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들의 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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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서울신문 > 2025년 2월 3주 선정
생물학과 물리학은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생명 역시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로 만들어져 있고 우주의 물리법칙에 지배받는다. 생명을 이루는 물질은 수도 없이 많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셀 수도 없이 많겠지만, 관찰할 수 있다면 측정할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사이에서 물리적 법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법칙은 생명의 신비를 알아내는 데 어떤 열쇠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생물물리학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생물물리학자들은 생명을 연구하기 위해 측정 장비를 개발하고 생명현상에서 물리법칙을 찾는다.
그런데 왜 생물물리학자들은 생명에서 물리법칙을 찾으려 할까?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을 지금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DNA 이중나선의 꼬여 있는 정도가 어느 기준보다 낮은 경우에는(‘음성 초나선 꼬임’이라고 한다) 적은 힘이 가해져도 잘 풀리므로 DNA 복제 과정이 비교적 수월하다. 실제로 진핵세포 생명체의 대부분은 음성 초나선 DNA 구조라서 적은 힘으로도 이중나선 가닥이 쉽게 풀린다. 생물물리학자는 여러 생명체의 DNA 이중나선의 탄성이나 이중나선이 풀리기 위한 기준 힘 등을 다각도로 연구해 생명의 법칙을 찾으려 한다.
이렇게 생명 현상을 이해하여 인류를 위한 지식을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질병의 메커니즘을 알아내면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살아있는 것들의 물리학》은 생물학과 물리학이 융합된 생물물리학이 어떻게 생명현상을 관찰하고 이해하는지, 또 그것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더 낫게 만드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작가정보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연구계약교수로 재직 중이며, 생물물리학과 광학의 융합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에서 생물물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에서 과학, 특히 물리학을 연구한다는 지역성을 고민하면서, 과학사, 과학철학, 과학기술학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여러 해 동안 출판사에서 과학책 편집과 기획을 담당했다.
번역한 책으로 《법정에 선 과학》과 《누가 자연을 설계하는가》(공동 번역) 등이 있다.
생물물리학은 물리학의 원리와 방법론을 생명현상에 적용한 융합 학문이다. 생명체는 여전히 많은 신비를 간직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물리법칙을 따른다. 따라서 물리적 접근을 통해 생명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생물물리학의 핵심 아이디어다.
물리학은 소수의 기본 법칙으로 복잡한 현상을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19세기까지의 생물학은 다양한 현상들을 개별적으로 기술하는 데 그쳤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물리학적 도구와 방법론이 생물학 연구에 도입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DNA 이중나선 구조 발견은 분자 수준에서 생명을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는 물리학자들도 생물학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물리학과 생물학의 융합 학문인 생물물리학에서 이루어진 중요한 발견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물리법칙을 적용해 알아낸 생명현상의 의미를 통찰한다.
목차
- 프롤로그 생명에서 찾은 물리 법칙
용어 설명
1장 얼마나 작은 것까지 볼 수 있을까?
1 최신 현미경으로 알아낸 것
2 현미경의 간략한 역사
3 빛의 기본 속성
4 현미경으로 본 것을 기록하는 카메라
5 생명체를 색칠하는 도구, 형광단백질과 형광염료
6 나노미터 크기도 구별하는 초고해상도현미경
2장 분자 한 개를 잡을 수 있다고?
1 분자 하나로 알 수 있는것
2 광족집게의 원리와 이를 통해 알아낸 것
3 두 분자가 수 나노미터 거리에 있을 때, 단분자 형광공명에너지전달
4 단분자 형광공명에너지전달로 알아낸 것
3장 DNA 물리학
1 DNA 이중나선 구조의 물리학
2 DNA 가닥의 꼬인 힘을 측정하는 법
3 자기집게로 알아낸 DNA의 탄성
4 광족집게로 알아낸 DNA의 물성
5 염색질의 동역학
4장 DNA 복구 과정과 유전자 편집 기술
1 DNA가 복구되는 과정
2 초기의 유전자 편집 기술
3 최신 유전자 편집 기술
4 DNA 염기서열 분석
5장 RNA 물리학
1 RNA 세계 가설
2 생명 정보가 DNA에서 RNA로 전사되는 과정
3 생명 정보를 침묵시키는 RNA 간섭
4 단백질로 번역되지 않지만 중요한 miRNA
5 세포 한 개에서 얻는 RNA 정보
6 miRNA 개수 세기
6장 단백질 물리학
1 단백질 물리학으로 알 수 있는 것
2 단백질 구조가 중요한 이유
3 머신러닝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
4 생명현상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도구, 형광단백질
5 정신작용의 물리적 근거인 시냅스를 보다
7장 세포 물리학
1 세포를 관찰하면 알 수 있는 것
2 뇌에서 공간을 인지하는 법
3 내 몸 안에 있는 생체시계, 일주기 리듬
4 빛으로 세포를 켜고 끄는 광유전학
5 생체 조직을 투명하게 만드는 기술
6 더 깊이, 더 또렷하게 관찰하기 위한 적응광학
에필로그 생물물리학의 미래
감사의 글
책 속으로
현미경은 생명체를 관찰하는 오래된 도구이자, 지금도 새로운 기술로 업데이트되는 실험 장비다. 맨눈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작은 생명체, 생명체를 이루는 세포, 생명의 정보를 담고 있는 DNA와 RNA까지,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대상은 폭넓다. 생물물리학은 생명현상에서 물리법칙을 밝히는 학문이다. 크게는 생명체 집단의 행동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기도 하고, 작게는 DNA나 RNA가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을 밝히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DNA, RNA, 단백질, 세포 크기에서 작동하는 생명현상을 다룬다. - 25쪽
초고해상도현미경을 이용해 회절 한계보다 작은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생체 물질을 발견했고, 지금도 이 장비의 성능을 높여서 새로운 현상을 관찰했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무엇보다 그 쓸모는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다. 인간 뇌의 작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뇌 발달을 이해하고 뇌 질환을 치료하는 데 초고해상도현미경을 사용할 수 있다. 암을 조기에 간편한 방식으로 진단할 수 있는 분자 기반 진단 키트에도 활용될 수 있다. 생물물리학자는 초고해상도현미경을 이용해 인체에 대한 과학인 인체생물학에 기여하고 있다. - 53쪽
물리학에서는 원자보다 작은 힉스나 쿼크부터 광대한 우주까지 다룬다면, 생물학은 원자부터 지구까지만 관심을 가진다. 물론 우주에서 생명체를 찾기도 하고 지구 대기권에서 생물학을 연구하는 우주생물학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구를 중심으로 생명을 다룬다. 그래서 생물물리학도 생물학과 비슷한 크기의 물질에 관심을 가지는데, 일반적으로 분자, 세포, 조직, 개체, 생명체 집단이 주요 연구 단위다. 최근에는 생명현상을 원자 이하의 크기에서 양자역학으로 설명하려는 양자생물학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생명 과정이 분자의 화학 반응을 거쳐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자 단위에서 연구하는 것이 최근 분자생물학, 생화학, 생물물리학의 추세다. 원자 이하의 크기에서 작동하는 양자역학으로 생명체 내부를 들여다보는 연구는 아직 생명과학과 생물물리학에서 핵심 주제는 아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분자 크기에서의 생명현상을 다룬다. - 61쪽
생물물리학은 물리학과 생물학의 접근 방식을 결합한 학문이다. 물리학자가 복잡한 시스템을 단순화하여 수학적 모델을 만드는 반면, 생물학자는 생명체의 본질적 복잡성을 인정하고 실험적 비교에 중점을 둔다. 생물물리학자들은 이 두 가지 접근법의 장점을 취한다. 그들은 생명 시스템의 복잡성을 인정하면서도, 측정 도구와 데이터 분석 방법을 개발해 이를 정량적으로 이해한다. 특히 질병과 관련된 시공간 척도에 초점을 맞추어, 분자 수준부터 인체 수준에 이르기까지 생명현상을 연구한다. 다시 말해 생물물리학은 생명의 본질적 복잡성을 인정하면서도 물리학의 정량적 엄밀성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 78쪽
생물물리학자들은 생명 정보가 담긴 DNA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히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엑스선 결정학은 지금도 유전자 편집에 필요한 단백질과 효소의 구조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며 단분자 형광공명에너지전달 기술은 DNA가 절단되었을 때 복구되거나 재조합되는 과정을 알아내는 데 사용된다.
생물물리학자들이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편집하는 도구를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면, 생물학자들은 그 도구를 이용해 암이나 노화, 수명 같은 생물학적 질문에 답을 찾는 데 관심이 있다. 이렇듯 생물물리학과 생물학은 협력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 108쪽
DNA는 저절로 복제되지도 않고, 오류 없이 복제되지도 않는다. 생명 정보가 보존되고 전달되기 위해서는 생체 내에서 물질이 정교하게 상호작용해야 한다. DNA가 복제될 때 오류가 발생하면 오류 발생 위치를 인식하고 복구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래서 생물물리학자들은 생명현상에서 물질의 상호작용과 정교한 배치를 알아내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123쪽
생명을 정보 관점에서 보았을 때 DNA는 정보의 시작이다. DNA에서 RNA로, 다시 RNA에서 단백질로 정보가 전달되는 생명의 정보 전달 과정을 중심 원리라고 한다. 중심 원리가 대체로 맞기는 하지만, 지금은 정보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는 않는다고 본다. DNA가 절단되거나 염기가 손실되었을 때 DNA를 복구하는 과정에 여러 RNA와 단백질이 관여하기도 한다. 또한 비번역RNA는 단백질 합성을 위한 직접적인 정보는 전달하지 않지만, 유전자 발현과 세포 기능 조절에 관한 중요한 생물학적 정보를 전달하고 조절한다. - 140쪽
생물물리학자는 세포 안에 RNA가 몇 개나 있는지 궁금해한다. RNA 개수가 특정 유전자의 발현 수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RNA 개수가 많다는 것은 유전자가 활발히 발현되고 있다는 뜻이어서 RNA의 비정상적인 증가나 감소는 질병을 진단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암 관련 RNA가 증가한다면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 144쪽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이유는 신약 개발을 위한 후보 물질을 찾고 분자생물학적 과정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단백질 구조 분석은 생물물리학의 쓸모를 보여주는 연구다. 생물물리학은 생명현상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이해해서 질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 데 기여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단백질 구조 분석을 포함해 단일 세포 RNA 서열 분석까지, 생물학 연구에서 계산이 중요해지면서 계산생물학이라는 분야가 등장했다. 그리고 연구 과정에서 생물물리학과 계산생물학이 하나로 융합되고 있다. - 157쪽
이 장에서는 생물물리학의 핵심 주제인 단백질 구조에 관한 연구를 다루었다. 이 분야는 지난 세기에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엑스선 결정학 기법에서 시작해 인공지능 기반 예측 모델에 이르기까지 실험과 이론의 결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분야로, 이런 접근 방식은 복잡한 생물학적 과정의 이해는 물론이고 신약 개발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생물물리학은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고 기능을 알아내는 연구를 통해 생명의 비밀을 풀어내며, 다양한 질병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계산생물학이 등장했고 생물물리학과 계산생물학이 융합하면서 통합된 연구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물리학의 엄밀한 방법론과 생물학의 복잡성, 첨단 컴퓨팅 기술이 만나 시너지를 만들어낸 사례이기도 하다. 생물물리학과 계산생물학의 융합으로 생명현상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으며, 실용적인 측면에서 질병 치료와 생명공학에서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 182쪽
물리학은 세상의 근본 원리를 이해하는 학문으로, 시간, 공간, 운동을 중심으로 자연 현상을 탐구한다. 또한 물리학자는 관찰한 현상을 수학적 언어로 표현해 정확하고 보편적인 지식을 추구한다. 물리학의 독특한 점은 현상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밀한 측정 도구를 직접 개발하고 새로운 물질을 만들면서 미지의 영역을 밝혀낸다는 것이다. 특히 물리학의 분과학문 중의 하나인 생물물리학은 나노 크기의 물질을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을 개발해 DNA, RNA,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관찰한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명현상의 동역학을 설명하는 수리 모델을 세운다. 이런 접근 방식은 생물물리학이 생명과학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생물물리학의 연구 대상 중 하나인 세포에는 지금까지 살펴본 DNA, RNA, 단백질을 포함해 여러 생체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물질에 변화가 생긴다면 세포에도 영향을 준다. 그런 변화를 세포 내의 특정 위치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하면 여러 생명현상을 알아낼 수 있다. 생물물리학자는 세포를 관찰하면서 다양한 주제를 연구하지만, 특히 중요한 연구 주제 중 하나는 생명체가 환경 변화를 감지하고 반응하는 메커니즘이다. - 185쪽
출판사 서평
생물물리학: 생명현상에서 물리법칙을 탐구하는 새로운 학문
DNA부터 단백질과 세포까지, 생명 속 모든 과정의 물리학이란?
생명의 본질에 다가가 질병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생물물리학
생명에서 물리법칙을 찾는다고?
물리학자라고 하면 누구나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을 떠올릴 것이고, 물리학이라고 하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물질을 찾는 입자물리학이나 저 먼 우주에 있는 블랙홀을 연구하는 천체물리학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물물리학이라고 하면 대부분 무엇을 떠올려야 할지 모를 것이다. 처음 듣는 사람도 있을 테고 말이다.
생물물리학이란 생명현상에서 물리법칙을 찾는, 생물학과 물리학이 융합된 학문이다. 한국 물리학계에서 생물물리학이 분과로 인정받은 지 겨우 5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학문인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생물학과 물리학은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생명 역시 지구에 존재하는 물질로 만들어져 있고 우주의 물리법칙에 지배받는다. 생명을 이루는 물질은 수도 없이 많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셀 수도 없이 많겠지만, 관찰할 수 있다면 측정할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사이에서 물리적 법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법칙은 생명의 신비를 알아내는 데 어떤 열쇠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생물물리학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생물물리학자들은 생명을 연구하기 위해 측정 장비를 개발하고 생명현상에서 물리법칙을 찾는다.
생물물리학이 어떤 학문인지는 물리학과 생물학, 생물물리학이 연구도구를 대하는 자세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물리학은 자와 시계를 이용해 물체가 날아가 바닥에 떨어지는 거리와 시간을 측정하거나, 입자가속기 같은 거대한 장치로 힉스 입자를 발견한다. 이 과정에서 도구의 고안과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한편 생물학은 궁금한 관찰 대상인 생명 그 자체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를 만들기보다 이미 만들어진 도구를 활용한다. 이와 비교해 생물물리학은 생명의 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생명체를 잘 관찰해 거기에서 물리법칙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왜 생물물리학자들은 생명에서 물리법칙을 찾으려 할까? 생명체의 구조와 기능을 지금보다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DNA 이중나선의 꼬여 있는 정도가 어느 기준보다 낮은 경우에는(‘음성 초나선 꼬임’이라고 한다) 적은 힘이 가해져도 잘 풀리므로 DNA 복제 과정이 비교적 수월하다. 실제로 진핵세포 생명체의 대부분은 음성 초나선 DNA 구조라서 적은 힘으로도 이중나선 가닥이 쉽게 풀린다. 생물물리학자는 여러 생명체의 DNA 이중나선의 탄성이나 이중나선이 풀리기 위한 기준 힘 등을 다각도로 연구해 생명의 법칙을 찾으려 한다.
이렇게 생명 현상을 이해하여 인류를 위한 지식을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 질병의 메커니즘을 알아내면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살아있는 것들의 물리학》은 생물학과 물리학이 융합된 생물물리학이 어떻게 생명현상을 관찰하고 이해하는지, 또 그것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더 낫게 만드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생물물리학이 밝혀낸 생명현상
《살아있는 것들의 물리학》에서는 생물물리학자가 생명에서 물리법칙을 찾기 위해 개발한 여러 도구들과 이를 활용해 새롭게 밝힌 과학을 소개한다. 우리는 DNA, RNA를 거쳐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새로 개발한 도구와 과학적 발견 덕분에 인간의 모든 유전자를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성과를 이뤄낸 생물물리학자의 연구를 7장으로 구성했다.
〈1장 얼마나 작은 것까지 볼 수 있을까?〉에서는 현미경에 대해 알아본다. 현미경은 생물학에서 가장 중요하고 오랜 도구이다. 1장에서는 현미경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최신 현미경으로 알아낸 것은 무엇인지, 초고해상도현미경을 통해 식별해낸 생명체의 미세구조는 어떠한지 살펴보고, 그것을 어디에 활용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2장 분자 한 개를 잡을 수 있다고?〉에서는 생명체의 분자 단위에서 알아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분자를 분리해내는 광족집게의 원리와 이를 활용해 알아낸 것은 무엇인지, 단분자 형광공명에너지전달이 무엇이고 이를 통해 무엇을 알아냈는지 설명한다.
〈3장 DNA 물리학〉에서는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DNA의 이중나선 구조를 알아낸 이래, 자기집게와 광족집게로 DNA의 탄성과 물성을 연구하고 염색질의 동역학을 측정하기까지 DNA의 구조와 성질을 밝혀낸 생물물리학적 연구를 살펴본다.
〈4장 DNA 복구 과정과 유전자 편집 기술〉에서는 유전자 편집기술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질병을 고칠 수 있게 되는지 살펴본다. 또한 DNA 염기서열을 분석함으로써 인간 유전자의 전체 구조를 어떻게 밝혀냈고, 유전과 관련한 생명의 물리법칙을 어떻게 알아냈는지 설명한다.
〈5장 RNA 물리학〉에서는 DNA보다 앞서 발현되었을 거라는 ‘RNA 세계’ 가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DNA의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RNA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RNA의 특성과 전사에 대해 밝혀낸 연구 과정을 설명한다.
〈6장 단백질 물리학〉에서는 생명의 기본이 되는 단백질의 구조가 왜 중요한지 알아보고, 단백질의 물리적 특성으로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살펴본다. 또한 생물학의 중요한 관찰도구인 형광단백질이 어떻게 생명현상을 보여주는지 설명한다. 또한 인공지능을 이용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최근의 연구도 살펴본다.
〈7장 세포 물리학〉에서는 세포를 관찰해서 알아낼 수 있는 것을 알아본다. 뇌가 어떻게 공간을 인지하는지, 생체시계가 생명체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하고, 생체 조직을 투명하게 만드는 기술과 더 깊은 곳까지 또렷하게 보여주는 적응광학이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물리학의 특성과 생물학의 주제가 하나로
생로병사의 비밀을 밝히고 노화와 질병을 막으려는 인간의 노력은 과학을 더욱 발전시켰다. DNA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시작된 분자생물학 등 현대적 생물학과 물리학이 융합된 생물물리학은 컴퓨터와 현미경 등 첨단도구가 개발되면서 더욱 발전하고 있다. 생물물리학자는 더 나아간 과학적 주제와 도구를 활용하여 생명현상을 이해하려고 한다. 질병을 연구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생물물리학은 더 발전된 모델과 도구를 활용하여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요즘 더욱 화제가 되고 생활 전반에 침투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생물물리학의 중요한 연구방법이 될 것이다.
《살아있는 것들의 물리학》은 생물물리학이 밝히려고 하는 생명현상의 비밀은 물론, 발전하고 있는 과학적 주제와 도구들이 어디로 나아가려고 하는지 그 일면을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8569793 |
---|---|
발행(출시)일자 | 2025년 02월 04일 |
쪽수 | 232쪽 |
크기 |
147 * 210
* 21
mm
/ 456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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