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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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풍경, 적요를 마주할 네 편의 겨울 소설 『눈송이의 아름다움』
작가정보
걸려 오지 않는 전화,라는 문구가 떠올랐다. 이런 문장을 적었다.
‘정식은 아버지의 전화를 기다렸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정식은 어째서인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한 번쯤은 자신에 전화를 걸어올 거라고 믿었다.’
믿음에 관해 쓰기.
여러 권의 시집과 산문집, 한 권의 소설집을 출간했다.
삶은 아름답고, 딱 그만큼 두렵다.
그리하여 이 두려운 삶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2020년부터 글쓰기 모임 〈블라인드 라이팅〉과 〈Raw data of me〉를 운영해왔다.
쓴 책으로는 소설집 『낯선 하루』, 에세이 『취하지 않고서야』(공저) 『일일 다정함 권장량』 『오늘보다 더 사랑할 수 없는』 『사랑과 두려움에 대하여』 등이 있다.
목차
- 소 설 | 검은 개와 튤립
에세이 | 어찌할 수 없는 것
소 설 | 겨울 난로
에세이 | 샌드위치를 사러 가는 모험
소 설 | 추희와 율미
에세이 | 눈이 오면
소 설 | 쪽잠
에세이 | 겨울, 잠, 한숨
나가며 | 사계절이 와 그리고 또 떠나
책 속으로
그놈의 인스타그램이 문제였다. 자신의 삶이 아닌 걸, 자신의 분수에 안 맞는 걸, 자신의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그 가짜 세상이. 할 수 없는 걸 할 수 있다고 믿게 하는 거짓된 이미지들이. 너무 많은 슬픔을 안겨준다.
13p 송재은 〈검은 개와 튤립〉
“감사합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그렇게 마주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왠지 조금 울고 싶어졌다.
쓸쓸한 걸까?
혼자라서?
그런 생각을 하며 가게에 갔다. 하지만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불을 켠 순간 쓸쓸한 마음은 사라졌다.
57~58p 이종산 〈겨울 난로〉
적당히 넘어가고 싶어서. 넘어지기 싫어서. 살아보니 직면만이 아니라 띄엄띄엄 넘겨짚으며 피해 가는 것이 또한 현명한 생존의 방법이기도 했다. 추희는 그저 모든 엄마들이 그러하듯 딸 율미에게 바랐다.
언젠가 엄마가 되어 엄마를 알게 되기를.
83p 김현 〈추희와 율미〉
“그러고 보니 우주 같네. 자동차가 우주선 같아. 가로등은 별빛 같고.” 정만이 말했다. “근데 정말로 우주에 가보면 어떨까? 난 많이 무서울 것 같아. 아름다울 것 같기는 하지만.”
“전 가보고 싶어요. 실제로 가보면 어떤 곳일지……. 가끔 밤하늘을 보다가 우주에서 죽고 싶단 생각을 하거든요.” 현철이 말했다. “그럴 수만 있다면.”
109~110p 김종완 〈쪽잠〉
출판사 서평
겨울이니까 작은 발난로 하나를 켜놓고 물 마시는 소리를 들으며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적어봅니다. 너무 많은 슬픔을 안겨줄지도 모르지만 훗날 윤기 나는 얼굴로 연신 벙긋벙긋 웃으며 내 문장을 다시 만날지도 모릅니다. 사계를 지나오며 겪은 순간순간들. 반짝였고 흔들렸으며 걷다가 멈추다가 어깨 위로 슬픔이 내려앉고 기뻐 춤추던 일들. 겨울은 어쩐지 긴긴 겨울이라고 적어야 할 것 같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처럼 계속 이어지는 기분입니다. 중간중간 길을 밝히는 가로등처럼 언젠가의 제가 적었던 문장들을 발견하면 좋겠습니다. 읽다 만 책 사이에서, 엉망인 서랍 안에서, 마주 앉은 당신의 입술 모양에서.
이 책에는 스물여섯 번의 ‘끔’이라는 글자가 나옵니다. 이제 스물일곱이 되었고요. 끔. 한 글자일 때는 별 뜻이 없지만, 스물여섯 번의 쓰임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가끔’이 되기도, ‘힐끔힐끔’이 되기도, ‘찔끔’이나 ‘따끔’, ‘흘끔’이 되면서요. ‘말끔’한 문장이 되어 나란한 문장과 연결되고 다음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들. 마치 계절의 흐름 같습니다. 하나의 글자처럼 작은 눈송이가 되어 겨울을 나겠습니다.
겨우내 가득 채워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충전재로 가득한 상자에 든 튤립 구근처럼, 포장재에 말려있던 천사 오너먼트처럼 『눈송이의 아름다움』이 우리들의 겨울을 포근하게 감싸줄 것입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8853141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12월 13일 |
쪽수 | 144쪽 |
크기 |
122 * 191
* 16
mm
/ 33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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