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과 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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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분화된 남북한 연극과 영화를 겹쳐본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저자는 두 개의 체제를 동시에 논의하며, 남한 혹은 북한 극장사의 일면을 다룰 때 체제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남북한이 서로의 예술, 극장, 그리고 정치를 어떻게 의식하고 있었는지를 파악한다. 이를 위해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었던 개별 인물의 궤적을 추적하기도 하고, 특정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 극 장르에 대해 살펴보기도 하며, 개별 텍스트에 집중해서 논의를 진행하기도 한다.
작가정보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1940년대 연극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연극사와 영화사에 대해 계속 공부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1940년대 극장의 감성과 이데올로기』, 『인간의 미래, 연극의 미래-한국 SF연극의 역사와 상상력』, 『해방기 문학의 재인식』(공저), 『할리우드 프리즘』(공저), 『해방과 전쟁 사이의 한국영화』(공저) 등이 있다. 연극평론가로 활동하며 가끔 드라마투르그 작업도 맡는다. 한경국립대학교 브라이트칼리지 부교수로 재직하며 공연과 문학, 글쓰기를 가르친다.
목차
- 머리말
제1부/ 해방 이후 남북한연극과 젠더
제1장/ 해방기 남북한희곡의 젠더정치
1. 8·15해방과 딸들의 귀환
2. 건설의 이상과 식민지의 기억, 혁신 노동자와 모리배의 아내
3. 해방공간의 민족주의와 반민족주의, 선구자의 아내와 헬로걸
4. 남성화된 민족공동체와 폭력의 상흔
제2장/ 건국과 재건 사이, 남북한연극의 청년담론과 젠더(1945~1960)
1. 해방 이후 프로파간다연극과 청년의 소환
2. 귀환한 청년과 부차화되는 여성들
3. 전쟁기연극이 여성을 이분화하는 방식
4. 전후 복구와 세대론의 재소환
5. 남북한 프로파간다연극과 젠더화된 청년담론
제3장/ 월북 작가의 여성주의 연극인 박영호의 해방 이후
1. 8·15해방부터 월북까지, 박영호의 ‘1년’
2. ‘혁명적 리얼리즘’과 ‘살림으로서의 연극’의 접점
3. 〈겨레〉(1946)를 읽는 두 가지 독법
4. 또 다른 전쟁과 혁명적 리얼리즘의 종착점
제2부/ 아메리카니즘의 체화와 남성적 민족국가의 상상
제1장/ 체화 불/가능한 양풍과 불/건전한 자유연애-두 개의 전쟁과 코미디극
1. 두 번의 종전(終戰)과 미국식 감각의 대중화
2. 해방기와 1950년대 전후 코미디극의 현실인식
3. 민족문화에 대한 양가적 반응, 건전한 자유연애의 허구성
제2장/ 권총과 제복의 남성 판타지, 해방기 ‘경찰영화’
1. 건국 전후, ‘민주경찰’의 탄생과 ‘경찰영화’의 기획
2. 경찰영화의 제작 배경과 새로운 모럴의 지향
3. 경찰영화의 상(像)과 관습성의 문제
4. 관변영화로서의 한계와 남성적 민족국가상의 문제점
제3부/ 냉전기 극장의 여성들-붉은 여전사와 비련의 여간첩
제1장/ 전사(戰士)형 여성상으로 본 1950년대 북한연극과 젠더
1. 한국전쟁의 발발과 여성 영웅의 ‘발견’
2. 연극 〈탄광사람들〉(1951)에 나타난 젠더정치
3. 북한문단 내 자연주의 논란이 보여준 이중적 성의식
4. 분단 체제 여성 총대전사의 섹슈얼리티
제2장/ 사회주의영화 속 총을 든 붉은 여전사들-〈조야〉(1944)와 〈빨치산 처녀〉(1954)를 중심으로
1. 스크린으로 간 붉은 여전사들
2. 낭만화된 소녀의 성장 드라마, 〈조야〉(1944)
3. 젠더화된 여전사와 인민의 연대기, 〈빨치산 처녀〉(1954)
4. 동원된 여성 영웅과 젠더화된 빨치산 신화
제3장/ 반공과 검열, 그리고 불온한 육체의 기묘한 동거-1970년대 영화 ‘특별수사본부’ 여간첩 시리즈에 대한 고찰
1. 유신 이후의 영화정책과 국책영화의 방향
2. 강화된 영화검열과 특별수사본부 시리즈의 흥행
3. 특별수사본부 시리즈의 세 가지 문법
4. ‘호스티스 멜로드라마’와의 접점, 반공영화로서의 과잉
5. 영화 검열의 자의성과 경직된 도덕주의의 이면
제4장/ 유신 이후의 반공영화와 오제도라는 ‘신화’
1. 실록(實錄)과 비화(祕話) 사이, 사상검사 오제도의 글쓰기
2. 유신 전후 반공물의 성행과 대중문화 속 히어로가 된 오제도
3. 특별수사본부 시리즈를 통해 구축된 오제도의 형상
4. 스크린 속 오제도의 퇴장과 반공 표상으로서의 불멸성
제4부/ 두 개의 전쟁과 여성 영화인의 존재론
제1장/ 스캔들메이커, ‘인민’과 ‘국민’ 사이의 배우 김소영
1. ‘새로운 제네레슌’의 여배우들, 그리고 김소영
2. 전시동원기, 타락의 이미지와 프로파간다의 주변화
3. 해방기, ‘인민’에서 ‘국민’으로의 신원 증명
4. 국가 전환기의 반(反) 현모양처상과 미완의 필모그래피
제2장/ 해방-전쟁기 문예봉의 영화 활동과 인민 ‘여’배우의 정체성
1. ‘삼천만의 연인’ 문예봉의 해방 이후
2. 지원병의 연인에서 혁명군의 연인으로, 〈내 고향〉(1949)
3. 현모양처 이미지의 뒤틀기, 〈용광로〉(1950)
4. 여전사로 나아가는 여정, 〈소년 빨치산〉(1952)
5. 인민 배우로의 여정에 나타난 반복과 변주
제3장/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이 형상화한 전후(戰後)
1.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2. 영화 〈미망인〉에 나타난 여성 감독의 정체성
3. 잡지 『씨네마팬』으로 이어간 영화 열정
4. 여성 감독의 존재론
제5부/ 남북한 체제 경쟁의 지정학과 젠더
제1장/ 1970년대 북한영화 속 도시 재현과 냉전의 심상지리
1. 데탕트 전후의 북한영화
2. 〈금희와 은희의 운명〉을 통해 본 근대성의 구현 방식
3. 〈금희와 은희의 운명〉이 대중성을 구축하는 방식
4. 데탕트 이후와 북한 창작진이 상상한 남한
제2장/ 재구성된 실화와 로컬화된 섹스-1970년대 여성 포로수용소를 다룬 영화들
1. 유신의 막바지, 반공영화의 자장 속 포로수용소영화
2. 공모 제도를 통한 공증과 권위의 부여
3. 실화 소재의 강박과 선택적 취택
4. 로컬화된 ‘여감방’ 풍경과 소극적 섹슈얼리티
5. 반공영화의 B급 상상력
주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남북한의 극장은 여성을 어떻게 표상하는가
이 책의 부제이자 주요 관점인 ‘젠더정치’는 해방 이후 남북한이 각자의 방식으로 ‘남성적’ 민족국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비롯한 타자화된 존재들을 어떻게 영웅화하고 배제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전쟁과 재건을 거치고 체제를 결속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어떻게 젠더구도를 구축하고 사회적 함의를 만들어냈는지에 주목하며, 이것이 작품 안팎에 반영된 바를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텍스트 안에서는 어떤 여성들을 동지로 포섭하고 영웅화하는 동시에 축출하는지, 텍스트 바깥에서는 어떤 연극·영화인을 추종하는 동시에 낙인찍는지를 두 체제의 정치적 상황, 담론, 텍스트와 함께 살핀다. 이 과정에서 북한 극장의 혁신 노동자와 여전사, 그리고 남한 극장의 아프레걸과 여간첩 및 포로 표상 또한 살피고 있다. 분단이라는 체제가 낳은 극장 안팎의 여성 표상을 조망하는 것이다.
국가와 여성, 예술을 통시적으로 읽어내다
제1부에서는 해방기(1945-1950)에 비중을 두고 연극 안에서 동시대 정치와 연계된 젠더정치가 작동하는 방식을 논의한다. 제2부는 해방기와 전후(戰後)에 발표된 코미디극을 살피며 당대 남한의 사회문화적 구심점이었던 아메리카니즘이 어떻게 연극과 영화 안에서 구현되고 있는지를 분석한다. 또한 해방기 남한에서 탄생한 장르인 ‘경찰영화’를 살펴보며 피스톨과 제복으로 노골화되는 남성적 민족국가의 상상을 해부한다. 제3부는 남북한의 영화 속 여성 표상을 각각 회개하는 여간첩과 순교하는 여전사 형상으로 구분해 살펴본다. 제4부에서는 식민지시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활동했던 ‘2세대 트로이카’ 김소영과 문예봉의 영화 여정을 추적한다. 이어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 박남옥의 영화 활동을 그의 유일한 연출작 〈미망인〉(1955)을 비롯해 영화잡지 편집자로서의 이력 등과 관련지어 서술한다. 제5부에서는 7·4 남북공동성명 이후 남북한의 체제 경쟁이 극심해지던 시기, 동서 냉전의 완화라는 국제적인 흐름 속에서 승리와 절멸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는 두 체제의 영화가 어떻게 ‘오염된’ 여성들을 축출하고 있는지 그 서사적 전략을 짚었다.
기본정보
ISBN | 9791159059537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8월 31일 |
쪽수 | 493쪽 |
크기 |
153 * 223
* 28
mm
/ 757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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