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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인트번 저자(글) · 마르타 베르샤펠 그림/만화 · 박서영 , 정원정 번역
b.read(브레드) · 2025년 0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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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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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비극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생에 찾아오는 수많은 걸림돌과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우리의 이야기

어느 날 불현듯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평화로운 삶을 뒤흔드는 예상치 못했던 존재의 등장. 안락한 집, 그 안에서 빵 굽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던 소녀는 갑자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소녀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안온한 일상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요?

슬픔과 좌절, 고난과 실패. 그로 인한 우울의 감정은 언제나 예기치 않게 찾아옵니다. 이 달갑지 않은 손님과 우리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요? 이 책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었거나 겪고 있거나 겪게 될 어두운 시간이 우리의 마음에 어떤 것을 남기는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해답의 힌트를 던집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우리의 이웃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시적 언어로 쓰인 따듯한 이야기
고요히 위로를 전하는 흑백의 스케치

이 책에 담긴 시적인 정서는 삶의 의미를 고민하는 우리가 두세 번 곱씹으며 생각할 만한 의미 있는 글이자, 어린이와 청소년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정한 문장으로 쓰인 이야기입니다. 섬세하지만 부드러운 연필 스케치는 보는 이의 마음에 온기를 전하는 마법 같은 힘과 위로의 목소리가 되어줍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크리스틴 인트번

(Kristien In-'t-Ven)
크리스틴 인트번은 사회학과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기사, 페미니즘, 벨기에, 비탄 등 자신의 흥미를 끄는 주제에 관한 책을 쓰고 있습니다. 픽션과 저널리즘 사이를 오가는 것이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일입니다.

그림/만화 마르타 베르샤펠

(Martha Verschaffel)
마르타 베르샤펠은 벨기에 겐트에 거주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기억하는 모든 순간 늘 이야기와 함께 해왔으며 영화, 음악, 문학 그리고 자신의 꿈에서 영감을 얻습니다. 마르타 베르샤펠의 연필 스케치는 이야기의 끝맺음에 집중하기보다 암시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작가의 말

합리를 열망하는 인간이 비합리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모순 때문에 부조리라는 숙명을 짊어지게 되었다고 카뮈는 말했다. 부조리의 자각은, 어느 날 갑자기 주문한 적 없는 택배로 받게 된 거대한 바위처럼 예고 없이 당도한다. 이전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니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어떻게든 바위를 떼어내려 분투하던 소녀가 바위와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먹게 된 것은 절망의 밑바닥에 이르러서다. 고통의 근원이 때로는 자신을 지켜주고, 불운이 그랬듯 행운에도 인과가 없다는 것을 소녀는 처음으로 알게 된다. 또한 세상은 온통 바위를 든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것도. 먼저 바위를 든 자에게서 얻는 호의와, 아직 들지 않은 자에게서 받는 연민이 아마도 소녀로 하여금 바위를 들고 살아가는 일을 보다 견딜만한 것으로 만들어 주었으리라.
고된 여정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소녀의 표정은 편안해 보인다. 어쩌면 소녀는 카뮈가 말했던 ‘행복한 시지프’를 상상해 보게 되었을까. 기꺼이 형벌을 수행하는 자. 그 행위에 자부심을 느끼는 자. 부조리에 반항하는 자. 바위를 부정하거나 바위 때문에 체념하는 대신 소녀는 바위라는 모순을 직시하기로 했을까. 바위가 없는 시절로 돌아가는 것보다 저마다의 바위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일이 어쩌면 우리가 삶에서 가져볼 수 있는 유일한 낙관이라고 여기게 되었을까.
고통의 자리에서 건네는 희망의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가 서로 저마다 등에 진 바위가 있음을 발견하고, 그것에 이름을 붙여주려 애쓰고, 분투 끝에 앞으로 나아갈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찾고, 때로 그것을 내 옆 사람에게 친절히 건네는 것. 삶의 의미가 이런 것에 있다면, 이런 일들을 경험하기 위해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면,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볼 수도 있을 것이다. 끝없이 바위를 밀고 올라가던 시지프가 한순간 산꼭대기에 멈춰 선 바위 앞에서 희미하게 웃어볼 수도 있는 것처럼.
- 번역가 박서영

목차

  • 목차가 없는 도서입니다

추천사

  • 어느 날 나를 찾아온 삶의 무게를 가늠했다. 때때로 어려운 문제 앞에서 종종 알기 힘든 인간관계 안에서 어깨를 누르는 무게와 질감을 말이다. 바위의 무게가 나를 누르지만 나 외에 누구도 대신 감당할 수 없으며 위로와 친절은 내 몫이 아닌 것만 같다.
    버려도 버려지지 않고 완전한 소멸도 불가능한 내 어깨 위에 놓인 바위에 좌절하다 문득 어디서 왔는지 스스로 묻는다. 그림책 〈바위와 소녀〉 속 소녀는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바위의 출처와 이유가 궁금하지만, 이내 스스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해답을 구한다. 바위를 둘러맨 소녀의 무던한 정진만이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갈 힘을 준다.
    언덕 위에서 굴러 내려온 돌을 다시 올려놓던 신화 속 인물의 삶이란 굴레 속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대명사라면, 그림책 〈바위와 소녀〉 속 소녀는 고통 속에서 ‘그럼에도’ 다시 서는 인간의 은유가 아닐까.

책 속으로

그것은 꼭 바위 같았어. 산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았지.
느낌도 딱 그랬어. 화강암처럼 거칠고 단단했어.
커다란 데다 요지부동이었고.

‘원한 적도 없는 바위로 뭘 할 수 있지? 할 수 있는 게 없을 텐데.’ 소녀는 생각했어.
그만 바위를 내려놓고 집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어.

소녀는 보았어. 아이들이 몰려와 만든 긴 사슬을.
큰 고리가 달린 밧줄이 내려왔어.
그걸로 바위를 묶으라고 아이들이 말했지.

그렇게 말하고 나니 바위가 아주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았어.
물론 여전히 바위는 무거웠어.
그래도 숨통이 조금 트인 듯했어.

그동안 왜 몰랐을까?
바위를 든 사람들이 주위에 이렇게나 많은데.
어떤 사람의 바위는 조약돌 같았어.
자세히 들여다봐야만 알 수 있었지.

“봐요, 이렇게도 할 수 있어요.”
그는 바위를 어깨 위에 짊어지고 있었어. 배낭처럼 말이야.
“그런다고 더 가벼워지는 건 아니잖아요?” 소녀가 물었어.
“물론 그렇죠. 대신 두 손이 자유롭잖아요.”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0920506
발행(출시)일자 2025년 01월 27일
쪽수 78쪽
크기
178 * 217 * 14 mm / 448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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