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구름처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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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한여름 청산은 어찌 저리도 푸른가!
해마다 이맘때면 숨 막히게 푸른 저 청산처럼
내 가슴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그리움이 있다.
청산에서 새들이 청량하게도 우는 소릴 들으면,
어미는 새끼를 부르며 새끼는 어미를 부르며
우는 소릴 들으면,
내 가슴에 밀물처럼 밀려드는 그리움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산을 향해 귀를 세운다.
나를 부른 것만 같아서…,
이번이 여덟 번째 시집입니다. 변변치 못한 작품을 그리움에 이끌리어 자꾸 쓰게 되었습니다. 그게 나의 숨쉬기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시를 통해 나는 나와 속말을 한 것입니다. 시와 만나 눈물을 흘리고 나면, 시와 대화를 하고 나면, 가슴속에 시원한 초원 같은 길이 열리곤 합니다.
그리움이 하늘의 별이 되어, 달이 되어, 나를 이끌어 준 것입니다. 그래서 시를 쓰는 순간은 늘 행복합니다. 살아가는 이유를 조금 알 것도 같고 사랑의 의미도 조금 알 것 같기도 합니다.
시 속에서 벗들과의 사귐도 더 깊어져 갔습니다. 길가에 피어있는 민들레도 패랭이도 호박꽃도 모두 나의 벗이 되어주었고, 우리 집 돌계단 아래 피어 날마다 나와 눈 맞춤하는 국화도 화단에 심어놓은 고추도 나의 벗이 되어주었습니다. 졸작 「흘러가는 구름처럼 살고 싶다」는 그런 소소한 것들과의 만남입니다.
아직 30도를 오르내리는데 벌써 가을의 전령사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전령이 가져다줄 소식을 기다리며 ‘흘러가는 구름처럼’ 살고 싶어집니다. 구름이 흐르다가 구름끼리 서로 만나듯 하얀 뭉게구름처럼 흐르다가 구름처럼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그리움의 깊은 강을 건너 나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려오는 손짓을 상상하며 구름처럼 흘러가고 싶어집니다.
부족한 졸작이지만 그리움의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 단 한 사람에게라도 위로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작품집을 세상으로 보냅니다.
지금까지 저의 졸작을 읽어주시고 저를 위로해 주시고 사랑해주신 지인들과 독자님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2024년 9월 마지막 날
대연동 못골에서 어미새 권영숙
목차
- 시인의 말 / 5
제1부
15 ㆍ 메밀꽃
16 ㆍ 먼 곳
17 ㆍ 천리향
18 ㆍ 나는 왜 눈물이 나는 걸까
20 ㆍ 이유를 찾아서
21 ㆍ 비어둔 방
22 ㆍ 잠이 오지 않는 밤
23 ㆍ 어미 새와 허공
24 ㆍ 통곡하듯 비가 내리고
26 ㆍ 미모사
27 ㆍ 바람은
28 ㆍ 철길에 핀 꽃
29 ㆍ 호박꽃
30 ㆍ 아, 그런가 보다
32 ㆍ 반달
33 ㆍ 비에 젖은 낙동강
34 ㆍ 하물며 제비도 슬피 우는데
제2부
37 ㆍ 세월이 가면
38 ㆍ 흘러가는 구름처럼 살고 싶다
40 ㆍ 그녀와 나눈 한 끼 식사
43 ㆍ 물레방아집
44 ㆍ 빈 무덤 - 대가야 역사관에서
46 ㆍ 호박
48 ㆍ 병실에서
49 ㆍ 멸치
50 ㆍ 국화꽃
52 ㆍ 장미와 가시
53 ㆍ 그리움
54 ㆍ 나의 벗들
56 ㆍ 꿈이었으면 좋겠다
58 ㆍ 보이지 않네
59 ㆍ 가슴에서 뜨는 별
60 ㆍ 칠월의 하늘
62 ㆍ 달처럼
64 ㆍ 모성애
65 ㆍ 그림 속
66 ㆍ 풀과 힘
제3부
69 ㆍ 거울
70 ㆍ 햇살과 호두
71 ㆍ 덩실덩실
72 ㆍ 풀
74 ㆍ 바다와 달
75 ㆍ 선글라스와 노년
76 ㆍ 노란 별무리들
78 ㆍ 목화밭
79 ㆍ 이웃
80 ㆍ 감자
81 ㆍ 무화과
82 ㆍ 나이아가라 폭포
84 ㆍ 파도 누가 보낸 기도일까
85 ㆍ 비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친구
86 ㆍ 칼국수
88 ㆍ 화가 난 바람
90 ㆍ 봄비
91 ㆍ 동백꽃 지는 소리
92 ㆍ 벚꽃이 피려고
93 ㆍ 비가 오면
제4부
097 ㆍ 비 오는 날이면
098 ㆍ 꽃, 나비
099 ㆍ 장마
100 ㆍ 현충일에 내리는 비
101 ㆍ 아침
102 ㆍ 바람과 사계
103 ㆍ 산 뻐꾸기
104 ㆍ 보리밭 복숭아나무
105 ㆍ 쓸데없는 것
106 ㆍ 버려진 못
107 ㆍ 밤하늘
108 ㆍ 자갈치 시장에서
109 ㆍ 시간
110 ㆍ 암곡다리 아래로
111 ㆍ 가을밤 그림자
112 ㆍ 호랑나비의 서사
114 ㆍ 퀸엘리자베스 공원
제5부
119 ㆍ 계절
120 ㆍ 종이 한 장
121 ㆍ 옥수수와 여름밤
122 ㆍ 가을 색깔
123 ㆍ 시골 달밤
124 ㆍ 버려진 양말
126 ㆍ 꽃 배를 타고
127 ㆍ 무릎
128 ㆍ 무지개다리
130 ㆍ 시월의 이별
132 ㆍ 하룻밤
133 ㆍ 노랑머리 새
134 ㆍ 엄마 벌
135 ㆍ 단풍잎
136 ㆍ 가방
138 ㆍ 여름
ㆍ 작품해설|박정선 / 139그 길을 가야만 하는 필연의 노래
기본정보
ISBN | 9791159797156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9월 30일 |
쪽수 | 156쪽 |
크기 |
132 * 205
* 13
mm
/ 357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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