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파는 부모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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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손내미는
작고 단단한, 자녀 교육 이야기
몇 년 전, 학교 밖 청소년이 되겠다고 스스로 선택한 고1 딸을 데리고 자퇴서를 작성하러 마지막으로 학교에 갔던 날, 근심의 눈으로 우리 부녀를 바라보던 담임 선생님에게 했던 말이 기억난다.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가 이제부터 경험할 넓은 세상이 ‘학교’이고 만나는 모든 이들이 ‘스승’이 될 것입니다.” 막상 호기롭게 선택은 했으나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모르는 불안과 조급함은 그때의 나도 이안이 부모도 같았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부모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은 ‘다르게 살아도 괜찮을’ 용기를 품고 자신만의 삶의 속도로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데 정답은 없다. 정답이 없다는 말은 다양한 길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가면 그 길이 답이 되는 것이다.
아이의 미래를 생각할 때 엄습하는 불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부모들에게 부디 이 책 〈한눈파는 부모수업〉 이 ‘다른 문’을 열어 볼 수 있는 작은 용기가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꿈틀리인생학교 교장〉 김혜일
〈한눈파는 부모수업〉은 엄마 이금화 작가의 작지만 단단한 이야기다. 자녀 교육을 통해 대단한 성취를 경험한 화려한 무용담이 아니라, 이 땅 위 부모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조심스럽게 손 내미는 섬세한 이야기다. 정답을 제공하는 이야기들이 아니라 자신이 걸어간 길을 담담하게 나누는 고백록에 가깝다. 또한 스스로를 ‘겁 많은 모험가’라고 소개하는 저자가 아이 교육에도 용기를 내어 한 발자국을 내디딘 후 탄생한 이야기들을 소개하는 ‘모험담’이기도 하다.
“꿈쩍 않는 대한민국 교육 현실에서 한눈을 팔았다가는 뒤처질까 불안한 아이들과 부모님들에게 진심으로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 말 한마디를 듣는다고, 괜찮다고 마음을 먹는다고 삶이 드라마틱하게 변할리는 없다. 하지만, 시험 문제 앞에서 숨을 쉬지 못하는 아이에게, 그 아이 곁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는 부모에게 괜찮다는 말 한 마디가 숨 쉴 틈을 줄 수 있기를 소원한다.
조금더 욕심을 내어본다면,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낼 바람을 기대한다. 단번에 태풍 같은 바람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건 잘 안다. 다만 소수의 사람들이 만든 미풍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아도 괜찮다는 용기를 실어다 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아이들이 지금 웃을 수 있도록 이 책이 작은 바람이 되기를 더욱 소원한다.”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중.
저자 이금화 작가는 내 주변에 보이는 아이들에게 안전한 어른으로 여물어 가기를 소원한다. 사회에서 규정한 경직된 속도감각에 맞춰 살아가야 하는 이 땅 위의 모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독자들을 만나고자 한다. 그는, 커서 뭐가 될지 “아직 모르겠어요”라고 답해도 괜찮으니, 잠들기 전 내일을 떠올리며 웃음 지어지는 일 한 가지쯤은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청소년기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해주고 싶어 한다.
〈한눈파는 부모수업을〉을 읽는 독자들은 대단한 해결책이나 메뉴얼이 아니라, 나처럼 자녀를 교육하고 고심하며 살아가는 한 명의 친구를 곁에 둔 것 같은 든든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기약도 없는 훗날의 영광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엄마의 분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며, 그 모든 여정을 작가와 함께 고민하며 걸어간 남편, 그리고 자녀와의 하모니가 담긴 추억을 엿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겁 많은 모험가.
언젠가 자녀와 함께 지은 필자의 별명이다.
겁이 많은 아이가 커서 여전히 겁이 많은 어른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되어가면서는 일부러 모험을 찾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동지가 생기면서 좀 더 용기를 내어 아이 교육에도 모험을 함께했다. 누군가 정해둔 방향이나 속도에 얽매이지 않고 길을 걸었다.
그 길 위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가진 힘을 보았고, 그 이야기를 다른 가족들과 나누고자 한다. 여전히 세상에 겁을 내는 어른이지만, 내 주변에 보이는 아이들에게만큼은 안전한 어른으로 여물어 가기를 소원한다.
목차
- 추천사
나의 진솔한 세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_ 외동이라서 홈스쿨링?
두 번째 이야기_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한 가지
세 번째 이야기_ 홈스쿨 밖에서 홈스쿨 보기
챕터1_ 홈뒹굴링 13세까지
“아이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1 외동은 자기밖에 몰라
#2 손님보다는, 내 아이에게 보내는 미소를 더욱 연습하기
#3 아이에게 하지 않는 말
#4 책을 좋아하는 아이 1
#5 책을 좋아하는 아이 2
#6 장난감에 대한 철학(외동아이와 장난감 없이 놀기 1)
#7 아이와 놀며 스트레프 풀기(외동아이와 장난감 없이 놀기 2)
#8 놀이 + 놀이(외동아이와 장난감 없이 놀기 3)
#9 보드게임 어디까지 해봤니?
#10 엄마의 취미도 포기하지 않기(아이와 함께 미술관 갈 때의 Tip 11가지)
#11 아이와 미디어 마주하기
#12 기다릴 줄 아는 아이
#13 맘대로 데이
#14 성장 축하 통장
챕터2_ 홈스쿨링 14-15세
“아이와 함께 배우는 시간을 보내다”
#1 간절히 바라는 게 아니라면
#2 아이와의 갈등을 견딜 수 없다면
#3 부모가 변하기 싫다면
#4 하지만 너무 비장하지 않게 선택하기
#5 집안일도 함께
#6 공부 잘하는 부모여야 한다?
#7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걱정
#8 Think Week
#9 홈스쿨링, 여행으로 채우고 싶었다(아이와 함께하는 여행 Tip 8)
#10 홈스쿨링에 대한 아이의 답변
#11 엄마, 나 못 믿어요?
#12 중등 졸업 검정고시 준비 과정
#13 자퇴 준비 과정
#14 가족 사이에도 필요한 거리두기
#15 흔들리며 가는 것
#16 쉽지 않은 길, 맞다
#17 중졸 검정고시 이후의 행보를 정하다
#18 홈스쿨링 휴지기에 엄마는
◆ 홈스쿨링 중에 했던 프로그램 1 〈책수다〉
“함께 읽으며 함께 성장하다”
책수다 1_ 그림책 「균형」(유준재)
책수다 2_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마스다 미리)
책수다 3_ 「학교는 하루도 다니지 않았지만」(임하영)
책수다 4_ 「오리진 시리즈: 화폐」(윤태호)
책수다 5_ 「누리보듬 홈스쿨」(한진희)
책수다 6_ 「역사의 쓸모」(최태성)
책수다 7_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책수다 8_ 「공부할 권리」(정여울)
책수다 9_ 「아몬드」(손원평)
책수다 10_ 「시선으로부터」(정세랑)
책수다 11_ 「소년을 읽다」(서현숙)
책수다 12_ 「어린이라는 세계」(김소영)
책수다 13_ 「일생일문」(최태성)
◆ 홈스쿨링 중에 했던 프로그램 2 〈PT수다〉
“각자 연구하며 함께 성장하다”
챕터 3_홈서포팅 16-18세
“아이도 부모도 독립을 준비하다”
#1 또 한 걸음
#2 갈 수도, 아니 갈 수도 있는 고등학교 배정
#3 밤 10시가 허전한 아빠
#4 내가 선택하고 실패해봐도 될까요, 엄마?
#5 꿈틀리 인생학교 이야기 1
#6 꿈틀리 인생학교 이야기 2
#7 꿈틀리 인생학교 이야기 3
#8 꿈틀리 인생학교 이야기 4
#9 꿈틀리 인생학교 이야기 5
#10 꿈틀리 인생학교 이야기 6
#11 꿈틀리 인생학교 이야기 7
#12 꿈틀리 인생학교 이야기 8
#!3 꿈틀리 인생학교 마지막 이야기
#14 1년간의 꿈틀리 인생학교, 그 이후
#15 거꾸로 캠퍼스 이야기
#16 이야기 자라도 놓지 않는 것, 책과 질문 1: 책in밥
#17 아이가 자라도 놓지 않는 것, 책과 질문 2: 질문 가족
#18 아이가 자라도 놓지 않는 것, 책과 질문 3: 가족 워크숍
#19 불안하지 않은 엄마입니다
나의 네 번째 진솔한 이야기(매듭말)
책 속으로
#1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홈스쿨링의 주체가 될 아이의 방향과 속도에 대한 부모의 믿음과 의지라고.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하루를 꾸려보는 경험은 예상하지 못한 수확들을 남겨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홈스쿨링을 선택하세요”라고 말하는 글은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 이런 길을 선택한 경우도 있어요”라고 말하는 글이다. 다양한 선택이 있음을 알고만 있어도 이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성공한 이야기를 기대하며 모두 비슷한 길을 가는 게 아니라 다른 길을 가도 괜찮다는 이야기, 한눈판 가족의 이야기가 좀 더 다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이야기를 내어놓는다.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18p 중.
#2
아이를 키우면서 매 선택의 순간에 줏대가 필요하다. 아이가 외동이면 현실적으로 자녀가 두세 명일 때보다 조금은 더 풍족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똑같이 두세 개를 사야 하는 것을 하나만 사도 되는 상황이니 비교적 여유가 있다. 사교육에 있어서도 한 군데라도 더 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더 생각해야 하는 것이 외동 부모의 숙제다. 나의 작은 노하우가 있다면, 내 아이를 생각할 때 내 아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아이들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다. 조금 넓게 생각하는 것이 내 아이만을 앞서게 만들고 싶은 욕심에서 한 발 떨어져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다른 선택을 하게 한다. 내 아이의 친구에서부터, 옆 동네 아이, 다른 지역의 아이, 멀리 바다 건너 나라의 아이에게까지 귀 대신 마음을 팔랑거리며 선택하는 줏대가 필요하다.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23p 중.
#3
그날 이후로 한동안 신발장에 붙은 그 거울은 하교 시간 나의 미소 연습 거울이 되었다. 딱히 좋거나 나쁜 일이 없는 날도 가끔 거울을 보며 내 표정을 체크한 후 현관을 열고 나서기도 했다. 연습의 힘이 놀라운 건, 연습한 만큼 느는 건 노래나 슛 실력만이 아니라 웃음까지도 는다는 것이었다. 진짜 웃음이든 가짜 웃음이든 시작이 어떠했든지 아이와 마주보고 웃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다는 것을 나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집에 오는 손님에게 보다, 밖에서 만나는 누군가에게 보다, 내 아이에게 더욱 미소를 장착하자. 부모를 통해 세상을 배워가는 어린이 시기에도 세상을 알아가며 뒤죽박죽 고민이 얽히는 청소년기의 아이에게도, 미소를 연습하고 장착하자.
지금, 아이가 나(엄마, 아빠)를 떠올린다면 “어떤 표정의 나”를 떠올릴까?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37p 중.
#4
미안한 마음을 장난감으로 대체하지 않기를: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서 아이가 사달라는 대로 장난감을 사주는 상황을 어렵지 않게 본다. 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너무 없어서, 아이와 놀아줄 줄 모르는 양육자라 미안해서, 아이가 하나라서 외로울까 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장난감의 역할에 너무 무게를 두지 말자. 장난감이 많을수록 아이는 가지고 노는 시간이 짧아질 뿐이다. 애착을 갖는 건 그중 한두 가지에 불과하다.
잘 놀아주지 못하더라도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눈을 마주치고 온기를 나누며 웃는 시간을 갖자. 새벽에 줄 서서 사온 장난감보다 함께 웃는 10분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그 10분들이 쌓여 아이의 말이 줄어드는 시기에 서로에게 더없이 훌륭한 장난감이 되어줄 것이다.
〈열여덟 살이 된 안이의 후기〉
화: 너 그릇 엎어놓고 두들기며 놀았던 거 기억나?
안: 나 유치원 다닐 때까지도 한 것 같은데, 스텐으로 된 보올 얼굴에 덮어쓰고 누워서 딩~ 소리 듣는 거 진짜 재미있었어.
화: 그 장면 생각 나. 거실에 누워서 너 혼자 얼마나 낄낄거리던지.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60p 중.
#5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느낀다. 아이의 성향에만 맞춰 가다 보면 지치기도 하지만 양육자가 좋아하는 것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아이가 자라면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자. 그리고 부부가 서로 좋아하는 것도 잊지 않도록 하자. 좋아하는 목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식사 메뉴를 고르면서, 휴일을 보내면서 가족 구성원의 취향을 고르게 드러내고 조율해서 선택하도록 하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매번 취향을 감추다 보면 언젠가 나조차 나를 모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75p 중.
#6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우리가 홈스쿨링을 준비하며 나눴던 대화에 현실감이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것에 이상을 가지고 그것을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끊임없이 이어져야 할 대화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현실적으로 맞닥뜨릴 부분에 대한 자세한 대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홈스쿨링을 시작한 이후에도 이유와 목적에 대해서 부모와 아이가 꾸준히 생각하고 수정하는 대화가 중요하다.
부부의 부딪힘뿐 아니라, 아이와의 사소한 부딪힘도 잦았다. 우리 가정의 경우 홈스쿨링의 중심에 아이와 엄마가 있었는데, 그렇다 보니 대부분 그 둘의 부딪힘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또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아이에게도 내게도 공유되었고, 가족 모두 처음 겪는 상황이기에 서로 이해되는 부분도 있었다. 부딪히고 화해하고 다져지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부모와 아이와의 사이에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얼마만큼인지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 홈스쿨링이겠구나 싶었다.
그렇게, 우리들의 홈스쿨링이 시작되었다.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102p 중.
#7
공부하는 과정에 끊임없는 새로고침이 있었지만 그런 이유로 지치지는 않았다. 검정고시 준비는 아이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가는 데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었다. 무엇보다 우리에겐 올해 이 과정을 끝내야 한다는 비장함이 없었기 때문에 여유를 가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검정고시 당일 아침, 아이는 평소처럼 긴장감 없이 웃으며 고사장으로 들어갔고 그 덕분인지 우리 부부에게 살짝 올라오려던 긴장감도 사라지고 걱정 없이 오후 3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고사장에 들어가서 스마트폰을 끄기 전 “내가 제일 어려”라고 보내온 문자에 남편은 “귀여움 받고 오겠네”라고 여유로운 답변을 보냈다.
그동안 준비한 것에 떨림 없이 자신감을 가지고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검정고시를 치를 수 있을 정도만 공부해도 되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아이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알고, 여유있게 현재를 즐기며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을 텐데… 경계심 없이 자신을 친구에게 드러낼 수 있을 텐데… 아이들의 빠듯한 공부 분량에 생각이 많아지는 검정 고시일이었다.
〈열여덟 살이 된 안이의 후기〉
안: 내가 제일 어리다는 게 생각보다 심리적 안정감을 줬어.
화: 그래? 그건 전혀 몰랐네. 어떤 안정감인데?
안: 나이가 아직 어리다는 게 기회가 더 있다는 거잖아. 그래서 그때 안정감을 갖고 시험 봤던 것 같아.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149p 중.
#8
그렇다면 우리 가족이 홈스쿨링을 통해 바라는 “결국”은 무엇일까. 결국에 대해서는 솔직히 아직은 모르겠다. 결국에 무엇을 원해서 이 길로 가기로 한 것일까, 원하는 것은 있었나. 하지만 “결국”에 원하는 건 몰라도,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안다. 나중을 위해서 지금 누릴 수 있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 지금 웃는 것.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애쓰느라 오감을 잠재우고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현실을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내 곁에 이 아이도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자랑거리로 삼고 싶은 욕심이 들 때도 없지 않지만, 그보다 조금 더 자주 “지금”을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 진로를 앞둔 어느 날 아이에게서 “나를 설득해서 입시 공부를 하게 하지 그랬냐”는 원망 섞인 말을 듣지 않겠느냐 하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어디에서 온 자신감인지 솔직히 그런 걱정은 없다. 이 선택에 대한 믿음인지 함께해 온 시간에 대한 믿음인지 그것도 아님 마냥 낙천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이의 친구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직장에 들어가는 시기보다 많이 늦어질 수도 있고, 그로 인한 불안에 나도 함께 흔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행복하려고 이 길을 선택했지만 웃음소리만 들리는 날들의 연속은 아니다. 티격태격, 구시렁구시렁, 우당탕탕 소리도 자주 들린다. 하지만 그렇게 굴러가는 중에도 아이에게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힘이 자라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니, 홈스쿨링을 깊이 고민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자신을 믿고 아이를 믿고 이 길이 주는 힘을 믿고 가보셔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오래오래 고민하시고, 가족 모두 머리를 맞대고 떠드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신 후 결정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또한 홈스쿨링과 상관없이 아이를 키우는 데 작은 부분이라도 도움이 될만한 것이 이 책 속에 있다면, 단 한 가정에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보람이 될 것 같다.
〈열여덟 살이 된 안이의 후기〉
안: 대학 입시에 대해서 요즘 좀 깨달은 게 있어. 대학이 중요하긴 한데, 엄청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
화: 무슨 말인지 좀 더 풀어주라.
안: 어떤 직업을 가지는 것에 있어서 진짜 좋아하고 실력이 있으면 되는 문제인 것 같더라고. 오히려 대학에 집착했다면 좋아하는 걸 찾을 생각은 못했을 것 같아.
화: 그러네. 찾아볼 여유가 없었겠네.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161p 중.
#9
홈스쿨링 하는 아이와, 공교육에 있는 아이를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더 같은 각도에 놓고 바라보게 된다.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닌 선택의 문제이기에 우리가 가는 이 길을 주장하지 않으려 하고, 그간 어설프게 주장한 적은 없는지 돌이켜 보기도 한다. 주장하지 않으려니 다른 길을 가는 아이들을 더 자주 생각하게 된다.
다만 어떤 길 위에 있는 아이든 ‘선택’에 있어 무겁지만은 않았으면 좋겠다. 선택에 대한 결과는 어른도 아이도 예측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그러하기에 아직은 더욱 설레는 선택을 해도 된다고, 우리는 여전히 너희의 쿠션이 되겠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커서 뭐가 될지 “아직 모르겠어요”라고 답해도 괜찮으니, 잠들기 전 내일을 떠올리며 웃음 지어지는 일 한 가지쯤은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청소년기를 보내길 바란다고 말해주고 싶다.
〈열여덟 살이 된 안이의 후기〉
화: 너는 선택이 무겁지 않았어?
안: 난 무겁지 않았던 것 같아. 일단은 예전부터 ‘하기 나름’이라는 말을 좋아했고, 내 인생을 내가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거캠 선택할 무렵부터는 알았던 것 같아. ‘내 미래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거캠을 선택했고. 근데 막 그게 무겁지는 않았고, 엄마 아빠가 쿠션이 되어준다는 말을 자주 해줘서 선택을 잘할 수 있었지.
화: 진짜?
안: 응, 진짜야.
화: 고맙네.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255p 중.
#10
그새 몸이 자란만큼 마음도 자랐는지 교과 공부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보였다. “너 뭔가 달라보여” 했더니 아이가 절대 보여줄 생각이 없었던 뭔가를 꺼내는 듯 느리게 노트 하나를 내밀었다. 2학기 동안 쓴 일기 형식의 글이었다.
‘언제 이렇게 자란 거지? 더 이상 아이가 아니라 어른으로 대해야겠구나’.
읽는 동안 거듭 다짐했다. 옆을 볼 자유를 누리며 신나게 놀기만 한 줄 알았더니, 노는 중에도 아이의 생각은 깊어져 있었다. 그리고 안이 또래의 대부분의 아이들도 이만큼 생각이 자라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단지 우리가 정리된 아이의 마음을 읽을 기회가 없었을 뿐.
아이를 어른으로 대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다음 날 아침, 시간 제한을 걸어두었던 스마트폰 어플 두 가지 모두 제한을 풀었다. 그리고 이것이 엄마가 이제 너를 어른으로 존중하겠다는 첫 번째 표현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두 번째 표현으로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순간순간 아이를 믿는 것이다. 아이가 내리는 사소한 결정도 믿는 것. 믿어주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믿는 것.
사소한 것부터 믿고 맡기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친구를 만나러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선택한 대중교통 노선 선택처럼, 아이가 선택한 방법보다 좀 더 편하고 빠른 방법을 알고 있더라도 굳이 말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런 사소한 스스로의 결정이 모여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커갈수록 도움을 요청하는 횟수가 확연히 줄어들지만, 요청이 있을 때만큼은 그 손을 힘주어 꽉 잡아주려 한다. 아이는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엄마의 눈에는 독립할 준비가 시작된 것이 보인다. 그럼에도 엄마는 아이의 독립을 위해 연습해야 할 것이 많다.
무엇을 해도 좋을 나이 열일곱, 아이의 선택과 걸음을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이금화, 〈한눈파는 부모수업〉 297p 중.
기본정보
ISBN | 9791199098305 |
---|---|
발행(출시)일자 | 2025년 02월 12일 |
쪽수 | 320쪽 |
크기 |
135 * 210
* 23
mm
/ 51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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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기타 반품 불가 품목 - 잡지, 테이프, 대학입시자료, 사진집, 방통대 교재, 교과서, 만화, 미디어전품목, 악보집, 정부간행물, 지도, 각종 수험서, 적성검사자료, 성경, 사전, 법령집, 지류, 필기구류, 시즌상품, 개봉한 상품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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