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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M. 버거 저자(글) · 김태한 번역
필로소픽 · 2024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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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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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란 무엇이고 극단주의 이데올로기는 어떻게 구성되는가?
그리고 극단주의는 왜 폭력으로 확대되는가?
극단주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형성되고 폭력적으로 극단화되어 사회를 위협하는 운동으로 발전하는지를 분석한 극단주의 개념 입문서. ‘MIT 필수 지식 시리즈’로서 간결하고 흥미진진하게 쓰인 이 책은 ‘최초의 제노사이드’인 고대 로마의 카르타고 파괴에서 현대의 지하디즘과 백인 우월주의까지, 역사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사회 정체성 이론으로 분석하여 설명한다. 극단주의 운동들이 세계 도처에서 기세등등하게 준동하는 상황에서 극단주의에 대한 올바른 정의의 실패가 큰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극단주의 운동 및 테러리즘 전문가인 버거는 극단주의가 특정 종교, 인종,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 이래 인류를 괴롭혀 온 문제로 인간 본성에 뿌리박힌 “우리 대 그들(내집단과 외집단)”이라는 정체성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저자는 극단주의의 파멸적 결과를 막기 위해, 극단주의를 있는 그대로, 인간 사회의 영속적 부분으로 이해하고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나라를 비롯,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 성향의 정치 세력이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극단주의를 올바로 이해하고 이에 맞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정치인이나 활동가, 언론인 등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J. M. 버거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의 ‘테러·극단주의·대테러센터CTEC’ 선임 연구원.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국제 연구 네트워크인 복스폴VOX-Pol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테러리즘 대응을 위한 국제 인터넷 포럼GIFCT’의 독립 자문 위원회 위원이었다. 그의 연구는 소셜 미디어 의미 분석 방법론 개발을 포함해, 온·오프라인에서 극단주의 및 테러리즘의 이념과 선전이 어떻게 확산되는지를 아우른다. 실리콘밸리 기업과 미국 정부에 컨설팅을 하고 있으며, 미국 상·하원에서 테러리즘과 극단주의 전문가로서 증언했다.
저서로 《지하드 조: 이슬람의 이름으로 참전한 미국인들Jihad Joe: Americans Who Go to War in the Name of Islam》, 《ISIS: 테러 국가ISIS: The State of Terror》(공저), 소설 《최적Optimal》 등이 있다. SF 판타지작가협회 회원으로 극단주의를 소재로 한 두 번째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jmberger.com

번역 김태한

한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후 독일로 건너가 자를란트대학교에서 정보학을 전공했으며, 귀국 후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옮긴 책으로 《사물과 비사물》, 《이 행성의 먼지 속에서》, 《헤겔의 세계》(공역), 《조지 오웰 진실에 대하여》, 《생태적 삶》, 《모빌리티》, 《자르토리스 부인의 사랑》, 《논술세대를 위한 정치이야기》, 《일상고통 걷어차기》 등이 있다.

목차

  • 감사의 말

    1장 멸망해야 한다
    2장 극단주의란 무엇인가?
    3장 내집단과 외집단
    4장 위기와 해법
    5장 급진화
    6장 극단주의의 미래

    용어 해설
    주석
    더 읽을거리

책 속으로

여러분이 만약 “다른 자들”만 극단주의자를 낳을 수 있고 여러분이 속한 정체성 집단은 그럴 수 없다고 믿는다면, 여러분 자신이 극단주의자일지도 모른다. 극단주의가 오로지 어떤 인종, 종교, 국가에만 나타나는 사안이 아니라 인간 조건에 속하는 것이라는 역사적 증거는 차고 넘친다. 모든 폭력이 극단주의는 아니다. 또 인류의 허다한 전쟁과 갈등과 만행이 모두 극단
주의도 아니다. 이 중에서 많은 사례는 모호하지만, 일부 사례는 이 단어에 대한 우리의 현대적 관념에 깔끔하게 맞아떨어진다. - 14쪽

전쟁과 극단주의의 경계는 명료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복자의 군사 행동은 수치스러울 만큼 과도했을 뿐 아니라 이데올로기로 정당화되었다. 스페인 철학자 후안 히네스 데세풀베다는 아메리카 대륙의 선주민들이 “인간성의 흔적이 거의 없어서” 그냥 정복당하고 노예가 되어야 마땅한 “반쪽 인간” 혹은 “난쟁이”라고 썼다. 훗날 신대륙과 호주로 향한 식민주의자들도 오만가지 이데올로기를 동원하여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지만, 십중팔구 잔인하고 엄청난 탐욕을 마음껏 채우기 위한 얄팍한 핑계였을 따름이다. - 21~22쪽

현대의 사례나 역사 속의 사례에서 배울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극단주의를 정의하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생사가 달린 문제에 있어 “척 보면 안다”는 기준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극단주의가 저지른 폭력으로 인해 역사의 흐름이 바뀌기를 반복해온 이 세상에서 이런 기준은 충분하지 않다. - 31쪽

정당성 추구는 많은 극단주의 운동의 핵심 요소이다. - 38쪽

다수파인 내집단은 소수집단이 법의 보호를 동등하게 받으려 하거나 정당한 불만 사항의 시정을 요구하면 이들을 극단주의자로 그릇되게 규정할 수도 있다. 가령 미국의 일부 우익 극단주의자들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극단주의라고 비난하지만, 법의 보호를 동등하게 받으려는 캠페인 자체가 극단주의인 것은 아니다. - 44쪽

이와 달리 극단주의 선전에서 가장 보편적인 주제 중 하나는 (진실이든 허구이든) 외집단 남성의 내집단 여성 강간 위협이다. 이는 내집단 남성 극단주의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감정을 조작하는 강력한 전술인데, 사실 이들이야말로 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이 가장 농후한 자들이다. 극단주의 선전가는 대개 적나라하고도 감정을 고조시키는 어조로 이 주제를 끝없이 되풀이한다. - 53쪽

다양한 극단주의 이데올로기는 그 내용이 서로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친이슬람 극단주의자와 반이슬람 극단주의자는 신념 내용에서는 정반대이다. 그러나 믿는 것의 구조나 견해를 정당화하는 방식의 구조는 놀라울 만치 닮았다. - 55쪽

극단주의의 정의에는 행동에의 촉구가 내재적으로 들어있다. 이를테면 어떤 종교의 교리 때문에 그 종교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은 극단주의가 아니다. 그러나 어떤 종교의 신봉자를 모조리 체포하거나 추방하라고 요구하면 극단주의이다. - 57쪽

태생부터 극단적인 운동은 거의 없다. 대부분 운동은 (자랑스러운 전통이나 어떤 종교의 가치들과 같은) 내집단의 가치를 긍정하는 주류 정체성으로부터 태동하더라도 내집단이 외집단을 겨냥한 적대 행위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는 않는다. 외집단의 정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발전하는데, 처음에는 (내집단으로부터 배제하는) 범주화에서 시작하고, 내집단이 외집단에 대해 차츰 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냄에 따라 강화된다. - 59쪽

극단주의자는 내집단의 성공이 외집단을 겨냥한 적대 행위와 불가분하다고 믿는다. 외집단을 확고하게 지배하거나 파괴해야 비로소 항구적 평화가 찾아오는데, 이는 거의 이룰 수 없는 성과이다. 드물지만 외집단이 사실상 파괴되더라도 극단주의 내집단은 거의 언제나 새로운 외집단과의 갈등에 착수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알비 십자군이 카타리파를 소탕한 후 로마 가톨릭교회는 새로운 유형의 이단을 척결하기 위해 종교재판을 점점 격렬하게 벌이기 시작했다. - 88쪽

소셜 미디어 사용으로 많은 사람에게서 관용과 다양성이 커진다는 증거도 있지만, 현 세대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제공하는 이점은 주류 운동보다 극단주의 운동에 특별히 힘을 실어준다. 이 주제를 다루는 연구가 아직 진행 중인 데다 온라인 환경도 끊임없이 유동적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의 증거가 시사하는 바는 소셜 미디어가 다수 집단을 중도와 포용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중요한 소수 집단에 유리한 양극화 및 극단주의를 강화하고 가속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 159쪽

출판사 서평

극단주의 개념을 올바르게 쓰기 위한 단 하나의 가이드북
극단주의를 떠올린다면 테러리즘으로 무장한 극단 이슬람 세력이나 유대인 학살의 나치즘 등이 먼저 생각날 것이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단주의로 인한 참상 소식을 접하면 한국은 아직 거기까지는 안 갔다고 안도할지도 모르겠다. ‘한국 사회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아직 말싸움인 수준이고, 죽이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한국은 종교 국가도 아니고 다인종 국가도 아니니 그럴 일은 없을 거야.’ 하지만 저자는 “‘다른 자들’만 극단주의자를 낳을 수 있고 여러분이 속한 정체성 집단은 그럴 수 없다고 믿는다면, 여러분 자신이 극단주의자일지도 모른다”라고 주장한다. 폭력은 극단주의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하는 여러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인간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극단주의가 존재하며 그 수단은 폭력 외에도 언어적 공격과 폄훼, 차별 행위, 더 심하게 나가면 집단학살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극단주의가 존재함에도 우리는 폭력을 수단으로 삼는 극단주의에 주목하고 해법을 모색한다. 문제는 이런 접근 방법이 극단주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방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이 극단주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된 정의조차 못한 채 수억 달러를 쏟아 붓는 것이 현실이다. 극단주의란 언어는 ‘척 보면 안다’는 기준 없는 직관주의나 ‘극단적 방안이나 견해의 옹호’라는 순환논법 수준에 머물거나, 정치권에서 흔히 보듯 ‘타자의 신념’에 대한 손쉬운 조롱으로 오용된다.
이 책은 이런 현실을 개탄하면서, 체계적이고 간결한 정의를 통해 극단주의의 본질을 규명하려 시도한다.

극단주의를 통해 극단적 사고방식에 빠진 사회를 정확히 비추는 거울 같은 책
저자는 사회 정체성 이론을 빌려와 극단주의를 정의한다. ‘내집단’의 성공이나 생존이 외집단을 겨냥한 적대 행위의 요구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신념이 극단주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인종이나 종족, 종교, 민족주의, 반정부, 무정부주의, 계급주의, 단일쟁점 운동, 젠더·성적 지향·, 성적 정체성 등 여러 카테고리의 극단주의에서 접점을 찾아낸다. 저자는 내집단과 외집단이라는 틀을 기반으로 어떻게 내집단의 정체성을 정당화하는 행위가 외집단에게 폭력을 가하는 방식으로까지 전개되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태생부터 폭력을 표방하는 극단주의는 드물며, 극단주의는 고정적인 정착점이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고 말한다. 다만 적대행위 중 폭력이 가장 극적인 표출방식이기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의 분석 중 단연 돋보이는 점은 극단주의 위기 서사와 극단화 과정의 방정식을 밝혀낸 것이다. 우등한 내집단이 열등한 외집단에 의해 오염되어 타락하고 있다는 불순함, 우등이 열등에 밀리는 현상은 모종의 세력 때문이라는 음모론, 부패한 권력이 외집단을 옹호하고 내집단을 억압한다는 디스토피아, 내집단의 존속이 위태롭다는 실존적 위협, 내집단을 모함한 이 세계가 모두 파멸하거나 혹은 최후의 전쟁을 통해 유토피아가 완성된다는 종말론으로 이어지는 내집단의 위기 서사는 이를 초래한 원인으로 지목된 외집단에 대해 해법, 즉 적대행위를 정당화한다. 이 서사와 해법은 내집단 내부에서도 분화를 일으키고, 그 가운데 극단 내집단이 적대적 해법을 채택하는 순간 극단주의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전개 과정은 우리 사회에도 상당히 친숙하다. 해묵은 좌우 갈등, 세대 갈등과 젠더 갈등, 계급 문제 등 거대담론을 비롯해 의사 증원을 둘러싼 갈등 등 개별 사안에서 놀랄 정도로 유사하게 서사와 해법이 등장해서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인류의 오래되고 새로운 문제 극단주의
작가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리는 극단주의를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여러 집단을 가로질러 나타나는, 인간 사회의 영속적 부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집단의 정체성을 찾고 정당화하는 과정은 인간의 본성에 뿌리박혀 있다. 따라서 극단주의 집단에 대한 정체성 공격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정체성 정당화는 극단주의 집단이 가진 자산 중 가장 잘 개발되고 보호받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더 정교하게 발전시키기까지 한다. 그래서 극단주의가 사라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 기술 문명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불확실성은 극단주의가 발호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IS나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오늘날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자신들의 서사를 빠르고 값싸게 전파해서 손쉽게 내집단을 확보한다. 하지만 이에 대항하는 측은 잘못된 가설과 직관적인 추측으로 대응한다. 극단주의자의 발생 원인으로 설득력이 있어 보였던 빈곤, 교육, 비민주적인 통치는 수십 년간의 연구 끝에 상관관계가 약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오히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지하드 전사와 양의 상관관계에 있었다. 그럼에도 잘못된 해법에 미국정부는 수억 달러를 쏟아 부었고 철저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이 모두가 극단주의를 잘못 정의하고 이해하는 바람에 발생한 현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은 우리가 극단주의를 이해하는 틀을 마련해준다는 것만으로도 값지다. 우리나라를 비롯,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 성향의 정치 세력이 급부상하는 상황에서 극단주의를 올바로 이해하고 이에 맞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정치인이나 활동가, 언론인 등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57833542
발행(출시)일자 2024년 09월 25일
쪽수 204쪽
크기
143 * 211 * 14 mm / 390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Extremism/J. M. Be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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