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의 공동체 (베스텐트 한국판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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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불신의 관계를 다시 생각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나타난 ‘불신 공동체’ 현상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진보와 보수, 페미니스트와 종말론자, 의사와 실업자 등 평소라면 결코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이질적 구성원들이 백신 정책에 대한 ‘불신’이라는 이름 아래 결집했다. 한편, 자기 진영의 목소리만을 맹신하며 상대 진영을 철저하게 불신하는 배타적 부족주의 역시 정치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 언제부터 불신은 도를 지나치게 되었을까?
이 책은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불신’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특히 불신이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어내는지, 불신 공동체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와 그것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장애 정의론’이다. 주목할 점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속에서 불신 공동체와 유사한 구조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뭉친 이질적 연대가 있다면, 이들은 편견 없이는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런 불신의 공동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 책은 불신 공동체에서 장애 정의론에 이르는 폭넓은 탐색을 통해 불신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이 책의 총서 (1)
작가정보
엮음 연구모임 사회비판과대안
연구모임 사회비판과 대안
2006년 발족한 비판적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철학자, 사회학자, 정신분석학자, 문화예술이론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베스텐트 한국판’을 기획했으며, 비판적 사회이론을 소개하고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레타 바그너 Greta Wagner
베를린 자유대학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했으며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신경 향상에 관한 비판적 연구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름슈타트 공과대학 사회학과를 거쳐 프랑크푸르트 대학 사회학과에서 문화사회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의 주요 일원이며, 현재 『베스텐트』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다중 위기 상황에서의 원조의 한계”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요 저서로 『자기 최적화: 신경 향상의 실천과 비판』 『번아웃, 피로, 탈진: 현대인의 고통에 대한 학제적 관점』(공저) 『비판에 직면한 위기』(공저) 등이 있다.
지니 모저 Jeannie Moser
빈 대학에서 의학과 민족학, 독문학을 공부했으며 빈 대학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의 지식과 서사에 관한 연구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베를린 공과대학과 빈 대학 독문학 교수를 거쳐 함부르크 과학문화진흥재단에서 불신에 관한 문학과 지식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지식과 서사: 인간과학의 내러티브』(공저) 『향정신성 약물: LSD 전기』 『행동 디자인: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기술 및 미학 프로그램』(공저) 등이 있다.
에바 마를레네 하우슈타이너 Eva Marlene Hausteiner
베를린 대학과 포츠담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베를린 대학에서 제국 질서의 정당화 전략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본 대학에서 20세기 미국, 소련, 유럽연합의 연방주의 개념에 관한 연구로 교수자격학위를 취득했다. 뉘른베르크 대학 정치이론 및 사상사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에는 정치적 지속성의 합의된 규범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요 저서로 『로마보다 위대한: 영국 제국주의 재정의 1870-1914』 『연방주의: 국가 너머의 모델』(공저) 『제국 이해하기: 이론, 유형, 변형』(공저) 등이 있다.
파반 쿠마르 말레디 Pavan Kumar Malreddy
켐니츠 공과대학에서 포스트식민주의 이론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대학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아시아, 아프리카, 남아시아, 아랍어권에 중점을 둔 20세기와 21세기 비교 영문학 및 문화를 연구하며 분쟁, 공동체 유대감, 반란, 포퓰리즘, 이주 등에 연구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요 저서로 『오리엔탈리즘, 테러리즘, 원주민주의: 포스트식민주의로 읽는 남아시아 문학』 『남아시아에서의 폭력: 동시대적 관점』(공저) 『반란 문화: 글로벌 남부의 세계문학과 폭력』 등이 있다.
우테 프레베르트 Ute Frevert
뮌스터 대학과 런던 정경대학에서 역사와 사회과학을 공부했으며 빌레펠트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베를린 자유대학, 콘스탄츠 대학, 빌레펠트 대학 현대사 교수를 거쳐 미국 예일 대학 독일사 교수를 역임했다. 막스 플랑크 인간개발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감정사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대사 및 독일사뿐 아니라 사회사 및 젠더사의 전문가로, 특히 감정사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다. 주요 저서로 『여성의 역사』(공저) 『감정의 정치』 『굴욕의 정치』 『강력한 감정: 두려움에서 애정까지, 1900년 이후 독일사』 등이 있다.
목광수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윤리학회와 한국생명윤리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윤리학과 정치철학 관련 연구를 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윤리와 생명의료 윤리를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공지능 개발자 윤리』 『루치아노 플로리디, 정보 윤리학』 『정의론과 대화하기』 『인공지능 시대의 인간학』(공저) 『인공지능의 윤리학』(공저) 『인공지능의 존재론』(공저) 등이 있다.
오근창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퍼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인천대 인문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있으면서 서울대에 출강 중이다. 주요 연구 관심사는 사회정치철학, 현대유럽철학 등이며, 관련된 연구 논문을 Philosophy and Social Criticism, 『철학』 등의 학술지에 발표했다. 역서로 『급진적 무신론』 등이 있다.
정대훈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데카르트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크리스토프 멘케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공저서로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 『푸코와 철학자들』이 있으며, 역서로 『데카르트』 『뉴레프트리뷰 3』(공역) 『현대 영미 철학에서 헤겔로의 귀환』(공역) 등이 있다.
조수민
서울시립대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악셀 호네트의 비판 이론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으며, 주로 사회 정의론과 사회정치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
추정완
서울대 사범대학 윤리교육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도덕반실재론 비판을 통한 도덕실재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춘천교육대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생명의료 윤리 분야를 중심으로 한 응용윤리,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 메타윤리학이다. 공저서로 『도덕성과 윤리교육』 『기후변화 시대의 시민교육』 『마음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을까』 『시민교육탐구』 『서양 윤리 사상』 등이 있고, 역서로 『생명의료윤리의 원칙들』(공역) 등이 있다
독일 브레멘 대학 철학과에서 발터 벤야민의 모더니티, 비평, 역사 개념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랑크푸르트 비판이론, 포스트모던 등으로 시각을 확장해 벤야민 사상을 철학적 시대 비판론으로 심화, 발전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가천대 아시아문화연구소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꿈과 깨어나기: 발터 벤야민 파사주 프로젝트의 역사이론』, 공저서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 『포스트모던의 테제들』 『현대 페미니즘의 테제들』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 등이 있으며, 역서로 『라디오와 매체』 등이 있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공과대학 과학기술철학과에서 인지문화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서울대 기초교육원에서 교양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저서로 『행동지식』 『BTS와 철학하기』 『김광석과 철학하기』 『다시 민주주의다』(공저) 『세상의 붕괴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공저)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인지문화철학으로 되짚어 본 언어폭력」 「인지문화철학으로 되짚어 본 동성애혐오」 등이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상국립대 사회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부전공은 정치사회학이며 특히 포퓰리즘과 로컬민주주의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저서로는 『비판사회이론: 경제학 비판』(공저) 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포스트민주주의와 포퓰리즘」 「독점화된 지방정치에서 벗어나기」 등이 있다.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 철학과에서 악셀 호네트 교수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여대 교양대학 현대철학 담당 교수로 재직 중이며 『베스텐트』 한국판 책임편집자를 맡고 있다. 저서로 『미셸 푸코의 비판적 존재론』 『인정의 시대』 『새로운 사회적 자유주의』 『니힐리스트로 사는 법』, 공저서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 『포스트모던의 테제들』 『현대 정치철학의 테제들』 『현대 페미니즘의 테제들』 『근대 사회정치철학의 테제들』 등이 있으며, 역서로 『정의의 타자』 『인정투쟁』 『분배냐, 인정이냐?』(이상 공역) 『사회주의 재발명』 등이 있다.
목차
- 서문 (문성훈)
1부 쟁점 / 불신의 공동체
불신 사회 (그레타 바그너)
‘크베어덴켄’ 하향혼인을 유발한 불신 (지니 모저)
정치이론의 시험대에 선 음모설 (에바 마를레네 하우슈타이너)
갈등 속에서 연결되어 있음: 국가, 거리, 조직된 불신 (파반 쿠마르 말레디)
독재와 민주주의에서의 불신 (우테 프레베르트)
2부 한국판 특집 / 장애를 생각하다
시혜가 아니라 정의를! 장애의 정의론 (정대훈, 오근창)
장애(인)에 대한 정의론 (목광수)
장애와 의료기술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 성찰 (추정완)
타자로서 장애인을 위한 정의론의 이론적 기초 (조수민)
베스텐트 독일판 차례
저역자 소개
책 속으로
“신뢰를 통해 형성된 연대와 불신을 통해 형성된 연대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 연대라는 면에서는 같은 것일까? 한 사회의 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에 토대가 되는 연대는 신뢰에 기초한 것일까? 아니면 불신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9쪽)
“민주주의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조직된 시민들의 해방적 불신에 의존한다. 이런 점에서 “반(反)민주주의”는 항상 민주주의의 한 부분이다. 플로리안 뮐프리트는 이런 불신을 이상화하여 민주주의에 구심력이 된다고 본다. 이런 불신은 사회를 개선하겠다는 목적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달리 외국인에 대해 적대적으로 작동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내부에서 공동체를 형성하는 불신은 민주주의의 원심력으로 볼 수 있다.” (15쪽)
“불신 담론이 사용하는 에너지는, 그것이 저항적 투사의 몸짓으로 거부하는 자유민주주의 체계로부터 온다. 거기에 기생해서 힘을 얻는 것이다. 또 그것은 그 체계를 희생시키며 자양분을 얻는다. 자유민주주의 체계가 허용하는 정치적 개입의 여지를 파고드는 동시에 자유민주주의를 전제정치나 독재라고 호도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적 개입의 여지를 붕괴시킨다. 그리고 불신을 이용하여 질문을 빼앗고, 질문을 유도된 질문 또는 순전히 수사학적인 것으로 전도한다.” (32쪽)
“정상성 개념에 입각해서 장애인을 책임 있는 존재로부터 배제하는 계약론은 장애인을 주체 능력을 결여한 의존적 존재로만 간주한다는 점에서 장애인의 자존감을 상실시킬 뿐만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착취와 차별을 고착화하는 부정의를 초래한다.” (112쪽)
“질병과 장애는 어떤 의식과 개성을 수반한 몸 내에서 발생하며, 그 의식과 개성은 ‘질병과 장애를 지닌 몸의 경험’에 의해 주조되고, 형성되며, 영향을 받는다. 그 경험들은 언제나 그들이 누구인가를 말해 주는 일부일 것이고, 지속되는 통찰과 이로움의 원천일 수 있다. 즉 그 경험들은 어떤 경우에도 제거될 수 없다.” (172쪽)
출판사 서평
■ 불신이 만든 새로운 연대,
민주주의와 불신의 관계를 다시 생각한다
코로나 시기 백신 반대파에서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의 극단적 결속까지
‘불신’이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어내고 있다
민주주의는 불신에서 시작되지만, 모든 불신이 같은 것은 아니다. 정부의 독재적 행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없다면 건강한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민주적 불신과 파괴적 불신은 구별되어야 한다. 민주적 불신이 권력에 대한 감시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파괴적 불신은 사회적 관계를 해치고 정치적 극단주의를 초래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나타난 ‘불신 공동체’ 현상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진보와 보수, 페미니스트와 종말론자, 의사와 실업자 등 평소라면 결코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이질적 구성원들이 백신 정책에 대한 ‘불신’이라는 이름 아래 결집했다. 한편, 자기 진영의 목소리만을 맹신하며 상대 진영을 철저하게 불신하는 배타적 부족주의 역시 정치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 언제부터 불신은 도를 지나치게 되었을까?
이 책 『불신의 공동체: 그리고 장애를 생각하다』(베스텐트 한국판 11호)는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불신’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특히 불신이 어떻게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만들어내는지, 불신 공동체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와 그것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장애 정의론’이다. 주목할 점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 속에서 불신 공동체와 유사한 구조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뭉친 이질적 연대가 있다면, 이들은 편견 없이는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일 것이다. 이런 불신의 공동체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 책은 불신 공동체에서 장애 정의론에 이르는 폭넓은 탐색을 통해 불신 문제의 근본적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 ‘백신 반대’에서 ‘장애인 혐오’까지… 불신이 만드는 새로운 연대
코로나 팬데믹 시기, 백신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됐다. 진보와 보수, 부자와 가난한 사람, 학력과 직업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하나로 뭉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 시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타나는 극단적 결속이나 혐오 표현의 확산도 비슷한 맥락이다. ‘일베’, 안티 페미니즘, 장애인 혐오 등 다양한 형태의 배타적 공동체들도 불신을 매개로 결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신 문제는 그동안 진지하게 다루어지지 않았거나 기껏해야 신뢰의 부재라는 단순한 현상으로만 취급되어 왔다. 그러나 어떤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과 그를 불신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불신이란 단순히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 선입견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관계 형태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불신의 공동체: 그리고 장애를 생각하다』(베스텐트 한국판 11호)는 이러한 ‘불신 공동체’의 형성과 작동 방식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1부)
특히 근래에 등장한 불신 공동체에서 불신의 주요 대상이 ‘주류’라 일컬어지는 집단이라는 점은 주목을 요한다. 여기서 주류란 단순히 경제적 상위 계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류에는 언론, 대학, 정치권력 등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모든 제도가 포함된다. 주류와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은 엘리트와 언론에 대한 거부감, 공식 정보의 배척, 음모론과 같은 비주류적인 소통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으며, 이러한 불신 공동체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점점 더 문제적인 사회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본문 20쪽 참조)
■ 민주적 불신 vs 파괴적 불신
1부에서 저자들은 불신 공동체의 형성 과정과 특징을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탐구하고 있다. 저자들은 불신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민주주의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민주적 불신’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를 분열시키는 ‘파괴적 불신’이다. 정부나 권력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적 태도는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이지만, 불신이 도를 지나치면 음모론이나 혐오로 이어지며 사회 통합을 저해하기에 이른다.
우선 문화연구자 지니 모저는 「‘크베어덴켄’ 하향혼인을 유발한 불신」에서 코로나 시기 독일에서 나타난 ‘크베어덴켄’(Querdenken) 운동을 분석한다. ‘경계를 가로질러 생각하기’로 번역되는 이 단어 아래 극우에서 극좌, 페미니스트에서 종말론자에 이르는 이질적 입장의 백신 반대론자들이 (자기보다 낮은 신분과 결혼한다는 하향혼인의 의미에서) 하나로 연대했다. 지니 모저는 불신이 정치적 연대를 촉진하는 동시에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양면성을 조명하며, 불신이 어떻게 교양 있는 정치적 담론으로 포장되어 성공적인 연대 메커니즘이 되는지 설명한다.
다음으로 정치학자 에바 마를레네 하우슈타이너는 「민주주의적 원동력인가 아니면 이데올로기적 유혹인가? 정치이론적 시험대에 선 음모설」에서 음모적 사고의 정서적 차원에 주목한다. 그는 현대 사회의 불신 공동체는 특정한 이론이나 이데올로기에서 비롯된다기보다는, 일반화된 “의심과 불신의 문화”(본문 44쪽)에서 촉발되며 거꾸로 이를 다시 강화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디지털 공간에서 나타나는 음모적 사고의 확산이 이러한 불신 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책은 불신 공동체의 다양한 양상을 탐구하면서 불신에 맞선 연대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포스트식민주의 문화연구자 파반 쿠마르 말레디는 「갈등 속에서 연결되어 있음: 국가, 거리, 조직된 불신」에서 국가가 조장한 불신에 맞선 연대 공동체의 형성 사례를 분석한다. 2022년 자한기르푸리(인도 델리)에서 벌어진 힌두교 공동체와 무슬림 공동체 간의 종교 갈등 사례에서, 그는 국가의 의도적 불신 정책과 이에 대항하는 수평적 연대의 역동적 관계를 조명하고 있다. 국가는 암묵적으로 힌두교 공동체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활동가, 학자, 신문은 공적 담론을 바꾸고 수평적 연대를 구축하며 어떤 정당도 없이 평화롭게 거리로 나섰다. 이는 강요된 불신을 사회적 신뢰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역사학자 우테 프레베르트는 「독재와 민주주의에서의 불신」에서 불신 행위의 역사적 맥락을 탐구한다. 특히 민주주의와 독재 체제에서 불신의 역사적 역할을 비교하며, 불신이 권위와 신뢰를 재구성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총체적 지배가 보편적 불신에 기초한다는 한나 아렌트의 주장과 이에 반해 민주주의는 신뢰에 의존한다는 일반화된 정치학적 가정을 출발점으로 삼아, 나치즘, 공산당, 독일민주공화국[동독], 자유민주주의 등 20세기 정치 속에서 등장했던 불신의 다양한 형태를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는 불신의 역설을 발견한다. 즉, 불신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신뢰가 위기에 처할 때 신뢰의 토대가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주지만, 동시에 그러한 불신은 오직 사회적 신뢰 위에서만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장애 정의론: 의료적 관점인가, 사회적 관점인가?
이 책의 또 다른 주제는 ‘장애 정의론’이다(2부 한국판 특집). 장애를 의료적 관점에서 접근할지, 사회적 관점에서 접근할지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다. 또한 장애를 롤즈의 정의론에 따라 다루어야 할지, 아니면 센과 누스바움의 역량강화론에 따라 다루어야 할지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실린 장애 정의론에 관한 세 연구는 의료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의 구별에 대한 논의를 출발점으로 삼아 장애 정의론에 관한 각자의 논의를 다각도에서 전개해 나가고 있다.
먼저 윤리학 연구자 목광수는 「장애(인)에 대한 정의론」에서 장애 정의론을 다루는 계약론적 정의론과 역량 접근법의 특징과 한계를 각각 검토한다. 존 롤즈의 정의론은 ‘차등 원칙’을 통해 장애인을 ‘최소 수혜층’으로 규정하며, 이를 보상하기 위한 최대한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롤즈의 모델은 합리적 판단 능력을 지닌 사람만을 계약 당사자로 인정하여 지적 장애인을 계약 과정에서 배제하는 한계를 드러낸다.
계약론적 정의론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형태의 장애인 정의론은 아마르티아 센과 마사 누스바움의 역량 접근법이다. 역량 접근법의 기본 관점은 장애인의 행위자 역량을 강화하고 지원하는 데 있다. 그러나 역량 접근법에서도 장애를 정상성에서 벗어난 것으로 간주하는 과정에서 장애인의 자존감을 훼손할 위험이 남아 있다. 그래서 목광수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정된 역량 접근법’을 제안하며, 제도적 이상론과 현실적 불의를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다음으로 생명의료 윤리 연구자 추정완은 「장애와 의료기술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 성찰」에서 생명윤리적 관점에서 장애 태아의 선별적 낙태 문제를 다룬다. 장애를 지닌 태아의 선별적 낙태는 과거 우리 사회에서 횡행했던 성감별에 따른 낙태와 마찬가지로 불의한 일이다. 한편, 산전 검사를 통해 이미 배아 수준에서부터 ‘장애’를 제거할 수 있는 정도로 발전한 첨단 의료 기술은 장애를 원천 차단하는 환경을 제공하지만, 추정완은 이런 기술이 우생학적 관점을 강화하며 장애인을 배제하는 부정의를 조장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그는 사회 정의의 관점에서 장애 문제를 성찰할 것을 촉구한다.
마지막으로 사회 정의론 연구자 조수민은 「타자로서 장애인을 위한 정의론의 이론적 기초」에서 의료적 모델과 사회적 모델의 ‘종합’을 시도하며, 장애인의 타자성과 경험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정의론을 제안한다. 그는 장애 정의론이 단순히 사회구조와 제도의 문제를 논하는 것을 넘어, 장애인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의 행위 주체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장애인 자신이 경험한 부정의가 무엇인지를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센의 행위 주체 개념과 맥킨타이어의 서사적 자아 개념을 이론적 토대로 활용하여, 장애인 당사자의 고유한 경험과 정체성을 존중하고, 장애인의 행위주체성을 인정하는 방식의 연대를 장애 정의론의 기본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92092447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12월 10일 |
쪽수 | 208쪽 |
크기 |
148 * 213
* 21
mm
/ 43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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