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륵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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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성신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을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원에서 한국음악 이론을 전공하였고, 충북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고전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충북대, 서원대, 청주대, 청주교대에서 전통 음악이론 강사를 역임하였다. 현재 이미륵박사 기념사업회 회장이다.
저서로 〈이미륵 평전, 공저, 범우사 2010〉, 〈시조창의 공연 미학성, 이로 출판문화공간 2023〉, 〈동·서양 문화의 중재자 이미륵, 이로 출판문화공간 2020〉, 이미륵 평전을 독일어로 번역한 〈Kun Park/Kyu Hwa Chung: Wanderer zwischen zwei Welten Mirok Li, EOS 2015(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슈잔 슐리허, 탄츠 테아트-전통과 자유, 범우사 2006〉. 〈이미륵, 압록강은 흐른다, 살림 2015〉, 근간으로는 〈한스 마이어, 리듬, 이로 출판문화공간 2025〉가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과 졸업하였고, 독일 뮌헨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신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인문과학대학장, 어학원장, 교육대학원장과 이미륵박사 기념사업회를 설립하여 초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독ㆍ한 자연주의문학의 비교연구: 독문〉,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 〈이미륵 찾아 40년, 범우사 2012〉가 있고, 공저로는 〈독문학용어사전〉, 〈재외한인작가연구〉, 〈한국의 독일문학수용 100년〉, 〈Deutschland, Korea - geteilt, vereint〉, 〈이미륵 평전, 범우사 2010〉, 〈Wanderer zwischenzwei Welten Mirok Li〉등이 있고, 번역서는 〈이미륵, 압록강은 흐른다, 범우사〉, 〈이미륵,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 범우사〉, 〈이미륵, 이야기, 범우사〉등 다수가 있다.
목차
- 프롤로그 : 105년 만의 귀환
하늘길 동행
떠난자의 운명은 떠나온 그 자리로 돌아왔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초판 서문
제1장 출생과 성장
점지된 아들, 미륵
부드러운 남풍의 기억
허공의 바람벽에 서다
제2장 망명 생활의 시작
격동의 혼돈 속으로
상해에서의 망명 생활
제3장 독일에서의 유학 생활
고독한 이방인
자기성찰의 시간
뷔르츠부르크 의과대학 시절
안개비에 젖은 도시, 하이델베르크
회색 도시, 뮌헨
〈한국의 문제〉
회류回流하는 강, 이자르
인식의 자유, 그 신비의 재생력
제4장 작가 생활
슈바빙의 보헤미안
첫 산행
도덕적 선善의 한 단상을 이야기하다
겨울의 시린 날들을 견디고 나니 봄꽃 인연이 오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
지식을 표상하다
서양문명의 이율배반적 사고를 비판하다
'한국적인 것'을 회고하다!
기독교와 유물론
이질異質과 공감共感의 미학
순수한 인간 영혼의 한 초상 - 수심에 잠긴 아이
단편 〈수암과 미륵〉 - 1935년
언어를 향한 파토스
새로운 마음의 통로가 열리다
제5장 문학의 세계관적 전략으로 ‘순수’를 이야기하다
그래펠핑에서의 새로운 삶
산행
어린시절의 회상 - 유년의 기억 회로에 담긴 역사적 변화의 타격을 표상화
제6장 백장미의 고결한 순교자, 쿠르트 후버를 추모하다
첫 만남
운명적 재회
고결한 백장미의 혼魂
고결한 영웅의 죽음은 고독했다
제7장 순수의 초상 ‘압록강은 흐른다’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탈고하다
무위의 카오스
안궁安窮의 생 철학
‘푸른 압록강’의 기적寄蹟
〈압록강은 흐른다〉의 작품분석의 변辯 - 순수의 초상을 세우다
한국, 한국문화, 한국인을 동경한 독일인들
제8장 사라진 원고의 비밀
이별, 그리고 의혹의 밑 마음
단편, 아들을 위한 투쟁 - 어느 한국 어머니의 이야기
서양으로 향한 길
무제無題...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
제9장 동양 철학교수로서의 마지막 생
새로운 만남, - 인연은 숙명의 바람결 진동으로 온다!
동양인 동양학자 이미륵과 서양인 동양학자 해니쉬의 만남
동양의 중도中道 사상 - 무성향ㆍ비 당파성
한국어 강의 - 소리 언어의 자유로운 확장성을 알리다
한국 '이야기' - 평화와 자유의 사회적 공감을 코드화하다
맹자의 위대한 실천교육의 철학을 펼치다
동양적 ‘시상詩想’의 경험미학
위대한 동양사상의 초석, 논어로 대화하다
무상無常의 단면, 마지막 생의 스케치
제10장 찬란히 아름다운 죽음
마지막 산행
죽음의 푸른 강 저 너머로
아름다운 생이여! 찬란한 더 아름다운 죽음이여!
그 후로도 오랫동안...... 그를 기리며
〈무던이〉의 슬픈 사랑 이야기
제11장 영혼의 귀환, 저편과 이편을 잇는 가교를 세우다
오랜 이별, 그리고 슬픈 해후의 이야기
〈압록강은 흐른다〉 한국의 이야기로 귀향하다!
애국지사 이의경의 105년 만의 귀환, 떠난자의 운명을 완성하다!
제12장 정규화 자료 수집 40년, 증언자들을 회고하며
책 속으로
〈독일 독자들의 신문 기고문〉
“소설 〈압록강은 흐른다〉를 통해 우리는 위대한 승리를 거둔 수 천 년 오랜 문화를 지닌 먼 낯선 나라의 전통과 생활방식을 아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깊은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더 강한 것 혹은 더 영속적인 것보다는 평화로움과 순결함, 그리고 ‘선’에 대한 강한 믿음을 우리 속에서 불러일으켰다. 이 책의 모든 행간에서 우리는 영원함에 대한 작가의 믿음이 인식이나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닌 그의 심오한 내면에서 흘러나온 것임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대륙과 바다를 견고하게 연결하여 두 세계가 결합하도록 다리를 놓아준 진정한 휴머니스트 이미륵에게 감사한다.”- 루트비히 하르팅 -
“최고의 선을 찾으려 했던 그의 삶은 순례의 여정 같은 것이었다. 그는 인간 영혼이 괴리되어 버린 작금의 세계를 다시 한번 정도에 되돌려 놓을 아르키메데스의 점을 바로 이 괴테의 나라에서 찾으려 했다. 그것은 단지 독일인의 영혼만이 아닌, 인류의 우주적인 영혼에 봉사할 수 있도록 최고의 유익한 포럼을 이 땅에 선물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 쿠르트 브렘 교수 -
우리는 밤새도록 함께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어느 날 밤 나는 이미륵에게 신神에 대해, 영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해 달라고 채근했다.
"신은 너무도 많은 수수께끼와 비밀을 지니고 있어서,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이름으로 명명하는 것을 꺼리지요. 당신 유럽인들은 너무 성급하게 그리하였지요. 당신들은 우상을 쫓고 있어요. 당신들의 은유와 체계적 사고는 너무도 광범위합니다.
당신들은 그 모든 것을 영혼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존재하는 것에 대해 이름을 붙여 애써 분별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얼굴, 하나의 손, 날갯짓, 인간의 길, 한 마리 동물의 눈 속에 있는 빛 등등 그것들은 이미 완전한 영혼이 아니던가요? 보세요, 내가 꽃을 어루만지면, 꽃은 내게로 몸을 굽히지요. 그 영혼의 시선이 다가와 내 손끝에 존재하게 되지요. 또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이 곁을 스쳐 지나가면, 내 영혼은 나의 시선 속 그 여인을 머물게 합니다. 바라봄이 없다면 곧 그녀도 없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의 영혼은 하나이면서 둘이랍니다.... ‘모든 것은 죽게 된다’고 외쳐 대는 울림 속엔 또 하나의 메아리 ‘모든 것은 살아 있다’고 울려대니까요. 그렇게 둘이 영혼의 호흡(들숨과 날숨)인 것입니다.... 신은 서양의 형상들 속에처럼 동양의 형상들 속에도 그렇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조각가들이 있어 돌과 나무로 신을 만들고, 말과 울려 퍼지는 심포니 속에, 수천의 그림 속에 신을 존재하게 하지요. 그러나 우리는 단지 향기만을 잡으려 합니다. 부처상 속의 신의 침묵, 노자의 격언 속에 깃든 그것의 가장 부드러운 향기를 말입니다. 당신들은 신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손에 무기를 들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를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신에게 기도합니다. 그래서 ‘무기를 내려 놓으라!’는 노자를 따르지요. 마치 흐르는 빛처럼 신은 우리를 위해 모든 것에 그렇게 존재하고 있으니, 구태여 영혼을 추구하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우리는 당신들처럼 신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신은 공간 속에, 시간 속에, 우리가 모르는 이름들 가운데 하나로 늘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단지 서곡일 뿐입니다. 위대한 푸가는 니르바나에서 비로소 시작하지요. 우리가 어루만지는 사물들이 우리의 영혼으로 채워질 때, 비로소 우리는 니르바나에 존재하게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신으로 충만해지게 되고, 그때 비로소 신이 우리를 어루만집니다.... 신은 무명無名이오, 도처에 있음이오, 또 어디에도 없음입니다.- 게오르크 슈나이더 -
그래펠핑에는 그 어떤 사람보다도 그의 고국 한국을 독일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했던 한 한국인이 잠들어 있습니다. 순혈주의 아시아인이자 독일 시인이기도 한 선량했던 사람, 이미륵은 아주 특별하게도 두 세계를 결합시켰습니다. 그는 외모만 보면 바이에른 레더호젠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륵은 이 지방의 사투리까지 구사할 줄 아는 바이에른 사람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명한 독일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미륵은 쿠르트 후버 교수의 진정한 친구였고, 우리 세 사람은 함께 둘러 앉아, 같은 사상, 같은 희망을 나누며 숱한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는 언제든 철학적 심연으로 빠져들 준비가 돼 있었고, 현자의 유머도 지니고 있었다. 타인에게 “얼굴을 보이게 하고” “진실을 말하는” 그는 동양 세계의 예술을 대가답게 구현했습니다.
한 젊은 독일 남자의 목소리가 미륵의 귀에 거슬리게 들려왔다. 그는 말머리에도 말끝에도 반복하여 ‘하이, 히틀러!’를 외쳤다. 그의 무미건조한 구호에 짜증이 올라온 미륵은 퉁명스럽게 한마디 말을 내뱉었다.
“도대체 히틀러가 누구요?” 그러자 그 젊은 독일인은 과장되게 놀라워하며 소리쳤다.
“아니, 히틀러가 누군지 모른단 말이오?” 미륵은 천연덕스럽게 그에게 대꾸했다.
“히틀러라니? 나는 그런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소.”
그러자 그 젊은 남자가 완전히 이성을 잃고 소리쳤다.
“아니, 당신은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왔소?”
미륵은 “독일에서 왔소.”라고 응수했다. 순간 갑판 위엔 깊은 침묵이 내려 앉았다.” - 프란츠 티어펠더 -
빈곤한 삶이 오히려 미륵이 진정으로 원했던 ‘정신적인 것’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었다. 운명은 늘 그렇듯 선명한 노선을 드러내지 않고, 단지 아주 사소한 동기부여만을 넌지시 길 위에 올려 놓아줄 뿐이다. 그래서 운명은 늘 우리 인간이 선택하는 무엇으로 결정된다.
지식은 인간 삶에 유용하다. 그러나 지식의 진정한 가치는 진리의 세계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도록 매 순간 각성하고 사유할 수 있는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있다. 감각을 초월한 숭고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마음의 지경에 이르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참지식인이 된다.
절대 순수의 세계란 오직 사랑만이 존재하는 이상세계이다. 그것은 천공을 통해 직녀를 애타게 바라보고 그리워하는 정의 세계이고, 또 그 천공을 통해 어머니를, 그리고 고향을 바라보고자 했을 작가 자신의 사무치게 그리운 정의 세계이기도 하다. 의경의 지독한 이별의 슬픔이 견우가 그렇듯 언젠가 만나게 될 가슴 벅찬 해후의 날을 기다리며 밤새도록 목청 끊어지도록 불러댔을 침묵의 소야곡으로 한껏 차오른 그의 수심을 토해 내고 있다.
출판사 서평
〈압록강은 흐른다〉의 재독 작가 이의경(미륵) 애국지사, 105년 만의 귀환!
이의경(미륵) 애국지사는 105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하셨다. 필자는 이의경 애국지사의 유해봉환길에 동행하게 되었다. 2024년 11월 15일, 정부를 대표하는 보훈부 직원들이 지극히 정중하고 세심한 손길로 이의경 애국지사의 유해를 봉함하여 뮌헨발 인천행 루프트한자 비행기에서 배려해 준 특별한 공간에 모셨다. 비행기가 굉음을 쏟아내며 빠른 가속으로 뮌헨 하늘 위로 솟아오르자, 해넘이에 반쯤 걸린 태양과 그 주변으로 넓게 펼쳐진 붉은 노을 띠가 한눈에 들어왔다. 창가의 비좁은 자리에 꼼짝없이 앉아 장면들을 그리다가 틈틈이 혼절하듯 선잠을 오가며 자다 깨기를 수 차례 반복하고 일어나보니 비행기는 어느덧 서해 앞 바다에 떠 있었다. 선잠의 미몽이었는지, 아니면 의도적인 상상이었는지 창가에 맺힌 이슬에 반사된 이미륵 박사의 빈 시선을 본 듯하기도 하고, 그의 꾹 다문 입술 사이로 탄식의 일성이 울려 나오는 것을 들은 것 같기도 했다. ‘고향을 떠났던 어머니의 하나밖에 없는 귀한 아들, 이제야 집으로 돌아왔구나. 한 줌 유해로!’(하늘길 동행에서)
이의경은 경성의전에 재학하면서 1919년 3ㆍ1 항일운동 참가했고, 이후 새롭게 결성된 독립운동단체 ‘대한청년외교단’에 적극 가담하여 활동하던 중 일본 경찰에 쫓겨 상해로 건너가 ‘대한적십자대대원’으로 활약하다가, 1920년 5월 독일로 망명해 유학 생활을 시작했다. 망명해서도 1927년 2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하는 세계 피압박민족결의대회에 이의경, 김법린, 이극노와 함께 한국대표로 참가하여 애국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1950년 3월 20일 위암으로 51세의 일기로 뮌헨 근교 그래펠핑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1919년 11월 일경에 쫓겨 차가운 압록강을 건너 낯선 땅 독일로 떠났던 그는 2024년 11월 17일 대전 현충원 제7묘역 옛 애국 동지들 곁에 묻히면서 비로소 떠난 자의 운명을 마무리하고 자유로운 빈 몸으로 돌아와 진정한 영면에 들었다.
이 책은 극심한 정신적 혼돈에 빠져 있었던 전후 독일인들에게 인간적 휴머니즘을 새롭게 재건하도록 ‘동양의 인仁 사상’이라는 영혼의 씨앗을 심어주었던 작가이자 철학자였던 한국인 ‘이미륵의 총체적 생 이야기’이다. 1946년, 작가 이미륵의 독문소설 《Der Yalu fließt. 압록강은 흐른다》가 뮌헨의 피퍼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을 때 독일 전역의 신문사들은 일제히 찬사를 쏟아냈고, 주요 잡지의 여론조사에서 “올해 가장 훌륭한 독일어로 씌여진 책은 외국인에 의해 발표되었는데, 그가 바로 이미륵이다”는 기사를 발표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히틀러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독일 사람들은 폐허더미 속에서 몰락과 실향의 지독한 상실감에 빠져들었다. 이미륵의 소설은 치명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던 독일인들에게 순수한 영혼에 대한 동경과 이상향을 회복시켜 주는 푸른 기적을 일으켰다.
이미륵은 모든 인간 영혼의 가장 깊숙한 일 숨의 호흡에서 솟구쳐 오르는 원천적 ‘생’의 리듬을 인지했던 진정한 예술가이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본원적 리듬을 깨뜨리는 그 어떤 당파적 성향도 허용하지 않았던 인간 정신의 절대적 자유를 신봉했던 철학자이며, 실천적 행동가이다. 독일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된 이미륵의 ‘완전한 인간’이라는 초상은 ‘정신적인 모든 것을 호흡하고자 했던’ 절대 자유인 이미륵에 대한 회상이다. 이미륵은 독일 사람들로부터 진정한 휴머니스트 ‘완전한 인간’이라는 찬사를 얻었고, 오랫동안 그들의 기억 속에서 회고되었다.
독일에서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오르다
전승국들에 의해 분단된 두 개의 독일은 정치 · 경제 · 교육 등 문화 전반에 걸친 혁신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독일 전체를 통치하는 권한을 갖게 된 점령군들은 그들의 간섭으로 자칫 독일 재건의 주체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각성했던 것은 특히 문학인 그룹이었다. 나치의 문화정책에서 주요 탄압의 대상이 되었던 〈독일 작가 보호 연맹 Der Schutzverband Deutscher Schriftsteller〉은 독일 문학의 당면문제와 그것의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우선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지난 반세기 독일 문학의 성과를 검토하고, 시대적 정치적 대 변동의 과정에서 어느 쪽으로든 치우칠 수밖에 없었던 성향을 회고해 보는 자기성찰을 시도해 보기로 하였다. 토마스 만 Thomas Mann이 회장이었던 〈독일 작가 보호 연맹〉은 대략 서른 명의 작가들에게 세 개의 질의로 압축된 공고문이 작성되었고, 그것은 이미륵에게도 전달되었다. 이에 대한 답변으로 작가 이미륵은 동양의 ‘중도 사상’을 역설했다.
“전 세계의 문학 전반에 있어서 우리 작가들은 순수예술의 입장에서 ‘치우침이 없도록 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종교적, 철학적 혹은 정치적 목적에 치우친 내용의 글들과 시들은 순수한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만다. 비 당파성과 무 성향성 속에서 우리는 작가들의 순수한 의무여야 할 ‘현세적인 형식’ 속에서 리듬과 울림을 만들어 내는 모든 정령의 호흡을 느껴야 한다.”
이미륵의 작가적 견해를 피력하는 글은 다른 작가들의 글과 함께 1948년 문인 잡지 ‘슈리프트슈텔러 Der Schriftsteller 6/7호’에 게재되었다. 나치의 난폭했던 당파성과 그것의 몰락을 직접 목격했던 이미륵은 그것의 근본적인 단절을 위한 ‘무 성향’을 강조했고, 그 각각의 개념들을 현실적 혹은 실제적 영역보다는 철학적 정신 영역에서 모든 정신적인 것과 그 정신적인 것을 자율적으로 조절하여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 내는 원동력인 원초적 순수 리듬을 스스로 재생하고, 그것의 지속성을 가능하게 하는 ‘울림’의 진동을 내재화시키고자 했다. 말하자면 이미륵은 ‘현세’에서 인간 스스로 ‘살아있음의 숨’을 느끼게 하는 지극히 예술 본원의 세계로 복귀할 것을 강조하였다. 현재 세계는 마치 전쟁과도 같은 혼란 속에서 방향을 잃고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습니다. 이러한 극심한 정신적 혼돈의 시기에, 이미륵 박사는 독일인들에게 인간적 휴머니즘을 새롭게 재건하도록 ‘동양의 인(仁) 사상’이라는 영혼의 씨앗을 심어주었습니다. 그의 사상과 발자취를 담아 엮어 놓은 〈이미륵 평전〉이 지금의 대혼란의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우리에게 “본래의 우리다움”을 깨닫게 하는 기억의 스펙트럼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합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73440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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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25년 03월 20일 |
쪽수 | 432쪽 |
크기 |
152 * 225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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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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