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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2025년 봄호 207호)

창작과비평사 · 2025년 0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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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계엄 사태와 갈수록 극으로 치닫는 극우세력의 집결과 반민주적 행태 앞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과 열망은 더 깊어져간다. 그러나 한국의 깨어 있는 시민들은 놀라운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주었다. 형형색색의 응원봉으로 이어진 촛불의 힘은 다시금 그 저력을 확인하게 했다. 본지 편집위원인 백민정은 자기규율과 자기통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조명하면서 “이제 촛불시민의 꺼지지 않는 등불이 민주와 평화의 심지로 타올라 세상을 밝히고 있다”(「책머리에」)며 드리운 어둠을 걷어내고 새로운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촛불혁명의 힘찬 진화를 이야기한다.
『창작과비평』 2025년 봄호 특집은 ‘K민주주의의 약진’이라는 주제로 세계정치사에 새로운 모범이 될 K민주주의를 다각도에서 다룬다. ‘변혁적 중도’로 열어갈 새시대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2030 여성들이 주축이 된 광장의 모습을 돌아보는 한편, 보수의 뿌리와 끈질긴 반민중성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서구 민주주의를 넘어설 대안을 제시하는 김대중사상의 핵심 등을 흥미진진하게 살핀다. 트럼프 2기를 맞아 창조적 대응을 논한 ‘대화’도 긴요하다. ‘논단’에서는 내란 이후 한국경제 상황을 점검하며, ‘현장’에서는 최근 이슈인 인권위 실태를 살펴본다. 시·소설 신작과 ‘문학평론’ 역시 우리 사유와 감각을 일깨운다. 새로운 산문 기획 ‘내 삶을 돌본 것’이 시작되었으며, 안현미 시인을 인터뷰한 작가조명 역시 풍성함을 더한다. 촛불시민의 꺼지지 않는 빛을 믿으며 새봄을 맞이한다.

목차

  • [창작과 비평(2025년 봄호 207호) 목차]

    책머리에
    빛의 서사로 써나갈 새로운 질서 / 백민정

    특집 K민주주의의 약진
    백낙청 /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김소라 / 연대로 확장된 광장과 민주주의
    한홍구 / 한국의 보수는 왜 민주주의와 접속하지 못하는가
    이남주 / 김대중사상과 K민주주의 ‘변혁적 중도’의 시각에서 (K담론을 모색한다 5)

    대화
    돌아온 트럼프, 다자주의로 돌파하자
    / 김준형 김창수 최배근

    논단
    이동진 / 내란 이후 한국경제의 과제

    현장
    홍성수 / 수렁에 빠진 인권위, 다시 세워야 한다

    촌평
    김용휘 / 백낙청 외 『세계적 K사상을 위하여』
    심인보 / 검찰연구모임 리셋 『검사의 탄생』
    조형근 / 이관후 『압축 소멸 사회』
    류신 / 석영중 『눈 뇌 문학』
    김요섭 / 일란 파페 『팔레스타인 종족 청소』
    최지인 / 이승윤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김유태 / 올가 토카르추크 『기묘한 이야기들』

    산문
    조효제 / ‘수무드’가 가르쳐준 희망 (내 삶을 돌본 것 1)


    고재종 / 걷는 사람 외
    권민경 / 꼬뮌이 뭐예요? 외
    김행숙 / 12월 3일부터 외
    손택수 / 무등산 봄까치풀 외
    송희지 / 농장 외
    신미나 / 춘련 외
    이실비 / 담금질 외
    이원 / 잠봉뵈르가 말하기를 외
    이현호 / 눈 내리는 오독 외
    정호승 / 패배에 대하여 외
    조해주 / 눈빛 보내기 외
    최현우 / 숲과 숨 외

    소설
    김유나 / 물이 가는 곳
    임솔아 / 금빛 베드 러너
    임 현 /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황정은 / 문제없는, 하루

    문학평론
    유희석 / ‘우리 것다운’ 문학을 향한 사랑과 헌신 『역사 앞에 선 한국문학』을 읽고
    김미정 / 나를 쓰는 일은 어떻게 너를 쓰는 일이 되는가

    작가조명
    안현미 시집 『미래의 하양』
    김중일 / 하양 미래를 만나고 왔습니다

    문학초점 이 계절에 주목할 신간들
    조대한 / 시에 이르는 두 갈래의 길
    김주원 / 불확실한 세계에 던지는 소설의 질문
    성현아 / 미래를 꿈꾸는 서정시는 현재의 삶을 구할 수 있는가

    제23회 대산대학문학상 발표

    창비의 새책
    독자의 목소리

출판사 서평

[특집] K민주주의의 약진 -----------------------------------------------------------------------------
이번호 특집 ‘K민주주의의 약진’은 내란 폭력의 깊은 어둠을 뒤로하고 빛으로 열어갈 새시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백낙청은 윤석열정부의 등장이라는 ‘변칙적 사태’를 겪으면서도 촛불혁명이 진화해왔음을 실감나게 들려준다. 세대와 계층을 아우른 촛불의 놀라운 행보에도 이에 부응할 새로운 사상이 부재함을 지적하며, 한반도 체제변혁과 중도세력의 확장을 도모하는 ‘변혁적 중도’를 그 답으로 제시한다. 실용을 중시하는 자세와도 맞닿아 있으며,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위기에 처한 오늘날 세계사적 의미를 지닌 ‘변혁적 중도’의 사유가 빛난다. 이어지는 김소라의 글을 통해 촛불광장에서 빚어진 연대와 배려의 민주주의를 만날 수 있다. 광장에 새로운 희망을 불러온 2030 여성들의 활약상을 조명하며, 타인과 함께하는 세상의 모습을 꿈꾸게 한다. 폭동의 전조를 보여준 이전의 혐오 양상을 살펴 사회적 불만을 약자에 대한 공격으로 드러내는 연결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결말의 메시지도 긴요하다. 한홍구는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한 한국 보수세력이 지금껏 민주주의와 접속하지 못한 이유를 백여년 역사에서 역동적으로 그려낸다. 강자에 굴복해 이득을 취해온 행태를 꼬집으며 어떤 대화와 타협도 학습하지 못하며 생존해온 보수세력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분석한다. 그동안 보수세력이 쌓아오지 못한 경험으로서 사회적 죽음에 대한 ‘애도’를 조명한 것도 예리한 성찰을 전한다. 이남주의 글은 ‘K담론을 모색한다’ 연속기획의 다섯번째 편으로, ‘변혁적 중도’의 관점에서 김대중사상을 논한다. 시장경제와 남북관계를 민주주의의 진전과 연동해서 사유한 김대중의 선구적 통찰을 소개한다. 숱한 고난 속에서도 민중에 대한 신의를 잃지 않았으며 지난 촛불시위를 평화가 유지된 직접민주주의로 평가했던 김대중의 발언을 통해, 한국 민주시민의 잠재력이 세계 속에서 하나의 희망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대화] 돌아온 트럼프, 다자주의로 돌파하자 ---------------------------------------------------------
이번호 대화는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김창수의 사회로 국회의원 김준형과 경제학자 최배근이 참여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와 변화하는 세계질서에 한국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두고 밀도있는 토론을 벌였다. 트럼프는 철저하게 자국의 이익만 쫓는 ‘미국 우선주의’ 전략을 내세우며 긴장과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미중경쟁 악화는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우리에게 난제로 다가온다. 대담자들은 새 정부가 우리의 민주적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의 전략적 자율성을 높여, 돌아온 트럼프시대를 다자주의로 돌파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G10 구성, 반(反)관세 연대 등 다자주의 협의체의 현실적 방안도 논해 구체성을 더한다.

논단ㆍ현장 --------------------------------------------------------------------------------------------
논단에서는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동진의 글을 통해 한국경제를 진단하고 당면한 과제를 점검한다. 글에서는 2023년부터 내수위축에 따른 경기침체가 심각했는데, 지난 12‧3 계엄 이후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악화되었다고 우려한다. 가계와 자영업자‧소상공인 부채, 금융‧외환시장 충격까지 실물경제에 타격이 이어지고 국가신용도 하락 위험도 여전함을 경고한다.
현장에서는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이자 인권법학회 회장 홍성수의 글을 통해 계엄 이후 국민 분노와 항의가 빗발친 인권위의 실태를 소개한다. 일부 인권위원들이 내란 피의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일었다. 필자는 인권위의 권위는 무엇보다 적합한 인선에 있었음을 강조하며 인권의 가치에 부합하는 인권위원 선정, 인권위의 헌법기구화, 시민의 관심을 통해 그야말로 수렁에 빠진 인권위를 바로 세우자고 역설한다.

창작: 시ㆍ소설 ----------------------------------------------------------------------------------------
이번호 창작란도 다채롭게 꾸렸다. 고재종 권민경 김행숙 손택수 송희지 신미나 이실비 이원 이현호 정호승 조해주 최현우 열두 시인의 신작시와 김유나 임솔아 임현 황정은의 단편소설로 채운다.

작가조명ㆍ문학평론ㆍ문학초점------------------------------------------------------------------------
작가조명에서는 『미래의 하양』을 출간한 안현미 시인을 초대해 김중일 시인이 인터뷰한다. 과거와 현재를 딛고 ‘고백하는’ 시인이자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노동자로 살아온 안현미가 ‘미래’를 호명하는 데까지 나아간 점을 다정하게 포착한다. ‘하양’은 사랑의 의지로 함께 쓰고 그려낼 미래의 모습, 공감하고 함께 애도하며 연대하는 사랑의 메타포라고 말한다.
유희석의 문학평론은 염무웅 평론집 『역사 앞에 선 한국문학』을 깊은 애정과 심도있는 분석으로 살펴, ‘우리 것다운 문학을 향한 사랑과 헌신’으로 풀어냈다. 염무웅의 깊은 자기성찰과 엄밀한 읽기, 비평에서 발휘되는 일깨움의 힘에 주목한다. 엄정함과 유연함과 온기가 응축되어 구현된 염무웅 평문의 힘을 면밀히 밝힌다. 김미정은 소설적 커먼즈의 가능성을 살핀다. 이주혜 소설 『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에서 주인공의 일기를 통해 소유나 권리 개념으로 식별될 수 없는, 사건과 존재의 얽힘으로서의 ‘나’의 1인칭 서사가 곧 타인의 다면성을 표현하는 열린 서사일 수 있음을 설득력있게 전한다.
신간을 엄선해서 논평하는 문학초점에서는 조대한이 남현지의 첫 시집과 최재원의 시집을, 김주원이 전지영의 첫 소설집과 김유진의 장편소설을 세심하게 살펴본다. 성현아는 서정시의 변혁성과 시의 가능성을 모색한 양경언의 비평 그리고 인아영의 비평을 탐독하여 소개한다.

산문ㆍ촌평 --------------------------------------------------------------------------------------------
독자들의 호평을 받아온 산문 기획 ‘내가 사는 곳’에 이어 이번호부터는 ‘내 삶을 돌본 것’ 연재가 진행된다. 첫 문을 연 조효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오랜 박해와 탄압에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온 삶의 자세인 ‘수무드’를 꿋꿋하고 유쾌한 의연함이라 소개한다. ‘비관과 낙관을 넘어, 함께 행동하면서 의연하게 희망을 만드는 길’, 그것이 우리 삶을 돌보며 기후위기에도 지혜롭게 대처하는 길일 것이다.
매 계절 출간되는 신간을 다루는 촌평란도 풍요롭다. K사상의 발전과 전개를 다룬 책부터 검찰개혁, 압축성장하는 한국사회, 노동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다뤘다. 문학연구서를 비롯해 이스라엘의 비판적 지식인인 일란 파페의 대표작과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올가 뚜까르쭈끄의 신작까지 주목을 요하는 신간들을 엄선하여 소개하고 논평한다.

제23회 대산대학문학상 발표 -------------------------------------------------------------------------
제23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을 소개한다. 수상자 이가인(시) 정이안(소설) 김채은(희곡) 최선재(평론)의 정진과 활약을 기대하며 축하를 보낸다. 자세한 심사평과 수상소감도 함께 찾아볼 수 있다.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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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N 12270938
발행(출시)일자 2025년 02월 28일
쪽수 508쪽
크기
152 * 225 mm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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