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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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노동 상세 이미지](https://contents.kyobobook.co.kr/sih/fit-in/814x0/dtl/illustrate/292/i9791171178292.jpg)
수상내역/미디어추천
데이트는 가장 불안정한 형태의 무급 인턴십이다.”
소비자본주의와 함께 발전해 온 현대 데이트 문화의 모든 것
자본주의와 함께 발전해 온 현대 데이트 문화를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다룬 책, 『사랑은 노동』이 필로스 페미니즘 시리즈 열한 번째 도서로 출간되었다. 하버드대학교 비교문학과의 신진 교수 모이라 와이글은 사적이고 주변적이라 오해받는 낭만적 의례, 데이트에 얽힌 경제ㆍ사회적 이해관계를 탐구한다.
첫 책이자 대표작인 『사랑은 노동』에서 와이글은 10개 키워드를 통해 데이트가 기본적으로 산업혁명의 발명품이며, 자유시장 안에서 자본주의와 공진화해 왔고, 한 사회의 생산ㆍ소비ㆍ기술ㆍ생활 양식으로부터 역사적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이로써 우리가 자발적인 ‘사랑’이라 여기는 모든 행위는 만들어진 ‘노동’이며, 그 노동은 여성과 남성에게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왔음을 밝힌다.
또한 20세기 사회문화사를 종횡무진하며 현대 사회가 강요하는 유일한 사랑의 모습(일부일처제적, 이성애적, 결혼 및 출산 지향적 사랑)을 비판하고, 우리가 ‘사랑하기의 노동’으로 바꿀 수 있는 미래를 제시한다.
이 책의 총서 (5)
작가정보
Moira Weigel
하버드대학교 비교문학과 교수이자 하버드 로스쿨 산하 연구소인 버크먼클라인센터(Berkman Klein Center for Internet and Society)’ 협력 연구원.
하버드대학교 비교문학과를 최우등 졸업했고,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미디어와 문화 비평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예일대학교에서 비교미디어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디어와 통신 기술, 젠더와 섹슈얼리티, 사회 이론과 문화비평 등 여러 주제에 관해 연구하고 가르쳤다.
노스이스턴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있었고, 프린스턴고등연구소(Institute for Advanced Study), 데이터앤드소사이어티연구소(Data and Society Research Institute), 하버드펠로협회(Harvard Society of Fellows) 등에서 펠로십을 받았다. 최근에는 데이터 기반 기술, 특히 소셜미디어와 시장 플랫폼, 그리고 인공지능과 기계번역의 발전에 학문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술 비평 잡지 《로직Logic》의 공동 창간자이며, 《뉴욕타임스》《가디언》《뉴요커》《디애틀랜틱》 등 여러 매체에 활발히 기고 중이다. 저서로 『사랑은 노동』과 『실리콘 밸리의 목소리(Voices from the Valley)』(공저)가 있다.
첫 책이자 대표작 『사랑은 노동』에서 와이글은 현대의 로맨스 관행이 소비자본주의와 젠더화된 노동과 함께 지속적으로 공진화했음을 밝힌다. 사랑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에게 “형식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다”라고 평가받은 이 책은 CNN, HBO, 《뉴욕타임스》《이코노미스트》《가디언》을 비롯한 유수 매체에 소개되었으며, 여섯 개 언어로 번역 수출되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미술사학과 영문학을, 서강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옌스 판트리흐트의 『남성 해방』, 캐럴 애덤스의 『인간도 짐승도 아닌』,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타의 『페미니즘의 투쟁』(공역) 『집안의 노동자』(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들어가는 말: 데이트
1. 속임수: 데이트의 탄생, 혹은 모호한 거래
2. 애호: 취향으로 상대를 유혹한 사람들
3. 밖: 바깥 데이트를 모두의 것으로 만들기
4. 학교: 페팅부터 훅업까지, 대학 데이트의 역사
5. 오래 사귀기: 일대일 독점연애의 부상
6. 자유: 기울어진 채 외친 성적 자유의 함정
7. 틈새시장: 비즈니스가 된 데이트
8. 소통 규약: 에이즈와 인터넷 채팅이 바꾼 것
9. 계획: 연애를 인생 계획의 일부로 생각하라?
10. 조언: 연애 자기계발서가 모르는 것
나오는 말: 사랑
참고 문헌
감사의 말
찾아보기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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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특별함은 데이트를 구성하는 10개 키워드에 있다. 속임수, 애호, 밖, 학교, 오래 사귀기, 자유, 틈새시장, 소통 규약, 계획, 조언. 대체 ‘OUT(밖)’이 데이트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커밍아웃, 행아웃, 넌 아웃이야!
사랑에 대한 기발한, 퀴어하고 계급적인 페미니스트 이정표를 만나려 하는 이들에게 『사랑은 노동』을 추천한다. -
“사랑은 노동”은 평소 나의 좌우명이다. 사랑을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사랑에 관해 공부하자는 것이다. 사랑이야말로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영역이라서다. 그래서 『사랑은 노동』은 사랑에 대한 최고의 교과서다. 사랑의 역사, 인프라, 사례, 그 모든 것이 담긴 사랑의 정치경제학이다. 지적인 분석, 흥미진진한 읽을거리와 빼어난 번역이 어우러져 무릎을 치게 한다.
사랑은 노동이다. 잊지 말기를! -
여러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형식적으로는 이론, 개인적인 일화, 사회적 역사가 얽혀 있는 방식이 돋보인다. 정치적으로는 사랑에 대한 담론에서 종종 누락되는 권력과 돈에 관한 중요한 주제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무엇보다도 우아하게 쓰였고, 재밌고, 읽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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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중산층, 할렘과 월스트리트, 퀴어와 이성애자까지, 현대의 모든 에로틱한 욕망, 협상, 조작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낸다. (…) 낭만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 사이의 미끄러짐(slippage)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님을 설득력 있게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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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이거나 주변적이라고 오해받는 감정들(로맨틱한 욕망, 로맨틱한 좌절, 그리고 그 둘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데서 오는 부끄러움까지)의 사회적 이해관계를 눈부시게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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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애, 로맨스, 그리고 우리가 ‘데이트’라고 부르는 그 어색하고 뒤틀린 의식을 다룬 가장 뛰어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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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동안의 미국 구애 문화를 깊이 있게 다룬 독창적이고 방대한 연구. 복잡하고 모순적인 코드들을 다루지만 단순한 논쟁에 그치지 않고 지적 탐구와 친밀한 연결의 필요성을 진심으로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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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외출하는(going out) 대신 이 책을 읽어 보라. 장르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데이트의 역사가 빛나는 데이트 상대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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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성 있고 쉽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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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에 관한 진지한 논의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와이글은 풍부한 탐구의 장을 발견했고, 이를 훌륭히 활용했다. 『사랑은 노동』은 주로 사기꾼과 잔소리꾼들에게 맡겨져 온 주제에 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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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하거나 당연한 데이트 방식은 없고, 앞으로도 없으리라는 진리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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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유쾌하고 종종 자극적인 구애의 역사. 변화하는 낭만적 관습을 생동감 넘치게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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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데이트 역사에 대한 통찰력 있고 광범위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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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의 역사에 대한 재치 있고 신선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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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면서도 가볍고, 쉬우면서도 놀라우며, 당장의 즐거움과 앞날에 대한 미묘한 암시를 동시에 준다. 좋은 데이트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이 책은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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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를 기술이자 역사적 구성물로 바라보는 유용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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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자기계발서로 위장한 급진적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책.
책 속으로
그런데 ‘남자가 저녁을 사 줬다는 이유로 그와 잔다’와 ‘그 저녁에 해당하는 돈을 줬다는 이유로 그와 잔다’가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동시에 데이트는 돈과 성관계를 맞바꾸는 거래와 다르다고들 할 때의 바로 그 모호함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 그 남자는 날 좋아하는 걸까? 그 여자는 단지 날 이용하는 걸까? 상대가 정말로는 뭘 위해 데이트할까? 궁금해한 적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 39쪽. 〈1장. 속임수: 데이트의 탄생, 혹은 모호한 거래〉
어떤 사람이 어떻게 브런치 요리나 욕실 셀피를 찍느냐를 보면 필요한 것은 다 알 수 있다는 발상의 논리적 결말은, 무엇을 좋아하느냐를 통해 어떤 사람이냐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는 필터를 고르고 짧은 설명을 쓰는 것과 같은 심미적 선택이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성격을 더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어떻게 가장 사소해 보이는 심미적 결정이, 누가 여러분을 좋아하느냐를 결국 정하게 되는지를 보여 주기도 한다.
─ 61쪽. 〈2장. 애호: 취향으로 상대를 유혹한 사람들〉
일하고 사랑할 때 우리는, 우리가 팔고 있는 것을 팔기 위해 우리 스스로를 판다. 우리가 보이고 싶은 모습이 되려고 씨름한다. 이제 우리는 모두 여성 판매원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최초의 여성 판매원들이 즐겼던 쾌락을 만끽하고, 그들이 무릅썼던 위험을 감수한다. 요컨대 우리의 노력은 구애보다는 소비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한다.
─ 79쪽. 〈2장. 애호: 취향으로 상대를 유혹한 사람들〉
우리가 “밖”이라 부르는 공간들은 여전히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트랜스젠더를 미국 일반 대중이 더욱 크게 수용하고 있다는 징후를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 데이트인들은 적대감과 폭력으로 계속 위협받고 있다. 트랜스젠더 여성은 매력을 느껴 다가오는 바로 그 남성의 표적-그와 같은 매혹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혼란스러움과 자기혐오의 희생양-이 되기 일쑤다.
─ 117쪽. 〈3장. 밖: 바깥 데이트를 모두의 것으로 만들기〉
공학 대학 교육의 발흥은 데이트의 부상을 이끌었다. 1890년에서 1920년 사이 미국의 대학 재학생 수는 세 배가 됐다. 1927년이 되자 대학 대다수가 공학으로 바뀌기도 했다. 고등교육은 오랫동안 미국인의 관심사였는데, 이는 자기계발에 대한 미국인의 믿음 때문이었다. 여기에 공학은 성적 매력을 살짝 가미했다. 1920년대와 1930년대에 전국적으로 대중매체와 연예 산업이 성장하면서 대학 열풍을 부채질했다. 새롭게 대두한 광고 산업은 부유한 학생 이미지를 활용해 신상품을 홍보했다. 새 의류브랜드들이 대중 의류 품목을 “대학 스타일”이라며 시장에 내놓았다. 소설, 비소설 가릴 것 없이 더 폭넓은 대중에게 어떻게 대학의 구애 양상을 모방하느냐를 이야기하는 작가군이 나타났다. 이런 작가들은 남자 대학생(the College Man)과 공학 여학생(the Coed)이라는, 등장인물의 두 전형을 창조했다.
─ 160~161쪽. 〈4장. 학교: 페팅부터 훅업까지, 대학 데이트의 역사〉
하지만 오래 사귀기를 하는 사람들은 상황이 달랐다. 오래 사귀기 상대는 여러분이 데이트한 어떤 사람보다도 여러분에게 의미가 클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사교생활의 큰 부분은 둘씩 짝지어 연애하는 일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므로, 이별은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를 잃는 것 이상을 의미했다. 요컨대, 이는 소외된다는 뜻이었다. 전 애인을 잊어야 함을 잊은 최초의 연인들은 이별이 힘든 일임을 알게 됐다.
─ 188쪽. 〈5장. 오래 사귀기: 일대일 독점연애의 부상〉
오늘날 보수주의자들은 종종 성 혁명이 여성들을 속여 여성 자신이 실제로 원하지도 않은 자유를 움켜쥐게 했다고 말한다. 진실은 오히려 정반대다. 성 혁명은 상황을 그리 급진적으로 바꾸지 않았다. 충분히 멀리까지 밀고 가지 않았다. 이상주의자들이 큰소리쳤듯 모든 사람이 자유로워지기 위해 필요한 만큼 극적으로 젠더 역할과 낭만적 관계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다. 성 혁명은 벽을 허물었지만 어떤 신세계를 건설하지는 않았다.
─ 252쪽. 〈6장. 자유: 기울어진 채 외친 성적 자유의 함정〉
중상류층의 삶을 유지하는 것에 너무도 많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어떤 여피*가 애써 여피 이외의 사람과 데이트할 생각을 한다면 제정신이 아닐 터였다. 아닌 게 아니라 1980년대 미국에서는 데이트의 여명기 이래 최초로 선별적 짝짓기(assortative mating) 경향이 발생했다.
[*여피(yuppies): 1980년대에 대학을 나와 도시에서 고소득 지적 노동에 종사하며 신자유주의 지향적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의 복식과 탈권위주의 개인주의, 취미활동 등으로 자신을 드러낸 젊은층]
─ 273쪽. 〈7장. 틈새시장: 비즈니스가 된 데이트〉
솔직해지자. 우리는 컴퓨터와 그 외의 기기로 애정이 가는 상대를 스토킹하느라 여전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 딱 한 번 만난 적 있는 사람의 계정을 들여다보는 행동이 지난주에 함께 사이버섹스팅을 한 닉네임이 나타나길 바라며 채팅방에 로그인하는 행동보다 덜 한심하지는 않다. 덜 외롭지도 않다. 그저 덜 낙인찍혔을 뿐이다. 지금의 경제는 이러한 부류의 감정을 연료 삼아 굴러가기 때문이다.
─ 337쪽. 〈8장. 소통 규약: 에이즈와 인터넷 채팅이 바꾼 것〉
육아휴직을 대체로 의무화하지 않고, 보육 지원도 전혀 하지 않는 국가에서, 어머니가 되기로 선택한 여성이 평등하게 경제에 참여하기란 불가능하다. 생물학적 시계 히스테리는 시한폭탄의 이미지를 모든 여성의 난소에 쏘아 박아, 각 여성이 그와 같은 불이익을 개인적으로 책임지고 처리하도록 만들었다. 동시에 대중매체는 모성을 강조함으로써 직업여성에게 생물학적 자식을 낳지 않는 것은 치명적 실수라고 말했다.
─ 367쪽. 〈9장. 계획: 연애를 인생 계획의 일부로 생각하라?〉
이와 같은 젠더화된 노동 분업은 여성을 정서적 과로 상태, 남성을 정서적 무능 상태로 만든다. 동시에 남성에게 성적, 낭만적 관계에 관한 결정을 내리도록 전적인 책임을 지운다. 「전화 통화」에서 파커가 포착한 부류의 여성이 미칠 것 같은 침묵 속에서 안달복달하듯, 자신에게 남겨진 결정의 중압감에 점점 압도당하는 남성을 쉽게 그려 볼 수 있다. 흔히 이와 같은 이야기에서 남자들은 힘차게 출발하고, 망설이며 주저하다가, 희미하게 사라지고 만다.
─ 416쪽. 〈10장. 조언: 연애 자기계발서가 모르는 것〉
출판사 서평
★ ‘사랑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 여성학자 정희진, 김주희 추천! ★
만들어진 노동, 데이트(Date)에 얽힌 경제와 사회와 낭만의 동역학
자본, 노동, 여가, 소비 형태의 변화와 그것이 사생활에 미친 영향에 대한 문화사적 보고서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현대 데이트 문화를 분석한 『사랑은 노동(Labor of Love)』이 ‘필로스 페미니즘 시리즈’ 열한 번째 도서로 출간되었다. 하버드대학교 비교문학과의 신진 교수이자 《뉴욕타임스》 《가디언》 《뉴요커》 등 유수 매체에 활발히 기고해 온 모이라 와이글(Moira Weigel)이 오늘날의 데이트 문화가 소비자본주의와 함께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해 왔는지를 경제와 노동 구조, 계급과 젠더, 소비와 교육, 도시 문화 등에 따라 유물론적으로 추적한다.
“데이트는 죽었다.” MZ세대 여성들이 이전과 달리 왕성하게 연애하지 않는다며 ‘걱정하는’ 보고들이 종종 들려온다. 어쩐지 수상하다. 팬데믹 이후로 ‘틴더’ 같은 데이팅 앱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그뿐인가. 방송가에서는 여전히 〈나는솔로〉 〈환승연애〉 등 포맷만 조금씩 달리한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다. 데이트를 둘러싼 이 모순적인 상황들은 우리가 연애 및 데이트 문화의 어떤 과도기에 있음을 시사한다. 연애가, 데이트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는 연애나 데이트는 당연한 게 아니었던 걸까?
『사랑은 노동』에 따르면 “당연하지 않다”. 데이트의 형태는 자본주의 도시 문화와 함께 늘 바뀌어 왔으며 그 변화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로맨스를 사적이고 주변적인 의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가 사랑을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또 우리가 타인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 맺고 사랑하는가는 사회·경제적인 현실들의 역동에 따라 변화한다. 이를테면 데이트는 기본적으로 자본주의 자유시장 안에서 가능한 개념이다. 로맨스가 교환가치를 지닌 상품이 되었기에 취향에 맞는 물건을 고르듯 데이트 상대를 고르고, 또 반대로 상대에게 ‘팔리기’ 위해 내 매력을 전시하며 시간과 자본을 소비하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애초 그 탄생부터 데이트는 산업혁명과 함께 생겨난 수많은 발명품 중 하나다. 노동계급 여성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남녀가 날짜를 정해 공공장소에서 낭만적 시간을 보내는 ‘데이트’라는 문화가 탄생한 것이다. 데이트가 ‘당연하지 않은 일’이었던 나머지 경찰이 낯선 사람과 데이트하는 여성들을 ‘성매매’ 혐의로 체포하던 20세기 초의 풍경부터, 온라인 데이팅 플랫폼에서 만난 서로의 ‘실물’을 처음 어색하게 확인하는 오늘날의 데이트 풍경까지, 『사랑은 노동』은 100년 남짓 동안 펼쳐져 온 데이트의 역사를 탐구한다. 그렇게 해서 밝혀지는 것은, 한 사회의 데이트 문화는 그 사회의 노동, 생산, 소비, 여가, 교육, 기술, 문화로부터 역사적으로 구성된다는 사실이다.
현대 데이트 문화를 형성한 10가지 키워드
속임수, 애호, 밖, 학교, 오래 사귀기, 자유, 틈새시장, 소통 규약, 계획, 조언
노동자와 중산층, 온라인과 오프라인, 퀴어와 이성애자를 넘나드는 로맨틱한 욕망과 협상의 역사
모이라 와이글은 예리하고 신선한 학술적 통찰뿐 아니라 우아하고 흥미로운 글쓰기로 인정받는 저자다. 그의 첫 책이자 대표작인 『사랑은 노동』 역시 개인적 일화와 학문적 이론, 방대한 분야의 역사를 절묘하게 조합하여 연구서임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재치 있고 경쾌한 필치로 전개된다. 사랑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에게 “형식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주목할 만하며” “우아하고 재밌고, 쉽게 읽힌다”라고 평가받은 이 책은 CNN, HBO, 《뉴욕타임스》《이코노미스트》《가디언》을 비롯한 유수 매체에 소개되었으며, 여섯 개 언어로 번역 수출되었다.
『사랑은 노동』의 독보적이고 이색적인 재미는 무엇보다 그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에 있다. 190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약 100년에 걸쳐 현대 데이트 문화를 형성한 키워드 10가지를 꼽고, 이를 각 장의 주제어로 삼아 내용을 전개한다. 주제어마다 영화와 소설 등 우리에게 친숙한 문화텍스트에 대한 비평뿐 아니라, 방대한 역사 및 문헌 조사와 학술 비평을 종횡무진 넘나들면서 지루할 틈 없이 해설을 펼쳐 나간다.
첫 번째 키워드, 속임수(Tricks). 그 탄생부터 데이트는 일과 놀이 사이의 불확실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대가 교환 행위, 즉 거래적 성격을 지닌다. 이 행위를 거래라고 부를 수 있을지, 그리고 거래라면 과연 무엇과 무엇을 교환하는 것인지가 모호할 뿐이다. 그것이 데이트가 우리에게 부리는 ‘속임수’다.
두 번째 키워드, 애호(Likes). 취향을 전시해 데이트 상대에게 자신을 영업하는 일은 일종의 브랜딩이다. 이런 시도는 고객이자 잠재적 배우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했던 20세기 초 여성 판매원들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으며, 이로써 경제활동은 성애화되고 여성의 감정노동이 보편화되었다.
세 번째 키워드, 밖(Outs). 도시의 데이트는 주로 외부에서, 즉 공공장소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처음부터 밖에서 공공연히 데이트할 자유가 허락된 건 아니었다. 퀴어와 유색인종 등 미국 사회의 소수자들이 ‘밖’에서 자유롭게 데이트할 권리를 위해 투쟁해 온 장면들을 탐색한다.
네 번째 키워드, 학교(School). 데이트 문화를 선도한 주요 계층은 예나 지금이나 대학생들이었으며, 대학의 역할 변화에 따라 캠퍼스 내 데이트 문화도 변해 왔다.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학교의 ‘고객’으로서 무한한 자유를 누리며, 또래 집단 의례이자 사회 진출을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데이트를 활용한 대학생들을 조명한다.
다섯 번째 키워드, 오래 사귀기(Steadies). 오늘날엔 보편적인 ‘일대일 장기 독점연애’ 방식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야 출현한 데이트 방식이다. 종전 이후의 경제적 호황 속에서 젊은이들은 결혼을 유예한 채 한 사람을 오래도록 속속들이 알아가는 과정을 누렸고, 이로써 ‘이별’의 아픔이 탄생했다.
여섯 번째 키워드, 자유(Freedom). 1960년대 성 혁명의 영향으로 미국 사회에 성적 자유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외친 자유가 모두에게 공정하게 분배된 것은 아니다. 잡지로 대표되는 주류 문화와 미디어, 그리고 페미니즘 및 반문화 진영에서 주장한 성적 자유의 한계를 살핀다.
일곱 번째 키워드, 틈새시장(Niches). 신자유주의 사상을 전면화한 도시의 젊은 전문직들(여피)이 주요 소비 주체로 떠오르며 1970년대 이후의 데이트는 자유시장 안에서 전개되는 본격적인 거래가 되었다. 기술 발전으로 출현한 ‘비디오 데이팅’ 등을 이용해 원하는 상대와 효율적으로 만나기 위해 ‘틈새시장’을 노리는 새로운 행동양식이 정착했다.
여덟 번째 키워드, 소통 규약(Protocol). 에이즈 대유행과 인터넷의 대중화는 사람들이 성적 이슈를 소통하는 방식을 극적으로 바꿨다. “세이프 섹스” 운동부터 성교육의 본격화, 온라인 채팅을 통한 사이버 섹스와 인터넷 데이트가 낳은 롱테일 경제까지, 에이즈와 인터넷이 바꾼 데이트의 풍경을 조명한다.
아홉 번째 키워드, 계획(Plans). ‘생애 설계’라는 미명으로 여성들을 압박하는 시간성의 정체를 살핀다. 사회와 기업은 여성에게 늦기 전에 모성과 재생산을 인생 타임라인의 중심에 놓으라 강요하지만, ‘생물학적 시계’ 이데올로기는 남성에 대해 침묵할 뿐 아니라 여성 노동 문제가 사회적 문제라는 진실을 개인화한다.
열 번째 키워드, 조언(Help). 20세기 초부터 오늘날까지 한결같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애 관련 조언들을 파헤친다. 성차별적 인식을 바탕으로 남성과 여성에게 상이한 조언을 건네는 자기계발 산업은, 남녀 모두를 신비화하며 개인이 문화에서 겪는 문제들이 사회적 문제임을 효과적으로 은폐한다.
열 가지 키워드를 통해『사랑은 노동』은 구애, 로맨스, 그리고 우리가 ‘데이트’라고 부르는 그 어색하고 뒤틀린 의식의 역사는 물론, 20세기 사회문화사를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조명하는 지적 여정에 독자들을 초대한다.
“결혼이 연애 시장에 뛰어든 모두가 바라는 장기 계약직이라면,
데이트는 가장 불안정한 형태의 무급 인턴십이다.”
데이트를 기술이자 역사적 구성물로 바라보는 유용한 시각
분홍색 자기계발서로 위장한 급진적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서
지금도 데이트 문화는 사회·경제 구조와 사람들의 생활 양식, 생애 주기와 공진화하고 있다. 미국 연애 문화의 주 무대였던 대학 캠퍼스에서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의 자리를 단발성 ‘훅업(감정적 헌신이나 관계 발전에 대한 상호 기약이 없는 짧고 가벼운 만남)’이 대체한 것이 한국 독자들에게도 낯선 변화는 아닐 것이다. 진지한 연애 대신 그 직전 단계인 ‘썸타기’만 즐긴다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니 말이다. 비정규직과 긱 이코노미의 시대에 사람들은 일종의 ‘연애 프리랜서’가 되었다.
그런데 데이트가 일에 영향을 받기만 하는 건 아니다. “데이트가 곧 일이다”라고 모이라 와이글은 분명하게 말한다. 데이트를 준비하는 일, 데이트 상대를 탐색하고 상대의 호감을 사기 위해 자신을 꾸미고 드러내어 판매하는 일, 마침내 관계의 본격적 국면에 진입해서도 상대와 관계 내 역학을 협상하고 감정노동을 수행하는 일까지. 자발적인 사랑(Love)이라 여겨지는 이 모든 행위는 만들어진 노동(Labor)이다. 현대사회는 일부일처제적, 이성애적, 결혼 및 출산 지향의 사랑만을 유일한 사랑이라고 구성해 왔으며, 이 배제적인 사랑하기의 노동은 여성과 남성에게 불평등하게 분배되고 있다.
그러나 사랑하기 역시 하나의 노동이라는 사실이 꼭 나쁜 소식은 아니다. ‘사랑 자체’가 변하고 움직이는 개념이라는 건, 우리도 우리의 주체적 의지와 욕망대로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은 세상을 우리의 힘으로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하기도 노동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바꾸도록, 상대를 통해 나 자신이 바뀌도록 열려 있다는 것, 우리 존재의 취약성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사랑이 시대와 사회에 따라 바뀌어 왔듯 우리도 사랑을 바꿀 수 있다는 것, 비판이 향하는 부분들을 우리의 사랑으로 개선할 수 있으리라는 것, 『사랑은 노동』은 바로 그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사랑을 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사랑에 관해 공부하자는 것이다. 사랑이야말로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의 대표적인 영역이며, 『사랑은 노동』은 사랑에 대한 최고의 교과서다.
사랑은 노동이다. 잊지 말기를!
─ 정희진(문학·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기본정보
ISBN | 9791171178292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10월 14일 | ||
쪽수 | 468쪽 | ||
크기 |
139 * 210
* 34
mm
/ 724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Philos Feminism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Labor of Love/Weigel, Moi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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