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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늘을 보았다

2024 공주북중학교 학생시집
심지 · 2024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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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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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찬란한 시간, 내일도 달릴 수 있는 초록 정원을 꿈꾸며
공주북중학교 학생시집 「오늘, 하늘을 보았다」가 도서출판 심지에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노벨 Book 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하여 2022년 「날아라 솜털우산」, 2023년『내 작은 사막여우』출간에 이어 세 번째로 이뤄낸 결실이다. 김학도 교장 선생님, 김은숙 교감 선생님의 지원과 변향숙 선생님이 기획하셨고, 봄부터 가을까지 최은숙 시인이 시 창작 강의를 진행하며 학생들이 쓴 작품을 최복주, 박용주, 최은숙, 함순례, 네 시인이 칭찬하고 살피며 심혈을 기울였다.

4부로 구성된 시집 속에는 청소년 시인들의 사랑과 우정, 혹은 관계의 떨림을 소재로 한 감각적인 시편들, 진로에 대한 고민, 자아정체성, 학교생활과 친구관계의 다양한 표정을 담은 시편들, 가족관계 및 일상에서 건져 올린 울고 웃는 이야기를 담은 75편의 시가 묶였다.

이중에 올해의 노벨상은 임은솔(2학년) 학생의 시 「오늘, 하늘을 보았다」가 선정되었다. 어느 날 문득 잔디에 대자로 누워 눈앞에 가득 찬 하늘을 바라보며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빛나는 순간을 포착해 교감하는 서정과 언어 감각을 높이 샀다. 이 외에도 신희재(3학년) 학생의 시 『엄마는 병원에 있다』는 투병 중인 엄마의 빈 자리, 가족들의 허전함과 쓸쓸함을 구체적이고 섬세하게 풀어내 울림이 깊다는 점에서, 석아인(3학년)의 시 『복숭아의 꿈』은 여름을 견디며 익어가는 복숭아와 아프지만 찬란한 시간을 보내는 화자의 내면을 직조해 희망의 언어를 그렸다는 점에서 지도 시인들의 칭찬을 듬뿍 받았다.

해설을 쓴 황수대 평론가는 “아프지만 찬란한 시간”이라는 제목 하에 “실제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목소리로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어 기존의 청소년시와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준다.”고 말한다.

공주북중 출신이면서 지도 시인으로 참여했던 박용주 시인은 여는 글을 통해 작품을 완성한 친구들을 칭찬하며 “우리 친구들 작품은 하나하나 모두 다릅니다. 똑같은 생각, 똑같은 형식은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친구들의 미래의 삶도 그러하기를, 정말 다르기를 기도합니다.”라고 격려했다.

목차

  • 1부 복숭아의 꿈
    엄마는 병원에 있다/ 복숭아의 꿈/ 첫사랑 이루기 프로젝트/ 행운/ 고양이라면/ 우리 아빠의 한 서방/ 100점 맞는 날/ 엄마와 첫째 딸/ 내 하루는 발야구/ 딸기 요거트/ 퀴즈 김서형/ 내 연필/ 바다라는 계절/ 엄지 척! / 비밀번호/ 나에게 넌/ 대야 빙수/ 땀 친구/ 오늘, 하늘을 보았다

    2부 초록 정원
    방명록 라인/ 초록 정원/ 나비 포옹/ 민들레/ 봄의 소리/ 어떻게 해야 증오하지 않을 수 있을까? / 곰돌이 인형/ 싸운 친구/ 수학의 매력/ 나의 도미노/ 야구팬/ 최고 불행의 날/ 숲/ 바다의 시간/ 기억 전시회/ 1등이네/ 엄마의 미각/ 돈이 싫다/ 고라니가 사자를 건드려

    3부 나에겐 어려운 질문
    인생 계단/ 나에게 어려운 질문/ 축구밖에 몰라요/ 별/ 우리 언니/ 또 다른 세계, 거울/ 밝게 빛나는/ 아이패드 병/ 베트남 여행 / 내 집은 어디에?/ 비에 대한 낭만/ 삶은 그래프/ 나/ 반짝이는 나른함/ 친절한 계절들/ 시험 기간의 어느 날/ 향수/ 드라마 속 주인공/ 있는데, 없는/ 도미노

    4부 내일도 달릴 수 있겠다
    내일도 달릴 수 있겠다/ 붕어빵의 계절/ 질투/ 만능 탈의실/ 우리들의 계절/ 그런 날/ 식욕/ 설렌 날/ 나의 꿈/ 물의 감정/ 네 번의 인생/ 무지개/ 내 옆에는/ 날아라 풍선/ 무쓸모 인간/ 지우개/ 계란 폭탄

추천사

  • 여러분의 애쓴 마음이 오롯이 담긴 공주북중학교 세 번째 시집 「오늘, 하늘을 보았다」 발간을 축하합니다. 솔직하면서도 쑥스럽고 멈칫할 수 있는 얘기를 당당히 보여주는 모습이 부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시 속에 나오는 꾸밈없고 거짓 없는 여러분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요 우리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감정을 길어올려 표현하고 공유하는 여러분의 창작활동이 끊이질 않기를, 그리하여 따뜻하고 배려 넘치는 마음이 시를 읽는 모든 이의 가슴에 가득 와 닿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여러분의 문학적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가 지원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유치원 때에 있었던 일을 시로 쓰며 한번 더 회상하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예전에는 글쓰기와 시 쓰기가 어렵고 힘들었는데 학교에서 시 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주셔서 시가 좋아졌고, 앞으로도 이런 시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 후배들도 좋은 경험을 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시를 가까이하는 나날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특별하다 느낀 하루를 시로 담아낸다는 건 그때만의 감정을 다시 꺼내올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그 속엔, 모두의 하루하루를 빛내줄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림을 액자에 담듯, 각자의 마음속에는 잊지 못할 추억이 한가득 담겨있을 겁니다. 이 시집을 읽고 나서 또 하나의 추억이 떠오르길 바랍니다.

책 속으로

뚜루뚜루 햇빛 소리 가득했던 오후
처음 봤다
항상 건물이 질투하는 공간뿐이었는데
잔디에 대자로 눕자
하늘이 수직으로 꽂혀왔다

찬란했다 오로지 하늘만 가득했다
구름의 팔레트
끝에는 뭐가 있을까
행성이 춤을 출까
눈을 피한 별이 빛날까
세상은 마치 음악의 리듬인 듯
빛나는 순간이 길어졌다 짧아졌다 한다
마음속에 책 한 권이 추가되었다
내가 먼저 손 내밀었다
- 「오늘, 하늘을 보았다」 전문


엄마는 병원에 있다
우리 집은 소리 없이 엄마를 부른다
‘빨래 가져가 ~’
분명히 엄마의 말인데, 아빠의 음성이다
아빠가 갠 수건은 엄마가 갠 수건과
닮은 듯 안 닮았다
그저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을 보는 것 같다
저녁 밥상이 차려졌다
매일 먹던 밥과 반찬들
하지만 허전하다
잔소리와 물음표도 없다
“일찍 좀 자라, 얼릉 일어나”
불친절한 알람 소리도 울리지 않는다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우리 집 알람, 엄마는 병원에 있다
일주일이 일 년이다
- 「엄마는 병원에 있다」 전문


나는 분홍빛 복숭아
아직은 덜 익어 시큼한,
깨끗하고 예쁜 복숭아

햇살이 내리쬐고
내 몸은 뜨겁게 타들어가고
다른 친구들에 치여
이곳 저곳 까만 멍이 들어도
난 기쁘다
햇살에 익어 흐물거리고
이리저리 치어 까맣게 변하면
나는 더 달콤해질 수 있어

망가지고 상처가 나
온몸이 부서질 듯 아프지만
이제 사람들의 입속에 들어가
사르르 녹으며 달콤한 행복을 줄
그날을 기다리며

햇볕은 뜨겁게 내리쬐고
분홍빛 얼굴, 향기 퍼지는
눈부신 여름

칠월을 견디며
아프지만 찬란한 시간을 보낸다
- 「복숭아의 꿈」 전문


요새 애들이 아이패드를 많이 쓴다
아이패드로 공부하는 모습이 멋져 보인다
굿노트로 필기하는 게 신기해 나도 해보고 싶다
나도 남들에게 멋져 보이고 싶다

집에 갤럭시탭이 있는데도
어딘가 못나 보이고 쓸모가 없어 보인다
아이패드를 설명해주는 영상을 찾아본다
제일 저렴한 모델 아이패드9을 알게 되었다

내 용돈은 애플펜슬 하나 살 돈밖에 없다
머리를 굴려보자
알바를 해야 하나
아님 용돈을 꾸준히 모아 볼까
지금 당장 사고 싶은데

생각이 번쩍 난다
내가 반, 나머지 반은 엄마가 내주면 되지 않을까
엄마도 흔쾌히 허락해 줬다
바로 그날
나머지 반을 엄마한테 이체했다

다음날 아이패드를 받았다
너무너무 예뻐 보인다
학교에서 공부할 생각을 하니 신이 난다

다음날 공부는 안 하고
학교에서 온종일 몰래 유튜브만 보다 왔다
그냥 아이패드가 갖고 싶었나 보다
- 「아이패드 병」 전문


남자아이한테 맞았다니까
누구야, 이름 대! 하는 엄도경
엄도경! 하고 부르면
엄도경? 성 빼고 이름만 불러! 하는 도경이
피구를 하면 슝슝 날아다니면서
국어 시간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슬픈 영상을 보고
흐규흐규 엉엉 우는 피구왕
야! 하면 다들 뒤돌아볼 정도로 목소리가 큰 내 친구
쿠션, 쉐딩, 하이라이트, 틴트, 아이섀도
연예인 뺨치는 외모
괜찮아? 속상했겠다
그렇게 말하는 나의 엄지
- 「엄지 척!」 전문


할머니가 절구에 꽃잎을 넣고 찧으신다
하얀 백반을 넣자 붉은 즙이 절구를 물들인다
꽃 반죽을 조물조물 동그랗게 만들어서
내 열 손가락에 올려 주셨다
비닐을 씌우고 실로 감아 묶는다

할머니, 첫눈 올 때까지 봉숭아 물이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져요?
할머니께서 눈가에 주름이 잡히게 웃으셨다
우리 다윤이 마음이 간절하면 이루어질 거야

정말일까
급식도 골고루 잘 먹는 그 애
싫어하는 시금치도 마법처럼 먹게 해준
체육 시간에 열정적으로 발야구를 하는 그 애
의욕이 없었던 내가 체육 시간을 즐기게 해준
그 아이와
「첫사랑 이루기 프로젝트」 전문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66272594
발행(출시)일자 2024년 10월 14일
쪽수 148쪽
크기
141 * 206 * 13 mm / 370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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