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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안재구

사형수가 된 수학자
안영민 저자(글)
내일을여는책 · 2025년 0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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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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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끝나지 않은, 자주·민주·통일의 길
= 부자 관계를 넘어 동지 관계로 승화된 두 사람의 이야기
통일운동가이자 수학자인 ‘남민전’ 무기수, 고 안재구 교수의 평전이다. 저자가 2024년 1월부터 매주 통일뉴스에 ‘아버지 안재구’란 제목으로 1년간 연재한 글을 묶었다. 아들이자 통일운동의 동지로서, 또 후배 전사로서 지켜본 아버지의 삶과 투쟁을 기록했다.
책은 안재구 교수가 자신의 소년기와 청년기를 담아 2013년 펴낸 회고록 《끝나지 않은 길》 이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저자는 치매로 기억을 점점 잃어가던 아버지와 힘겨운 구술작업을 계속하여 방대한 원고를 완성했다. 80여 년 격동의 현대사 가운데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던 사건들을 생생한 증언과 함께 입체적으로 되살려냈다. 저자는 엄혹한 시절 변혁운동에 투신한 이들, 또 그 가족들이 겪은 고뇌와 고초까지 절제된 필치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픈 가족사와 민족사, 미시사와 거시사가 맞물리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한 편의 압축 현대사다.

작가정보

저자(글) 안영민

아버지 안재구와 어머니 장수향의 2남 2녀 중 막내로 대구에서 태어났다. 1976년 2월 아버지가 경북대 수학과에서 ‘국가관 미확립’ ‘학생운동에 동정적’이라는 이유로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된 뒤, 1977년 여름에 가족이 서울로 이사했다. 1979년 10월 ‘남민전’ 사건이 터질 때 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간첩 자식’이라는 냉대와 무기수로 감옥에 있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속에 청소년기를 보냈다. 1987년 3월 아버지처럼 수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경북대 수학과에 입학했지만, 그해 6월항쟁을 겪으면서 수학 공부와 학생운동 사이에서 방황을 시작했다. 민중들의 거센 투쟁으로 1988년 12월에 양심수 석방이 이루어지고, 아버지도 대구교도소에서 석방됐다. 이 과정에서 학생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하고, 1991년 경북대 총학생회장과 대경총련 의장, 전대협 중앙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3년간 수배 생활을 하다 김영삼 정부의 수배 해제 조치로 1994년 3월에 복학했다. 하지만 그해 6월에 터진 ‘구국전위’ 사건으로 아버지와 함께 구속됐다. 1996년 10월 석방된 뒤 1998년 〈말〉지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0년 6.15 공동선언으로 남북화해 국면이 열리자 2001년 ‘남북이 함께하는 통일언론’을 표방하며 창간된 〈민족21〉에 참여했다. 북을 10여 차례 방문하고 편집국장과 대표이사를 맡아 왕성하게 활동했다. 2011년 7월 〈민족21〉 사건으로 국정원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국정원은 안재구, 안영민의 ‘부자 간첩단 사건’을 기획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2018년 7월에 집행유예로 7년간의 재판이 최종 마무리됐다. 2020년 7월 8일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다시 사회운동에 복귀했고, 현재 사단법인 평화의길 이사장, 전대협동우회 회장, 경북대 민주동문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말〉지와 〈민족21〉의 기자로 일하면서 쓴 책으로 《아버지, 당신은 산입니다》, 《행동하는 양심》, 《행복한 통일 이야기》가 있다.

작가의 말

2024년 1월부터 1년간 매주 통일뉴스에 ‘아버지 안재구’란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묶어 책으로 내게 됐습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지 5년 만입니다. 아버지를 곁에서 병간호하며 나눈 이야기들을 조금씩 메모해 온 시간으로 보자면 근 10년이 걸렸습니다.
이 책은 아버지에 대한 저의 회상기일 수도 있고, 간병기일 수도, 사부곡일 수도 있습니다. 곁에서 본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도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던 생의 순간들…. 할아버지 안병희와 밀양의 할배 할매들과 벗들, 학문의 스승인 박정기 교수님과 경북대 수학과, 평생의 혁명동지 이재문과 여정남, 그리고 생의 마지막까지 사랑하고 고마워했던 아내 장수향과 잊지 못할 아우 안용웅…. 아버지와 그분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제 마음속에 자리 잡은 늘 푸르른 산과 같은 아버지의 존재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식민과 해방, 전쟁과 분단, 그리고 청춘과 학문, 민주와 통일의 현대사가 오롯이 담긴 아버지의 생애를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자니 부족한 게 많습니다. 아버지의 올곧은 한생은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산맥과 같았고, 변혁적 삶은 제가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파란만장하고 장엄했습니다. 그렇지만 누가 대신 정리해 줄 수는 없기에 때로는 동지로서 아버지의 사상과 실천에 몰두했고, 때로는 아들로서 아버지가 걸어온 삶의 길 속으로 몰입해 들어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들이자 동지로서 지켜본 ‘안재구’의 특별한 평전이라 할 것입니다.

목차

  • 책을 내며 늘 푸르른 산과 같은 존재
    프롤로그 망각(忘却)의 감옥

    1장 아내 장수향
    01 미안하단 말도 못 하고 떠나보낸 사람 02 잊지 못할 남편의 제자
    03 1979년 추석, 그리고 ‘남민전’ 04 “안재구, 사형!”
    05 세계 수학자들의 구명운동 06 이별보다 더 큰 고통
    07 특별한 ‘가족여행’ 08 마침내 감옥 문이 열리다
    09 ‘구국전위’와 두 번째 무기징역 10 끝나지 않은 잔인한 세월

    2장 할아버지 안병희
    01 지조와 절개 02 항일혁명의 한길
    03 가짜 해방 04 독서회와 벽보 투쟁
    05 퇴학과 구금 06 소년선전대
    07 도동의 외가로 피신하다 08 2.7 구국투쟁과 입산
    09 간부 훈련을 마치고 ‘레포’가 되다 10 ‘선’이 끊기고 홀로 남다
    11 열여섯 살 ‘아기선생’이 되다 12 전쟁으로 찢긴 겨레
    13 마지막 유훈

    3장 경북대 수학과
    01 전쟁의 한가운데서 대학생이 되다 02 학문의 참스승을 만나다
    03 한국 수학계의 거목 박정기 교수 04 경북대 대학원 수학교실
    05 아버지를 살려낸 〈경북 매스매티컬 저널〉
    06 18년간 몸담았던 강단에서 쫓겨나다

    4장 이재문과 여정남
    01 인생의 변곡점이 된 4.19 02 교원노조와 5.16 쿠데타
    03 평생의 ‘혁명동지’를 만나다 04 6.3 투쟁과 1차 인혁당 사건
    05 이재문을 통해 여정남을 소개받다 06 통혁당 사건과 이종 매부 이문규
    07 와룡산 염소농장 아지트 08 ‘후퇴’인가, ‘전진’인가
    09 민청학련과 인혁당 재건위 사건 10 남민전의 닻을 올리다
    11 왜 ‘당’이 아닌 ‘전선’이었나? 12 짧았던 전성기, 뒤이어 닥친 위기
    13 목숨 건 투쟁의 마지막 순간 14 조국의 대지 위에 떨어진 별
    15 남민전의 길이 현실이 되다

    5장 아버지와 나
    01 ‘대를 이은 빨갱이 부자’ 02 수학이냐, 학생운동이냐
    03 아들을 ‘인질’로 아버지를 협박한 자들 04 구국전위 사건은 어떻게 조작됐나?
    05 다시 덧씌운 ‘간첩’ 혐의 06 국정원의 헛발질로 끝난 〈민족21〉 사건
    07 끝나지 않은 길

    에필로그 “입에 말아 넣으시오”
    연표

책 속으로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 4남매도 점차 성장해 나갔다. (중략) 아버지 없이 지내야 했던 가난하고 외로운 시절이었지만 돌아보면 다들 꿋꿋하게 살아냈다. 감옥에서 부친 봉함엽서 가득 빽빽한 아버지의 글이 힘이 됐고, 방학마다 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길이 위로가 됐다.
[1장 아내 장수향] 67~68p

아버지가 기억하는 해방은 이처럼 신나는 세상이었다. 해방은 모두에게 새 나라 건설의 희망을 심어주었다. 억눌리고 핍박받던 이들에게 해방은 일제로부터의 해방임과 동시에 봉건적 속박에서 벗어나 새 나라의 주인으로 일어서는 일이었다. 증조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일러준 그 나라는 바로 ‘조선 사람이 주인인 나라’이고,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모두가 평등한 나라’였다.
[2장 할아버지 안병희] 109~110p

나는 아버지의 삶을 돌이켜 볼 때마다, 한 인간이 어떻게 하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그토록 빈틈없이 쓸 수 있을까 궁금했다. 아버지의 하루는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이 아닌가 싶었다. (중략) 어떤 신념과 확신이 자신을 그런 정도로까지 단련시킬 수 있을까. 인간은 목표가 확고하고 사상이 투철하다면 자신을 불가능의 수준으로까지도 끌어올릴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나는 아버지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3장 경북대 수학과] 263p

아버지는 이재문 선생과 남쪽 변혁운동의 본질과 성격에 대해 많이 토론했다. 아버지는 남쪽에 진주한 미군이 친일파를 앞세워 인민들의 자주적인 국가 건설을 짓밟고, 전쟁과 분단을 통해 남쪽을 신식민지로 만든 게 우리 민족이 처한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쪽에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정권을 세우고, 이 정권이 북쪽과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게 우리 운동의 목표라고 보았다. 이 점에서 아버지와 이재문 선생은 의견이 일치했다.
[4장 이재문과 여정남] 315p

아버지와 나의 관계가 단지 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 갇힌 관계였다면 아버지의 존재가 내게는 뛰어넘을 수 없는 벽으로만 남았을 것이다. 회한과 원망으로 평생 아버지를 대했을지도 모른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을 것이다. 그 벽을 부수고 내게 다가온 것은 아버지를 묶고 있는 역사였다. 1980년 5월의 광주가 그랬고, 1987년 6월의 거리가 그랬다. 나는 자연스럽게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그 역사의 무게를 나도 함께 감당하겠다고 결심한 순간, 비로소 나는 아버지의 삶 속으로 한발 한발 다가설 수 있었다.
[5장 아버지와 나] 419~420p

출판사 서평

= 조국의 대지 위에 떨어진 별들
=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전사들, 가장 치열했던 그들의 투쟁

기나긴 세월, 분단과 독재에 맞서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사들이 있다. 민족해방투쟁의 제단에 기꺼이 목숨을 내놓았던 소수의 ‘전위’들이다. 《아버지 안재구》에는 ‘애국애족’이 전부였던 이들의 순정한 마음, 그 투명한 단심이 절절하게 그려져 있다. 특히 한때 ‘한국의 모스크바’, ‘진보의 성지’로 불리던 대구 지역 변혁운동의 흐름과 혁신계 운동가들의 치열한 투쟁이 상세히 담겨 있다.
지금은 어떤가. 여전히 통일은 요원하고 민주주의는 불안정하다. 역사를 뒤로 돌리려는 세력들은 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며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위태로울 때마다 이 땅의 대중들은 광장에 뛰쳐나와 민주주의를 외쳐 왔다. 지난날 식민지 권력과 독재정권에 맞섰던 이들로부터 계승되며 확장되어 온 전통이다.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원하는 진실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진보와 퇴보를 거듭하며 갈 짓자 행보를 보이는 것 같아도, 역사는 이렇게 천천히 전진해 가는 중이다. 《아버지 안재구》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 투쟁의 길에, 자주·민주·통일의 이 길에 모두 함께하자고 조용히 말 건네는 책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77468757
발행(출시)일자 2025년 03월 17일
쪽수 496쪽
크기
146 * 200 * 30 mm / 726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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