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포착(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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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상을 공부한 정치학 박사가 문득 써 내려간 ‘자유론’. 자유는 존재의 자유를 생성의 자유가 밀어내면서 덧놓거나 포개진 인식의 산물이다. 삶 일반을 정치로 규정하는 저자는 우리는 매 순간 정치적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고 말한다. 하나를 선택하여 하나를 잃고, 미래를 위해 물러나기도 나아가기도 하는 선택이 각자 삶의 방향을 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선택이란 무엇이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론적 자유란 무엇인가? 저자는 문득 생각했고, 오랜 사색 끝에 신화와 종교, 철학과 과학, 감성과 이성이 뒤엉켜 흘러온 방대한 역사 전체가 어쩌면 더 자유롭기 위해 투쟁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고 제안한다. 종교는, 철학은, 정치는 결국 자유를 위한 투쟁이다! 누구나 하는 이야기 같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이야기를 건네는 저자의 음성은 낮지만 단단하다.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지만 이를 포착하고자 하는 모든 형태의 발자취를 자유라 칭하기 위해, 작은 생각 안으로 기꺼이 잠수하여 캐내고 캐낸 절절한 내적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투쟁은 어느 날 문득 들린 자유의 음성, 퍼뜩 떠오른 자유의 기쁨으로 시작되었기에 ‘자유의 포착’으로 명명되었다. 혹여 “자유란 무엇이다”라는 딱 떨어지는 답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는다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자유를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할 수 없는 것이 자유임을 곧이곧대로 사유하고 포착하려는 누군가에게는 이 자유의 속성에 관한 인식론적 논의가 자기만의 자유를 찾아 나아가라는 반가운 격려가 될 수도 있다.
작가정보
중앙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Temple University에서 정치학으로 석사학위, 영국 University of Glasgow에서 정치사상 전공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강사로 재직 중이다. 주요 경력으로는 건국대학교 아시아·디아스포라 연구소 조교수, 영국 University of Glasgow 정치학과 Tutor,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Diaspora & Cultural Criticism》의 부편집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 실적으로는 〈선입견의 본질: 존재의 선입견과 생성의 선입견〉(2023), 〈A Critique on the Practice of Filial Piety in Confucian Culture: Focusing on Habermas’s Appraisal〉(2022), 〈The Concept of Filial Piety in East Asian Confucian Culture from the Perspectives of Gadamer and Habermas〉(2019/2020), 〈선입견, 역사, 그리고 이성: 가다머 ‘선입견’ 개념의 비판적 고찰〉(2019)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고, 공저로 《생명과학기술과 정치》(2022)를 출간했다. 주요 연구 주제는 인식의 기준과 행위의 근거로서 선입견의 본질과 속성이다. ‘The Fate of Prejudice’라는 책을 준비 중이다.
목차
- ■ 머리말
1장 서론
2장 자유의 다의성
1. 자유 개념 정의의 어려움
2. 자유 개념이 다의적인 이유
3. 자유 개념의 이분법적 분석
4. 자유의 확장성과 지속적 발견
3장 개인적 자유의 세 가지 유형
1. 생각의 자유
2. 의지의 자유
3. 행위의 자유
4. 개인적 자유의 제도화
|덧붙이는 생각|
4장 유토피아, 자유, 권력
5장 자유와 실존의 융합
1. 감성과 이성, 그리고 지배담론의 전개
2. 문화적 가치 영역의 분화
3. 불안, 가상의 실재, 주관적 의미
4. 실존과 자유의 융합
6장 자유의지와 결정론
1. 지배담론과 결정론
2. 양립가능주의와 양립불가능주의: 자유의지, 결정론, 양립가능론, 불가지론
3. 지배담론, 결정론, 자유의지
7장 존재의 자유, 생성의 자유, 창발의 자유
1. 존재의 자유
2. 존재의 자유와 생성의 자유의 마주침
3. 생성의 자유
4. 창발의 자유
5. 자유의 범주, 목록, 항목
8장 결론: 자유의 과거, 현재, 미래
■ 참고문헌
책 속으로
우리는 보통 ‘권리’를 소유한다는 의미에서 ‘가진다’고 말한다. 권리를 가진다고 할 때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처럼 인간에게 천부적으로 부여된 일반적인 의미의 권리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권리를 가진다’는 ‘저항 활동, 입법화, 집합 행동, 제도 구축 등을 통해’ 합법적으로 권리를 주장하고 이러한 행위가 가능하도록 하는 활동에 참여한다는 의미다. 맥스웰Maxwell은 권리를 가진다는 의미를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천부적인 소유 개념으로 파악하기보다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군도두Gündoğdu는 권리가 대중적인 지지, 행동, 요구, 주장 등에 달려 있는 ‘정치적 실천’이라고 말한다. - 30쪽
의지의 자유는 인간의 고도의 이성 작용, 즉 지성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심사숙고하고 다듬어 자유롭게 표현하고자 하는 행동 방식의 욕구다. 칸트는 “의지란 이성이 경향성에서 독립해서 실천적으로 필연적인 것이라고, 즉 선하다고 인식하는 것만을 선택하는 능력”이라고 간주한다. 레키Recki도 “내 행위의 판단을 위해서는 단순히 내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나 자신을 움직인다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 57쪽
이처럼 자유와 권력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자유와 권력의 관계적 의미는 필연적으로 ‘권력의지’를 내포한다. 따라서 권력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어떠한 형식, 위력, 강요에 의해 권력을 가지지 못한 사람의 행동을 유발하는 척도를 규정한다. 사람의 삶은 항상 구속 또는 속박과 함께하고, 구속이나 속박은 사람에게 자유의 결핍을 자각하게 만든다. - 87쪽
자유라는 개념을 떠올릴 때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응하는 자유를 떠올린다.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상황 또는 다양한 가치 영역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유의 부분과 영역을 강조한다. 이제 자유 개념은 하나의 지배담론만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신화, 철학, 종교, 과학이 만들어 낸 가상의 실재들이 혼재하는 시대에 어떤 담론을 선택하고 어떤 가상의 실재에 자신을 의탁할지는 이제 각자의 몫이 되었다. - 107쪽
철학과 종교의 전체론과 과학의 환원론은 언뜻 생각하기에 목적론적 세계관과 인과론적 세계관이라는 서로 다른 세계관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학의 인과론적 세계관도 일정한 인과관계 법칙에 종속된 결정론이란 점에서 철학과 종교의 목적론적 세계관과 다를 바 없다. 우연이나 선택 같은 자유의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결정론은 정해 놓은 틀에 맞지 않으면 억지로 늘이거나 잘라 내는 프로크루스테스의 만능 침대와 같다. - 133쪽
루소Rousseau는 “사람은 자유롭게 태어났지만 사슬에 묶여 있다”고 인간 존재의 한계를 예리하게 꿰뚫어 본다. 인간이 항상 사슬에 묶여 있다는 루소의 통찰은 실존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꾸짖는다. 루소는 자유가 훼손되거나 억압받으면 그 훼손된 자유를 당당히 요구해야 하지만, 사람은 자유로운 존재이면서도 자신이 인위적으로 만든 어떤 대상, 즉 가상의 실재에 권위를 부여하고 의지하여 너무도 쉽게 자유를 포기한다고 폭로한다. -173쪽
새로운 자유의 촉발은 창발적 속성을 띤 채 개인적 권리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자유의 목록과 세부적인 자유의 항목으로 요구하는 생성의 자유를 견인한다. 창발하는 자유는 사람의 자유로운 행위가 주어진 ‘모든 조건을 미리 알았더라도 예견할 수 없는 행위’로 간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구체적으로 지속하는 인간의 자유로운 행위가 이루어지는 바로 그 순간에 자각된다. -202쪽
기본정보
ISBN | 9791192647487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11월 29일 |
쪽수 | 244쪽 |
크기 |
210 * 290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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