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농업, 과학과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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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인 농생태학자로 손꼽히는 두 저자가 함께 쓴 《생태농업, 과학과 정치-세계 농식품체계에 대항하는 생태농업운동을 위한 메시지》는 이런 위기 앞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농법/농학이자 동시에 정치적ㆍ사회적 운동으로서 ‘생태농업agroecology’을 제시한다.
이 책의 총서 (4)
작가정보
(Peter M. Rosset)
멕시코 치아파스 주에 있는 남부국경대학(El Colegio de la Frontera Sur) 대학원의 농생태학 교수로 Land Research Action Network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Food is Different: Why We Must Get the WTO out of the Agriculture(Global Issues, 2006)(《식량주권》, 시대의창, 2008)가 있으며, 공저로 World Hunger, 12 Myths(Food First Books, 1998)(《굶주리는 세계》, 창비, 2003), Promised Land: Competing Visions of Agrarian Reform(Food First Book, 2006) 등이 있다.
저자(글) 미겔 A. 알티에리
(Miguel A. Altieri)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 농생태학 명예교수로, 라틴아메리카 농생태학회를 창립했다. 저서로 Agroecology: The Science of the Sustainable Agriculture(Westview Press, 1995), Genetic Engineering in Agriculture: The Myths, Environmental Risk, and Alternatives(Food First Books, 2004)가 있으며, 공저로 Biodiversity and Pest Management in Agrosystems(CRC Press, 2004), Forgotten Agricultural Heritage-Reconnecting Food Systems and Sustainable Development(Routledge, 2017) 등이 있다.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경제통상학과 교수이며, 유엔농민권리선언포럼 대표를 역임했다. 저서로 《농업과 먹거리의 정치경제학》(울력, 2015), 《푸드플랜-농업과 먹거리의 대안 모색》(울력, 2020), 《농민권리선언의 이해》(한국농정, 2022)가 있으며, 공역서로 《이윤에 굶주린 자들》(울력, 2006)(Fred Magdoff eds, Hungry for profit, Monthly Review, 2000), 《농업과 먹거리의 사회학》(따비, 2013)(Micheal Carolan, Sociology of Food and Agriculture, Routledge, 2012) 등이 있다.
목차
- 편집인 서문 5
옮긴이 서문 10
서장 기로에 선 생태농업 20
제1장 생태농업의 원리 30
전통적 영농체계의 농생태학적 특징 34
생태적 매트릭스 45
다양한 영농체계를 만드는 원리 49
농장의 농생태적 전환 62
제2장 생태농업 사상의 역사와 현재 74
역사적 기초 75
농촌개발 82
농민 연구와 재농민화 87
대안농업의 다른 흐름 94
자연의 매트릭스 104
에코페미니즘 104
제3장 생태농업을 뒷받침하는 증거 108
농민농업의 확장과 중요성 111
농생태적 개입의 영향 평가 114
다양화된 영농체계의 성과 측정 139
기후변동성에 대한 회복력 145
제4장 생태농업의 전파 150
생태농업의 확충과 확산 152
생태농업 확충의 장애물과 장벽 156
조직화의 중요성 159
인도의 제로예산자연농업운동 165
사회운동과 농민 생태농업학교 168
전파를 달성하는 요소 171
사회적 조직, 사회적 과정 방식, 사회운동 176
제5장 생태농업과 정치 178
생태농업의 대립적인 영역 180
생태농업에 관한 논쟁 181
포획된 생태농업 188
정치적 생태농업과 사회운동 197
참고문헌 204
찾아보기 237
감사의 말 242
책 속으로
생태농업은 주류 기구의 견해를 수용할 것인가를 두고 중요한 투쟁의 기로에 서 있다. 간디가 한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그들은 처음에는 당신을 무시하고, 그러고 나서는 비웃고, 그다음에는 당신과 싸우고, 그러고 나면 당신을 끌어들이려고 시도하고, 마지막에는 당신의 생각을 탈취하여 그들의 것으로 만들어서 이익을 독차지한다.” (25쪽)
생태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농생태계의 다양화이며, 경작지뿐 아니라 주변 경관의 이종성異種性도 중요하다. 이 원리는 관찰과 증거에 근거를 둔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51쪽)
농민과 선주민은 생태농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생태농업의 원리와 실천은 이들이 오랫동안 세계 여러 곳에서 축적해온 지식과 실천의 산물이다. (75쪽)
그런데 불행히도 인증받은 유기농업체계의 80%는 단작체계이고, 해충의 방제나 토양을 비옥하게 하려고 외부의 (유기/생물학적) 투입재에 의존도가 높은 상태로 관리되고 있다. (96쪽)
그러나 농생태적 전환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작물, 나무, 가축이 다양해지면 이를 돌보는 책임도 다양해져 각자가 해야 할 역할이 주어지게 되고, 때때로 각자의 독립적인 수입도 생기게 된다. (107쪽)
단작 농장과 복합 재배 농장의 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작물 재배와 가축 사육에 직접 사용되는 에너지의 투입량을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구에 따르면, 소규모 농민과 유기농장은 기존의 단작 재배체계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높다. (142쪽)
이는 관행농업과는 대조적인데, 관행농가는 농업지도사나 판매업자가 제공하는 농약이나 화학비료 사용지침서에 따르면 되기 때문이다. 농민은 수동적이며, 대신 농업지도사나 농학자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이들이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농가의 수도 매우 제한적이다. (161~162쪽)
2007~09년의 금융 위기로 인해 더욱 심화된 최근의 위기 상황에서 투기자본에게 새로운 방식의 축적과 투기가 필요해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것이 국제기구들이 새롭게 생태농업을 장려하고 지원에 나서게 된 첫 번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189쪽)
주류 기구에 의한 약탈과 포획으로부터 생태농업을 지킨다는 것은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적ㆍ과학적 지침에 기초해서 생산성, 수확량,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생태농업을 축소하는 협소한 경제주의를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199쪽)
출판사 서평
생태농업으로 충분하다
이 책은 서장을 비롯해 여섯 개의 장에서 생태농업의 원리와 역사를 짚어보고, 생태농업을 확산하기 위한 증거와 실천을 제시한 후, 생태농업이 주류 기구와 자본에 포섭되지 않기 위해 정치적 운동이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먼저, 서장 ‘기로에 선 생태농업’에서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현재의 기업먹거리체계를 전환할 수 있는 다양한 실마리를 생태농업이 제공함을 전제한 후, 최근 국제기구나 정부기관 등 주류 기구들에 의해 생태농업이 기업먹거리체계를 연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위기에 처해 있음을 밝힌다. 생태농업이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틈새시장 정도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제1장 ‘생태농업의 원리’에서는 생태농업이 전 세계 농민과 선주민 등이 실천해온 전통적 토착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영농방식이며, 혼작이나 간작, 혼농임업, 경축순환, 피복작물 등을 활용해왔음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생태농업이 특정 농법이나 기술이 아닌, 지역의 생태계 특징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원리’임을 명확히 한다.
제2장 ‘생태농업 사상의 역사와 현재’에서는 생태농업의 기초를 이루는 다양한 연구와 실천을 소개한다. 초창기의 농생태학은 생태학과 농학에 기반했으나 사회과학과 결합하면서 ‘생태농업운동’으로 정립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농민의 창의성과 주도성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또한 유기농업, 공정무역, 에코농업, 에코페미니즘 같은 대안농업의 아이디어를 생태농업과 비교하는데, 외부 농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관행농업과 별반 다르지 않은 관행적 유기농업에는 매우 비판적인 반면, 에코페미니즘이 생태농업의 과정에서 본질적인 부분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제3장 ‘생태농업을 뒷받침하는 증거’에서는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각국에서 이루어진 영농체계에 관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생태농업이 고투입체계에 비해 생산성뿐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밝혔다. 이 장에서는 농민농업의 장점에 관해서도 다양한 사례로 조명하면서 생태농업에 기반한 영농 형태가 농업ㆍ농촌의 회복력을 높임을 보여준다. 이는 농업과 먹거리에 관련된 권력의 변화 없이는 먹거리의 생산 증가만으로 기아가 완화될 수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생태농업은 기술이 아니라 정치다!
제4장 ‘생태농업의 전파’에서는 이처럼 지속가능할 뿐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유리한 생태농업을 어떻게 전파할 것인가를 다룬다. 저자들은 확산과 확충이라는 개념을 통해 생태농업의 전파를 위해서는 양적ㆍ지리적 확장과 공공정책이나 공적기관에 의한 지원의 제도화, 양쪽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생태농업의 전파를 가로막는 장벽을 지적하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운동의 조직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농민들의 자기조직화’가 이루어진 여러 사례를 통해 생태농업의 전파는 관행적 기술보급과 그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5장 ‘생태농업의 정치’에서는 기술중심적 생태농업운동이 아닌, 정치적 생태농업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많은 주류 기구가 늦게나마 생태농업을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생태농업을 기술적 차원으로 협소하게 폄하하고 있으며, 생태농업이 가진 변혁적 잠재력에 주목하기보다는 기술적 선택지로 간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생태농업이 위협받고 있는데, 식량 위기와 기후 위기에 직면한 자본주의가 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편으로 생태농업을 자본이 주도하는 체계 속에 편입하려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생태농업을 기술로 바라보기 이전에 원리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 원리란 외부 투입재의 사용을 억제하고 대신 토양의 자연적인 비옥도, 타감작용이나 생물학적 조절과 같은 자연적인 과정을 이용해 농생태계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회복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두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농업이 주류 기구, 농식품기업에 의해 ‘포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본은 자신의 생산조건을 일시적으로 재구조화하면서 강탈을 통한 만성적 과잉축적 위기의 극복이라는 해결책을 생태농업을 포획함으로써 찾으려 한다. 관행화된 유기농업이 그 예다.
이런 저자들의 주장이 우리 농업에도 의미 있게 울릴 수 있을까? 옮긴이는 경영자적 농업만이 아니라 농민농업도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는 농업 생산이 불가능한 한국의 상황에서 저자들이 소개한 생태농업이 우리 농업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생태농업은 원리이며 사회운동이어야 한다는 저자들의 주장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한다. 최근에 스마트 농업, 푸드테크 등 자본과 더욱 깊숙이 결합한 영농기술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정책에 힘입어 세력의 확산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민이 주도하는 농업이 어떻게 가능할까라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92169477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10월 31일 | ||
쪽수 | 244쪽 | ||
크기 |
127 * 188
* 20
mm
/ 422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따비 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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