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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쓰기 위하여

글쓰기의 12가지 비법
천쉐 저자(글) · 조은 번역
글항아리 · 2024년 09월 02일
9.5
10점 중 9.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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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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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경력 30년 작가가 말하는 작가 되기의 과정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글쓰기의 원칙들
시장에서의 옷 장사, 사업가로의 변신과 좌절,
모든 걸 내려놓고 글쓰기에만 투신한 삶의 드라마 속에서
글쓰기 원칙과 작가정신이 단련되는 과정을 보여주다

이 책은 『악녀서』로 문단에 혜성처럼 등장해 30년간 타이완 소설의 중심부에서 활동해온 중견 작가 천쉐의 글쓰기 특강이자 작가 되기 수업이다. 소설을 쓰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될 만큼 작품에 생을 건 저자는 쓰는 자의 존엄과 생존의 기술을 거침없이 풀어놓았다. 이 책의 쓰임새를 몇 가지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글쓰기가 내 생명의 핵심이라 여기지만 완성은 잘 못 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다. 둘째, 생업과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는 이들에게 둘 사이에서 균형 잡기를 알려주는 가이드라인이다. 셋째, 내가 쓰려는 작품과 외부 일(청탁 원고, 강연, 심사) 사이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전업작가들을 위한 조언이다. 글을 쓸 때에만 비로소 자기 자신이 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현실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를, 그 단계를 건너온 선배로서 조목조목 짚어 해결해준다.
천쉐는 스무 권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수많은 상을 받았고, 편집자 출신 애인과 결혼한 퀴어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글을 쓸 때는 쓰는 것 역시 ‘노동’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작품이 없으면 작가라는 타이틀은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책을 출간해본 사람이라도 그다음 작품은 늘 제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작가는 언제나 백지를 마주하게 된다. 따라서 백지를 대면하는 두려움을 뚫고 계속 쓰는 게 중요한데, 이 부분의 노하우를 심도 있게 제시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천쉐

陳雪

1970년 타이완 타이중에서 태어나 국립중앙대학 중문학과를 졸업했다. 1995년 데뷔작 『악녀서惡女書』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중화권의 대표적인 퀴어 문학 소설가로 자리매김했다.
지은 책으로는 『악녀서』 『나비』 『다리 위 아이』 『아무도 모르는 나』 『악마』 『천사가 사랑한 생활』 『나 같은 레즈비언』 『친애하는 공범자』 『같이 산 지 십 년』 등이 있다.
장편 『다리 위 아이』는 2004년 『중국시보』 10대 우수도서로 선정됐고, 『악마』는 2009년 타이완문학상 진뎬상, 2010년 타이베이국제도서전대상 올해의 소설, 제34회 진딩상 후보에 올랐다.

번역 조은

한양대 중어중문학과와 한국방송통신대 청소년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기획·번역을 한다. 『속세기인』 『한 사람의 마을』 『사냥꾼들』 『작은 태양』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사하라 이야기』 『허수아비일기』 『포근한 밤』 『미래의 서점』 『그랬구나!』 『우리 반 곰 친구』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머리말_나를 믿으려면 나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1부 내가 걸어온 창작의 길
    가장 낮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가장 높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기
    루틴을 만들고 자신을 반복적으로 훈련시킨다
    쓰면서 고치고, 쓰면서 성장한다
    좋은 책을 읽기보다 안 써지는 글을 쓰자
    없어지지 않는 상처를 끌어안기
    절망의 눈을 비추는 것, 바로 문학
    무엇 때문에 쓰는가, 누구를 위해 쓰는가
    오로지 더 잘 쓰고 싶을 뿐

    2부 창작자에게 건네는 열 가지 조언
    루틴의 힘
    눈만 높고 실력은 못 따라간다면?
    자기 절제의 중요성
    스트레스는 어떻게 다뤄야 할까?
    시작이 힘들 때는 어떻게 할까?
    재능이 부족할 때는 어떻게 할까?
    영감은 어디서 오는가?
    30년을 지켜온 네 가지 원칙
    나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을 쓰자
    가장 아름다운 일은 책상 앞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3부 프리랜서 업무 지침서
    작업량은 어떻게 계획할까?
    프리랜서 주의 사항 1: 대필, 인터뷰, 테마 기사, 강연, 간담회
    프리랜서 주의 사항 2: 문학상 심사와 그 외 작업

책 속으로

“계속해서 써나가자, 스스로를 위해 작품을 쌓아나가자, 그러면 작품들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_10쪽

두렵지는 않았냐고? 그때 나는 두려워할 시간이 없었다.
아마 스스로 세워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그건 바로 3~5년 안에 장편 세 편을 쓰겠다는 목표였다. 그때까지는 그저 생활비를 벌면서 쉬지 않고 글을 쓰고 싶을 따름이었다._19~20쪽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처음부터 이렇게 눈 딱 감고 나아가지 않았다면, 『다리 위 아이』와 『오래된 봄』이라는 중요한 작품을 잇따라 써내지 못했다면, 그러는 대신 돈이 없어 못 살까봐, 인정받지 못할까봐, 재능이 부족할까봐, 또 다른 온갖 막연한 걱정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했다면, 그때의 내 힘으로는 아마 현실의 그 어마어마한 압력에 도저히 맞설 수 없었을 것이다._20~21쪽

그래서 나는 일찌감치 결심했다. 글 쓰는 시간을 정하기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분명히 알리기로. 나는 백수가 아니다. 직장인처럼 정해진 시간에 일한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남들도 내 글쓰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테니까.
나는 늘 소설을 최우선으로 삼고, 그다음에 돈 버는 글을 썼다. 쉽지는 않았다. 소설은 마감일이 없지만 청탁받은 원고는 마감일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나는 소설부터 쓰기로 했다. 능률을 유지하고자 청탁 원고도 절대 질질 끌지 않는다는 규칙을 정했다._25~26쪽

우리의 모든 재능을 우리의 작품에 쏟아부어야 한다.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착실하게 연습해야 한다. 기본기를 잘 닦아야 한다. 어떤 유행이나 풍조도 오래가지 못한다.
잘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계속 쓰는 것이다. 그래야만 내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에 다가갈 수 있다.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꾸무럭거리거나 펜을 놓지 말자. 오로지 글로 써낸 원고만이 나의 것이다._35쪽

『네가 또다시 죽어선 안 돼』를 쓰는 1년간은 힘든 시간이 너무 많았지만, 벽에 가로막히듯 막막할지라도 시간이 되면 나는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가 앉았다. 소설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스토리는 밀어놓고 외연적인 부분을 썼다. 이를테면 일단 쑹둥녠의 생김새를 묘사하고, 리하이옌과 딩샤오천의 어릴 적 에피소드를 썼다. 아니면 전혀 필요 없는 배경 화면을 그려보며 내가 이 작은 마을을 더 많이 알게 만들었다.
때로는 도무지 써지지 않는 날도 있다. 그러면 쓰고 있던 소설에서 빠져나와 대화문 쓰는 연습을 한다. 500자 대화를 써본다. 쓰다 보면 참 신기하게도, 글자는 늘 나에게 무언가를 안겨준다. 쓸모가 있건 없건, 생각만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 나온다._41~42쪽

30년 동안, 나는 많은 전환을 경험했다. 데뷔했을 때의 논란, 이어지는 2~3년의 공백, 생업에 바빠 소설을 못 쓰게 되고, 글을 못 쓰니 우울증에 걸리고, 타이베이에 와서는 경제적 스트레스로 외로움과 두려움을 겪었다. 나중에는 병까지 걸려 살길을 찾기는커녕 자립조차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짓눌렸다. 그런데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글을 쓰지 않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내 소설 창작도 많은 단계를 거쳤다. 나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변화시켰으며 그때마다 일부 독자를 잃었다. 이런 과정을 나는 하나씩 하나씩 견뎌냈다. 나는 단념하지 않았고, 내면의 열정은 오히려 점점 더 불타올랐다. 가난한 시절이 계속되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서서히 좋아지면서 조금 더 자유로이 살게 됐다._62쪽

일 때문에 가는 여행이나 출장을 빼고는, 초고를 쓸 때는 어떤 문제에 부딪치더라도 이렇게 주 5일 소설을 쓰는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하루하루 꾸준히 써나가면서 소설 속 문제는 되도록 글 쓰는 시간에 해결하려 애쓰고, 해결이 안 된다 해도 일정량을 채운다. 쓸모없는 몇백 자를 써도 상관없다. 최종적으로는 삭제할지라도 이것 또한 연습이라 여기며 변함없이 키보드를 두드린다. 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좋아한다. 연습을 하면 글 쓰는 감각을 쭉 유지할 수 있다._78쪽

글쓰기에서 가장 매혹적인 부분은, 글을 쓰기 전에 나는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면 오랜 시간을 거쳐 다듬어진 작품이 글쓴이 자신보다 훨씬 아름다워진 모습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오래오래 노력하다보면, 끝내는 하늘로 올라가 약간의 신력을 훔쳤다는 느낌이, 소설의 신이 더없이 귀중한 무언가를 아주 조금씩 우리에게 돌려주고 우리의 작품 속에 그걸 집어넣어주었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_80쪽

스트레스는 항상 있다는 사실, 스트레스는 우리를 더욱 집중하게 만들고 융통성을 발휘하게 한다는 사실, 그리고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나 자신에게 더욱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차츰 깨닫게 된다. 그렇게 스트레스는 스스로를 다시금 마주하게 하는 힘으로 변하고, 일을 어떤 식으로 선택하고 어떻게 할당할지, 양가감정은 어떻게 극복할지 더 잘 알게 해준다. 스트레스는 우리의 거울이다. 거울에 비친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어떤 얼굴이 됐든 그것은 우리의 가장 진실한 모습이다. 자신을 똑똑히 보아야만 자신을 보완하고 개선할 수 있다._104~105쪽

빛과 어둠 가운데 무엇이 인생에 더 좋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어둠은 빛을 더욱 환하게 만들어주고, 빛은 어둠의 깊이를 보여준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역시 책상 앞으로 돌아가 끈질기게, 충실하게, 간절하게, 성실하게 자신의 원고를 마주하는 일이다._152쪽

출판사 서평

초보 작가 되기, 전업작가로 도약하기

글을 안 쓰면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가? 그렇다면 우선 편하고 익숙한 곳을 박차고 나와보자. 이런 사람은 나를 믿고 나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저자는 강조한다. “당신의 글쓰기는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어요. 글을 쓰지 않는 대가도 당신 스스로 치러야 하고요. 먼저 자기 자신이 되어야만 해요.” 그러고는 덧붙여지는 저자의 말은 큰 위로가 된다. “당신의 글은 언제나 당신 자신보다 낫습니다.”
천쉐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여덟 편의 이야기로 들려준다. 저자는 야시장에서 옷장사로 돈을 벌며 소설을 썼다. 스무 살 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뒤 이 목표를 접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노점에서 틈틈이 글을 썼고, 배송 트럭에서는 이야기를 구상했다. 장사 마치고 집에 와서도 일주일에 2~3일은 매일 두 시간씩 썼다. 천쉐가 쓴 장편과 단편 하나하나는 발밑에 있는 한 조각 땅에서 시작됐다. 그 땅이 아무리 작다 해도 그녀는 그 땅에 의지해 일어설 수 있었다.
사실 처음부터 이렇게 단호했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시장에서 자란 저자는 장사 수완이 뛰어나 가족은 모두 그녀가 사업을 확장하길 바랐다. 책임감이 강한 터라 주변의 요구에 따라 밤낮없이 일하던 중 문득 자신이 폭주기관차에 올라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고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그 후 우울증 치료를 받는 나날이 이어지고, 사업에서 손을 뗀 사이 부모님의 투자 실패로 빚더미에까지 올라앉았다. 저자를 이용했던 애인은 끝내 배신하고 떠났다.
이때 저자가 필사적으로 매달린 것은 글쓰기다. 다행히 주위에는 그 뜻을 지지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네가 쓰는 소설은 너무 귀해. 그러니까 네가 잘 살아가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네 손은 소중해. 글 쓰는 데 사용해야지.” “너는 말이지, 앞으로는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해. 그래야 오래 할 수 있을 거야.” 그 후로 저자는 오로지 글을 쓰기 위해서만 돈을 벌었다.
마찬가지 기로에 놓인 이들을 위해 저자가 알려주는 전략을 살펴보자. 우선, 자신의 보잘것없는 현실과 재능을 인정하고 가장 높은 이상을 향해 발돋움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나만의 글을 쓰고 싶은가? 많이 읽고 성장한 뒤 쓰겠다는 것은 자기변명밖에 되지 않는다. 최고의 방법은 쓰면서 고치고, 쓰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주변에 좋은 책이 많아 자꾸 읽고만 있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양서를 읽기보다는 안 써지는 본인의 글을 쓰라고 조언한다. 쓰기보다 읽기를 좋아하면 점점 더 못 쓰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읽기를 폄하하는 말이 아니다. 글을 쓰려면 반드시 광범위하고 깊이 있게 독서를 해야 한다. 저자는 한 작품에서 그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때 자기변화를 여러 차례 꾀했는데, 그때 쓴 방법 중 하나가 고전을 섭렵하는 것이었다. 오에 겐자부로, 도스토옙스키, 보르헤스, 프루스트, 카프카, 나보코프를 독파했고, 이렇게 질적 도약을 이룬 상태에서 다음 작품에 돌입할 수 있었다.
쓰는 데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모두가 알듯이, 저자도 루틴을 만들라고 강조한다. 나 자신을 반복 훈련시키면서 작품 쓰기에 온 힘을 기울이면,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의 최고 단계에 이른다. 저자는 원래 집중력이 높은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루틴을 따르면서 계획한 글은 반드시 써낸다. 초고는 형편없어도 괜찮다. 이미 스무 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저자의 초고는 지금도 끔찍하다. 그렇다고 절망할 이유는 없다. 글은 더 나아지는 데 묘미가 있으니 끊임없이 고치면 된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일단 쓰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글이 좋은지 나쁜지는 그다음 문제다. 손이 머리보다 빠르다는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생각을 다 하고 쓰기보다 쓰고 나서 생각하고, 쓰면서 글을 조정해나간다.

창작가에게 건네는 열 가지 조언

첫째, 루틴의 힘을 믿어라. 집필은 노동이다. 초고는 언제나 실패작이고, 대부분 서너 번째 버전에 가서야 그럴듯한 글이 나온다. 특히 장편 작가가 되고 싶다면 쓰는 과정에서 몇 번 무너지더라도 다시 자기 글과 마주해야 한다. 이렇게 쌓여서 완성된 작품은 나 자신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것을 마음속에 새겨두자.
둘째, 눈만 높고 실력은 모자란 상태라 하더라도 어쨌든 많이 써라. 많이 읽는 것보다는 일단 쓰는 게 더 중요하다. 시작이 힘들다면, 거칠게라도 시도해보자. 내 작품의 가장 든든한 옹호자가 되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셋째, 안정적이고 절제된 생활을 하라. 작가의 감정 기복은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 마련이다. 소설을 안정되게 만드는 방법은 생활의 규칙성이다. 소설은 절제의 예술이다. 나를 천천히 비워 가장 작고 낮게 만들어야만 비로소 소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된다.
넷째, 스트레스를 받으면 곧바로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소하자. 가령 청탁 원고가 있으면 원고를 쓰고, 심사를 해야 하면 응모작을 읽고, 강연이 있으면 미리 준비한다. 다만 집중이 가장 잘 되는 시간은 늘 작품 집필에 내어준다. 장편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동시에 에세이도 써보자. 이 방법은 의외의 효과를 낸다.
다섯째, 형편없는 글이 나올까봐 시작을 잘 못 하는 사람이라면 견디는 법을 배우자. 즉 훌륭한 도입부를 못 쓰는 자신을 참아내는 것이다. 저자는 자기만의 해결법도 알려준다. 도입부가 안 써지면 2장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혹은 인물 스케치를 하거나 주요 사건 기록부를 먼저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여섯째,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글쓰기를 뜨겁게 사랑한다면 망설이지 말자. 저자는 친한 친구로부터 “소설 그만 써. 고생길이 훤히 보인다”라는 조언을 들었고, 문예반 선생님한테는 “너는 소설이 뭔지 모르는구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쓰지 않을 수 없어서 썼다. 만약 오랫동안 노력했는데도 무명이고 책도 안 팔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지나온 시간이 모두 자발적인 것이었으니 충분히 눈부신 시간이었다”며 당신을 격려해준다. 현실의 이익을 얻지 못했다 해도 작품이 남았으니 그걸로 충분하다.
일곱째, 글쓰기는 영감보다 자기 절제와 평소의 연습에 의지하는 작업이다. 또한 소재와 영감은 생활에서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니 일할 기회가 생기면 경험을 몸에 새겨 글에 활용하자. 혹은 주변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글이 써지지 않으면 버스를 타고 낯선 동네에 다녀와보자. 주위 풍경이 달라지는 순간 두뇌가 활성화된다.
여덟째, 네 가지 원칙을 허물지 말자(돈을 빌리지 않는다, 비빌 언덕을 두지 않는다, 글쓰기와 생업 사이에서 탄력성을 유지한다, 응모에서 떨어지거나 혹평을 받아도 스스로를 보호한다). 이런 실용적인 마음가짐으로 이상적인 삶을 향해 매진해보자.
아홉째, 나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을 쓰자. 저자는 자신을 믿은 사람은 오직 자기뿐이었다고 말한다. 상을 받든 못 받든, 책이 팔리든 안 팔리든 자신의 글쓰기를 마주했다. 저자는 말한다. “글쓰기는 기나긴 강이며 우리 삶이다. 끝내는 우리가 써낸 작품들 덕분에 우리 자신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열째, 가장 아름다운 일은 무엇보다 책상 앞으로 돌아가 앉는 것이다. 장편을 쓰고 싶다면 그에 적합한 체질로 바꾸자. 저자도 장편에 최적화된 몸을 만드는 데 몇 년의 시간을 들였다. 2007년부터는 요가와 수영을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은 저자에게 의지력이 강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질병을 견디는 고통 속에서도 글을 쓸 수 있는 온갖 방법을 개발한 덕분이다(저자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렸었다). 몸을 보호하는 것은 작업의 지속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소식하고, 매일 8시간 수면을 취하며,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프리랜서 업무 지침서

이 책의 3부는 실질적인 지침들을 담고 있다. 작업량을 정하는 방법, 1년에 3~4개월은 쉬는 루틴, 생활 리듬을 조절하는 방법, 창작 지원금과 강연 요청 및 청탁 원고를 조정하는 방법 등이다. 전업작가, 즉 프리랜서에게는 승낙과 거절의 기술이 중요하다. 늘 자신의 창작을 최우선으로 두되, 먹고살 방법은 마련해야 한다. 천쉐는 소설을 쓰면서 한 번도 밥벌이와 부모님께 송금하는 돈을 놓친 적이 없다. 사실은 그것이 그가 글쓰기를 그만두지 않고 전업작가로 살아온 비결이기도 하다. 지금도 저자는 인세 수입만으로는 살지 못한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생활인과 작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방법에 대한 조언으로 가득하다. 예컨대 모든 원고가 똑같은 중요성을 지니지 않는다. 더 비중 있는 게 있고, 에너지를 덜 들여도 되는 글이 있다. 그러니 시간과 에너지의 안배는 오로지 창작, 가장 최고의 작품을 써내려는 목표를 향해 미세하게 조정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
저자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끊임없이 변화시켜왔는데, 이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였다. 그럴 때마다 사실은 독자를 조금씩 잃었다. 하지만 단념하지 않았고, 내면의 열정은 점점 더 불타올랐다.
“자기 자신에게 글쓰기를 버리지 않겠다고, 글쓰기에서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고 천쉐는 권한다. 글쓰기를 위해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하면 글이 우리에게 보답할 것이다. 우리는 모두 시간을 훔쳐 글을 쓰는 사람일 뿐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69092883
발행(출시)일자 2024년 09월 02일
쪽수 188쪽
크기
130 * 189 * 14 mm / 316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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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글쓰기 책과는 결이 좀 다르다. 읽다보면 작가의 매략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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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읽으면서 작가의 매력에 폭 빠졌어요. 아쉽게도 우리나라에는 번역된 작품이 없더군요. 출판사에서 힘 좀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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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소설이 국내엔 거의 번역된 게 없는듯해 어떤 소설을 쓰는 작가인지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글쓰기 비법에 대한 책만은 국내에서 출간됐길래 사봤는데, 어림잡아 4분의1은 사실상 동어반복이라 아쉽다. 내용이 안 좋은 건 아니지만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책에 왜이렇게 반복되는 내용이 많은지 궁금하다. 몇군데 게재했던 글을 엮어서 책으로 낸 건지, 타이완에서 이 상태로 책을 낸 걸 그대로 번역해온 건지..? 작가가 책에서 '소설 이외의 청탁글이나 에세이는 소설만큼 최선을 다해 쓰진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몇번이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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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경험을 중심으로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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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쓰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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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작품을 망칠까봐, 형편없는 글이 나올까봐 질질 끌면서 좀처럼 쓰질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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