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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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동아일보 > 2024년 12월 3주 선정
각기 다른 세 여성의 잔잔하고도 소란스러운 일상 속으로
글을 쓰며 어머니와 함께 사는 싱글 다미코.
남편, 아들과 함께 살며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문병하는 주부 사키.
대학 시절 늘 셋이서 붙어 다녀서 지어진 이름, 쓰리 걸스. 졸업 이후 삼십 년간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았지만, 자유롭고 비범한 리에의 귀국을 계기로 다시 뭉친 순간 그들은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잔잔하면서도 소란스러운,
소소하면서도 시끌벅적한
직선에서 살짝 벗어난 일상 이야기.
작가정보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는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 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3),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개와 하모니카』, 『별사탕 내리는 밤』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수료했다. 1987년 쇼와 여자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오오쓰마 여자대학과 도쿄 대학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홀리 가든』, 『좌안 1·2』, 『제비꽃 설탕 절임』,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저물 듯 저물지 않는』 등이 있다.
목차
- 옮긴이의 말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
책 속으로
“슈트 케이스라니, 또 어디 갈 거야?”
“당연히 가지. 언제든, 어디로든.” _본문 중에서
사키의 옛성은 세노. 스와, 세이케, 세노, 그렇게 쓰리 걸스 탄생. _본문 중에서
“내 생활을 전부 내가 직접 운영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_본문 중에서
시스템을 알지 못하면 다룰 수도 없을 것 같아 사러 나가 봐야 가게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해 혼란스러울 게 뻔하니까, 결국은 주저하게 된다. 이런 게 나이를 먹는다는 거겠지, 하고 다미코는 생각한다. 예전 같으면 새로운 것이라도 바로 사러 갔을 것이다. _본문 중에서
눈앞에 있는 세 사람이 반가웠던 게 아니라, 세 사람을 통해 환기되는 그 옛날의 자신이 반가웠다. 부모님과 같이 살았고, 남편도 아들도 없어 홀가분했던 자신이다. _본문 중에서
당시 포크파이 해트와 셔닐은 세 사람 사이에서 일종의 은어였다. 전자는 기묘한 것이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을 가리 켰고, 후자는 멋진 것을 가리킬 때 사용했다. _본문 중에서
그런데도 언젠가 자신에게도 그런 남자들과 다른 상대가 나타나 가정을 꾸리게 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생각을 했으니, 지금 돌이켜 보면 이상한 일이다. 그리고 어느 시기부터는 그런 남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 허탈함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안도감이 컸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에이, 뭐야, 그런 거였어. 자욱하던 안개가 걷혀 시야가 깨끗해진 듯한, 그런 안도감이었다. _본문 중에서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계속 놀라면서 다미코는 옛 사진들을 바라본다. 셋 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간 같은데, 리에는 틀림없는 리에이고, 사키 역시 고집스러우리만큼 사키이고, 자신도 보나 마나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자, 왠지 으스스 소름이 끼쳤다. _본문 중에서
한참을 잠자코 음악을 들었다. 〈베이징에서 아침을〉 다음은 〈카바레〉, 무대가 중국에서 갑자기 파리로 튄다. 세 번째 곡인 〈8월의 기억〉이 사비에 접어들었을 때, 리에와 다미코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린다. 사토 다카시는 ‘당신은 미세스, 당신은 미세스’라고 달콤한 목소리로 노래하는데, 미세스가 아닌 둘이 듣고 있으니. _본문 중에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여자의 연애담 따위는. 남편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하고 사키는 생각한다. 오십 대쯤 되면 가정에 안주하고 있든지, 그렇지 않으면 일에 매진하며 남녀관계와는 무관한 생활을 하고 있든지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_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온 세 대학 동창을 그린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장편 소설
정체를 알 수 없어 상상과 동경을 부추기는 특별한 단어들이 있다. 셔닐과 캔털루프 멜론이 바로 그렇다.
고급 직물의 세련된 촉감이라 생각했던 셔닐은 사실 부슬부슬한 촉감의, 썩 느낌이 좋지만은 않은 직물. 기품이 있게 생긴, 속살이 노란 멜론일 줄 알았던 캔털루프 멜론은 사실 농후한 맛의 속살이 빨간 머스크 멜론이었다. 인터넷이 없어 대학 시절 당시에는 상상으로만 그렸던 셔닐 손수건과 캔털루프 멜론의 실상은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어떤 것들은 상상 속에서 훨씬 더 아름답고 고귀해 보인다.
과거 상상 속에서 그렸던, 함께 늙어가며 수박을 먹는 한적한 노부부의 미래는 현재 싱글인 다미코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누구나 정체 모를 것을 멋대로 상상하고 미래를 그리지만, 사실 상상은 이루어지지 않거나 정작 미래에 도달해 보면 꿈꿨던 미래와 전혀 다른 경우가 태반이다. 어릴 적 그렸던 내 미래 모습은 어떨까? 대학 시절 쓰리 걸스는 그들의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과거의 상상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깨달아도, 인생이 마음먹거나 상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지만 괜찮다. 이 장편 소설은 과거와 많이 바뀐 듯하면서도 과거 그 모습 그대로 있기도 한, 세 대학 동창의 이야기이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인물들도 눈여겨볼 법하다.
다미코의 어머니 가오루는 당찬 리에의 등장에 은연중 딸과 리에를 비교해 관찰하고, 다미코의 지인 마도카는 8년간 사귄 연인이 청혼하지 않아 고민한다. 반면 사키의 아들은 반년 만난 연인과 결혼하겠다며 사키의 속을 썩인다. 쓰리 걸스를 비롯한 그들의 가족,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여성이 남성과 가질 수 있는 관계, 결혼, 이혼, 사별, 연애, 친구 등의 관계를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담담하고 섬세한 문장이 다룬다.
기본정보
ISBN | 9791160274660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12월 09일 |
쪽수 | 360쪽 |
크기 |
127 * 186
* 38
mm
/ 75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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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코, 리에, 사키 세 사람은 대학 시절 친구다. 30여 년이 지나 영국에서 살던 리에가 돌아와 지낼 곳을 찾기 전 다미코 집에서 잠시 지내게 되고 세 사람과 주변 인물들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성격도 너무 다르고 돌싱, 싱글, 주부라는 현재 생활도 차이가 크지만
있는 그대로 봐주는 친구들이다.
제목이 어떤 의미인지 무척 궁금했는데 대학 시절 문학 동아리에서 소설에 나오는 셔닐과 캔털루프 멜론을 몰라 셋이 토론이 벌어졌고 세월이 지난 후 보니 상상했던 것이 오해였다는 일화에서 따온 거였다.
돌싱이지만 조카를 사랑하고 아직도 연애에 가슴이 뛴다는 리에, 싱글이지만 죽은 친구의 딸의 멘토 도 해주고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며 글을 쓰는 다미코 그리고 가장 평범하고 소탈한 생활을 하다 예비며느리에게 강아지를 선물 받는 사키. 각자의 자리에서 돌보고 보듬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세 친구들의 수다가 이 나이대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 잘 없어서인지 표지 색만큼이나 신선했다.상대를 평가하지 않고 묵묵히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삶의 기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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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