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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영 저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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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절망과 시련에 용기를 더해
완벽한 카스테라를 구워 내기까지
주인공 다미는 역관의 딸이다. 아버지에게 글을 배웠고 중국어 통변까지 할 줄 안다. 그뿐만 아니라 손끝이 야무져서 음식을 잘하고 입맛도 남다르다. 그러나 홍경래의 난 잔당에 가담했던 어머니는 행방불명되고 아버지는 그 일 때문에 모진 고문을 받다가 혀가 잘리고 팔다리가 부러져 앓아누우며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만다.
설상가상 원치 않는 혼인까지 강요받게 된 다미는 어머니의 친척 조 상궁의 도움을 받아 궁녀가 되는 것을 유일한 탈출구로 여긴다. 그러나 다미의 재주를 알아본 조 상궁은 다미를 빙허각에게 소개한다. 빙허각은 여성이었지만 부녀자들을 위해 책을 쓰고 시동생에게 논어와 맹자를 가르칠 만큼 빼어난 인물이었다. 빙허각은 다미에게 품삯을 벌 일감을 주는 한편 스스로 자기 재능을 깨닫도록 다미를 일깨운다. 비극적인 가족사 탓에 불만과 분노로 가득했던 다미는 빙허각에게서 주체적인 여인의 삶에 대해 듣고 깊이 생각하게 된다.
그 시절도 잠시, 다미 아버지는 천주교 책을 보다가 다시 관아에 끌려가고, 다미는 빙허각의 도움으로 난리를 피해 타지로 떠난다. 거기서 다미는 주막집 주인 파주댁, 어부 또리 아재와 다산 정약용, 장사꾼 김무생 등 여러 어른을 만나고, 그들에게 배우며 한 단계 더 자라난다. 그리고 끝내 다미는 궁녀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제 능력으로 자기만의 삶을 꾸려 나가기로 마음먹는다.
책에서 본 ‘가수저라(카스테라)’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이 그 다짐의 시작이다. 다미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조선에서는 그 누구도 해 본 적 없는 일을 해내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이다. 과연 다미는 가수저라를 만드는 데 성공하고, 더 밝은 내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작가정보

저자(글) 한정영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한겨레교육문화센터와 JY 스토리텔링 아카데미에서 미래의 작가들을 위한 다양한 강의를 하고 있으며, 현장의 생생한 강의 노트를 토대로 《동화·청소년소설 쓰기의 모든 것》을 펴냈다.
청소년 소설로 문학나눔 선정도서 《나는 조선의 소년 비행사입니다》를 비롯해 《히라도의 눈물》 《소녀 저격수》 《엘리자베스를 부탁해》 등을 썼고, 동화로는 초등 국어활동 교과서 수록작 《굿모닝, 굿모닝?》과 《닻별》 《한밤중 마녀를 찾아간 고양이》 《33번째 달의 마법》 등 다수의 작품을 집필했다.

목차

  • 말할 수 없는 결심
    결코 다른 처지가 아니라서
    올가미
    그날 밤의 비명
    마지막 인연
    두물머리의 수상한 밤
    강 너머의 선비
    큰손님이 찾아오다
    누군가가 가야 할 길이라면
    나의 이름으로 살기 위해서
    죽은 자의 도움
    내 손끝을 믿어 보겠습니다

    에필로그: 가수저라를 드시겠어요?
    작가의 말

책 속으로

“크흠! 다미가 그런 재주가 있는 줄은 몰랐네.”
“그런 재주만 있어요? 손끝은 또 얼마나 야무진데. 지난가을부터 손님들이 다미가 만든 섞박지만 찾던 기억 안 나요? 공연히 애 트집 잡을 생각일랑 말아요.”
_18쪽 〈말할 수 없는 결심〉

“그런데 너는 어찌 이런 재주를 써 볼 생각은 않고, 궁녀가 되고 싶어 한 것이냐?”
다미는 갑작스러운 물음에 숨을 딱 멈추고 말았다.
_28쪽 〈결코 다른 처지가 아니라서〉

“이제부터는 네 손끝을, 네 입맛과 네가 진심을 다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믿어라. 그러면 남들이 하지 못한 것들도 할 수 있을 게야. 그리고 그게 너를 살게 해 줄 것이다.”
_71쪽 〈마지막 인연〉

“노비에게 누가 글을 가르쳐요?”
“그러니까 별나다는 거지. 그 댁 작은 마님이 그렇게 극성이었대. 시동생도 직접 가르쳐서 과거에 합격시켰다던데?”
비로소 다미는 빙허각이 자신을 이리로 보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_93쪽 〈강 너머의 신비〉

“괜찮다. 아무런 바탕도 없이 어찌 처음부터 잘되겠느냐? 하고 또 하다 보면 되는 것이지. 새로운 것을 해 보겠다고 나서는 용기가 더 필요한 때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으냐?”
_130쪽 〈누군가가 가야 할 길이라면〉

다미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동시에 스스로 몹시 부끄러웠다. 불과 얼마 전, 조 상궁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살겠다며, 벼르고 벼르던 궁녀의 길을 마다했는데, 다른 이의 이름으로 살아남다니. 별로 먹은 것이 없는데도 쓴 물이 목구멍으로 넘어왔다.
_163쪽 〈죽은 자의 도움〉

“제물포에는 조선인도 많지만, 청국인과 양인도 꽤 드나든다.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 대다수는 상인이지만, 다른 일로 드나드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더더욱 다관이 필요하지. 그곳에 드나드는 청국 사람들이나 양인들에게 차와 함께 가수저라와 같은 양이의 음식을 팔아 볼 생각이다.”
“네? 제게 주모를 하란 말씀이십니까?”
_176쪽 〈내 손끝을 믿어 보겠습니다〉

출판사 서평

누구도 아닌 나의 내일을 위한
작지만 힘찬 날갯짓

네 귀퉁이의 기둥 가운데 하나만 부실해도 건물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다. 밥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다. 쌀과 물의 양, 불의 세기, 조리 시간 중 한 가지만 틀어져도 못 먹게 된다. 다미의 삶도 그랬다. 언뜻 보기에는 단순히 좋은 어른들의 도움 덕에, 그리고 타고난 재주 덕에 어두웠던 다미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 것 같지만, 다미가 그 도움과 변화를 받아들이려 준비하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다미는 아마 계속해서 암울한 현실 속에 갇혀 있었거나, 자기 이름을 포기하고 궁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비효과’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지요? 가녀린 나비의 날갯짓처럼, 하찮아 보이는 우리의 미세한 꿈틀거림이 미래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좋습니다. 당장은 그 사소한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을지라도 시간을 넘어 저 먼 미래로 가면, 바로 그 꿈틀거림으로 인해 우리는 남들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길을 걷고 있을 것입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다미는 빙허각에게 ‘여성도 자기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재능을 펼칠 수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꼈지만 끊임없이 그 말을 곱씹으며 고민했다. 또 이미 가진 재능도 계속해서 갈고닦았는데, 카스테라와 별사탕 같은 서양 음식 조리법을 책에서 우연히 접했을 때도 낯선 것이라며 외면하지 않고 자기 재능을 더 넓은 분야로 확장해 냈다. 결국 다관을 운영해 보겠느냐는 김무생의 제안을 받았을 때, 다미는 그동안 부단한 노력으로 단단해진 스스로를 믿고 자신의 미래를 직접 선택할 수 있었다.
누구든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안에서 어느 쪽으로 나아갈지 결정하는 건 자기 자신뿐이라는 것,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꾸준한 날갯짓이 끝내 바람의 방향을 바꾸고야 만다는 것을 21세기의 청소년들에게 19세기 소녀 다미가 보여 준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56336365
발행(출시)일자 2024년 10월 03일
쪽수 192쪽
크기
141 * 210 * 16 mm / 378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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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할 만한 주제로 흥미를 끌지만 알맹이는 없는 글들이 넘치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으로 잔잔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면서 주인공 내면의 변화가 묵직하게 와닿게 합니다. 그렇게 청소년은 성장하지요.
우리 아이들은 이런 글을 읽으면서 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쉬이 읽히지는 않을 것이고 도파민이 넘치지도 않지만, 독자는 주인공(혹은 자기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함께 생각해보면서 이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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