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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에르 드 부아르(Maniere de voir Vol 18)

인간붕괴, 지구의 위기
르몽드디플로마티크 · 2025년 0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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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르몽드코리아가 펴내는 계간 무크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1987년 11월, 르몽드의 자회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격월간지로 창간한 이래 최근까지 문화예술, 기후변화를 비롯해 생태, 젠더, 동물, 에너지, 자원, 국제분쟁, 음모, 종교, 대중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매호별로 한 테마를 집중 진단해왔습니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프랑스의 바칼로레아 준비생들과 대학생, 대학원생, 연구자들의 필독지로 사랑받아왔습니다. 한국어판은 지난해 가을부터 계간 무크지로 절찬리에 발행되고 있습니다.

목차

  • 서문 | 인간이 문제인가, 인류애가 부족한 것인가? - 필리프 데캉
    책을 내며 | 문제는 휴머니즘! - 성일권

    1부 봄, 인류가 그 수를 두려워할 때

    아프리카 다산(多産)의 위기, 피임이 해결해줄까 - 앙리 르리동
    대학살 비극의 데칼코마니, 아르메니아와 팔레스타인 - 라즈미그 크셰얀
    발칸반도를 떠나는 대규모 엑소더스 물결 - 장아르노 데랑스 & 로랑 제슬랭
    -------역피라미드형 인구 모형
    체제 붕괴의 트라우마, 러시아가 비어간다 - 필리프 데캉
    인구통계, 말하는 것 말하지 않는 것 - 제라르 프랑수아 뒤몽

    제2부 여름, 운명을 스스로의 손에

    헝가리 인구 민족주의의 공포 - 코랑탱 레오타르 외
    ‘넬슨 만델라’의 나라로 가는 위험한 이주 여정 - 폴 부아예 외
    돈벌이로 전락한 국제입양과 대리모의 현실 - 카이사 에키스 에크만
    고향으로 돌아오는 레위니옹 청년들 - 마르고 에므리슈 외
    -------용광로 언어 크리올어
    -------데이턴 협정에서 서구 보호령까지
    -------람페두사의 냉소주의

    제3부 가을, 균형인가 붕괴인가?

    인구 급감한 루마니아, 이제는 아시아 노동자 수혈 - 마린 르뒥
    탄자니아 정부가 마사이족을 추방하는 이유 - 세드릭 구베르뇌르
    -------아랍 세계에 찾아온 청춘 - 유세프 쿠르바즈
    사헬 공중보건의 핵심, 10대 여성의 자율성 - 아이사 디아라
    유럽 국경의 두 얼굴 - 모르방 뷔렐

    제4부 겨울, 냉혹한 디아스포라

    기후를 위한 출산 파업 - 레아 뒤크레
    트리에스테, 기억에서 지워진 피의 국경 - 장아르노 데랑스 외
    아메리칸 드림, 마그레브에서 캘리포니아까지 - 아크람 벨카이드
    유럽의 인기 실버타운된 스페인, 당면한 난제들 - 엘리사 페리게르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사람들 쫓아내고 나무 심는다 - 아이다 델퓌슈
    [만화] 가스통 “내가 죽고 싶을때 죽겠어, 나!” - 기욤 바루

    발간에 도움을 주신 후원자

    글의 출처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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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2025년 02월 07일
쪽수 198쪽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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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팽창과 지구 존속에 대한 위기는 이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나 역시 뉴스를 보며 친구들과 비관적이고 자조적인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기후 변화와 코로나 전염병의 여파로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인류의 존재'에 대한 담론이 활발히 오가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발행되는 계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르(Manière de voir)』 18호는 “인간 붕괴, 지구의 위기”를 주제로 다룬다. 이전 호가 “기후 온난화의 저주”였음을 떠올리면, 현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가 무엇인지 명확히 드러난다. 인간의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21세기의 우리는 인류의 업보를 짊어지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터넷과 SNS의 발전으로 모든 것이 평준화되고 '세계화'가 이루어진 지금, 다른 나라들은 인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발버둥치고 있을까? 이 시점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번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사계절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구'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조망한다. 인구 팽창과 감소, 인구 이동, 저출생, 디아스포라 등 여러 나라의 시각에서 인간 수에 따른 문제를 살펴보며, 결론적으로 우리가 직면한 인구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고찰을 제공한다. '인간 붕괴'라는 제목에서 그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한국어판 발행인인 성일권 기자의 여는 말에서 볼 수 있듯, 결국 인류의 많은 문제는 인간 존재 자체와 얽혀 있으며, 이를 해결할 돌파구는 인류애와 휴머니즘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글 몇 편을 꼽자면, 먼저 제라르 프랑수아 뒤몽의 「인구 통계,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이 글은 인구에 대한 오해를 짚어내며, '세계 인구'라는 개념이 실체 없는 것임을 비판하고,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실상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고령화와 저출생에 의한 인구 감소와, 팽창하는 인구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맞물려 있다. 정치적, 경제적, 환경적 문제들이 얽히며, 이러한 인구 불안정이 어떻게 커졌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두 번째 챕터에서 국제 입양과 대리모 문제를 다루는 카이사 에키스 에크만의 글도 흥미롭다. 1960년대 이후 한국에서는 수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었으며, 이는 인신매매와 다를 바 없다. 이러한 문제는 여전히 발생하고 있으며, 관련 법률은 미비하다. 대리모 출산이 헐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여성의 신체를 돈을 주고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던지며, 이에 대한 깊은 고민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마린 르뒥의 「인구 급감한 루마니아, 이제는 아시아 노동자 수혈」은 한국의 농촌과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루마니아가 인구 급감으로 아시아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고용하는 모습은 특수한 사례일까? 많은 국가가 자국민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해외 노동자들로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력 수급 방식은 열악한 노동 환경, 문화적 갈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이는 ‘인간다움’이라는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든다.

이번 『마니에르 드 부아르』 18호는 '인구'를 둘러싼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조명한다. 이를 읽으며 나는 결국 인구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띤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표지와 곳곳에 실린 튀르키예 출신 아드비예 발의 생동감 있는 이미지들은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결국 인류는 하나의 유기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를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야 할까? 처음 읽을 때는 여러 글들이 하나의 주제로 묶였다는 느낌이 없었지만, 두 번째 읽으며 점점 그 연결이 선명해졌다. 다양한 시각에서 세계 곳곳의 비슷한 문제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그것이 『마니에르 드 부아르』의 존재 의의가 아닐까 싶다.

@lediplo.kr
#마니에르드부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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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예요
오늘 소개할 책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일간지 르몽드(Le Monde)에서 나온 마니에르 드 부아르(Manière de Voir) 한국어판 18호입니다. 전공 불문이라 울 과에는 동아리 이름 자체가 ‘르몽드’인 ‘르몽드’를 읽는 동아리도 있었고, 프랑스 정치·사회 시간에 ‘르몽드’ 기사로 수업을 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기자들은 지금처럼 ’기레기‘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존재였고, 저널리즘에 대한 신뢰가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르몽드에서 발행하는 잡지라고 하면, 일단 ‘좋은 책’이라는 인상을 먼저 갖게 됩니다. 잡지사는 Manière de Voir를 ”사유의 방식“이라고 설명하지만, 직역하면 ”시선의 방식“이 됩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결정되니, 결국 같은 의미이기도 하지요. 일반적으로 “그건 저쪽 입장도 한 번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라고 말하는 것처럼, 마니에르 드 부아르는 특정 사회적 이슈를 다양한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조망합니다.

이번 18호의 주제는 ”인간 붕괴, 지구의 위기“.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구 이동 문제를 기후 변화, 전쟁, 경제적 불평등 등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합니다. 이 책에는 동유럽 경제 위기로 인해 고국을 떠나 서유럽으로 향하는 사람들, 인구 통계의 허점, 동유럽과 아프리카의 인구 문제, ‘돈벌이’로 전락한 국제 입양과 대리모 산업, 본토에서 옛 식민지였던 고국으로 돌아가는 레위니옹 청년들, 외국인 노동자 수입과 강제 추방 등의 현실이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경제 불균형과 빈부 격차로 인한 인구 이동과 연관이 깊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익숙하게 들어온 이야기들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의 ‘소나무 심기’ 운동은 표면적으로는 환경 보호 활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팔레스타인 공동체를 제거하고 새로운 지형을 형성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관점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모두가 노마드가 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은 북극곰처럼, 인간 역시 점점 더 떠나야 하는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해수면 상승, 사막화, 극한 기후 현상으로 인해 거주 불가능한 지역이 늘어나면서, 인류는 필연적으로 이동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민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환경 위기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때때로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숲 조성 사업처럼 특정 공동체를 배제하고 새로운 지형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환경을 ‘활용’하는 사례들은, 환경 문제가 단순한 생태적 차원을 넘어 정치적 무기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니에르 드 부아르가 매력적인 이유는 이런 경제·사회적 문제들을 단순히 글로만 풀어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책 표지부터 기사 사이사이에 배치된 작품을 통해, 예술가가 사회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표현하는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번 호에는 터키 작가 **아드비에 발(Advye Bal)**의 그림이 실렸습니다. 그는 인구 이동이 남긴 상실과 흔적을 강렬하게 형상화하여, 기사 내용과 맞물려 깊이 있는 사유를 이끌어 냅니다. 좋은 작품이란 단순히 기법적으로 화려하거나 예쁘게 잘 그린 그림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작품이겠죠.

이번 마니에르 드 부아르 18호는 다양한 시각에서 인구 이동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분석하고, 예술적 감성을 통해 이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알찬 호였습니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생각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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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의 변동과 위기를 야기한 과소비와 폭력과 가치 상실>

<르몽드코리아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인구 문제”라고 하면 증감과 연령비율 같은 미지근한 온도의 숫자들이 떠오른다. 그야말로 정책결정자들이나 변화를 만들어낼 스케일의 문제라서, 내 문제로 가까이 당겨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았다.

통계학에서 데이터로 다룰 듯한 인구 이야기를 르몽드의 계간지에서 다룬다는 것이 생경했고 그래서 궁금했다. 펼쳐본 페이지마다 인간다움에 반하는 갖가지 인간 행동으로 인한 전 세계 인구 변동들이 아찔하게 기록되어 있다.

한 지역, 국가, 민족에서 ‘인구’ 변화로 기록될 정도면, 얼마나 파괴적이고 비인간적인 행위들이 있었던 것인가. 인류 역사는 범죄의 역사라고도 하지만, 제노사이드의 폭력은 절멸과 추방과 식민지화를 부르는 전쟁의 방식이었다. 또한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단일민족이란 신화 속에 살던 한반도 지역 거주민들도 외침과 식민지와 전쟁과 내란을 감당하며 살아야했지만, 언어와 문화와 국가공동체는 비교적 단단하다. 나는 민족주의자도 국가주의자도 아니지만, 그 경계가 보장하는 안정과 평화에 안도하며 산다.

이에 비해 연방이나 체제 붕괴, 혁명, 오랜 전란을 겪는 지역민들은 그 고단함을 상상할 수도 없는 생존을 이어가고 있고, 끝없는 디아스포라의 형태로 거주 불안을 감당하고 있다. 감소와 부재의 스케일은 수백만 명에 이른다.

나는 아주 오래 인구문제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 분류와 통계는 오류 자체이며, 너무 말끔한 일반어는 대체로 그 누구도 구체적으로 칭하거나 대표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협박과도 같은 숫자를 앞세운 주장들은 대개 협박이나 협잡이며, 늘 가장 큰 원인은 과소비를 통해서 더욱 파괴적이고 비인간화되는 소비자본주의에 있다고 본다. 소비지를 양성하는 동시에 분열시키고 사회화시키고 소비능력을 유지한 노동자로 묶어두는데 가장 좋은 방식이, 메가 도시의 밀집군락이다.

“평균적인” 인구 문제란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가 직면한 진짜 문제들은, 과밀화, 고령화, 과소비로 인한 인간 사회와 지구 생태계 모두의 황폐화다. 이 모든 문제의 발발에는 관리되지 못한 폭력의 문제가 있다. 타인을 인간으로 여기지 않는 비인간화의 문제가 있다. 이미 상품화된 ‘전시 인간’의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에서는 다산이 사회문제가 되지만, 20세기 말에 (한국 사회에서)환경 이슈들을 접하고 학습과 활동을 시작한 세대에 속하는 나와 친구들은, 미래가 염려되어 자녀 관련 고민이 컸고, 무자녀로 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출산이란 “소비자 재생산”에 다름 아닌 걸까... 단호히 아니랄 수가 없다.

각자가 규정하는 기후 위기가 무엇이건, 인류의 생존에 대규모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건 분명하다. 해법은 이미 나온 것 같지만, 어쩌면 계속 외면당할지 모른단 불안감이 크다. 이미 늦은 건가 싶은 현실에, 위기를 가속화하는 정치적 결정이 난무한 것도 괴롭고 어렵다. 계속 배우며 견딜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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