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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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문 안쪽에 웅크리고 있는
우리가 모르는 청년 존재에 대한 또렷한 시선
‘대학에 다니지 않는 청년들은 뭘 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학교 밖, 사회 밖 청년들의 삶을 살펴보게 되었다는 김혜원 교수는 이 책에서 사회가 부여하는 당위적 잣대에 맞지 않는 청년들의 존재를 확인하고 그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모르는 것, 모르는 존재를 이해하기보다는 위험한 것으로 여기고 낙인찍는 사회에서 고립·은둔 청년들의 찬란한 청춘은 빛나기도 전에 바래고 만다. 저자는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고립되고 은둔한 이들의 실제 이야기를 통해 이런 사회의 통념을 반박한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들은 청년들에게 시도하고 실패해볼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에서 마음의 힘을 잃은 이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이런 청년들에게 “우리는 깨어져도, 깨어진 채로 살아갈 수 있다.”라는 위로의 말을 전한다. 우리는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되는, 있는 그대로 괜찮은 사람이며, 네가 방 안으로 들어간 것은 ‘나답게’ 살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특수하고 희소한 것으로 보던 기존의 인식을 넘어, 은톨이들 역시 우리 곁의 한 사람임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저자는 말한다.
“시도하고,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청년들에게 넉넉히 제공하는 것.
‘그럴 수 있음, 그래도 됨, 그렇게 해도 손가락질 받지 않음’이
이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하고 건강하게 할지 상상해본다.”
이 책에서 저자는 회복하거나, 그러지 못한 청년들, 그들을 바라보는 부모와 주변 사람들, 이들을 지원하는 조력자들의 이야기를 한데 엮는다. 사회적 편견 속에 위기에 빠진 고립·은둔 청년들과 가족의 실제 사례를 전해 청년 개개인에게 구체성을 부여하고, 연구와 실례에 기반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접근법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고립ㆍ은둔 청년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촉구한다.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는 오해 속에 조용히 자리 잡은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여러 존재를 열린 눈으로 바라보기를 자극하는 책이다.
작가정보
PIE(파이)나다운청년들 대표, 호서대학교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교육심리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상담심리학회 및 한국상담학회 1급 전문상담자이기도 하다.
“대학에 다니지 않는 청년들은 뭘 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청년들의 삶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모두가 대학에 다니는 것도,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사회적 관계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공간에 웅크린 채 고통스러워하는 청년들을 만나게 되었다.
학교 밖, 사회 밖 청년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PIE나다운청년들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 상담』 『청소년 심리 및 상담』 등 다수의 심리, 상담 전문서를 썼다.
목차
- 추천의 말
들어가는 말 - 당신이 당신답게 살 수 있기를
1장. 우리가 모르는 청년들
학교 도서관이 제 피난처였어요
잠수의 표현법
나는 피해자예요
고립, 은둔, 니트 _ 어떻게 명명할 것인가
‘나’라는 신대륙의 발견
이런 선물 처음 받아봐요
처음으로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 곳이란 말이에요
온몸으로 표현하는 나
믿음과 믿어짐
방 안으로 숨어 든 사람들 _ 왜 고립·은둔할까 1
세 가지 ‘ㅅ’을 빼앗긴 사람들 _ 왜 고립·은둔할까 2
2장. 못나고 또한 아름다운
땀은 말리지 말고 닦아내야 한다
나에 대해 안다는 것은
어떤 청춘 _ 고립·은둔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나와 내가 속한 세상, 두 개의 세계
맞는 선택과 좋은 선택 사이에서
늪에 빠진 사람들 _ 고립·은둔에 대한 오해와 진실 2
고립·은둔이 길어질 때 _ 은톨이가, 그리고 사회가 겪는 어려움
나는 청년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다
3장. 우리는 깨어져도, 깨어진 채로 살아갈 수 있다
고요한 부모, 폭발하는 부모
숨 먼저 쉬고, 다음에 상담
다른 자리에서 바라보기 _ 은톨이 가족에게 전하는 조언 1
부모의 바람과 조바심 사이에서 _ 은톨이 가족에게 전하는 조언 2
함께 바위를 굴리다
돌아보고 둘러보고 내다보기 _ 은톨이 가족에게 전하는 조언 3
고통을 읽어주는 대화법 _ 은톨이 가족에게 전하는 조언 4
왜 제게만 이렇게 어려운 사례를 주세요
불안의 핵심을 들여다보기 _ 은톨이 가족에게 전하는 조언 5
‘실패해도 돼’를 열어주기 _ 은톨이 가족에게 전하는 조언 6
내가 고립·은둔 청년들을 돕는 이유
추천사
-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오해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 책이 반가운 이유는 당사자의 이야기를 바로 들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언론 보도와, 알지 못하는 존재들에 대한 일반의 오해를 넘어 우리 사회에 실제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창구’이자 ‘가교’이다. 당사자, 가족, 관련 실무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청년들의 다양한 모습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다리를 건너 광장에서 만날 날을 꿈꾸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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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의 시간 동안 진심을 다해 고립·은둔 문제를 마주한 결과물이자 청년들을 향한 저자의 애정 어린 공감과 응원이 담긴 책. 세상을 두려워하는 이들, 그리고 그들을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모든 이들 에게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방 안에 갇힌 청년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우리의 믿음 위에 내디뎌지는 ‘한 걸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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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내게 ‘모든 삶은 아름답고 소중하다’라는 만고의 진리를 새삼스럽게 일깨웠다. 크고 작은 범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은둔형 외톨이의 일탈로 쉽게 진단해버리는 사회에서 저자는 우리가 이들을 ‘모를 뿐’이며, 이들 모두의 삶이 아름답고 의미 있다고 역설한다. 글을 읽으며 나는 탈무드의 명언을 음미한다. “나는 나의 스승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나 나의 제자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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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은둔의 시간을 지나 만난 이 책은 과거의 나와 우리들, 그리고 현재의 은둔형 외톨이 여러분들에게 마치 스마트폰과 전자사전이 없던 시절, 우리가 의지했던 사전처럼 다가온다. 사회적 편견과 다양한 용어의 늪에서 길을 잃은 당사자들이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찾아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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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학자의 시각에서 고립·은둔 청년들을 분석하지 않는다. 같은 갈등과 연약함을 지닌 존재로서 그들을 바라보고 그들에게 공감하며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려 한다. 책에는 상처 받은 청년들의 눈빛, 감정, 호흡, 웃음, 분노, 원망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그 구체성 속에서 청년들은 일반의 단순한 오해와 편견을 벗어난다. 이 진솔한 기록은 고립·은둔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희망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믿음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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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가장 많이 만나고 제일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고립·은둔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데 참고할 만한 ‘모두의 지침서’이다. 내가 현장에서 은톨 이를 지원하며 저자의 책에서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관련 종사자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또, 많은 에피소드가 보여주듯이 가족들이 은둔 당사자의 큰 조력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은톨이 가족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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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어떤 문장이나 말이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저자는 튼튼하고 견고한 말로, 누군가의 연약한 부분을 명료하게 드러내고 따뜻하게 다독인다. 사회에서 상처받고 안으로 숨었던 시간. 이를 이미 겪은 사람들에게 책은 영양제처럼 든든한 위로가 될 것이며, 어려운 하루를 견디는 이들에게는 다시 힘을 낼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새로운 처방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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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잔잔한 감동이 이어졌다. 고립과 은둔 상태에 놓인 청년들을 온몸으로 부둥켜안고 상담하는 저자의 진정성이 독자인 내게로 오롯이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치유의 본질은 상담심리학자의 전문성만이 아니라 상담자가 내담자들에게 보내는 따스한 애정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의 끝에, ‘그들’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한다. 고립과 은둔 속에서 고통 받는 수많은 청소년, 청년을 돕고자 하는 저자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책. 우리 모두가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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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의 시간에 머물고 있는 청년들은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지금껏 이 말조차 들어주는 ‘한 사람’이 없어, 자신만의 동굴로 들어갔을지 모른다.(나를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이 책은 한 명 한 명의 청년들에게 이 한 사람이 생기고, 이로 인해 동굴을 나올 용기를 갖고 변화해가는 모습을 담은 이야기이다. 삶을 다시 시작할 수는 없지만, 지금 머물고 있는 그 자리에서 새로운 처음을 내디디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그 시작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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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고립·은둔 청년들이 어떤 이들인지, 왜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눈을 두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10년의 세월을 현장에서 은톨이 당사자들과 동고동락하며 문제를 연구해온 저자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에 켜켜이 담긴 저자의 경험과 제안들이 세상을 바꾸리라 기대한다.
책 속으로
“은톨이들은 인정받지 못하고 거절당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다. 자신이 상대에게 맞추지 않으면 대인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까 두려운 것이다. 들어가 보면, 결국 나의 특성(생각, 감정, 취향, 바람 등)이 별로 내세울 만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들에게 주장할 만하지 못하다는 지점과 연결된다. 즉, 자신에 대한 자신 없음, 나다움에 대한 불신임과 불수용이 그 안에 있는 경우가 많다.” (45쪽)
“대부분의 [고립·은둔] 청년들은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사회와 격리되어 있었고, 자신이 사회로부터 멀어져 부적절한(!) 행성처럼 떠돌고 있다는 인식이 크다. 그리고 하나같이 ‘자신만’ 고립된 생활을 했다고 여겨 자신이 ‘가장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도 하다. 이들과의 첫 만남에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도 이런 내용이다.” (69쪽)
“나에 대한 믿음은 자신을 ‘총체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내가 참 다양한 면을 지닌 존재이고 그 면들 중에는 추한 부분도 많지만 아름답고 귀한 면도 있다는 점을 아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나를 입체적으로 알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확인은 나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다. 나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에게 안전하다 여겨지는 시도들을 하며 탐색할 수 있다.” (73쪽)
“부모,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은 이들이 늘 착하고 온순해서 크게 속 썩인 적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지만 조용한 가운데 이들은 욕구를 누르고 주변 요구에 자신을 맞춰왔을 수 있다. 어떤 이는 고립·은둔자를 두고 ‘이들은 1급수에서만 살 수 있는 물고기인데 세상이 2, 3급수라서 이런 문제가 생긴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 사람들이 초경쟁사회에서 각자의 욕망을 드러내며 치고받을 때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끝까지 참고 견디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할 때 고립·은둔을 택한다.” (128쪽)
“나는 한국 사회에서 용납되기 어려운 세 가지 시옷(ㅅ)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도, 실수, 실패이다. … 우리는 시도하고, 실수하고, 실패하면서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이런 과정 없이 성취를 만들어내라는 압력을 받는다. 특히 한국 사회에는 비교적 엄격한 사회적 시계(social clock)가 존재한다. 우리는 이 시계에 맞춰 삶의 과제들을 해내야 한다. … 이런 문화에서 고립·은둔의 악순환이 야기되기 쉽다. 즉, 고립된 시간 동안 자신이 해야 할 사회적 과제는 쌓여가고, 나이에 맞지 않는 뒤늦은 과제를 하는 데 점점 더 많은 노력과 용기가 필요해진다. 새로운 시작, 즉 시도해보고 실수하고 실패한 뒤 다시 시작하는 세 개의 시옷에 대해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138~139쪽)
“고립·은둔 청년들은 믿을 수 있는 사람 앞에서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관계의 욕구를 분명히 드러낸다. 말하자면 사람과의 관계를 원하지만 원한다고 말하지도 못하는, 즉 관계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상태라고 이해하는 것이 맞다.” (162쪽)
“우리 각자는 나의 삶을 가장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고, 잘 살아내고 싶은 바람도 크다. 그러니 잘 살아낼 힘도 내 안에서 찾아낼 수 있다. 그러니 은톨이들 내면의 힘을 믿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그 사람을 뜯어고쳐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미 그 사람이 갖고 있던 고유의 특성과 색상을 선명하고 아름답게 드러내는 데 나의 힘을 보태는 것이다. … 우리는 그저 은톨이들에게 “너의 색이 있을 거다. 잘 찾아보렴.” 하고 말을 건네면 된다. 그들의 아름다운 색을 함께 볼 것을 기쁜 마음으로 기대하면서.” (208쪽)
출판사 서평
“방 안에 갇힌 청년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우리의 믿음 위에 내디뎌지는 ‘한 걸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책.”
-김태련(사단법인 아이코리아 이사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심리학 박사)
“한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가장 많이 만나온 저자의 책.
고립·은둔 청년 문제의 해답이 되어줄 모두의 지침서.”
-백희정(광주광역시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센터장)
“긴 은둔의 시간을 지나 만난 이 책은
스마트폰과 전자사전이 없던 시절 우리가 의지했던 사전 같다.”
-유승규(은둔형 외톨이 지원 단체 ‘안무서운회사’ 대표)
상처 입고 안으로 물러난 학교 밖, 사회 밖 청년들
닫힌 문 너머, 오해 속에 조용히 자리 잡은 ‘은톨이’들은 누구일까
‘사회적 시계’의 끊임없는 째깍임 속에서
강해지기도 전에 무너진 청년들 이야기
그리고 그들에게 전하는 ‘나다움’의 위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알콜 중독과 약물 중독으로 인한 사망인 절망사(deaths of despair)가 늘고 있다는 시대, 정도는 다르지만 청년들은 저마다 마음의 병을 앓는다. 더 잘살고, 더 잘되어야 한다는 세상의 기대를 떠안고 휘청이고 자책에 빠지거나, 삶의 과제들이 벅차게 느껴져 회피하거나, 불현듯 찾아오는 우울감과 의욕 저하를 경험하고 위축되기도 한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큰 경우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모든 문제와 사회적 자극을 피해 방 안에 숨기도 한다. 진학, 취업, 결혼, 승진, 노후 준비… 나이마다 주어지는 과제가 있는 한국 사회에서, 뒤처지지 말라고 압박하며 우리를 재촉하는 이 사회적 시계(Social Clock)는 청년들이 시도하고 실수하고 실패하면서 자신만의 다채로울 경험을 쌓아갈 기회를 가로막는다. 경험을 통해 나를 알고, 나다운 모습대로 스스로를 펼쳐보기도 전에 ‘나는 틀렸다, 부족하다’라고 자책하며 방 안으로 숨어 들게 만든다. 그렇게 최소 10만여 명, 많게는 최대 50~60만 명의 청년들이 지금 문 안의 세상에서 작게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다.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에서 저자 김혜원 교수는 ‘마음먹은 대로 뭐든 할 수 있는 빛나는 청춘’이라는 2030 청년들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 너머, 학교에도, 사회에도 속하지 않은 청년들, 상처 받은 마음을 안고 방 안에 머물러 있는 우리 사회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상담심리학자로서 저자는 ‘은톨이’, 즉 일반에는 은둔형 외톨이라는 표현이 흔히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으로 고립·은둔 청년이라 불리는 이들과 그 가족을 만나고, 연구자로서 이들을 살핀 경험과 통찰을 펼쳐 우리 사회 ‘청년’의 다른 모습을 독자에게 전한다.
내가 나대로도 괜찮다는 것을 믿지 못하는 이들
은둔형 외톨이, 즉 고립·은둔 청년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에게 맞는 것이 뭔지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 저자는 고립·은둔 청년들을 두고 “누구보다 자신의 색깔을 찾아 나답게 살고 싶었던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경제적 어려움, 학교폭력, 가족 관계의 위기, 기대했던 성취의 실패 등 고립·은둔을 야기하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지만, 이 모든 요인을 통합하면 결국 그 자신 그대로, ‘나다운’ 모습으로 세상에 수용되지 못한 경험이 쌓인 탓이라는 것이다. 은톨이들에게는 고립·은둔 전에는 조용하고 순응적이었고, 비교적 자기 욕구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편이었다는 평이 따른다. 위험하고, 폭력적이고, 무서운 사람들이라는 인식과는 달리,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 자신을 드러내기를 어려워한다. 은톨이들은 나 자신이 세상에서 환영받을 만한 사람인지를 거듭 고민하며 자기주장을 미루고 또 미루다가 침잠한 이들이다.
“이들은 ‘내 생각과 다르다. 나는 하고 싶지 않다.’를 말하기 어려워한다. … 자신이 상대에게 맞추지 않으면 대인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까 두려운 것이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결국 나의 특성(생각, 감정, 취향, 바람 등)이 별로 내세울 만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들에게 주장할 만하지 못하다는 지점과 연결된다. 즉, 자신에 대한 자신 없음, 나다움에 대한 불신임과 불수용이 그 안에 있는 경우가 많다.” (45쪽)
다만 좀 더 여렸던 사람들
그리고 어쩌면 나를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메시지
저자는 상담실을 찾은 여러 고립·은둔 청년들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전하며, ‘방 안에 있다’는 것 말고는 제각기 다른 삶의 장면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 다양한 고민을 끌어안고 세상과 부딪치고, 좌절하고, 숨었다가, 용기를 내 다시 밖으로 나오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학교 도서관만이 유일한 피난처였다’던 정민, 불안정한 가정 환경에서 성장하며 심각한 자살 사고를 견뎌야 했던 세호, 아버지의 기대에 따라 살며 춤추는 자아를 부정당했던 승훈, 타인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 화를 내는 것으로만 자신을 표현했던 승찬,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두려움을 숨기고 나는 피해자, 부모는 가해자라고 외치며 집 안이라는 작은 세계를 맴돌았던 수현 등… 대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은톨이들의 모습은 우리 모두 같은 갈등과 연약함을 지닌 존재임을 이해하게 한다.
“더는 그를 돕기 어렵다는 나의 말,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나의 말에 수현은 조금 주춤하는 듯했지만, 그러든 말든 내 부모가 얼마나 나쁜지 더 들어보라고 나를 채근했다. 어느 날 수현이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와달라고. 사실 내가 어느 정도는 부모 핑계를 대고 있다는 걸 안다고. 비록 어린 시절과 10여 년 전의 부모는 내게 많은 잘못을 했지만, 자퇴 후의 시간 동안 무너진 건 내 잘못이 크다고. 그리고 말을 이었다. …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어요. 이렇게 모든 게 망가진 내가 혼자 뭘 할 수 있겠어요.” 말을 마치며 수현은 눈물을 터트렸다.” (56쪽)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오해와 진실
편하기 때문에 안에 있는 것이다, 지원을 끊으면 밖으로 나올 것이다, 게임/인터넷 중독 때문에 은둔하는 것이다, 정신질환이 있는 것이다, 폭력 성향이 심한 탓이다…. 고립·은둔 청년들을 둘러싼 일반의 오해들은 문 밖으로 내디딜 이들의 ‘한 걸음’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저자는 이 하나하나의 오해를 차근히 반박하며 회복을 향한 청년들의 분투에 힘을 싣는다.
“고립·은둔 상태에 있거나 혹은 그 상태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단 하루도 편안하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매일매일 괴로웠고, 매 순간 불안했고, 언제나 세상으로 나가고 싶었고, 그런데도 꼼짝 못 하는 자신이 미치도록 밉고 한심했다고 말한다. … 우리는 먹을 것, 입을 것, 몸 누일 공간이 해결된다 해서 자동적으로 편안함과 행복을 느끼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사람 사이에서 관계를 맺고, 사랑과 인정을 받고, 성취하고 기여하며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끼는 존재이다. 고립·은둔은 바로 그 인간다움의 단절이기 때문에 그 상태가 지속되면 결코 마음 깊이 편안할 수 없다.” (164쪽)
‘~해야 한다’를 재촉하는 사회적 시계의 째깍임 속에서
한 사람이 사람들과 관계를 끊거나 좁은 생활 반경 안으로 들어가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하는 데에는 어떤 원인들이 있을까? 개인적 요인이나 가정 환경이 끼친 장기적인 영향도 있지만 한국 특유의 사회문화적 요인도 큰 몫을 한다. 저자는 개인의 주체성보다는 가족주의, 권위가 우선되는 집단주의 문화를 언급하며, 특히 ‘세 가지 시옷(ㅅ)’이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를 지적한다. 바로 시도, 실수, 실패이다. 우리는 시도해보고, 실수하고, 실패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아를 단단하게 벼릴 수 있다. 하지만 연령별 과제가 너무나 뚜렷한 한국 사회(‘사회적 시계’)에서, 많은 청년들이 쫓기고, 지치고, 무너진다.
“한국 사회에는 비교적 엄격한 사회적 시계(social clock)가 존재한다. 우리는 이 시계에 맞춰 삶의 과제들을 해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10대에는 공부’해야 하고, ‘20대에는 취업’해야 하고, ‘30대에는 결혼’해야 하고, ‘40대에는 가족’을 돌봐야 하고, ‘50대에는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 이런 문화에서 고립·은둔의 악순환이 야기되기 쉽다. 즉, 고립된 시간 동안 자신이 해야 할 사회적 과제는 쌓여가고, 나이에 맞지 않는 뒤늦은 과제를 하는 데 점점 더 많은 노력과 용기가 필요해진다.” (138~139쪽)
“교육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북유럽의 사례는 좋은 의미에서 충격적이었다. 이들 국가에서는 개인의 고유함을 무시한 맹목적인 줄 세우기를 지양한다. 또한 청소년과 청년들이 각자의 삶의 의미와 목적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허용치도 한국과 판이하게 다르다. … 특히 우리 사회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세 개의 시옷(시도, 실수, 실패)의 기회를 청년들에게 넉넉히 제공하는 것이 가장 부러웠다. ‘그럴 수 있음, 그래도 됨, 그렇게 해도 손가락질 받지 않음’이 청년들을 얼마나 자유롭게 하고 이들을 얼마나 건강하게 할지 상상할 수 있었다.” (296쪽)
느리면 느린 대로, 약하면 약한 대로
나다운 모습으로 나만의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저자는 조금 무너지더라도, 조금 연약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믿어주는 사회가, 관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고립·은둔 청년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우리 사회가 사회적 기술과 성취 능력이 큰 사람에게 호의적이며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안다. 이런 모든 제안과 응원보다, 나는 청년들이 자신의 다양한 특성을 알고 그 특성 그대로 살아갈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가지도록 돕는다. 결국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나에 대한 믿음은 자신을 ‘총체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저, 내가 참 다양한 면을 지닌 존재이고 그 면들 중에는 추한 부분도 많지만 아름답고 귀한 면도 있다는 점을 아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나를 입체적으로 알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확인은 나에게 위협적이지 않은 환경 속에서 자유롭게 시도할 수 있다. 나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에게 안전하다 여겨지는 시도들을 하며 탐색할 수 있다.” (73쪽)
사회적 부적응자, 위험한 사람들, 잠재적 범죄자… 같은 사회적 편견 속에서 더 안으로 숨어드는 이들이 자신만의 속도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저자는 우리가 모르는 이 청년들에 대해서도 시선을 돌려보자고 이야기한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청년들에게 ‘괜찮다, 다음이 있다’라고 말해주는 책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65966951 |
---|---|
발행(출시)일자 | 2025년 02월 20일 |
쪽수 | 300쪽 |
크기 |
136 * 211
* 24
mm
/ 517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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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 문을 닫은 청년들, 세상이 먼저 두드릴 차례다
💡문 밖의 세상은 언제나 정답을 강요했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 너무나도 쉽게 정답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언제 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언제 취업을 해야 하며, 언제 결혼을 해야 하는지 정해진 시간표가 있다.
하지만 이 틀에 맞지 않는 삶을 선택하는 순간, 사회는 따뜻한 격려 대신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너는 왜 그렇게 살고 있느냐’ 는 말은 질문이 아니라 비난에 가깝다.
이런 시선 앞에서 청년들은 점점 움츠러든다.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될까 봐, 한 번의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질까 봐 두려워한다.
세상은 그 두려움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노력하지 않는 태도’ 로 치부한다.
그리고 점점 더 방 안에 머물게 된 이들에게 ‘사회 부적응자’ 라는 낙인을 찍는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그들일까?
혹시 우리 사회가, 한 번의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그들을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립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선택
방 안에 웅크린 청년들은 ‘도망친 것’ 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그곳을 선택한 것이다.
부모의 기대, 친구들과의 비교, 취업 시장에서의 무력감 속에서 자신이 점점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때, 그들은 세상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그런데 사회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은둔형 외톨이는 한순간의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의 결과가 아니다.
한때 열심히 살아보려 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방향을 잃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선택한 길이다.
저자는 ‘은둔’ 이라는 단어에 담긴 수많은 오해를 바로잡는다.
이들은 단순히 세상을 포기한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사회가 그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문을 닫은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와라’ 는 강요가 아니라, 자신을 다시 믿을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시도하고,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는 권리
우리 사회는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날 기회는 줄어들고, ‘낙오자’ 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인간은 원래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존재다.
그런데도 사회는 청년들에게 단 한 번의 선택만을 허락하고, 거기서 실패하면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저자는 이런 사회 구조가 결국 청년들을 더 깊은 고립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한다.
만약 ‘괜찮아, 다시 해도 돼’ 라고 말해주는 환경이 있었다면, 많은 청년들이 지금보다는 덜 두려워했을 것이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 이다.
시험에서 떨어져도, 취업에 실패해도,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아도, 그것이 ‘끝’ 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시도하고, 실수하고, 실패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더 이상 문을 닫고 웅크릴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제 중요한 질문이 남는다.
그들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 우리는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단순히 ‘잘했다, 이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와라’ 라고 하는 것이 답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너는 있는 그대로 괜찮다’ 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청년들이 다시 세상을 마주할 용기를 내는 순간, 우리는 그들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
무엇을 하든, 어떤 길을 선택하든,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갈 수 있도록 말이다.
저자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성공’ 이 아니라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이라고 강조한다.
세상이 요구하는 모습에 맞춰야 하는 삶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삶.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이 다시 한 번 자신을 믿고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서평 요약
사회가 요구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청년들은 방 안에 웅크린다.
하지만 은둔은 나약함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올 용기를 가질 때, 실패해도 괜찮다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다소 무거운 주제인 '고립, 은둔'이라는 이야기를 담은 이 책 속에 저자는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책 속에 등장하는 사례자들은 어떠한 이유로 고립과 은둔이라는 삶을 선택하게 되었을까?
궁금하였다.
PIE(파이) 나다운 청년들 대표이자 상담자인 저자는 '대학에 다니지 않는 청년들은 뭘 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청년들의 삶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저자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 및 그들의 가족을 만나고 그들의 대화 속에서 고립과 은둔 생활을 선택한 이유와 그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라는 저서에 담아내고 있다.
1장 우리가 모르는 청년들 편에서는 고립과 은둔 생활을 하는 다수의 사례자를 통해 그들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의 힘겨움을 담고 있다.
보통 주변 사람들이 그들과의 어려움과 우려를 가지고 상담자를 찾아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의가 아닌 자의에 의해서 상담에 참여하였을 때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세상과의 단절과 고립을 선택하였기에 상담소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더라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을 사례자별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한 명 한 명의 사례자들의 사연들은 다른 듯 같은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 불화와 왕따, 학교 자퇴, 통제적이고 간섭적인 부모에 의한 뒤엉킨 자아상 형성 등 이러한 요인들이 관계적인 면에서의 어려움으로 발전하면서 '잠수'나 '회피'의 형식인 고립과 은둔 생활을 선택한 것들이.....
사례자들의 이야기를 읽던 중 한 사례자인 승훈이 부모의 억압과 통제로 오랜 시간 부정당하고 스스로 부정하는 가운데 만들어진 뒤엉킨 자아상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프로그램 참가 중 보여준 춤사위는 몸으로 말하는 '소리 없는 말'로 뭉클함을 느끼게 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은톨이들도 스스로를 포기하지 말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면 거기서부터 달라질 수 있다. (p123)
2장 못나고 또한 아름다운 편에서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체크할 수 여러 항목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가 궁금해 하는 고립과 은둔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등에 관해 알려주고 있다.
고립과 은둔은 미세한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공통점은 모두 사회적인 관계를 하지 않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며 몇 년동안 내가 택한 생활은 고립에 가까운 것같았다.
우울함과 무기력함에 타인과의 관계를 조금씩 힘들어하다 점차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게 되었던 몇 년간은 누군가의 응원이나 위로도 나에게는 그저 메아리처럼 허공에서 흩어지는 소리같았다.
그러다 서서히 주변 사람들도 지쳐 연락을 하지 않게 되고 그러한 생활이 오히려 편하기까지 하다 느껴졌다.
하지만 나에게는 일어나야하고 밖으로 나아가고 내 마음 속의 감정과 소리를 들여다보는 '감정 돌봄'을 해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건 두 아이의 엄마였기에 그들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서라도 고립의 시간을 힘들지만 이겨내야 했다.
타인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자각에 의한 탈출과 이겨냄은 또 다시 그러한 상황이 오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이 되었다.
저자의 말 중 고립과 은둔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신질환이라는 질병이 아닌 하나의 사회 현상이며 '마음의 무너짐으로 절망하는 것'이는 부분이 너무 와 닿았다.
청년들의 고립과 은둔은 사회적 문제이긴 하지만 그들을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대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알았으면 좋겠다.
저자는 고립되고 은둔하는 이들과의 대면과 비대면의 시간을 보내며 그들의 마음의 병을 알아차리고 돕고자 상담과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그리고 '괜찮지 않지만 괜찮은 듯' 생활하며 삶에 지치거나 버거워 사회적 관계에서 철수 내지 회피하는 방식을 택한 그들을 자신은 늘 응원하고 격려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 한 명 한 명을 고유의 색을 지닌 보석이라고 생각해보자. (중략) 우리는 그저 은톨이(은둔형외톨이)에게 "너의 색이 있을 거다. 잘 찾아 보렴."하고 말을 건네면 된다. 그들의 아름다운 색을 함께 볼 것을 기쁜 마음으로 기대하면서 (p208)
저자의 마음이자 그들과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 메세지를 오늘도 힘든 하루 하루를 버텨나가고 있을 모든 이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덮으면 다시금 보게 된 제목이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웅크린 마음으로 방 안에서 오늘도 어두운 빛 속에서 사람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은톨이들에게 당신들이 선택한 어쩔 수 없는 현재 삶도 존중하지만 그 시간 외롭고 어둡다는 것을 겪어본 나는 조금은 그 방황의 시간이 짧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해본다.
언제부터인가 은둔형 외톨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수면위로 떠 오르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TV등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된 은둔형 외톨이의 전형적인 모습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하루종일 방안에서 게임을 하면서 지내는 모습이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서 안으로만 웅크린 채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책을 읽으면서 은둔형 외톨이의 처지나 심리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고 지금껏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로 지난 30년동안 스스로 고립·은둔을 선택한 수 많은 청년들과 상담해 왔다.
저자는 은둔형 청년들과의 상담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이들이 은둔을 선택하게 된 개인적, 사회적인 원인등을 살펴본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은둔을 선택한 청년들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은 은둔형 외톨이들도 보통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평범했다는 점이다. 혹자는 은둔형 외톨이는 정신질환이 있거나 유전적인 성향이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애초에 은둔하기로 작정하고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은둔을 선택한 청년들은 작은 일에도 상처받고 힘들어하며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선량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여리고 착하다보니 정글같은 사회를 살아가는데 뛰어들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은둔을 하는 사람중에 학폭의 피해자는 있어도 가해자는 지금껏 한 명도 만나보지 못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고립·은둔자들은 자기 주장을 하거나 자기 욕구를 강하게 드러내기보다 관계 속에서 참고, 맞추고, 양보하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이유로 부모,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은 이들이 늘 착하고 온순해서 크게 속 썩인 적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중략)... 사람들이 초경쟁사회에서 각자의 욕망을 드러내며 치고받을 때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끝까지 참고 견디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할 때 고립·은둔을 택한다.
또한 고립·은둔자들은 게임 중독에 빠지거나 혼자서 지내는 것이 좋아서 은둔하기로 작정한 것이 아니다. 이들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과 관계를 맺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싶어한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인지라 홀로 행복할 수는 없는 존재다. 다만 여러 이유로 상처를 입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면서 용기를 잃고서는 사회로부터 숨어지내기로 작정한 것 뿐이다. 마찬가지로 게임중독도 은둔을 선택하면서 방 안에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과 게임밖에 없어서 중독이 된 것이지, 사람과의 관계보다 게임이 더 좋아서 중독이 된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들은 은둔생활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스스로 자책하면서 고통스러워한다.
고립·은둔자 상태에 있거나 혹은 그 상태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단 하루도 편안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매일매일 괴로웠고, 매 순간 불안했고, 언제나 세상으로 나가고 싶었고, 그런데도 꼼짝 못 하는 자신이 미치도록 밉고 한심했다고 말한다....(중략).... 고립·은둔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다시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까 봐’ 가장 두려워한다. 이들은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그 시간으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진저리를 친다.
그렇다면 평범했던 젊은이들이 고립·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립·은둔자를 둔 많은 부모들이 자신들의 잘못으로 아들딸이 은둔자가 된 것이 아닐까하고 자책하면서 괴로워한다 .하지만 저자는 가정적인 이유 말고도 고립·유발하는 다양한 요인들이 있다고 말한다.
가정과 가족 내 요인이 한 개인의 고립·은둔에 중요한 유발 요인, 혹은 촉진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가정 안에만 있지 않다. 당사자 개인의 기질/성격적 특성, 교우 관계, 학교 환경, 입시 경쟁, 학교 폭력, 진학/취업 스트레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 문화, 취업 전쟁등 다수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고립·은둔에 영향을 미친다.
눈여겨 보게 되는 지점은 사회의 경쟁이 심화되고 인심이 각박해질수록 고립·은둔자들은 점점 더 움츠러들고 사회에 나설 용기를 잃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세 가지 시옷(ㅅ)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시도, 실수, 실패다.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실수하며 실패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관용적인 시선도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는 오직 빠른 성취만 높이 평가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사회에서 낙오되고 실패하면 다시 올라설 기회가 없어지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큰 좌절을 안겨주고 이것이 반복되면 일부는 고립·은둔자가 될 수도 있다. 오늘 한국 사회는 고립·둔자를 오히려 양성하기 좋은 환경이 되어 버렸다.
또한 고립·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는 비단 고립·은둔자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렇게 청년들이 삶에 의미 자체를 상실하는 것은 사회가 오로지 실용적인 교육만을 중시한 까닭은 아닐까?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자아를 성찰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실질적인 교육을 했더라면 어떠했을까? 사회를 살아가는데 어려운 수학 문제보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와 같이 건강한 자아관을 갖추는 철학교육이 학교현장에서 이루어졌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학폭이나 왕따문제도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고립·은둔자가 될 요인들도 사라지지 않을까? 어쨌든 고립·은둔 문제는 우리 사회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책을 통해 사회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 챕터별 한줄 요약
1️⃣ 우리가 모르는 청년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은둔 청년들의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의 조언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2️⃣ 못나고 또한 아름다운
고립과 은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통해 사람들이 이들에게 갖는 편견이나 오해를 풀고, 은둔형외톨이로 인해 개인과 사회가 겪는 어려움을 설명한다.
3️⃣ 우리는 깨어져도, 깨어진 채로 살아갈 수 있다
고립 상태에 있는 청년들에게 가장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는 가족이다. 가족들이 어떻게 은둔 청년들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지 구체적이고 단계적으로 설명한다.
📖기억에 남는 내용
✨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내가 속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많은 것을 배우지만, ‘나’에 대한 공부는 소홀하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좋은 대학, 직업 등 기준에 맞추기 위해 열심히 달리면서도 우울하고 무력하다면, 이유도 모르고 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 한다. 세상을 위한 공부만큼 '나를 아는 공부'도 중요하다. 사회적 성취와 적응, 타인의 인정을 위해 내 만족과 행복을 잊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고려하며 삶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 나답게 살기
우리 사회는 나이별로 정해진 과제가 있다. 10대는 공부, 20대는 취업, 30대는 결혼... 이러한 사회의 기대는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들은 정상궤도에서 벗어난 사람으로 취급한다. 사회가 요구하는 속도가 아닌, 각자의 속도에 맞춰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실수하고, 마음껏 실패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되어야한다. "우리 모두는 나답게 살 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며, 나다움을 찾을수록 더 당당하고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나다운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다.
🤝 한 사람의 손길이 만드는 변화
이들은 세상에게서 지지와 수용을 받지 못해 숨어버린 사람들이다. 지금 아무도 없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단 한 명만 있다면, 그들의 세계는 완전히 달라진다. 관심과 공감, 그 두가지만 있다면 그들에게는 커다란 변화가 된다.
📖 소감
제가 취준생이여서 이 책을 읽으며 사람들의 사례에 깊은 공감이 되면서 이들과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구나를 깊게 느껴꼈습니다. 선생님의 조언이 저에게도 큰 울림과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위로와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어, 은둔형외톨이가 아니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이라면 누구나 도움이 될 책입니다.
또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아 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돕고, 더 나아가 이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하는지도 알려줍니다. 사회에서 종종 은둔과 고립을 겪는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실제로 이들은 타인에게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숨어버린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단지 세상과의 소통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며, 그저 힘든 시기를 남들보다 좀 더 모질게 겪고있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세상에 상처받아 숨어버린 이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우리가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책이 어렵지 않아 술술 읽혀서 너무 재밌게 쭉 읽었습니다!
완독하는데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들
이 책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년들, 은둔형 외톨이를 이해하고 싶은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이들을 돕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힘든 시기를 보내본 청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요소가 있는 책입니다.
고립·은둔 청년은 ‘사회 부적응자’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저러고 사나?라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던 나의 시선과 생각이 바뀌었다. 아마도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저자의 의도도 그런 부분 아닐까? 고립·은둔 청년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촉구.
우리 사회의 치부(恥部)라고 덮고 무시하고 낙인 찍기 보다 손잡고 밖으로(가장 어려운 단계 아닐까?) 인도하고 상처를 옳게 인정(認定)하고(나와 다르기 때문에 온전한(溫全) 이해는 어렵고 이해했다는 말도 거짓이다), 세상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 청년들이 10년 뒤를 상상하고 준비할 수 있길 바란다.
은둔형 외톨이들, ‘히키코모리’, ‘은톨이’는 어떤 존재일까? 방 안에 있는 있지만 없는 존재들. 니트(Neither in employment nor in education or training)라는 용어를 알게 되었다. 이것도 이분법적 판단 아닐까? 고용되어 있거나 교육중인 청년들이 전부는 아니고 그 외의 청년들은 전부 은톨이 인가?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라고 말은 하지만, 그 실패자가 나의 가족이거나 아들들 딸들일 때는 달라진다. 가정에 불화가 생긴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충분하지 않은 사회. 청년들이 받은 상처와 절망은 그들을 은톨이를 만든다. 가정과 사회가 망가진다. 가정과 사회가 망가지는 걸 막기위한 방안도 중요하겠지만 그 앞에 청년들을 두고 동행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언제나 사람이 먼저이길 바란다. 가르치려 하지 말고 듣고 기다리고 함께하자.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힘들고 지칠 때 우리가 돌아가 쉬고 싶은 곳은 결국 온기가 흐르는 사람 곁이다.”라는 구절을 읽고 나니, 힘들고 지쳐 관계를 단절해버리는 시간은 상처의 깊음, 무력함, 지쳐버린 마음이 더 거대해진 게 아닐까 생각했다.
세상과 단절을 택한 아이에게 “왜 그러냐, 이유를 모르겠다.”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말은 더 깊은 동굴 속으로 내모는 것임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어쩔 줄 몰라하는 가족들의 심정도 이해하게 된다.
은톨이들에게 기나긴 시간을 기다려 줄 ’믿음’이 가장 필요한 것을 알지만, 수많은 상황 속에서 무조건 희망을 품는 믿음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현장의 목소리도 현실적이며 공감되었다.
자신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알아가기 전에, 세상이 원하는 시계에 맞춰 살아가거나 타인의 기대에 맞춰 버티다가 세상과의 단절, 관계와의 단절을 택하는 마음은 또 얼마나 막막할 것인가. 나를 알아가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된 청년들이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만큼 가족도, 친구도, 타인을 믿지 못하게 될 때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 실패하지 않기 위해, 실수하지 않기 위해,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 안을 껍데기 삼아 숨어버리는 것. 내 안으로 들어가버리는 외로움을 택하는 게 얼마나 두렵고 힘겨운 일일지.
김혜원 교수를 찾아온 이들은 그래도 세상 안에 다시 들어가보고 싶다고 작은 용기를 내어본 친구들이겠지. 가족들에게 등떠밀려 나왔다고 해도, 그 발걸음이 용기겠지.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다리고 믿는 상담자의 역할이 꽤 경이로웠다. 나를 토해내는 경험, 기다려지는 경험, 그 안에서 발생하는 작은 진동들이 누군가의 삶의 방향을 바꾸어주었을 테니. “나”라는 존재에 대하 함께 고민해주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놀라운 경험일 테니.
나를 소중히 여기는 방법을 잘 모르는 시대인 듯하다. 나를 알기 보다 타인의 시선과 잣대에 적응하고 맞추느라 지치는 시간이 많다. 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리는 아이들이 많은 건, 당황하게 괴는 건, 그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 사회의 조급함 때문이 아닐까.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를 읽으며, 여전히 우리는 ’천천히 알아가면 된다‘라고 말하기보다 ’해야 한다’를 더 빠르게 선택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기다려주겠다’보다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바람과 기대의 마음을 얹는 말들이 더 빠르고 쉽게 오간다는 걸 깨닫는다.
많은 사람들이 옆에서 함께 걷는 방법을 배운다면, 다그치는 말보다 믿어주는 말을 더 나눈다면. 나조차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본다면을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헤아릴 여유가 없어서, 상처받고 상처주고 외면한다. 그럼에도 가끔은 응원하는 말들이 누군가를 살리기도 란더. 저마다 다른 마음의 표정이 있지만, 잘 보이지 않고 잘 몰라서 풀기 어려운 문제처럼 쌓여온 은톨이들의 시간들을 풀어낼 수 있는 책이 되길 바랬다. 나이가 먹었다고 모든 걸 다 알 수 있는 게 아닌 것처럼, 쉽게 평가하고 수근거리기보다는 잘 모르는 것들은 배워가면 좋겠다. 고립되고 은둔한 이들이 세상으로 나오는 게 좀 더 편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를 공부하듯 읽었다.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을 오해하고 살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은 사회 부적응자로 고립되고 있는 청년과 청소년을 위해 그들의 삶이 나아지도록 약 10년 동안 상담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정신상담 사례 기록서다.
요즘은 세상살이가 너무나도 힘든 나머지, 마음의 여유조차 없어서 더더욱 현실회피하고 싶은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매번 고스펙을 요구하는 곳이 많아지고, 매일같이 비교 당하고,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을 해서 살아야 하는 삶이 이제는 지치게 된다. 남의 문제는 쉬울지라도, 내 문제는 왜이리 문제가 도무지 풀리지 않는 것인지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결책이 생각나도록 힌트를 찾을 수 있게 만들어진 에세이같은 정신상담 기록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금의 현대인들은 누구의 말을 들어주기가 참으로 꺼려지게 되었다. 내 코가 석자인 상황에 누가 힘들다고 말하면 나 또한 부정적인 영향이 되어 더더욱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는 말로 둘러대곤 한다. 그러나 이게 쉽게 정신과 상담을 받을려는 마음을 꺼리게 사람들이 많다는 게 문제다. 일반인들도 하는 조언이나 상담을 하는데 병원에 굳이 가서 돈 써가면서 상담받아야 하냐, 차라리 상담 안 받고 은둔형으로 살아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존재하고 있다. 상담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추천을 하지만, 경험하지 않는 자에게는 결코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조언에 가깝다. 그러한 점을 생각해서 실제 사례가 담겨진 정신과 상담을 해온 경험담을 확인해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이도저도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기가 너무나도 힘든 상황에 놓여졌을 때 도무지 답이 안 보이고, 눈앞이 캄캄하다고 느껴질 때 이 책에서 일러주는 답을 보는 게 좋다. 실제 정신 병원에서 어떤식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처방을 하는지를 간접적으로 알아보기에 좋은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실제 저자가 사례자들과 경험해온 것을 상세하게 그들의 고민과 문제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그에 맞는 해답을 찾기 위한 상세한 기록이 2030세대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다. 각자 삶은 다르지만, 삶의 고민은 누구나 비슷하게 갖고 것이기에 남일 같지 않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이 힘들어하는 이야기가 결코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나라는 사람을 세상 밖으로 던져졌을 때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에 사로잡혀 불안장애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한국 사회에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 시도, 실수, 실패다. 빨리빨리라는 문화가 만들어질 정도로 70~80년대 초고속으로 경제성장을 이륙한 경험이 있다보니 늘 사람들의 성향이 불안정하고, 늘 평가에만 연연하게 된다. 그러한 점을 저자는 사회적 시계라고 말한다. 자원이 없는 한국사회는 오로지 공부로만 할 수 있는 길 밖에 없기에 더더욱 부모로부터 받은 교육에서부터 정해진 굴레가 있는 시간에 갇히게 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정해진 규칙을 지키면서 살면 자식이 잘 살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강압적으로 하는 교육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사회문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보니 젊은 층들의 삶에는 늘 힘든 일이 반복되고, 더더욱 자신의 의지대로 살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게 주요 원인이다. 내가 바라던 삶을 살고 싶으나, 상황은 내 마음대로 가지 않으니 더더욱 고립되고 우울증을 동반된 암울한 생각에 쉽게 옭아매어진다. 이러한 문제를 좀 더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게 저자는 그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가나면서 이에 대한 사회문제 및 교육으로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풀어나간다.
은둔형 외톨이가 많아진 한국 사회에서 반드시 해결되는 점이 자존감 회복을 위한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는 과연 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자신과 대화를 시도해본 적 있던가. 아무리 가족이나 지인, 커뮤니티에다가 고민이 있다고 말해봤자 누구 하나 제대로 들어주는 사람 있던가. 갈수록 나이를 먹을수록 혼자서 해결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내 밥그릇을 챙기기도 벅찬 상황에 누가 나를 바라봐주고 지켜주는 이가 있던가. 매정한 말이지만, 현실에 직면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걸 이 책을 보면서 느낀다.
지금의 현대사회는 오비삼척같은 세상이다. 각자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태이고, 더더욱 그 누구도 믿기 어려우며, 의지하기 힘들어진 이 세상살이를 하면서 느낀 것은, 아무도 나를 도와줄 수 없는 상황만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마냥 남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하다보면 더더욱 내 의지와 상관없는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반복되는 악순환같은 삶을 해결하고 싶다면, 진정으로 내 뜻대로 가고 싶다면, 자신이 바라던 무언가가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살고 싶다면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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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개인의 일탈이나 문제 정도로 인식되었던 점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시대가 변하면서, 혹은 다양한 정보와 지식 등을 실시간으로 접하는 현실적인 부분으로 인해 책에서 표현되는 의미나 키워드가 더 큰 문제로 나타나거나,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는 현실일 것이다. 특히 고립과 은둔의 경우 내면의 문제로도 볼 수 있고 때로는 사회 구조적인 변화와 관심이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해서 개인 단위에서의 접근과 이해에 있어서는 그 한계점도 명확하게 드러나는 부분일 것이다.
이에 책의 저자도 자신의 경험담과 논리, 주관 등을 통해 해당 주제에 대해 자세히 전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들의 경우 더 큰 현실과 시련의 시간을 통해 좌절하거나 많은 부분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도 알려주고 있어서 많은 이들이 가볍게 읽으면서도 많은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하거나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이는 이들을 자식으로 둔 부모 세대들의 경우에도 또 다른 고민과 갈등으로 체감될 것이며 어떻게 위로하거나 그들의 목소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더 나은 선택과 방식을 택해야 하는지도 함께 고민하게 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책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도 함께 전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심리 상담이나 소통의 방식, 그리고 내면 문제의 경우 결국 스스로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는 점도 말하고 있어서 많은 분들이 읽으며 공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당장의 엄청난 요구나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그럼에도 올바른 방향성 설정과 어른들의 조언을 통해 함께 한다는 의미를 제공해 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며 이런 개인들의 변화와 삶에 대한 긍정의 의지가 결국에는 우리 사회를 더 밝고 건강하게 한다는 점도 함께 접하며 판단해 봐야 할 것이다.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누구에게나 강박과 압박으로 다가오는 완벽주의에서 벗어나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위로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의 조성, 또한 치열한 경쟁에서 실패하더라도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줘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책을 통해 접하며 생각해 보게 된다. 다양한 문제와 고민으로 인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 현실에서 어떤 형태로 이를 마주하며 적절한 대응과 관리, 공감대 형성 등의 과정을 이뤄야 하는지도 함께 접하며 생각해 보자.
오래 전 일본의 사례를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에서 히키코모리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습니다. 저런 경우도 있구나 하며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이 불과 십수년 전입니다. 그런데 이제 히키코모리는 우리에게도 더이상 낯선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나라도 은둔형 외톨이가 수십만을 넘어서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까요.
한국에서 은둔형 외톨이를 가장 많이 만났다는 호서대학교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김혜원 교수님께서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라는 신간을 통해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 문화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를 전해 주십니다.
당신은 10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 것 같습니까? 라고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요? 미래에 대한 계획이 있는 청년들이라면 직업이나 가정에 관한 자신의 청사진을 그려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그때 나는 세상에 없을 것 같다고 답을 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미래를 꿈꾸지 못하고 인생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이들입니다.
은둔형 외톨이는 단순히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상태를 지칭하는 것이 아닙니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지 못하고, 의미를 찾기 위한 몇번의 시도가 물거품이 되어버린 후 에너지의 방전과 무기력의 사이클에 갇혀 버린 상태, 그래서 자신을 사회로부터 고립시킨 이들이 은둔형 외톨이입니다.
악순환을 끊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계속해서 누적되기만 합니다. 누적되고 중첩된 무의 시간들은 청년들에게 공포감을 안겨다 줍니다. 이런 공포감은 도전을 하지 못하게 하고 계속해서 하던 것들만 반복하게 합니다. 중독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게임이든, 인터넷 서핑이든, 루틴에 갇혀 새로움 없는 내일을 지속해 갑니다.
은둔형 외톨이들은 정말 게임이 재밌어서 하고, 인터넷이 즐거워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지겹고 답답하지만, 새로운 실행을 하기엔 에너지가 부족한 것입니다. 저자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작은 성공 경험, 그 경험을 통해 느낀 작은 기쁨, 기쁨으로 인해 피어난 삶에 대한 작은 기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책에서 놀라웠던 부분은 나를 마주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우리는 은둔형 외톨이들이 그 누구보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고 자신의 생각에 갇혀 모든 시간을 보내기에 누구보다 자신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선 은둔형 외톨이들이 자신의 생각과 진짜 감정을 회피하고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중독으로 도망치지 않고, 거울을 똑바로 바라보고, 나의 상황과 마음, 감정과 상태를 직면하면 우리에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완벽한 변화가 하루 아침에 생기진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갓난아기의 첫걸음처럼 서툰 걸음을 한걸음씩 내딛을 때, 그리고 그 걸음에 점점 익숙해질 때 우리는 비로소 성장할 수 있고,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알고 있던 은둔형 외톨이는 실제론 너무 좁은 개념이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집 밖을 나가지 않는 이들만 은둔형 외톨이가 아닙니다. 방문 밖으로 한 걸음도 떼지 못하는 상태만을 은둔형 외톨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치유와 성장의 기회를 놓치게 될 지도 모릅니다.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 뿐 아니라, 두려움과 공포에 묶여 같은 자리를 배회하는 청년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책을 읽으며 제 편견이 깨어지고 은둔형 외톨이들의 속마음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 안에 숨어 있는 외톨이의 감정에 대해서도 공감과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단언컨대 가장 탁월한 책이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김혜원 교수님의 신간, 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를 통해 우리 주변에 늘 있으나 보이지 않는 청년들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되시길 바랍니다. 이 책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바로 보게 해줍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숨은 존재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이해하고 품어주며 더 큰 우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모든 분들이 이 책을 꼭 읽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