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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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실체는 무엇일까!
주변 모든 것에서 생각의 단초를 찾고
신기술과 접목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가장 실험적인’ 건축가의 이야기
괴상하고 엉뚱한 생각에서 영감을 얻어온 그의 관심은, 영화·음악·소설·과학·철학 등 건축 외 분야에까지 사방팔방으로 닿아 있다. SF소설에 수도 없이 등장하는 뇌만 남은 사고체의 이야기, 인터넷 기사에서 얼핏 본 스티로폼을 먹는다는 벌레, 사유의 중심이 인간이 아니라는 어떤 철학자의 주장이나 영화에서 본 기계와 유기체가 결합한 이미지 등에서 그의 창조적 융합이 시작된다.
그렇게 머릿속에 들어찬 괴상한 생각들은 생물학적 접근,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을 통해 구현된다. 그러니 시공자들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해 직접 시공까지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들은 단순한 감상의 차원을 넘어 건축 개념에 대한 전복적 사고를 보여준다. ‘이런 것도 건축이 될 수 있군요!’라는 탄식과 ‘도대체 뭐 하는 분이세요?’라는 질문이 뒤따른다. 심지어 고정적 이미지로 굳어있는, 공공성을 담보한 프로젝트에서도 전복적 사고를 엿볼 수 있다. ‘뿌리벤치’, ‘이끼기둥’, ‘회현동 앵커시설’, ‘면목119안전센터’ 등 고려할 상황이 많은 공공 조형물,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설계할 때도 이 시대에 맞는 디자인 접근법과 미래지향적 가치를 제시한다.
한 명의 창조자, 기획자 그리고 건축가로서 그의 작업에 담긴 실험가적 기질과 탐구 정신은 요즘 시대의 창작자들이 어떤 태도를 취하고 사유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관해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이미 우리 도시 곳곳에 구현된 그의 머릿속 생각들은 ‘이런 것이 건축이다’라는 단정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을 넘어 ‘주변의 모든 것이 건축이다’라는 인식의 지평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놀랍고도 경이로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건축가의 이야기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창작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동기부여로 작용할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다소 경직된 우리의 건축 현실이 더 확장될 수 있는 하나의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작가정보
공간에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실험성을 추구한다. 일상에 자극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작업들을 여러 스케일과 다방면의 매체를 통해 실험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과 뉴욕현대미술관(MoMA),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참여와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iF 디자인 어워드를 포함한 다수의 국내외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특히 2021년 미국 건축전문지 ‘아키텍처럴 레코드(Architectural Record)’의 ‘세계 건축을 리드할 10인의 젊은 건축가’인 디자인 뱅가드(Design Vanguard)에 선정되었다. 연세대학교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이용주건축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의 교수다.
목차
- 추천의 글 4
들어가며 6
1 맞춤집 12
2 이끼기둥 32
3 필라멘트 마인드 50
4 뿌리벤치 66
5 분해농장 + 애벌레 건축 84
6 면목119안전센터 100
7 Dynamic Performance of Nature 116
8 SEAT 134
9 공포가변 148
10 컨플럭스 166
11 파도 파빌리온 178
12 무드맵 194
13 회현동 앵커시설 206
14 흩어지다 230
15 윙타워+바람모양+플라워링 246
16 SoftShelf 262
17 Vernacular Versatility 276
부록 290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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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문화와 상상력을 창조하는 분야로, 인류의 창조성을 넓히는 데 기여해 왔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 메시지와 연결된다. 저자는 책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그 기술의 논리 체계가 어떻게 미래적 디자인으로 구현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건축가적 사고 과정 속에 공간의 서사, 과학적 접근과 합리적 추론 그리고 놀랄 만한 상상력이 교차하며 결국 분야와 학문을 넘어 곧 우리 앞에 다가올 몰입형 환경을 어떻게 창조해야 하는지에 관해 제시한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창조적 융합이 무엇인지 독자에게 생생히 일깨워주는 일종의 ‘멀티미디어적 접근’이다.
-
이 책은 상상력으로 무장된 새로움의 건축을 만들어내기 위한 많은 노력과 땀의 결과물이다. 아이디어의 건축적 구현과 창의적인 디자인 사이의 관계 속에서, 저자는 건축을 뛰어넘는 새로운 영역의 정의와 통합을 묻는다. 일반적인 건축 공간의 개념과 조형을 거부하고, 지금까지 없었던 언캐니(uncanny)한 공간을 탐색한다. 더 나아가 건축을 규정하는 개념부터 물리적인 요소까지 근본적인 부분에서의 의문으로 시작하여, 이제껏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한 부분의 건축적 발견을 실현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다양한 실험들은 예술적 차원으로 승화되는 최종 결과물을 제시하여 우리의 사고를 한껏 넓혀준다.
책 속으로
건축 과정을 초기 콘셉트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이는 창작자의 생각을 구축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개인이 머릿속으로 하는 사고가 외부로 확장되어 물리적으로 구현되는 일종의 ‘번역(Translation)’ 자체를 건축 행위라고 볼 수 있다. -7쪽(들어가며)
동아시아가 공유하는 목조건축 방식은 일본이 현대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면서, 일본 고유의 것처럼 서구에 알려졌다. 그에 비하면 철저히 효율 중심으로 건축을 바라보는 한국에서 비효율적인 전통 목구조가 비집고 들어갈 만한 구석은 많지 않다. 명확한 구조와 재료라는 틀이 잡혀 있지만, 현대에 변형·적용된 예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실험의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례(Reference)다. -16쪽(맞춤집)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함을 깨닫게 한 팬데믹을 겪은 이후, 많은 건축가는 인공의 환경을 새로운 생태계로 인식해야 했다. 건축에서의 친환경 디자인은 그 말이 무색하게 재활용 재료의 적용에 그칠 뿐, 대부분은 철과 콘크리트라는 재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건축에서의 공생은 현대 문화를 해석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주변 환경에 속한 공생체로서 인간을 고려해야 한다. -35쪽(이끼기둥)
일반인을 상대하는 디자이너는 그가 내놓은 결과물 자체의 퀄리티로 평가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어디까지 생성형 디자인을 쓸 것인가, 어느 순간에 센스를 발휘할 것인가를 적절히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 -70쪽(뿌리벤치)
인간의 신체가 변형되거나 파괴되고 기계와 결합하는, 불쾌하지만 어떤 의미로는 눈이 즐거운 이미지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는 이들 영화의 핵심은 유기체와 무기물의 결합이다. 어울리지 않는 두 물질의 생경한 조합은 항상 내 머릿속에 새겨져 디자인의 바탕이 되었다. -86쪽(분해농장+애벌레 건축)
정보라는 보이지 않는 수치를 건축적 재료로 사용하겠다는 거창한 의도도 있었고, 현재까지도 나의 작업에 그 방식이 이어지고 있다. -121쪽(Dynamic Performance of Nature)
많은 SF는 현재의 사회나 기술이 ‘만약에 이렇게 되면 어떨까’라고 설정을 비틀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이미 아는 디자인을 새롭게 변형하거나 그 기능을 바꾸는 식으로 익숙한 모습에 어색함을 부여해 ‘잘 다듬어진 괴상함’을 만들어낼 수 있다. -136쪽(SEAT)
일반적으로 쓰이는 건축재 정도의 규모와 강도를 출력할 수 있는 3D 프린터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상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듯하다. -183쪽(파도 파빌리온)
무드맵은 한국인이 트위터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분석해 빛의 색으로 시각화하는 프로젝트이다. API를 활용해 한국어를 분석하고 프로세싱 소프트웨어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한국인의 감정과 기분을 묘사하는 단어들을 구분한 분석표를 적용했다. -197쪽(무드맵)
대규모 예산과 긴 설계와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건축가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기능은 건축주의 요구 충족이다. 따라서 건축가의 역할은 건축주를 보조하는 에이전트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의뢰인을 보호하는 변호사처럼, 건축이라는 영역 안에서 건축주의 이익 확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그 직업적 태도다. 그런데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공공건축에서는 건축주의 설정이 모호해진다. -209쪽(회현동 앵커시설)
흔히 건축가가 하는 일은 건물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건물을 만드는 것은 현장의 작업자들이고 건축가가 하는 일은 시공 직전 단계인 설명서를 만든다. 이를테면 도면·모형·투시도 등이 있다. -264쪽(SoftShelf)
건축만의 디자인 방법론에 새로운 기술이 접목되었을 때 어떠한 결과물 혹은 예상치 못한 독특한 프로세스가 나올 수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인공지능을 통한 이미지 생성 도구 역시 실재하기 어려운 괴상한 이미지들이나 만든다고 치부해 버리기보다는, 그런 것들을 건축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고민하고 그런 건축도 충분히 존재 가치를 지닌다고 믿어야 한다. -282쪽(Vernacular Versatility)
출판사 서평
이 시대에 필요한 디자인 방법론
개인적 사고가 물리적으로 구현되는 번역 행위,
그 자체가 곧 건축이다
“건축은 단순히 집을 짓는 범주를 넘어선다. 건축 과정을 초기 콘셉트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이는 창작자의 생각을 구축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개인이 머릿속으로 하는 사고가 외부로 확장되어 물리적으로 구현되는 일종의 ‘번역(Translation)’ 자체를 건축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들어가며’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사고 과정 또는 타 분야와의 접점을 찾는 모든 과정이 건축의 영역이라고 말하는 저자. 그는 ‘건축’이라는 단어가 지닌 경직성을 떠올리게 만든다. 자본의 논리에 자리를 내어준 현시대 우리 건축의 위상, 그리고 예술적, 창조적 영역과 점점 멀어져 가는 우리 건축의 현주소에 관해 생각하게 만든다.
‘뿌리벤치’, ‘흩어지다’ 등에서 그가 보여준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들은 공공성을 담보하면서도, 건축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와 시대정신을 담아내며, 나아가 이러한 결과물이 예술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 건축에 있어서 새로운 건축적 접근과 획기적인 디자인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이런 게 유행이라는데 과연 미래가 저렇게 바뀔까?’, 나아가 ‘저게 건축 행위와 무슨 상관인가?’라는 생각은 잠시 접으라고.
그의 말대로 끊임없는 실험과 탐구 욕구가 우리 건축의 디자인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하고 그 토대 위에 새로운 기술이 접목될 때, 어떠한 유의미한 결과물 혹은 예상치 못한 독특한 프로세스가 우리 눈앞에 분명 등장할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58722366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10월 25일 |
쪽수 | 296쪽 |
크기 |
121 * 171
* 19
mm
/ 379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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