, 악보집, 정부간행물, 지도, 각종 수험서, 적성검사자료, 성경, 사전, 법령집, 지류, 필기구류, 시즌상품, 개봉한 상품 등
  • 상품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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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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