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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옆에 서기

평범한 단어로 우아한 문장의 경로를 개척하는 글쓰기
조 모란 저자(글) · 성원 번역
위고 · 2025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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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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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할지도 모르겠지만
문장이 목표하는 아름다움은 다 똑같다
모든 사람의 모든 단어를,
더불어 환히 빛나는 작고 단단한 보석으로 탈바꿈시키는 것
“조 모란은 산문을 시화(詩化)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피터 헤네시, 사학자
“풍부하고 활기 넘치는 글쓰기에 대한 실용적인 제언.”-브라이언 딜런, 『에세이즘』 저자
“늘 우리 앞에 있었던 것을 보여주는 데서 모란의 기지가 시작된다.”-비 윌슨, 저술가

대체 불가능한 문장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단어 옆에 서기』는 텍스트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에서 출발하여 문장을 지나 문단까지 이르는 여정을 통해 단 하나의 유일무이한 글을 쓰는 법을 안내하는 작법서다. 학술 용어와 사변을 최대한으로 덜어낸 이 책은 과학, 역사, 철학, 문학을 참조한 스토리텔링으로 평범한 단어들이 어떻게 우아한 문장의 행렬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다. 나아가 문장을 쓰는 자세와 생을 대하는 태도를 절묘히 교차시키는 이 책은 “이 종잡을 수 없이 아름답고 혼란스러운 난장을-그러니까 삶을-문장으로 잠시 이해할” 단초를 건넨다.

이 책의 저자 조 모란(Joe Moran)은 영국의 사회문화사학자로, 독일의 비평가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크라카우어가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지치게 하는 삶”이라고 부르는, 생의 평범하면서 불가해한 것에 주목하는 모란은 일상의 역사와 시론, 시와 논픽션 분야의 글쓰기 교육에 힘쓰며 『만약 실패한다면(If You Should Fail)』, 『초보자를 위한 줄 서기(Queuing for Beginners)』, 『길에 관하여(On Roads)』 등 인간 존재에 대한 치밀한 통찰에 더불어 일상의 역사를 기민하게 탐구하는 책을 썼다. 대부분의 일상적인 것들이 그렇듯, 문장은 누구나 사용하는 글쓰기 도구지만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는 어렵다. 모란은 전형적인 작법서의 문법에서 탈피하여 “직감과 우연의 힘을 믿고 내 문장을 헤치며” 이 책을 완성했다. 역사, 철학, 문학에서 확장한 은유와 은근한 농담, 가벼운 유머가 곳곳에 자리한 『단어 옆에 서기』는 글을 쓰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독서의 순전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책으로도 손색없다.

작가정보

저자(글) 조 모란

(Joe Moran)

사회문화사학자. 존무어스대학교 영어 및 문화사 교수. 리즈대학교에서 국제 정치사 및 정치학을, 서섹스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가디언』, 『파이낸셜 타임스』, 『뉴 스테이츠먼』, 『타임스 하이어 에듀케이션』, 『BBC 히스토리 매거진』, 『더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등의 신문과 잡지에 글을 기고한다. 전후 및 현대 영국 문화사, 일상의 역사와 이론, 시와 논픽션 분야의 글쓰기 교육에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만약 실패한다면(If You Should Fail)』, 『안락의자 국가(Armchair Nation)』, 『초보자를 위한 줄 서기(Queuing for Beginners)』, 『길에 관하여(On Roads)』, 『매일을 읽다(Reading the Everyday)』 등이 있다. 독일의 비평가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가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지치게 하는 삶”이라고 부르는 일상의 진부하고 시시한 세부에 집중한다.

번역 성원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배우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업이 되었다. 옮긴 책으로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온전한 불안』, 『빈 일기』, 『디어 마이 네임』, 『우리에게 보통의 용기가 있다면』, 『쫓겨난 사람들』, 『이것은 어느 늑대 이야기다』 등이 있다.

목차

  • 한 문장에서 시작한다 9

    노련한 작가는 문장으로 글을 쓴다
    - 문장은 살아 있는 단어들의 선이다 27

    생기 있는 명사와 엄밀한 동사
    - 문장에 생기를 불어넣는 법 73

    일상을 경이롭게, 경이를 심상하게
    - 간결한 단어로 경이를 말하는 법 119

    세상을 노래하는 문장들
    - 숨이 차지 않는 긴 문장을 쓰는 법 171

    하강하는 마침표와 도약하는 문단
    - 보이지 않는 실로 문장을 엮는 법 205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 문장은 세상에 건네는 선물이다 261

    참고문헌 279
    찾아보기 286

추천사

  • 조 모란은 산문을 시화(詩化)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

  • 얼마나 근사한가? 좋은 문장이 보이는 순수한 질감의 기쁨을 즐기는 책. 조 모란은 글쓰기에 대해 썼지만 이 책의 문장들은 그 자체로 영감을 주고 주의를 환기하고 우리를 위로한다. 야심 찬 작가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다. “당신이 없는 동안에도 해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단어를 쓰는 것이 얼마나 미친 듯이 어려운지 상기시키기 위해서라도.

  • 문장의 아름다움에 대한 사려 깊고, 매력적이며, 생생한 폭로… 은밀한 스타일 가이드다. 읽고 나면 글쓰기(와 읽기)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조 모란은 놀라울 정도로 날카로운 작가로, 차분하고 정확하며 조용히 유쾌하다. 모란의 문장들은 그가 표방하는 목표를 완벽하게 광고하고 있다.

  • 조 모란은 영국이 가진 가장 통찰력 있고 독창적인 생활 관찰자다.

  • 모란은 훌륭하고 이해하기 쉬운 논픽션을 쓰는 거장이다.

  • 모란은 훌륭하고 재치 있는 작가이며, 이 작품에서 그는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다.

  • 절묘하다. 모란의 문장이 너무나 맛깔스러워서 그의 책을 다시 읽기 위해 초콜릿을 포기할까 생각했다. 그는 강사라기보다는 멘토에 가깝다.

책 속으로

문장은 글쓰기의 공유 자원, 모든 작가가 발을 내딛는 공동의 지면이다. 시인도 문장으로 글을 쓰지만 “문에 물건이 끼면 시간이 지연됩니다”나 “서늘하고 건조한 장소에 보관하세요” 같은 문장을 쓴 무명의 작가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작가는 문장으로 글을 쓴다. 아무리 어리숙하고 부주의한 작가여도 흩뿌려진 대문자와 마침표, 그 사이 놓인 글자들이 문장이라는 보편적인 통화로 바뀌기를 염원한다. 우리는 문장을 만들면서 글쓰기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배운다. 이 종잡을 수 없이 아름답고 혼란스러운 난장을, 그러니까 인생을, 문장으로 아주 잠시 이해한다.(11면)

최초의 경구이자 최초의 문장은 죽음을 기록한 비문이었다. 어떤 문장은 비탄에 빠졌는데도 이상하게 우리를 북돋운다. 입 밖으로 꺼내게 된 절망은 고통이 그만큼 견딜 만한 게 되었다는 걸 알리는 징표다. 문장은 필연적으로 소멸하고 마침표로 끝을 맞이할 것이다. 이는 모든 것을, 심지어 자기 자신의 죽음마저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 있는 삶이란 그 끝이 얼마나 분명한지를 아는 것을 암시한다. 잘 쓰인 문장은 자기 연민과 진부함의 해독제다. 상투적인 표현이나 한철의 유행어를 들먹이지 않고도 이 사람이 죽었다고, 당신도 그리될 운명이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또는 듣는 순간 영원히 진실인 것처럼 느껴지는, 그러나 분명하지 않은 무언가를 말할 수도 있다.(55면)

고대인은 경구를 지으면서 한 문장에 변화를 만드는 법을, 단어가 나열된 그 한 줄에 작은 의미의 세계를 가두는 법을 배웠다. 쓸데없는 반복을 덜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경구가 그렇듯 문장은 희소한 자원으로 최대한 많은 말을 한다. 셰이커 테이블의 깔끔한 라인이나 테니스 선수 페더러의 포핸드에서도 같은 개념이 작동한다. 고대의 예술 법칙에 따르면 아름다움은 경제성에서 나온다. 월터 페이터는 달리기 선수가 근육 과잉을 경계하듯 작가는 단어 과잉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은 분량을 초과한 에세이를 가져와 여기서 더는 줄일 수 없다고 토로한다. 나 역시 단어를 지우는 데 어려움을 느끼곤 하므로 그들에게 최대한 조심스럽게 대답한다. 더 공들여야 해.(58면)

삶은 구체적이면서 추상적이다. 추상적인 것이 아주 구체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머튼은 현대적인 삶의 대부분이 서로가 서로에게 하는 거짓말로 이루어져 있다고, 실제 세계를 무시한 채 그림자를 뒤쫓을 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행복보다 더 필요로 하는 것은 인정이고,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행복해질 기회를 파괴하고 있다. 타인이라는 태양을 맴도는 달이 되려고 애쓰지만, 결국 서로의 달이 되어 언제 걷힐지 모르는 어둠 속에서 산다. 사회적인 가면이 얼굴에 들러붙어 더 이상 살결과 보형물을 분간하지 못한다. 머튼은 이렇게 썼다. “누군가의 상상 속에서만 살아가는 삶은 정말 이상하다. 인간이 실재할 수 있는 장소가 거기뿐이라는 듯이!” 하지만 머튼은 이 이상한 삶 역시 삶이라는 것도 알았다. 머릿속에만 살아 있는 것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때가 적지 않으니 말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추상은 중요하고, 작가의 일은 추상에 관해 쓰는 것이다.(80-81면)

아이히만의 재판은 1961년 봄과 여름에 예루살렘에서 열렸다. 백여 명의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한 명 한 명 증언대에 올랐다. 증언 내용은 처참했다. 가축용 트럭에 실려 게토에 끌려간 일, 혹한의 겨울에 어두운 숲을 줄지어 통과하고, 수용소에서 노예노동을 강요당한 일, 동료 수감자들이 총에 맞고 가스실로 끌려가는 동안 끊이지 않는 죽음의 냄새를 견디며 살아야 했던 일들. 아이히만은 유리로 가려진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다. 모든 증거가 아이히만이 강제 추방을 감독했고 사형 집행서에 서명했고, 자신의 명령이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수용소를 방문했음을 드러냈다. […] 아이히만은 난해한 명사들을 방패막이로 썼다. 그는 자기 역할을 “이주 전문가”로 설명했다. 아우슈비츠행 죽음의 열차는 “피난 수송”이었다. 어떤 일은 그의 “권한 영역”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았다. 아이히만은 수동태 뒤에 최대한 숨었다. “모든 일이 이주라는 목적에 맞춰져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끊이지 않는 어려움이 다양한 관청에 의해 관료적 방식으로 유발되었다”고도 했다. 반제(Wansee) 회담에서 독일이 점령한 유럽 지역의 모든 유대인을 학살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능한 해법들이 논의되었다”고만 말했다. 아이히만이 쓰는 상투적인 표현이 곧 아이히만이 생각하고 바라보는 방식이었다. 한나 아렌트가 『뉴요커』에 썼듯이 “아이히만의 머릿속에는 이런 문장들이 넘치도록 가득 차 있었다.”(92-94면)

형용사는 명사를 더 구체적이거나 생생하게, 또는 구체적이면서 생생하게 만들어야 한다(부사도 동사에 대해 이와 마찬가지다). 로리 리가 코츠월드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우리는 밤색으로 채색된(marooned) 생활을, 교통의 부재와 자연에 의해, 밤색으로 채색된 삶을 살았다”고 말할 때 두 번 반복되는 분사는 완벽하다. 수식어로도 사용되는 분사는 항상 동사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달음질치는 물’, ‘부서진 심장’, 잃어버린 영혼’, ‘도망친 사자’처럼. 리의 “밤색으로 채색된”은 전이된 표현이자 명사에 ‘잘못’ 붙어 만들어진 형용사다. 인간에서 사물로 전이된 형용사는 추상적이거나 생명이 없는 것에 행위성과 목적성을 불어넣는다. ‘잠들지 못하는 밤’(잠들지 못하는 건 밤이 아니라 불면하는 존재다)이나 ‘어색한 침묵’(어색함을 느끼는 건 침묵이 아니라 침묵하는 사람들이다)처럼. 삶이 어떻게 밤색으로 채색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 표현은 동사의 에너지와 무력함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에 정확하다. 젊은 로리 리는 밤색으로 채색된 삶을 살았다.(148-149면)

틴들의 산문은 명료하다기보다 뇌리에 박힌다. 그리고 이 강렬한 인상은 문장의 명료함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 아니, 어쩌면 그것이 최고의 명료함이다. 간결한 문체는 기억에 남는 형태로 서술된 문장이며 이해가 되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히 머릿속에 남아 있다 보니 우리가 이를 사후적으로 명료하다고 규정하는 것일 뿐이다. 이 모든 것의 교훈은 평범함이다. 이상하고 충격적이며 이단적인 말이 하고 싶거든, 믿을 수 있는 것의 한계를 넓히고 아름다운 동시에 이성을 마비시키는 온갖 부조리한 세상을 더 진실한 태도로 대하고 싶거든, 가장 평범한 단어를 가장 평범한 어순으로 표현하라.(169-170면)

이렇게 선명한 긴 문장을 만드는 것은 직관과 상충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더 많은 단어를 사용해서 문장을 길게 만든다니. 하지만 추가된 단어는 구절의 시작됨을 알리고, 이로써 문장을 가독성 높은 작은 덩어리로 분절하기 때문에 유용하다. 역사학자 조지 매콜리 트리벨리언의 자서전 속 유명한 문장을 떠올려보자. “역사의 시가는 한때, 이 지구상에 한때, 이 익숙한 땅 위에, 오늘날 우리처럼 실재했던 다른 남자와 여자가, 각자의 생각을 품고, 각자의 열정에 사로잡혀 걸어 다녔지만, 한 세대가 다른 세대 속으로 저물면서, 이제는 모두 사라진, 곧 우리에게 닥칠 운명과 같이, 닭이 우는 새벽의 유령처럼 완전히 사라진 그 기적과도 가까운 사실에 있다.”(182-183면)

목표는 문장 하나하나를 중요하게 만드는 것, 마냥 제자리를 걷거나 다음 문장으로 건너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문장들을 줄이는 것이다. 독자는 이런 문장을 스치듯 지나친다. 문장을 외로운 장소로 취급할 때 신기하게도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기 더 쉬워진다. 다음으로 넘어가는 방법을 놓고 너무 아득바득하지 않음으로써 흐름을 손에 넣는다. 각 문장은 일시적인 섬이고, 이 섬들은 썰물 때가 되어 육지로 통하는 둑길이 드러나기 전까지 외따로 떨어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문장 하나하나를 읽을 만한 가치가 있게 써라. 그 과정에서 무언가가 당신을 다음 문장으로 도약시킬 것이다. 당신은 연결 장치 없이도 급선회하거나 예정에 없던 비행을 해서 어렵지 않게 새로운 지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는 이어지는 문장에 호기심을 가질 것이고 이 호기심이 여행을 헤쳐나갈 동력을 만들어줄 것이다. 문장과 동떨어진 논리의 구조물을 가져오려 하지 말고, 마지막 문장에서 비롯되는, 또는 발산되는 문장을 써라.(216면)

앙드레 지드는 “말해야 하는 모든 것이 이미 말해졌다. 하지만 누구도 제대로 귀 기울이지 않았으므로, 모든 것을 다시 말해야 한다”고 썼다. 우리의 삶은 클리셰로 뒤범벅되었다. 모든 게 다른 사람에게 이미 일어난 일이다. 최소한 사람들이 모든 것을 기록한 한은. 숨이 넘어갈 듯한 아기의 울음소리, 가족 간의 갈등, 청소년기의 짜증, 사랑에 빠지고 벗어나는 불균형한 감각, 유독한 우정과 원한, 아이들을 향한 걱정과 기쁨, 좌절당하거나 뒤틀린 야망, 노화와 죽음을 향한 느린 돌진, 그리고 막간에 찾아오는 웃음과 깨달음, 기쁨의 찬란한 순간들. 모든 게 흔하디 흔하고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클리셰를 여전히 살아내야 하고, 문장으로 그 순간이 얼마나 남다른 기분을 안기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체호프의 희곡 『세 자매』에서 마샤가 말하듯 “우리 각자는 자신의 삶을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 각자는 자신의 문장을 써야 한다고 첨언할 수도 있다.(271-272면)

출판사 서평

우리는 명쾌하면서도 지나치게 명백하지 않고,
이상하지만 거부하고 싶지 않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걸 예기치 못하게 되새겨주는 문장을 원한다

모란이 은유를 설명하는 문장은 글쓰기에 대한 정의에도 꽤 어울린다. 우리는 글을 쓰며 "현실이라는 난해한 대상을 벽에 박아 고정시킨다”. 모란에게 있어 잘 쓰인 문장은 은유처럼 움직인다. 추상과 구체, 특수성과 보편성의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감정, 생각, 공상같이 형언할 수 없는 것들을 삶의 적나라한 사실과 연결시킨다. 대개 탁월함은 재능으로 주어진다고 생각하지만 모란은 글쓰기만은 꼭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한다. 뭘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핀잔을 들을 만큼 사소한 것에 매달리면서 통사, 단어 선택, 구두점, 조판의 미세한 부분을 조율하는 이 책은 작가가 글의 완성도를 견실히 높여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작위로 나열된 상념들을 필연적인 이유로 깎아내고, 불완전하고 일관성 없는 단어들을 제자리에 놓는다. 간결하지만 납작하지 않고, 명백한 가치를 말하되 공허하지 않다. 좋은 산문은 시처럼 울려 퍼진다는 그의 말처럼 리듬과 운율, 박자를 얻은 문장은 어느새 세상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우리 삶은 클리셰로 뒤범벅되었다. 모든 게 다른 사람에게 이미 일어난 일이다. 최소한 사람들이 모든 것을 기록한 한은. […] 사랑에 빠지고 벗어나는 불균형한 감각, 유독한 우정과 원한, 좌절당하거나 뒤틀린 야망, 노화와 죽음을 향한 느린 돌진, 그리고 막간에 찾아오는 웃음과 깨달음, 기쁨의 찬란한 순간들. 모든 게 흔하디 흔하고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클리셰를 여전히 살아내야 하고, 문장으로 그 순간이 얼마나 남다른 기분을 안기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체호프의 희곡 『세 자매』에서 마샤가 말하듯 “우리 각자는 자신의 삶을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 각자는 자신의 문장을 써야 한다고 첨언할 수도 있다.”(271-272면)


그렇게 우리는 홀로 글을 쓴다
멀리 떨어진 장소에 있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언어의 힘을 믿으면서

모란이 소개하는 명사의 문장들도 물론 아름답고 유용하지만, 그가 긴 지면을 할애해 이야기하는 또 다른 대상은 비웃음을 사는 나사 빠진 존재, 어딘지 미련해 보이는 이름 없는 이들이다. “이 논문은 남녀의 사랑이 스테이크와 상추의 사랑이 아님을 증명할 것이다” 같은 말도 안 되는 문장을 뱉는 산문 생성 프로그램, 세계무역센터의 쌍둥이 타워 사이를 안전장치 하나 없이 오가며 새를 향해 손 흔들던 외줄타기 곡예사, 스몰렌스크 전투에서 맞은 탄환으로 대뇌피질이 손상되어 더는 말할 수도 쓸 수도 없었던 무명의 작가. 모란은 어설픈 교훈을 설파하는 용도로 이들의 이야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미친 사람 같은 선문답에서, 다리가 후들거리는 위험천만한 장난에서, 어린이용 독서 교재 수준의 웅얼거림에서 아름다운 문장을 만들어낼 가능성을 길어 올린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쯤 우리는 시시한 일상과 그 속에 뒤엉킨 불가해를 해석할 방편을 글쓰기에서 찾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빈 지면을 앞에 두고 우리는 홀로 쓴다. 빛과 공기처럼 우릴 살아 있게 할 단어를, “멀리 떨어진 장소에 있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문장을, 우릴 구해줄 단 하나의 글을.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3044339
발행(출시)일자 2025년 04월 15일
쪽수 292쪽
크기
135 * 211 * 24 mm / 486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First You Write a Sentence./Joe Mo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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