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코코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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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주의의 선구자, 시대의 관찰자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였다. 그는 20세기 유럽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 속에서도 예술적 저항을 멈추지 않았고, 창조적 실험을 이어갔다. 그의 삶은 수많은 모순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었지만, 바로 그것들이야말로 그의 예술적 독창성과 인간적 깊이를 만들어낸 원천이었다.
저자 뤼디거 괴르너(런던 퀸메리대학 교수)는 코코슈카의 삶을 한 편의 서사시처럼 풀어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이해할 기회를 선사한다. 예술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책은 코코슈카의 삶과 작품을 통해 예술이 개인과 시대 그리고 인간 본질에 대해 던지는 질문을 성찰하고 통찰한다. 코코슈카라는 이름이 단순히 한 시대의 화가를 넘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예술적 저항과 성찰의 아이콘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작가정보
Rüdiger Görner
런던 퀸메리대학 교수로, 독일 문학과 비교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1957년에 독일 로트바일에서 태어났다. 튀빙겐대학에서 독일어학, 역사학, 철학, 음악학을 전공했으며,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런던대학 독일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잉에보르크바흐만센터Ingeborg Bachmann Centre for Austrian Literature를 설립했다. 2005년에는 영국-독일문화관계센터Centre for Anglo-German Cultural Relations를 설립하여 영국과 독일의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데 이바지했다. 독일어학상(2012)과 알렉산더폰훔볼트재단의 라이마르뤼스트상(2015)을 수상했으며, 독일연방공화국공로십자훈장(2017)을 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부르크너. 음악에서의 무정부주의Bruckner. Der Anarch in der Musik》(2024), 《극단적 10년을 산 시인 게오르크 트라클Georg Trakl. Dichter im Jahrzehnt der Extreme》(2014), 《라이너 마리아 릴케. 언어의 핵심 작품에서Rainer Maria Rilke. Im Herzwerk der Sprache》(1987, 2004) 등이 있다.
중앙대 중앙철학연구소 선임연구원.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구성주의에 대한 연구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인지와 자본》(공저), 《동서의 문화와 창조》(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마키아벨리》(공역), 《앎의 나무》, 《지혜의 탄생》, 《뇌의식과 과학》, 《옳고 그름》, 《사회적 뇌》,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성의 진화》, 《아들러 삶의 의미》 등이 있다.
독어 및 영어 번역가. 영남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국어문화운동본부에서 문장 비평가 과정을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는 《마키아벨리》(공역),《콘클라베》, 《수학의 역사》, 《나이트》, 《심리학이 어린 시절을 말하다》, 《하루 만에 읽는 생명의 역사》, 《나자렛 예수》 등이 있다.
목차
- 들어가며-세기의 작품을 향하여
1장 길 위에서
장인의 아들 | 젊은 야수
2장 바람의 신부
단단한 윤곽으로 그린 과대망상의 스케치 | “독특한 베를린” | 사랑의 폭풍, 대양의 난파선 |
예술의 증인 게오르크 트라클 | 끝나지 않은 알마 피날레
3장 전쟁과 예술
릴케와의 만남 | 베를린, 드레스덴, 스톡홀름의 간주곡 | 신비주의자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 알마 인형
4장 방랑자
드레스덴 시절 | 떠나고, 그리고, 사랑하고 | 낯섦을 향해 | 기만의 시대와 정치적 시각 |
토마스 만과 오스카 코코슈카 | 창밖의 프라하 | 변함없이 변화하는
5장 영국 망명
런던으로 | 풍경의 위안 | 행동가의 정치적 관심 | 마이스키의 초상화 | 무너진 기대 | 어린이를 위하여 |
보이지 않는 전망대
6장 표현 형식으로서의 초상화
전기로서의 초상화 | 얼굴 앞에서 | 음악의 초상 | 동물의 초상 | 권력의 초상 | 신화의 초상 |
서덜랜드가 처칠을 그렸을 때
7장 만년의 삶과 시각 학교
점진적 회복 또는 상실의 한가운데서 | 시각 학교, “자신의 눈을 떠라” | 다시 쓰는 그림, 덧칠하는 언어 |
오스트리아, 상처와 영광의 땅
나가며-코메니우스, 영원한 스승
되돌아보며
주 | 참고문헌 |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 연보 | 찾아보기
책 속으로
코코슈카의 경우 예술가라는 단어는 많은 것을 의미했다. 코코슈카는 색채와 형태의 창조자이자 조형예술가였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극작가이자 서사문학가였다. 그는 또한 자신의 삶을 기록할 줄 알았던 사람이자 이에 관한 훌륭한 교육자였는데, (문화) 정책에 관한 글이나 산문, 자서전 등을 남겼다.(13쪽)
당시 코코슈카는 지나친 정교화에 맞서며 소박한 형태에 초점을 맞춰 원시성을 드러내려 했기 때문이다. ‘최고 야수’라는 모욕적인 별명은 적절했다. 그는 거칠고 사나운 야생성을 무정부적인 힘으로 이해한 젊은 야수 가운데 최고가 되고자 했다. 물론 그는 처음에는 관찰자에게 매우 원시적 인상을 풍겼을지 몰라도 이내 형태에 대한 감각을 통해 길들 운명이었다.(39쪽)
코코슈카는 자신이 그리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질병과 상류사회 특유의 겉치레를 꿰뚫어 보았고 이런 통찰을 그대로 초상화에 표현했다.(55쪽)
코코슈카는 처음부터 알마와의 관계를 성스럽고 초월적인 무언가로 만들고자 했는데,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런 사랑의 형이상학 때문에 쾌락의 경험을 희생하지는 않았다. 그에게 이 사랑은 생사가 걸린 문제였던 데 반해 알마는 오히려 마음 설레는 사랑놀이를 계속하길 원했다. 코코슈카는 둘의 관계를 위해 모두 걸 준비가 된 듯했으며 망상에 가까운 질투심은 그를 더욱 부추겼다.(76쪽)
지방층과 근육층이 갑자기 힘줄이 있는 피부층으로 바뀌는 부위와 정강이뼈, 골반과 무릎뼈, 견갑골과 쇄골 또는 팔뼈 등의 끝에서 뼛조각이 바깥면에 닿는 부위를 촉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지방 덩어리와 근섬유 다발의 줄무늬와 위치는 제가 자연스럽게 추가한 흰색 반점의 위치를 보시면 어느 정도 감이 올 것입니다.(131쪽)
1930년대 예술과 정치에 관한 코코슈카의 진술은 내용상 서로 겹친다. 이는 인본주의 원칙에 기반한 교육 개혁, 다시 말해 자유로운 공존이라는 의미에서 인식의 변화를 호소하는 등 다양한 맥락에서 특정 표현과 논제를 반복한 데서 분명히 드러난다. 1931~1938년 빈과 프라하에서 쓴 성명서나 라디오 강연, 의견서, 에세이(일부는 논문과 유사함) 등은 종합적으로 다뤄야 한다. 코코슈카는 이런 글들을 쓰기 위해 사전에 매우 치밀하게 연구했다.(186쪽)
코코슈카는 교육제도가 사실과 사물에 대한 통찰로 이끄는 시각 대신 국가의 도그마에 얽매여 맹목적 시각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코코슈카에 따르면 세계 교육은 오감 회복 훈련으로 시작된다. 그는 “합리적 교육, 인간의 오감 교육”을 요구하며, “관찰이라는 천부적 재능을 상실한” 인간이 이를 회복해 “합리적으로 활용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207쪽)
코코슈카는 간간이 권력자 또는 적어도 유력자를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이는 후기에 더욱 빈번해진다. 권력자나 유력자들이 그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때 ‘야생의 대가’였던 사람에게 초상화를 의뢰하고 싶어 했다. 권력자의 아우라와 예술가의 아우라가 겹쳤다. 마사리크와 마이스키를 작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코코슈카는 1950년 이후에도 정계의 거물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만났다.(289쪽)
본다는 것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보는 과정에서 그 사물을 새롭게 창조하여 세계에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보는 행위는 덧없음에 맞서기 위해 에너지를 방출한다. 더욱이 화가는 자신의 인격을 끌어들여 드러낼 것을 주장한다. 자신을 무시하는 자는 타인의 진실을 알기 어렵다. 그 자신이 이미 그 진실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이다.(349쪽)
이 예술가의 탄생 100주년에 즈음한 평가에서 호프만은 코코슈카가 평생 그린 작품은 “방랑하는 그림”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해서 코코슈카는 60년 동안 “그림으로 그린 방랑기”를 완성했다.(382쪽)
출판사 서평
유일무이한 예술적 궤적을 밟은 예술가
1886년 오스트리아의 작은 도시 푀흘라른에서 태어난 코코슈카는 빈에서 국립실업학교를 졸업한 후 미술 교사의 추천으로 국가 장학금을 받고 고등 직업 예술 학교인 빈 공예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이 학교에 지원했다가 낙방한 학생 중에는 아돌프 히틀러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시기부터 코코슈카는 현대 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아돌프 루스의 영향을 받아 당시에 지배적이던 아르누보 양식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회화 기법과는 전혀 다른 대담한 구성과 강렬한 색채로 예술계에 충격을 안겼다. 그뿐만 아니라 《살인자, 여자들의 희망》과 같은 희곡을 발표해 빈 예술계의 악동, ‘최고 야수’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알마 말러의 남자 또는 알마 인형을 만든 남자
코코슈카의 이름이 예술계를 넘어 널리 알려진 이유는 그의 작품뿐만 아니라,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인 알마 말러와의 강렬한 사랑 때문이다. 야성미와 교양을 겸비한 알마와의 관계는 코코슈카에게 창작의 원천이었지만, 이 사랑은 동시에 그를 파괴적인 집착과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알마와 3년간 동거하는 동안 거의 병적인 집착과 질투심에 내몰린 코코슈카는 그녀와 관련한 450여 점의 예술 작품을 낳는 광란의 창작 활동을 벌였다.
코코슈카가 둘의 아이라고 믿으면서 반대했던 낙태 수술을 알마가 결행하면서 두 사람은 결국 결별에 이르렀고, 얼마 후에 알마는 바우하우스의 창립자인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 재혼했다. 알마와의 이별은 코코슈카에게 두 가지 꼬리표를 남겼다. 하나는 〈바람의 신부〉라는 걸작의 작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마 인형’을 만든 남자라는 것이다.
〈바람의 신부〉(1914)는 두 사람의 사랑과 갈등을 담은 작품으로,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붓놀림과 강렬한 색채로 가득 차 있다. 작품 속 신부는 알마를 상징하는데, 그녀를 떠올리며 느낀 희열과 고통이 캔버스 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알마를 잊지 못한 코코슈카는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실물 크기의 알마 인형을 인형 제작자에게 의뢰했다. 그는 이 ‘리얼돌’과도 같은 알마 인형에 옷을 입히고 오페라 공연이나 카페에 데려가기도 했으며, 이 인형을 소재로 한 그림을 여러 점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실물과 너무 다른 인형의 모습에 환멸을 느낀 그는 인형을 폐기했다고 전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코코슈카가 인형 제작자에게 전달한 정보와 지침이 자세히 실려 있는 편지들을 인용하면서 이를 젠더 담론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묻는다. 이 인형이 사랑의 대상을 물신화한 천박한 사례인지, 아니면 실연과 집착이 만들어낸 예술적 은유인지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고서.
붓과 펜으로 한 시대 선언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코코슈카는 실연의 아픔을 떨쳐버리기 위해 오스트리아 기병대에 자원입대했다. 이미 실연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던 그는 입대 전부터 심리적으로 상이병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이후 두 차례의 전쟁은 코코슈카의 삶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1930년대 나치 정권은 코코슈카의 예술을 ‘퇴폐미술’로 규정했다. 이때 코코슈카는 영국으로 망명해 파시즘과 나치즘에 저항하는 예술을 창작했는데, 이를 대표하는 작품이 〈붉은 달걀〉이다. 이 작품은 붓으로 시대 선언을 한 사례로, 예술이 어떻게 정치적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코코슈카의 냉철하고 신랄한 정치적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다수의 글을 면밀히 살핀다. 저자에 따르면 코코슈카의 정치적 시각은 ‘보기’에 대한 신념과도 관련이 있다. 사회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과 정치적 미화를 경계하는 태도는 그의 조형예술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색채의 철학자가 그린 초상화
코코슈카의 작품에서 초상화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토마시 마사리크, 독일 정치가 테오도르 호이스, 콘라트 아데나워, 헬무트 슈미트, 그리고 음악가 파블로 카살스와 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초상화를 그렸다. 코코슈카는 초상화 속 인물들의 얼굴을 ‘영혼의 이미지’로 간주하며, 이를 통해 개인과 시대의 복잡한 관계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코코슈카의 초상화는 단순한 인물 묘사를 넘어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탐구로 이어진다. 모델의 외적 특성뿐 아니라 내면세계와 시대적 맥락을 담아내는 데 주력했으며, 이를 통해 인물의 심리적 긴장감을 드러냈다. 또한 배경과 사물을 활용해 모델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표현했는데, 특히 군수업자 뷔를레와 같은 인물들의 초상화에서는 권력의 양면성과 시대의 모순을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코코슈카는 이러한 초상화 작업을 통해 예술이 인간과 권력의 모순적 관계를 탐구하고 비판하는 중요한 도구임을 보여주었다.
이 책의 저자는 동물, 풍경, 도시, 음악, 신화를 그린 작품들도 ‘초상화’의 영역에서 다루는 시도를 한다. 인간의 초상화와 동물의 초상화 사이의 관계나 도시와 풍경의 관계 속에서 코코슈카의 작품을 조명하고, 이와 연관된 추상미술에 대한 그의 비판적 시각을 다룬다.
눈이 걸음마를 배우는 곳, 시각 학교
코코슈카는 1953년 잘츠부르크에서 잘츠부르크 국제여름미술아카데미를 설립하며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실현하고자 했다. 그는 이 아카데미의 중심을 ‘시각 학교’로 삼아 학생들에게 ‘자신의 눈으로 보는 법’을 가르치려 했는데, 이는 단순히 예술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시각적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이었다. 코코슈카는 학생들에게 시각적 경험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스스로의 시선으로 체험하고 탐구하라고 가르쳤다. 이와 같이 시각 학교는 현대 사회에서 점차 약화되는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관찰 능력을 회복시키려는 코코슈카의 철학적 시도였다. 그는 추상미술을 비판하면서 인간적이고 구체적인 시각을 예술 교육의 핵심으로 삼았는데, 예술이 단순한 미적 즐거움을 넘어 인간성과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아카데미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학생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으며, ‘시각적 사고와 창의성’을 강조하는 독창적인 교육 철학을 제시했다. 이러한 철학은 현대 예술 교육에도 여전히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평생 코메니우스를 좇은 인본주의자
코코슈카는 20세기 예술사에서 인본주의적 관점으로 독특한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그는 철학자 체코 코메니우스의 영향을 받아 교육과 예술의 통합을 꾀하면서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꾼 인본주의자로도 평가받는다. 그의 희곡 《코메니우스》는 이러한 이상과 철학을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코메니우스의 망명 생활과 이상주의를 통해 세계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의 저자는 전쟁과 재난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전쟁에서 부상당한 젊은이들을 위해 의수를 제공했던 코코슈카의 활동과,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보낸 걱정 어린 편지들을 통해 그가 흔히 알려진 ‘이기주의자’라는 통념과 상반되는 인물임을 보여준다. 코코슈카의 예술은 자의로 그리고 타의로 선택했던 방랑자로서의 삶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60년 동안 국경을 넘나든 그의 삶은 글과 그림으로 고스란히 표현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그의 풍경화는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 인간적 희망과 내면의 풍경을 담아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잘츠부르크와 제네바 호수를 배경으로 한 그림들은 그의 예술적 탐구의 핵심인 ‘인간다움’을 상징하며, 예술이 시대적 고난 속에서도 인간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과 예술을 시대적 맥락에서 심층적으로 탐구하며, 그가 왜 20세기 예술계의 독보적 인물로 평가받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저자 괴르너는 코코슈카의 작업실, 망명지, 전시회 등을 성실하게 추적하면서 그의 예술적 여정을 생생히 복원해낸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코코슈카의 작품이 단순히 과거의 유산을 넘어 지금의 사회적, 정치적, 인간적 문제를 성찰하게 만드는 힘을 가졌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에 앞서 예술과 인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졌던 코코슈카와 그의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을, 그리고 열린 시각과 길을 갖게 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8571239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12월 13일 |
쪽수 | 456쪽 |
크기 |
158 * 233
* 35
mm
/ 91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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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세상을 모방하는 예술에서 세상을 해석하는 예술로 전이하면서,
예술가는 기술자가 아닌, 철학자가 되어야 하는 숙명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거침없는 변화는 그들로 하여금 감각과 사상이라는 이원적인 두 축 사이에서
어느 것이 중요한가, 어느 편에 설 것인가, 그 화해는 가능한가, 애초에 그 두 가지는 분리된 것인가라는
고민에 휩싸이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필연적인 흐름 속에서 자신만의 감각과 사상을 구축한 한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가장 큰 강점은 우아한 문장이다.
이것은 전적으로 저자의 학문적 깊이와 지성적 폭으로부터 기인한다.
이 책의 핵심은 한 예술가의 인생이라는 특별한 것도, 복잡할 것도 아닌 주제이지만,
저자는 그 누구의, 그 어떤 예술가의 삶보다도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세계로 그려낸다.
또한 단편적으로 코코슈카의 생각과 행동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고,
그것들을 그 시대와 연결하고,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과 결합하며, 그가 거쳐간 공간들과 동기화시킨다.
어느 문장 하나도 평범한 것이 없다.
함축되고 상징적인 단어 하나하나는 그의 학자적 역량을 드러내고, 각 문장과 문단은 그의 사색적 스펙트럼을 내보인다.
다음으로 빼어난 점은 한 인물에 대한 포괄적 분석이다.
타인에 대해 이 정도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운 따름이다.
그가 얼마나 복합적이고, 모순적인지를 보여주고, 어떤 재능을 지니고, 시사점을 내포하는지를 알려준다.
또한 예술이라는 한정적인 분야를 넘어서는 다각적인 인간적 면모도 전달한다.
예컨대, 유럽의 암울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한 예술가가 어떻게 정치적 담론에 참여하게 되는지,
예술을 위해 어떻게 문화적, 철학적 사색을 갖추어 가는지 등을 서술한다.
코코슈카는 세계를 본다는 것은 단지 망막의 상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적인 비전이 투영되는 의식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마치 베토벤이 청각을 잃은 후에도 세계를 들을 수 있었던 것처럼.
이 책은 한 사람의 시각적 재능이 어떻게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되는지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오스카코코슈카 #북캠퍼스 #최호영 #김하락 #뤼디거괴르너
코코슈카는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극작가, 에세이스트, 정치적 논객, 교육자로서도 활동하며 예술을 인간의 정신과 감각을 풍요롭게 하는 매개체로 삼고 있다. 오스카 코코슈카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강렬한 색채와 독특한 표현 기법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시간 순으로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에서는 코코슈카의 생애와 예술적 발전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 뤼디거 괴르너는 코코슈카의 작업실, 망명지, 전시회 등을 성실하게 추적하며 그의 예술적 여정을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코코슈카의 예술적 독창성과 인간적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예술과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코코슈카의 삶과 작품을 통해 예술이 개인과 시대, 그리고 인간 본질에 대해 던지는 질문을 성찰하고 통찰하게 한다. 코코슈카라는 이름이 단순히 한 시대의 화가를 넘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예술적 저항과 성찰의 아이콘으로 다가오는 이유를 독자들은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표현주의 거장의 삶과 예술
"둘의 심장 사이로 '당신'이 끼어 들었다... '삶의 불확실성'이 그를 '이 천사 같은 여자'의 품속으로 몰아넣었다." (p72)
처음에는 누구지 싶었지만, 소개글에 나오는 구스타프 말러의 아내 알마 말러와의 관계에 놀라움과 함께 다시 든 책이다. 오스카 코코슈카와 알마 말러의 사이는 예술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열정적인 사랑 이야기 중 하나로 꼽힌다. 알마 말러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품 수집가이자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아내였으며, 이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 작가 프란츠 베르펠과도 결혼한 인물로, 그녀의 삶 자체가 예술적 열정과 사랑의 굴곡으로 가득 차 있었다.
뤼디거 괴르너의 <오스카 코코슈카>는 20세기 초반 가장 독창적이고 다재다능한 예술가 중 한 명인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과 예술 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한 책이다. 이 책은 코코슈카의 화가로서의 업적뿐만 아니라, 극작가, 시인, 그리고 정치적 활동가로서의 면모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괴르너는 코코슈카의 예술적 여정을 통해 그가 어떻게 시대의 격변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나갔는지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코코슈카는 표현주의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작품은 강렬한 감정과 심리적 깊이로 유명하다. 괴르너는 이러한 코코슈카의 예술적 특징을 그의 개인적 경험과 시대적 배경과 연결해 설명한다. 그리고 코코슈카가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겪으면서도 어떻게 예술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켰는지를 분석하며, 그의 작품 속에 담긴 인간적 고뇌와 사회적 비판을 세밀하게 해석한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예술과 역사,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데 있어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며, 독자들에게 풍부한 지적 자극을 선사한다. 예술에 관심 있는 독자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특히, 코코슈카의 대표작 '바람의 신부' 그림을 펼쳐놓고 함께 읽는다면 그의 삶과 예술이 더욱 입체적으로 조명되며, 한 예술가의 내면 세계와 그가 살았던 시대를 동시에 경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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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오스카 코코슈카에 대해선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 '세기의 예술가'라 칭하는 오스카 코코슈카가 추구하는 예술은 무엇이며, 그가 살아온 행적을 알고자 한다면 더없이 좋을 책이다. 인문학적 분위기가 흐르는 문체도 좋았고 담담하게 코코슈카의 예술 세계를 깊이 탐구하고 있다. 대개 예술가들은 당대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사후 재평가를 받으며 그의 작품에 주목한다. 유독 많은 자화상을 남긴 그는 94세까지 장수하며 1973년 눈 수술을 받은 후에도 크레용으로 자신을 그렸을 만큼 예술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사람이다. 코코슈카는 평생에 걸쳐 창작을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런던으로 망명했을 때조차 함께 했던 그의 아내 올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코코슈카라는 인물은 시대적 맥락에서 고려하기가 쉽지 않다. 새로운 흐름인 신즉물주의가 스스로를 기획이라 규정한 것은 코코슈카의 노력에 가장 근접했지만 그는 이 예술 운동의 구성주의 원칙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유독 많은 초상화를 그렸는데 나치 독일에 의해 퇴폐 화가로 가장 먼저 낙인찍혔다는 건 너무 직설적으로 인물을 표현하려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화법은 색채를 매우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풍경화가 마음에 들었다. 정교하게 사실적으로 그린 것보다 꿈틀대는 풍경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코코슈카의 예술은 언제나 논란의 대상이었는데 초상화를 그릴 때도 목탄이나 크레용을 두드러지게 사용했다고 한다. 얼굴 윤곽을 유화나 오일 파스텔화처럼 표현하는 등 색층을 여러 겹 겹쳐 칠하는 표현 방식을 사용했다고 하니 투박하고 거칠었다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분명 기존 화법과는 많은 면에서 달랐고 그 당시만 해도 눈에 띄게 도드라져 보였던 것 같다.
예술의 문외한인 내가 그에 대해서 평가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지만 그가 표현하고자 한 색채 속에 인간의 내면을 담고자 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의 작품을 지금 봐도 매우 독특하고 독보적인데 어떻게 이런 기법으로 그려냈는지 시대를 초월한 예술가로서 대담하게 표현해낸다. 그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 이 책을 읽은 이후에는 오스카 코코슈카라는 이름이 각인되었다. 지금까지 하이데거, 니체, 베토벤, 마키아벨리, 오스카 코코슈카까지 '문화 평전 심포지엄 시리즈'에서 철학자와 음악가, 예술가 등 당대 뛰어난 인물들에 대한 책을 출간하고 있다. 이 시리즈가 좋은 점은 매우 깊이 있게 인물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생애부터 작품에 대한 평가까지 종합적으로 인물을 이해하고 싶다면 읽어볼 만한 시리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기간 : 2025/02/14 ~ 2025/02/17
비교적 최근 시작한 미술에 대한 공부는 의외로 꽤 재밌다.
세계사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위해 미술 공부를 시작했으나, 어느샌가 주객이 전도될 때도 있어 미술에 대한 책을 더 많이 볼때도 많다.
새로 알게된 작품들이나 작가들이 참 많은데, 이 공부 역시 세계사 공부랑 비슷한지라 내 개인 취향에 따라 관심도가 달라지게 된다.
그중에서도 오스카 코코슈카는 매우 관심도와 흥미 정도가 높은 작가라고 할 수 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또 좋은 기회에 아예 오스카 코코슈카라는 인물에 대한 평전까지 읽게 되었으니 내 스스로가 대견스럽기도 하다.
처음 오스카 코코슈카를 접하게 된건, 역시나 알마 말러와의 격정적인 사랑과 리얼돌(?) 사건을 통해서이다.
근데, 코코슈카가 리얼돌 목을 자르고 붉은 와인을 쏟아 경찰이 살인 사건으로 오해한 에피소드가 진짜 있었던 일이였는지 아닌지 확실치 않다니???!!!
여태 내가 봤던 모든 책들과 유튜브 영상들에서는 이 리얼돌 에피소드는 거의 오스카 코코슈카의 기본 패시브처럼 다 따라다니는거였는데.
놀랍다.
이래서 팩트 체크는 중요하다.
국내 잘나간다는 그 많은 도슨트들, 다 엉터리라는 소리이다.
아무래도 내가 전에 봤던 오스카 코코슈카에 대한 인상 깊었던 책이 주로 코코슈카가 영국으로 망명한 시점부터 콘월 남동부 폴페로에 머물던 시기를 집중 조명한 책이였던지라, 이 부분이 알마 말러와의 사랑만큼이나 재밌었던 부분이였다.
코코슈카는 런던이 그다지 마음에 안들어 한적한 폴페로까지 가서 그림을 그리며 조용히 올다와 살고 있었으나 전쟁의 여파로 좁은 폴페로에서 체코에서 망명온 사람이 살기에는 부담스러워 다시 런던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전쟁통에 총을 맞고서도 무려 94살까지 살았다.
더 놀라운건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살면서,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계속 했다는 점이다.
코코슈카는 빈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화가로 꼽히고 있으며, '바람의 신부' 로서 화가로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극작가이기도 했고, 소설가이기도 했고, 사회활동가이기도 했으며, 교육자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20세기 유럽 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많이 끼친 인물로서 어느 하나의 직업보다는 그냥 "예술가" 라는 말로 표현하는게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나 흥미진진한 인물에 대한 평전이라 책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았으나, 다만, 중간중간 글에 등장하는 코코슈카의 작품들에 대한 이미지가 하나도 없어 일일히 구글 검색을 이용해야만 했다.
그마저도 번역의 문제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으나 검색되지 않는 작품들도 부지기수였으며, 심지어 독일어 원제로 검색했는데도 이미지가 안뜨는 작품들이 많아 너무 답답했다.
그리고, 역시나 깊이가 있는 외국 평전답게 문장을 이해하는데 어려운 부분들도 많았다.
이는 뭐 분명히 번역의 문제이면서 나의 무지와 예술에 대한 낮은 이해도 때문이기도 하다.
기인처럼 살기도 했으나 끈질기게 예술과 인간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 활동을 계속했던 이 위대한 예술가를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만족스러운 책이였다.
당연히도 미술 관련 책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 같이 꽂아두고 생각날때마다 찾아 읽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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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는 수 많은 예술가들이 존재한다.
입체파는 20세기 초 피카소나 브라크 등에 의해 일어난 회화운동으로 색채와 질감을 제한하고 대상을 단면으로 분해, 분석, 콜라주라는 새로운 기법으로 창작한 미술사조를 말하는데 표현주의는 어떤 사조일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이름 그대로 표현주의는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사조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이는 작가들에게 근본처럼 장착된 자연주의나 아카데미즘, 인상주의 등에 대한 반동으로 20세기 초 이래 독일에서 시작된 예술운동으로 '예술은 작가의 기질을 통해 보여진 자연'이 아니라 기질 즉, 정신적인 것이 먼저고 자연은 제 2라는 의미를 지님을 표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표현주의 작가로 오스트리아 출신이며 그에게 영향을 미친 예술가는 아르누보와 구스타프 클림트가 있다.
세기의 예술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라 표현하는 오스카 코코슈카의 예술적 서사를 담은 책을 만나 읽어본다.
이 책 "오스카 코코슈카" 는 그 어느 장르보다 예술가들쪽에서 천재적인 인물들이 많이 탄생하고 오스카 코코슈카 역시 그러한 인물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그의 예술에 대한 서사를 담아 그의 인생과 삶에 대한 조망을 깊이 있게 살펴 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는 대부분 사실적인 존재를 중시한다.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의식에 집중되어 있고 사실을 전지전능한 신처럼 떠 받드는 행위가 만연한 가운데 예술을 하는 존재들로서는 그러한 부분이 마뜩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연유로 사실을 비틀어 사실이 남긴 인상을 예술적 혼을 불살라 표현해 내는지도 모른다.
하나의 작품, 영화, 연극 등을 보고 경험하더라도 대상의 실체가 주는 의미도 중요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것을 보고 경험하는 나, 우리의 정신적, 심리적 인상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양하고 각양각색의 표현들이 제시되는 이유들을 이해할 수 있다.
즉 관찰자로서의 나,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의미이고 보면 코코슈카 역시 자신의 예술세계에서 그러한 의미를 표현하고자 한 까닭을 알수 있을것 같다.
책의 부제에서 알려준 것 처럼 인간의 내면을 탐구한 색채의 철학자라는 코코슈카를 대변하는 말처럼 코코슈카는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삼되 실제적인 묘사를 배제하고 통념적인 모든 요소를 멀리한 표현양식을 구사해 불규칙하고 굴곡이 심한 선과 차갑고 어두운 색채, 강하고 거친 붓터치로 보는 이들의 영혼에 울림을 주었다고 평가 받는다.
피카소의 작품이 실체를 왜곡하고 비틀어 표현했듯이 코코슈카 역시 현실적인 존재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보다 내면의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부분을 중시해 그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예술가로 알려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미술가이면서도 시인이고, 극작가이기도 했다.
저자는 7개의 챕터를 두어 코코슈카의 유년시절을 시작으로 세기의 명작이라 불리는 '바람의 신부'에 대한 이야기와 세계대전과 방랑자로의 시간, 영국으로의 망명, 초상화에 표현주의 형식을 도입하고 만년의 삶에 이르기까지 그의 인생 전반에 걸친 예술적 서사를 만나 볼 수 있다.
반 고흐의 작품을 보면 우리는 그가 선이 굵고 두드러진 색채와 힘찬 붓놀림, 왜곡된 형태를 볼 수 있는데 오스카 코코슈카의 작품에서도 후기 인상파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코코슈카의 작품 전반에 걸쳐 우리가 흔히 아는 원근법, 해부학, 채광이나 음영 등의 법칙을 무시하고 윤곽선을 강조하고 미묘한 색조보다 강렬한 원색을 주로 사용 단순한 색채나 색채의 상호대비 효과를 보여주고 있음을 알수있다.
세계1차 대전 이후 독일에서는 코코슈카의 작품을 퇴폐적인 작품으로 평가해 전시를 금했으며 그가 사랑을 갈망했던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 알마 말러와의 격정적 사랑은 '바람의 신부'로 승화되어 나타난다.
한 예술가의 인생과 삶에 영향을 미친 영혼을 울리는 서사를 통해 존재의 의미와 표현에 대해 다시금 가늠해 보는 귀한 시간이 될 수 있었기에 독자들에게, 코코슈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유해 본다.
이름만 들어본 인물인데 워낙 평전을 좋아하기에, 그의 작품과 생애를 다룬 최초의 평전이라는 책 소개에 반해 읽게 되었다.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로, 같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명한 소설가 슈테판 츠바이크와도 동시대 인물이라는 점이 무척이나 반갑다.
클림트의 유명한 작품 '키스'의 주인공으로도 알려진 알마 말러가 사랑했던 많은 남자 가운데 이 코코슈카도 들어 있는데, 알마와의 사랑과 이별 후의 코코슈카 이야기가 꽤나 흥미롭다.
사실 이 인물에 대한 자세한 이해 이전에, 구스타프 말러의 미망인인 이 알마 말러와의 사랑이 사람들의 기억에는 더 강렬하게 자리매김해 왔을 수도 있다. 나도 자연스레 이와 관련된 내용에 흥미가 가고..
알마와의 짧지만 강렬했던 연애 기간동안 400여통의 편지를 보냈고, 알마를 소재로 한 그림은 무려 450여작에 달했다고 하니, 알마에 대한 그의 사랑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 중 격정적인 사랑을 다룬 < 바람의 신부 > 가 그의 대표작이 된다.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자원 입대를 하게 되는데, 머리에 총상을 입는 큰 부상을 입지만 그의 생명력은 정말 강했던 것 같다. 90세까지 살았으니..
알마와의 이별 후에는, 인형제작자에게 알마의 신체 구석구석 구체적인 지침까지 전달해서 완성시킨 '사랑 인형'(결과물을 처음 받고서는 매우 실망했지만) 과 함께 생활하고 외출도 하물며 극장에도 데리고 갔다고 한다. 이 정도면 이건 사랑이 아니라 엄청난 '집착증' 에 해당하지 않나?
코코슈카의 작품 가운데 초상화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는 초상화 속 인물들의 얼굴을 ' 영혼의 이미지' 로 간주하면서 인간 본질을 탐구하는데 주력한다. 전후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초상화가인 서덜랜드와 비교해 볼 때, 서덜랜드가 권력자를 찾아간 반면에, 코코슈카는 권력자와 유명 인사들이 초상화를 부탁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한다.
아 참, 코코슈카는 국가 장학금을 받고 공예학교(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 낙방생 중에 히틀러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안 코코슈카는, 자신이 장학금을 받지 않았다면 히틀러가 입학하게 되었을 테고 그러면 정치에 입문하지도 않았겠기에, 전쟁도, 나치의 만행도 일어나지 않았을꺼라고 스스로 자책했다고 한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이 순간의 당락이 역사에 있어서 정말로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코코슈카는 클림트나 에곤 쉴레와 같은 동시대의 다른 화가들에 비해서는 한국에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초반에도 언급했지만 알마와의 사랑으로 더 유명한 듯..), 단지 화가로만 알았던 코코슈카는 시인, 극작가, 철학자로도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이번 코코슈카와의 최초의 만남으로, 그의 엄청난 예술세계 뿐만 아니라 인물 자체에 대해 완벽히 알게 되었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고, 다만 그의 수많은 작품들을 이제부터 하나하나 눈여겨 보면서 익숙해지는 시작이 반갑기만 하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유럽은 '벨 에포크(Belle Epoque)' 로 불리는 시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전쟁이 없었는데 그러면서 경제가 발전하고 예술도 화려하게 꽃피웠네요.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도, 각종 뛰어난 문학 작품도 이 시기에 등장하였습니다. 프랑스 파리는 대표적인 예술 도시였는데 오스트리아의 빈 역시 기존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오스카 코코슈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클림트의 그림은 무척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워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클림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에게는 덜 알려졌으나 미술계에는 큰 족적을 남겼네요. '오스카 코코슈카' 는 오스카 코코슈카라는 인물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스카 코코슈카는 오스트리아에서도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예술에 관심을 가지면서 빈 공예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는데 당시 이 학교에 지원을 했다가 떨어진 사람 중에 아돌프 히틀러도 있었습니다. 만약 히틀러가 합격하였다면 2차 세계대전도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고, 오스카 코코슈카와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각자의 예술 세계를 발전시켜 나갔을 수도 있겠네요. 기존까지는 아카데미즘에 따라 고전적인 회화가 인정을 받았지만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사람들도 자신감으로 충만해서인지 예술에서도 많은 변화들이 나타났네요. 오스카 코코슈카는 디테일한 부분은 생략하고 과감하게 구성을 하였으며 색채 역시 다채롭게 활용하면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오스카 코코슈카가 예술에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알마 말러의 역할이 컸습니다. 알마는 유명 작곡가였던 구스타프 말러의 아내였는데 안타깝게도 말러는 병으로 일찍 죽었습니다. 알마는 다시 사교계로 돌아와 그 중심에 있었네요. 오스카 코코슈카는 알마와 연애하는 동안 수백통의 편지를 썼으며 알마를 모델로 한 그림들도 많이 그렸습니다. 유명 예술가들에게는 작품에 영감을 제공하는 뮤즈들이 있었는데 오스카 코코슈카에게는 알마가 그런 존재였나봐요. 하지만 알마는 금방 떠나갔으며 오스카 코코슈카는 상심에 빠져 있다가 알마와 똑같이 생긴 인형을 만들도록 주문하였습니다. 인형을 데리고 극장에 가거나 같이 침대에서 잤는데 사람들에게서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만큼 알마에 대한 사랑이 깊었다는 것을 보여주는게 아닐까요.
시간이 흐르면서 오스카 코코슈카도 자신의 예술 세계를 확립하였고, 잘츠부르크에서 미술아카데미를 설립해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오스카 코코슈카가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자신의 눈으로 스스로 보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카데미에서 배운 대로 그린다면 결코 이전 세대를 뛰어넘을 수 없는데 오스카 코코슈카는 자신의 눈으로 보면서 느낀 그대로 그리도록 하는 등 시각적 사고와 창의성을 강조하였네요. 오스카 코코슈카는 1886년에 태어나 거의 100여년 가까이 살면서 1980년에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평생을 예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네요.
아직 오스카 코코슈카의 작품을 제대로 본 적은 없습니다.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오스카 코코슈카라는 존재가 새롭게 느껴지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전시회가 열린다면 꼭 가보고 싶네요. 오스카 코코슈카의 삶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세기의 예술가, 색채의 철학자 『오스카 코코슈카』 1886~1980
뤼디거 괴르너 지음/ 북캠퍼스 (펴냄)
천재를 말할 때 오스카 코코슈카를 떠올려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 분의 이름만 알뿐, 작품이나 생애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기는 처음이다. 인간에게는 사실 자체보다 사실이 남긴 인상이 중요하다는 말! 무척 공감한다. 소설을 읽을 때도 영화를 볼 때도 혹은 이런 작품을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작품을 관찰하는 동안 내가 어떤 감정을 가졌었는지 그게 나에게도 더 중요한 일이다.
그에게 인생이란 평생에 걸친 예술 행위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거의 한 세기를 살다간 예술가! 책은 생전에 남긴 작품들, 주고받은 서신과 일기, 지인들의 증언으로 서술된다.
시인이자 극작가였으며 표현주의 연극의 창시자로 불리었다. 책은 시간순으로 총 7개의 챕터다. 금세 공업의 오랜 전통을 가진 프라하 가문 출신. 음악, 일본 목판화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유년 시절이 지나 세계대전 시기, 머리와 폐에 총상을 입었다. 이 시기 대략 50세였던 그는 문화 볼셰비스트라 불리기도 했다. 독일에서 그의 작품 전시와 작품 활동은 전면 금지된다. 경제적으로도 몹시 힘들었을 당시 익명의 후원자가 돈을 보내오는데 그가 바로 비트겐슈타인이었다. 와! 이 시대에는 전부 천재들이 활동했던?
미망인 알마 말러와의 격정적인 사랑. 사진을 보니 알마는 지금 봐도 정말 세기적인 미인이다. 2년 동안 무려 400통의 편지! 정말 미친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1914년 바람의 신부라는 작품의 모티브가 되는 사랑이다.
알마의 죽음 이후 딸이 보낸 편지, 알마의 삶이 어땠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시공간이 사라지고 밤낮으로 누군가를 찾았으나 끝내 늘 혼자였다는 알마....
1938년 영국으로 망명한 이후 52세라는 나이에 늦은 결혼을 하고 새로운 작품에 몰입한다. 이후 삶은 안정적이었을까?
미술에서 표현주의란 무엇인가!
이 유명한 오스트리아 아티스트가
한국에서는 조금 덜 알려진 예술가라고 한다. 그 삶을 다 적자니 너무 길다.
현재 이 위대한 화가의 작품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3월 3일까지 전시 중이라고 한다. 하 정말 가보고 싶다 ㅠㅠ
하! 예술가들의 미친 사랑!!! 전쟁의 시대, 광기의 시대에 정말 미치지 않고 세기적인 작품을 남길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애틋하면서도 깊은 여운이 남는 시대의 아티스트다. 화가의 삶도 놀랍지만 북캠퍼스 문화평전 심포지엄 시리즈, 이 책의 저자 평전의 작가 뤼디거 괴르너의 이름을 기억하겠다. 되돌아본다는 것은 다가오는 것들을 보려는 시도이자 시간의 창을 통해 한 사람의 삶의 공간을 들여다보려는 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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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사에서 모던 빈 화가로 알려진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실레, 그리고 오스카 코코슈카 이렇게 세명의 빈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화풍은 지금도 그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 많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오스카 코코슈카를 다룬 평전에서는 그의 생애를 통해 그가 이룬 업적과 미술 및 저작 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됐다.
그동안 국내에 그의 작품 화집을 소개한 것은 있지만 그의 생과 작품 세계를 모두 다룬 책은 이번이 처음이란 점과 예술의 본질과 예술가로서의 고뇌, 실제 그 시대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뤄낸 예술작품성들은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1886년 오스트리아 푀흘라른이란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그가 빈의 국립실업학교를 거쳐 예술가로서 날개를 펼치고 세기의 사랑이자 지독한 사랑에 대한 일을 겪으면서 그의 대표작으로 남긴 작품에 이르기까지, 이후 망명의 길을 걸으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망은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았다는 것을 들려준다.
그의 작품 중 대표하는 '바람의 신부'속 여인인 알마 말러와의 광기와 집착성 짙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파탄으로 끝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회자된다는 점에선 인생이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보 보면 알마란 여인의 매력은 뭇 여럿 남성들의 인생을 뒤흔들었으니...)
사랑이 지나친 소유욕으로 변하고 집착으로 변할 때 그가 이미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실존모형 인형까지 만들어 지낸 시간들은 '알마 인형'을 만든 남자란 별명이 무색하게 그의 예술적 창작 활동에 있어서는 표현주의 화가로서의 정접을 찍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캔버스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내고 히틀러 시대에 자신의 예술지향을 인정받지 못해 망명으로 길을 돌린 점, 이후 1953년 잘츠부르크에서 잘츠부르크 국제여름미술아카데미를 설립하면서 '시각예술'로써의 예술 교육을 했다는 점은 오늘날 현대 예술 교육의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전생애를 차근히 더듬어 가다 보면 젊은 날의 흔히 말하는 똘기와 청춘의 무한한 자유로움에서 점차 나이가 들면서 예술가로서의 창작과 시대의 흐름에 부딪치는 예술가란 자리의 고민들은 또 다른 면모를 엿보게 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지칭받는 그가 추구했던 자신만의 예술 표현과 그가 지나쳐온 여정들을 함께 엮은 여정을 알 수 있었던 내용이라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