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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의 시 326
박지일 저자(글)
민음사 · 2024년 1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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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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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물보라처럼 예측할 수 없이 튀어 오르는
슬픔과 고통, 그리움의 파편들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첫 시집 『립싱크 하이웨이』를 통해 기이한 꿈속과도 같은 세계를 구축해 내며 존재감을 드러낸 박지일 시인의 신작 시집 『물보라』가 민음의 시 326번으로 출간되었다. 박지일 시인은 2021년, 2024년 문지문학상 ‘시’ 부문 후보에 선정되는 등 꾸준히 평단과 독자의 신뢰를 받아 왔다.
신작 시집 『물보라』는 우리의 현재를 불시에 습격하고 압도하는 과거의 슬픔과 고통 들을 오래도록 응시하고 세밀하게 기록하는 시인만의 관찰 일지다. 「물보라」라는 동명의 시 스물한 편으로 시작되는 이번 시집은 기억의 물방울 안에 어떤 인물과 사건이 깃들어 있는지, 그리고 이 모든 시들이 어떤 시간 속에서 쓰였는지에 대한 시편들로 이어지며 끝내 시 너머 삶 쪽으로 흘러넘친다. 삶에서 시 쪽으로, 시에서 삶 쪽으로 부딪치다 흩어지는 물보라에 대한 이 기록은 물 밀 듯 밀려드는 기억의 홍수에 잠겨 있는 독자들에게 든든한 부표가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의 총서 (320)

작가정보

저자(글) 박지일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립싱크 하이웨이』가 있다.

목차

  • 물보라 13
    물보라 15
    물보라 17
    물보라 18
    물보라 19
    물보라 20
    물보라 22
    물보라 23
    물보라 24
    물보라 25
    물보라 26
    물보라 27
    물보라 28
    물보라 30
    물보라 31
    물보라 33
    물보라 34
    물보라 37
    물보라 38
    물보라 40
    물보라 42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물보라」 45
    위리안치 75
    「물보라」 우수리 편 81
    매일 자정 이코마 산에서 「투실솔: 만날 수 없는 만남; 물보라와-물보라와-물보라와-」를 매질하는 모리나가 유우코 씨 94
    「물보라」와 상관없는 Thomas De Quincey 102
    「물보라」를 위한 사전설문조사: 12월 17일 14:17~14:52 경복궁역 3-1번 출구 110
    투실솔: 만날 수 없는 만남; 물보라와-물보라와-물보라와- 112


    『물보라』를 위한 부록, 일지, 참고 노트, 혹은 함께 이어 볼 이야기

    11月 1日 117
    11月 1.3日 118
    11月 2日 119
    11月 2.4日 120
    11月 3日 121
    11月 3.1日 122
    11月 4日 123
    11月 4.3日 124
    11月 5日 125
    11月 5.9日 126
    11月 6日 127
    11月 6.4日 128
    11月 7日 129
    11月 7.2日 130
    11月 8日 131
    11月 8.9日 132
    11月 9日 133
    11月 9.7日 134
    11月 10日 135
    11月 10.8日 136
    11月 11日 137
    11月 11.3日 138
    11月 12日 139
    11月 12.6日 140
    11月 13日 141
    11月 13.8日 142
    11月 14日 143
    11月 14.6日 144
    11月 15日 145
    11月 15.3日 146
    11月 16日 147
    11月 16.4日 148
    11月 17日 149
    11月 17.8日 150
    11月 18日 151
    11月 18.7日 152
    11月 19日 153
    11月 19.4日 154
    11月 20日 155
    11月 20.1日 156
    11月 21日 157
    11月 21.7日 158
    11月 22日 159
    11月 22.9日 160
    11月 23日 161
    11月 23.4日 162
    11月 24日 163
    11月 24.5日 164
    11月 25日 165
    11月 25.8日 166
    11月 26日 167
    11月 26.2日 168
    11月 27日 169
    11月 27.4日 170
    11月 28日 171
    11月 28.9日 172
    11月 29日 173
    11月 29.3日 174
    11月 30日 175
    11月 30.1日 176

    발문-신종원(소설가) 177
    추천의 글-채호기(시인) 187

추천사

  • “물보라”는 시 쓰기의 신경세포 같은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자기 작동의 산물이 자기 고유의 조직이 되고 자기 관찰을 통해 자기 변화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한다. 그러나 외부와의 상호작용이 변화의 요인이기도 하다. 다만 외부적 요인이 직접 입력되는 게 아니라 외적 요인이 내적 상호작용에 일정한 영향을 미쳐 자기 관찰의 정향이 달라지면서 변화한다. 외부의 환경은 각자의 내적 “발버둥질”을 거쳐야만 비로소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시의 언어는 정보 소통이 아니라, 각자의 독립적인 살아 냄이 교차하는 공통 교감이다. 시인이 시의 자율적 신경세포를 침범하는 순간, 그 시의 신경세포는 파괴되고, 시는 죽고 말 것이다. 변화하고 정향하기 위해서는 시든 시인이든, 특히 시인은 관찰자로서, 쓰는 자로서, 시인의 자기 관찰을 통한 변화와 정향, 즉 “생각”보다 살아 냄이 실행되어야 한다. 그 고투의 기록이 이 시집이다.

책 속으로

너는 눈을 뜨고 잔다, 무엇을 잊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무엇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무엇을 기억하면 무엇은 지워질 수밖에 없고, 무엇을 지우면 무엇이 기억날 수밖에 없다. 억새판 복판에서 너는 잠든다. 흔들리는 억새가 네 눈에 아른거리나, 꿈도 생시도 네겐 없어.
-「물보라」에서

물은 너를 휘두르며 자기를 위로한다. 너는 물로부터 멀어지고, 멀어진 만큼 가까워진다.
너는 너를 잃어버리고, 너를 되찾기도 하지만, 그래야 할 목적을 이내 잃어버린다.
물은 떨림이고, 떨림은 물을 한다. 발작하고, 웃고, 달뜬 채로 너를 떠들면서 물은 쓴다. 나는 네게서 동시에 본다고; 두 개 이상의 죽음과 한 개의 삶을.
물보라.
-「물보라」에서

너는 쓴다.
물보라와 물보라 사이에서.
책을 벗어나지 못한 글자는 책을 빨아들여 혀를 만들었다.
까닭에 사랑과 평화 같은 단어 또한 뇌 표면의 막을 찢으며 부화한다.

계사년, 흐드러진 벚나무 아래에서 중얼거리다; 물보라. 다 물보라였다고.
골통이 바수어진다.
-「「물보라」」에서

출판사 서평

■ 물보라의 불안과 초조

펜은 바람 위에다가 너를 써 갈기며 달아난다.
질주하라. 질주해!
그곳에 너는 없고,
물보라, 물보라.
걸음을 옮기려 들 때마다 고꾸라지길 반복하는 멧닭만이 있다.
-「물보라」에서

시집 『물보라』를 펼치면 스물한 편의 「물보라」가 시작되고 또 이어진다. 물보라가 ‘물결이 바위 따위에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자잘한 물방울’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스물한 편의 「물보라」는 튀는 모양새가 불규칙적이라는 점에서 조금씩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모두 같은 물방울이기에 서로 닮은 구석이 있다. 「물보라」는 하나같이 망설인다. “열거나, 열지 않거나, 선택을 어찌해야 하긴 하는데…” “네게 너는 주도권이 없는 것” 같기에, 어렵게 마음먹은 다짐은 다음 문장에서 곧바로 전복되고, 정과 반을 어지러이 헤매던 화자는 결국 고꾸라지고 만다. 채찍질하는 목소리(“질주하라. 질주해!”)에 움직이지 않을 수 없는 그는 어느 방향으로든 일단 달려 보기를 결심하지만 이내 넘어지기를 끝없이 반복한다. 불안하고 초조하여 끝없이 움직이되 곧장 넘어지는 물보라. 우리의 삶을 머나먼 곳에서 비춰 본다면, 그 양상은 어쩌면 물보라의 그것과 닮아 있을지 모른다.

■ 불시에 튀어 오르는 기억

너는 할 일을 마쳤고, 네가 썼던 글이 너를 기억하려 든다; 밀려가는 파도 있을 것이니, 밀려오는 파도 있을 것이라고. 당연한 것만 말하고 싶고, 당연한 것이라도 말하고 싶다고.
제발.

다 옛날 일이다.
다 옛날 일인데.
-「「물보라」」에서

물보라의 불규칙성, 무작위성은 기억의 속성과 닮았다. 불시에 떠오른 기억이 하루를 덮쳐 올 때마다 우리는 그것에 꼼짝없이 사로잡히고 마는데, 이 사로잡힘은 일생 내내 지속되는 하나의 숙명과도 같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은 뿌연 안개처럼 흐려지기도 하지만, 머릿속에서 거듭 재구성되며 자신의 존재를 새로이 드러낸다. 그리고 물보라처럼 무작위로 우리를 급습하는 기억은 대개 슬프고, 고통스럽고, 하염없이 애틋하다. 스쳐 지나간 사람들,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들, 꿈이 많았던 사람들, 나의 거울과도 같았던 사람들은 시인으로 하여금 그들에 대해 쓰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럴 때면 내가 기억에 대해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썼던 글이 너를 기억하려” 드는 것만 같다. 화자는 자신의 기억이 정확한지 계속해서 의심하고 다시 쓰면서 튀어 오른 물보라를 오래도록 바라보려 한다.

■ 늘려 놓은 시간 안에서 오래도록 바라보기

너는 거울을 납치하여 등에 업고 날아오른다. 너는 물구나무 한다. 네 긴 머리카락이 손잡이처럼 흔들린다. 세상이 뒤집히고 열차는 순환한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11月 9.7日」에서

불확실한 기억을 보다 정확하게 세공하는 일에는 물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억은 희미하고, 그것이 우리를 찾아오는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기에 시인은 시간을 무한히 늘려 기억을 보다 자세히 관찰하고자 한다. 11월 서른 개의 하루 사이사이 박지일은 ‘9.7일’과 같은 중간 날짜를 끼워 넣는다. 그러자 11월은 60일이 된다. 60일이 된 11월은 어쩌면 90일, 120일로 무한히 늘어날 수도 있다. 시간을 무한히 늘리는 행위를 통해 박지일은 물보라의 방울마다 스며 있는 기억과, 기억이 품은 슬픔과 그리움을 관찰기를 쓰듯 자세히 기록한다. 이것은 시인이 과거의 기억을 잘 다스리고 소화하여 현재를 기꺼이 살아 내려는 분투의 한 방식이다. ““생각”보다 살아 냄이 실행되어야 한다. 그 고투의 기록이 이 시집이다.”라는 채호기 시인의 말처럼 시집 『물보라』는 현재에 겨우 존재하는 한 사람의 생존 일지와도 같다. 박지일이 기록해 낸, 물방울만큼 작고 자세한 슬픔들은 우리가 각자의 슬픔을 다루는 데 있어 좋은 참고서가 되어 줄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37409462
발행(출시)일자 2024년 11월 15일
쪽수 196쪽
크기
131 * 217 * 23 mm / 479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민음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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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보라 시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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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시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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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합니다 좋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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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일 물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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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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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세계가 더욱 깊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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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물보라를 즐긴다. 물보라 물보라. 키스는 섞이는 혀를 잊었다. 머릿속에서 키스는 절단한다 — 섞이는 혀를 잊은 본인을. 키스와 키스는 멀어지면서 비로소 키스가 된다. 너는 나와 혀를 섞는구나. 나와 멀어지기 위해서.
물보라
창문은 얼굴이 부서질 때 자유롭고,
물보라는 두개골이 함락될 때 자유롭다.
물보라, 물보라.
물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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