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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 , 김현 , 송재은 , 이종산 저자(글)
시절 · 2024년 0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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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네 편의 가을 소설

작가정보

저자(글) 김종완

독립출판물 〈김종완 단상집 시리즈〉를 만듭니다.
소설과 수필을 씁니다.

계절의 변화를 좋아합니다.

저자(글) 김현

김현

안암동에 자리한 ‘보리수’라는 이름의 카페에 들어와 앉았다. 감자숲과 작은 빵 두 조각을 먹으며 짧은 글을 고쳐 썼다. 창밖으로 초록은 만연하고 매미 울음, 가게 한 켠에서 누군가 책장을 넘기는 소리를 가만히 듣노라니 여름이구나, 싶었다. 곧 가을이네, 싶은 순간도 찾아올 것이기에 회전 중인 선풍기를 멍하니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저 바람은 누구에게로 가닿을까.

여러 권의 시집과 산문집, 한 권의 소설집을 출간했다.

저자(글) 송재은

삶은 아름답고, 딱 그만큼 두렵다.
그리하여 이 두려운 삶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2020년부터 글쓰기 모임 〈블라인드 라이팅〉과 〈Raw data of me〉를 운영해왔다.
쓴 책으로는 소설집 『낯선 하루』, 에세이 『취하지 않고서야』(공저) 『일일 다정함 권장량』 『오늘보다 더 사랑할 수 없는』 『사랑과 두려움에 대하여』 등이 있다.

저자(글) 이종산

이종산

소설가. 2012년에 첫 장편소설 『코끼리는 안녕』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게으른 삶』 『커스터머』 『머드』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등의 장편과 공포 단편집 『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등을 발표했다. '커스터머'와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은 시리즈로 진행 중이다. 퀴어 창작자를 위한 커뮤니티 '큐연'에서 매달 모임을 하고 있고, 현재는 제주에서 동거인과 작업실 카페 '읽기와 쓰기(@hojibook)'를 운영하고 있다.

목차

  • 소 설 | 우리가 기계와 처음 섹스한 것은
    에세이 | 가을을 위한 소네트

    소 설 | 맑은 밤
    에세이 | 달리기

    소 설 | 가을 소풍
    에세이 | 가을 편지

    소 설 | 우연의 용기
    에세이 | 우연을 이끌기

    나가며 | 슬픔과 나란히 누워

책 속으로

30여 분 동안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가 끝나고 사토시 씨와 동원은 극장 앞에서 만났다. 동원이 손수건을 내밀며 다 눈물이에요, 다른 것 없어요, 농담조로 말했고 사토시 씨가 다른 것도 포함되어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재치 있게 응수했다. 그럼, 하고 동원이 돌아서자, 사토시 씨가 괜찮으시면, 하고 말을 이었고, 두 사람은 근처 식당으로 옮겨 밥에 반주를 곁들었다. 영화 같은 일이네요, 동원이 말했고, 저에겐 익숙한 일이죠, 사토시 씨가 대답했고, 2차 술자리가 무르익자 두 사람은 마침내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20p 김현 〈우리가 기계와 처음 섹스한 것은〉


그날 은호가 본 달리는 사람은 동네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운동복에 평범한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일정한 속도로 잘 달렸다. 어딜 가려고 달려가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무언가에 쫓기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 사람은 달리기 위해서 달리는 것 같았다. 은호가 보기에 그 사람의 달리는 모습은 편안해 보였다. 그 사람을 보고 은호는 달리고 싶다고 느꼈다. 그 사람처럼 편안하게 달리고 싶었다.

37~38p 김종완 〈맑은 밤〉


참 좋구나.
그런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복잡하고 어지러운 생각 같은 건 하나도 나지 않았다. 바깥세상과 숲이 아예 다른 세계처럼 분리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숲에 들어오기 전에 내가 누구였는지, 숲 바깥세상에서 내가 무엇이었는지 아득해질 정도였다.

75p 이종산 〈가을 소풍〉


둘째가 생겼다는 걸 알고 나서 우연은 얼마간은 안도했고, 얼마간은 막막했다. 돌아갈 곳이 없으니 이 상태에 더 머물 이유를 찾고 싶었는데, 어딘가로 돌아가고 싶기도 했다. 그 길을 막아버린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지원은 당장 돈이 모자란 것도 아닌데 걱정 말라곤 했지만, 우연은 아이를 키우는 일 말고, 자신만의 뭔가를 계속 키워나가고 싶다는 갈증을 느꼈다. 다른 성취가 필요했다.
“그래도 당장은 어떻게 할 수 없잖아.”

107p 송재은 〈우연의 용기〉

출판사 서평

계절 소설 시리즈 ‘사각사각’ 세 번째 이야기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네 편의 가을 소설 『빛이 스미는 사이』


봄에 싹을 틔우고 여름을 지나며 살찌운 열매가 결실을 봅니다. 오동통. 가을은 이런 부사가 절로 떠오르는 계절이지요. 찰나와 같이 짧기만 한 가을을 붙잡아둘 이야기를 선보입니다.

황금빛으로 물드는 사방을 눈으로 좇으면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사물과 풍경. 보이는 것에서 들리고 만져지는 것으로, 선명한 느낌으로 번집니다. 가만한 바닥으로 내려앉는 볕뉘 옆에 자리 잡고 누워봅니다. 나른한 열기를 느끼던 초여름도, 붉게 타오르던 한여름도 모두 지나 포근하게 감싸안는 바람을 마주합니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것도 아닌. 적당한 바람. 미묘한 변화를 감각할 수 있을 만큼 매일 조금씩 자라나는 중일까요. 욕심을 내도 된다면 딱 그만큼의 시간을 챙겨두고 싶습니다.

가을은 빈 공간이 많아서 사이사이에 벌어지고 나아가고 변화하는 일들이 넉넉합니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떠오르는 시절을 추억하기에도 맞춤한 때이지요. 지금, 분명한 계절의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빛이 스미듯, 온갖 것들이 스미는 계절, 가을.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촘촘히 스미는 중일 텝니다.

이 가을, 네 명의 작가가 펼쳐낸 소설은 들판 가득 무르익은 결실처럼 빛을 발합니다. 저마다의 방향으로 확장되어 돌아온 가을 이야기 『빛이 스미는 사이』입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8853127
발행(출시)일자 2024년 09월 20일
쪽수 144쪽
크기
121 * 191 * 16 mm / 329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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