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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짓눌린 영혼에게 길은 남아있는가
헤르만 헤세 저자(글) · 랭브릿지 번역
리프레시 · 2025년 0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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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상세 이미지
『수레바퀴 아래서』는 헤르만 헤세가 1906년에 발표한 자전적 소설로, 신학교 시절의 경험과 내면의 상처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이 소설은 ‘모범생’이라는 이름 아래 억눌린 감정, 제도에 맞춰 살아가기를 강요받는 청소년의 고독과 불안을 세밀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주인공 한스 기벤라트는 총명하고 성실한 학생이지만, 그에게 주어진 삶은 ‘재능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삶’이었다. 어른들의 기대는 끝이 없고, 소년의 내면은 점점 피폐해져 간다.
헤세는 이 작품을 통해 경쟁 중심의 교육, 폐쇄적인 학교 시스템, 자율성과 감정이 억압된 청소년기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한스는 뛰어난 성과에도 불구하고 삶의 기쁨을 잃어가고, 낚싯대를 드리우며 자연과 교감하던 시절의 자신으로부터 점점 멀어진다. 신학교라는 거대한 체제 속에서 소년은 서서히 자신을 잃어간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친구 하일너와의 관계마저 사회의 잣대에 의해 멀어지고, 결국 그는 세상의 ‘기대에 부응한 죄’로 서서히 무너져간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단지 성장의 실패를 말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제도적 폭력 앞에 무력하게 희생되는 영혼에 대한 애도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우리는 과연 아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있는가? 진정으로 아이의 삶을 위한 교육이 존재하는가?
한스 기벤라트의 이야기는 지나간 시절의 것이 아니다. 그의 고민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반복되고 있으며, 여전히 누군가는 그 ‘기대’ 속에서 조용히 무너지고 있다. 이 책은 한 소년이 사라지는 과정을 기록하며, 동시에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작가정보

저자(글)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1877-1962)
독일 출신의 소설가이자 시인. 『데미안』, 『싯다르타』, 『유리알 유희』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개인의 내면적 성장과 자아 탐구를 주제로 깊이 있는 철학적 문학세계를 구축했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그의 자전적 고백이 가장 짙게 드러난 작품으로, 이후 그의 문학 전반에 흐르는 정체성과 사회 비판의식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출발점이다. 194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번역 랭브릿지

Bridge of Language, 랭브릿지는 언어의 다리를 연결하자는 모토를 가진 전문 번역그룹으로,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글로벌 소통을 지향합니다. 다양한 전문 번역가로 구성되어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자연스럽고 읽기 편한 번역을 제공하며 문학, 인문, 철학 분야에서 깊이 있는 번역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책 속으로

그러나 막상 시험장으로 향할 때는 심장이 요동쳤다. 아버지와 함께 시험장으로 들어서면서, 그는 조심스럽고도 겁에 질린 모습으로 조교의 지시에 따랐다. 시험실 안을 둘러보니, 넓은 강의실 에는 창백한 얼굴의 소년들이 가득 앉아 있었다. 그는 마치 고문 실에 끌려온 죄수처럼 주위를 둘러보았다. -33p-

그러던 중, 물속에 서 작은 진동이 느껴졌다. 처음엔 가볍게 스쳤다 놓는 듯하더니, 이내 확실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순간 그의 손끝으로 전해지는 긴장감이 온몸을 타고 흐르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망 설일 겨를도 없이 그는 재빠르게 낚싯대를 살짝 당긴 뒤, 조심스 럽게 줄을 감았다. 수면 위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반짝이 는 비늘을 가진 붕어였다. -54p-

수도원을 방문하려면 높은 담장을 통과하는 그림 같은 문을 지 나 넓고도 정적인 광장으로 들어서야 한다. 광장 한가운데에서는 분수가 졸졸 흐르고, 오래된 나무들이 위엄 있는 그림자를 드리 우며 서 있다. 양옆으로는 견고한 석조 건물들이 줄지어 있으며, 광장의 뒤편에는 웅장한 수도원 본당이 위엄 있게 자리 잡고 있 다. 본당의 후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현관은 ‘파라다이스’라 불리 며, 그야말로 우아하고 황홀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건축물이다. -91p-

그러고는 손으로 얼굴을 한 번 훔친 뒤, 짜증스럽다는 듯 씁쓸 하게 웃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램프를 끄고 방을 나가버렸다. 한스는 그 장면을 자리에 앉아 조용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약 15 분 후, 조심스럽게 하일너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는 어두운 기 숙사 복도, 싸늘하게 식은 도르멘트에서 하일너를 발견했다. -122p-

그가 어떻게 강에 빠졌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어쩌면 그는 길을 잃고 경사진 곳에서 미끄러졌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갈증을 해소하려다 중심을 잃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강물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몸을 기울였고, 그 순간 달빛과 밤의 고요함이 주는 평 온함이 그를 감싸자, 극도의 피로와 두려움이 조용한 충동으로 그를 죽음의 그림자로 이끌었는지도 모른다. -279p-

출판사 서평

소년은 기대를 받았고, 빛나는 재능을 가졌으며, 누구보다 성실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조용히 사라졌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한 재능 있는 소년이 교육과 사회의 강요된 기대 속에서 점차 무너져가는 과정을 그린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다. 모범생이라는 이름 아래 짓눌린 감정, 제도의 틀 속에서 잃어버린 삶의 기쁨, 그리고 이해받지 못한 채 홀로 스러져 간 한 청소년의 이야기. 신학교에 입학한 한스 기벤라트는 학문의 길에서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자유를 포기하고, 어른들이 원하는 삶을 살려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결국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서서히 무너져간다.
이야기는 한스의 열정과 희망으로 시작되지만, 차가운 현실은 그를 순식간에 삼켜버린다. 한때는 강가에서 낚시를 하며 자유를 만끽하던 소년이 어느새 신학교의 엄격한 규율 속에 갇히고, 오직 성적과 학문적 성취만이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세계에서 점차 길을 잃는다. 친구 하일너와의 관계는 유일한 위안이 되지만, 그마저도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 앞에서 끝내 멀어지고 만다. 남겨진 것은 피로와 허무, 그리고 조용한 절망뿐이다.
이번 특별판에는 한스의 내면과 삶의 전환점을 형상화한 흑백 펜 드로잉 삽화가 수록되어 있다. 소년이 책상 앞에서 몰두하는 모습, 신학교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의 긴장감, 낚싯대를 드리우며 마지막으로 자유를 만끽하는 순간, 마울브론 신학교의 차가운 풍경, 호숫가에서 나눈 친구와의 대화, 교실에서 터져버린 감정, 착즙기를 돌리며 피어오른 감각, 그리고 공방에서 홀로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까지-섬세하게 그려진 장면들은 한스의 성장과 붕괴, 그리고 그의 마지막을 더욱 강렬하게 전달한다. 강물 위를 떠내려가는 소년의 모습은 그가 끝내 도달한 곳이 어디인지 묻게 만든다.
『수레바퀴 아래서』는 단순한 성장 소설이 아니다. 이것은 사라지는 한 인간에 대한 기록이며, 우리가 쉽게 놓쳐버리는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이 기대하는 대로 살아가던 한 소년이 끝내 무너지는 과정,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어른들의 모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한스를 지켜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지금, 또 다른 한스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7951671
발행(출시)일자 2025년 04월 15일
쪽수 284쪽
크기
134 * 206 * 21 mm / 439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Unterm Rad. Textanalyse und Interpretation/Hesse, Her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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