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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의 프로젝트!
2023 [창작공감: 작가] 신효진 作 『모든』
오류를 최소화하고 우연을 통제하려는 세계
초인공지능 라이카의 보호를 받는 소수의 살아남은 인간들
그곳에서 시작되는 균열과 모험−
인간이 꿈꾸던 ‘완벽한 세계’는 과연 존재할까?
『모든』은 신효진 작가가 구축해 온 그로테스크적 SF 세계관의 일부를 보여 준다. 작품은 디스토피아적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간 지성의 집대성인 AI가 전 가정에 보급된 세계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 방향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인간의 활동으로 생태계의 파괴와 멸종을 앞둔 시대에 초인공지능(AI)과 인간의 삶이 완전히 결합된 세계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인간성, 종(種) 간의 연결성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신효진 작가는 그간 발표한 작품을 통해 꾸준히 ‘인간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해 왔다. 그는 “내가 그리는 세계에서는 다른 존재를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어야만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다, 일말의 인간성을 지닐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아무에게도 영향을 끼치지 않고, 그러니까 누구도 어떤 것도 오염시키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이 작품은 작가의 그런 메시지를 가장 강렬하고 신선하게 담고 있다.
『모든』은 신효진 작가의 전작 〈머핀과 치와와〉에서 구축한 SF 세계관 안에서 또 다른 구역을 그리고 있다.
결국 〈모든〉은 순결한 몸, 멸균된 세계란 환영일 뿐임을 환기한다. ‘독립적인 개체’라는 생각은 인간이 가졌던 나르시시즘적 착각이자, 인간이 인간뿐 아니라 지구의 모든 공동거주자의 생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써 내려온 근대적 세계관의 근원적 오류라는 동시대의 통찰을 구체적으로 감각하도록 이끈다. (중략) 오염이 협력의 다른 이름이라는 놀라운 통찰. 모든 것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마치 버섯의 균사처럼 촘촘하고 얇은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따라서 연결 안에서 변형되는 것이 유일한 생존의 길이다. 기꺼이 오염되는 것. 오염이 바로 협력이고, ‘오염하기’의 영원한 지속이 세계가 생존하는 유일한 길이다.
- [창작공감: 작가] 운영위원 전영지(드라마터그)의 「‘동사 찾기’라는 아득한 주문에 응하여」 부분
이 책의 총서 (6)
작가정보
작가의 말
우리는 요즘 아무에게도 영향을 끼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영향을 끼치지 않고, 그러니까 누구도 어떤 것도 오염시키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무언가를 누군가를 계속 오염시킨다는 것 아닐까,
그것이 세계이든 사람이든 물건이든 기계이든 우리는 오염으로 파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그런 고민들로 이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내가 홀로 존재한 적이 없다는 것이 느껴졌을 때 단 한순간도 혼자인 적이 없었다는 생각을 할 때 저는 그것이 버겁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징그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즐겁기도 했습니다.
이 복잡하고 알 수 없는 감정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묻고 있지만 누구도 묻지 않는 질문들을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세계가 가능할까요?
감사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람이길 바랍니다.
2024년 초여름
신효진
목차
- 이 책은 목차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책 속으로
랑 (신나서) 이제 내 유전자도 생산 대열에 등록되는 거죠?
미무 그럼. 너도 어엿한 생산가능인구로서 A구역에 기여하게 되는 거야.
랑 내 유전자가 충분히 훌륭했으면 좋겠어요. 선택받을 수 있을 만큼요!
미무 유전자가 아니더라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으니 걱정 마.
랑 커넥팅 수술하는 거 아파요?
미무 아니, 전혀. 할 땐 마취를 할 거고, 끝나고 나면 라이카가 통증 제어를 해 줄 거야.
랑 제가 라이카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어떡하죠?
미무 그럴 리가 없어. 넌 라이카가 키운 아이잖니. 곧 두 글자 이름도 갖게 될걸. 라이카가 지어 준 멋진 이름 말이야.
-10p
가리가 이번에는 검지손톱을 뽑는다. 엄지발톱과 달리 조금 힘들다.
여전히 아프지 않다.
가리 왜 아프지 않은 거야?
라이카 통증 제어가 작동 중입니다.
가리 젠장! 내가 그런 거 하지 말라 그랬지! 취소해!
라이카 통증 제어를 취소합니다.
-18p
랑 거, 거기서 얘기하세요, 도대체 여기로 어떻게 들어왔는진 모르겠지만….
페 나는 틈이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이 세상엔 틈 없는 곳이 없으니, 난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봐야지.
랑 왜 알 수 없는 말만 하시는 거죠?
페 쉿.
통, 토도동 투두둥 두드리는 소리.
페 (위를 가리키며) 난 아주 먼 길을 왔단다.
랑 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부터 오셨다는 거예요?
페 아마도.
-24p
출판사 서평
시놉시스
랑은 오늘로 열다섯 살이 되었다. ‘라이제노카 소속 직원들과 그 가족만 거주할 수 있는 핵심 인류 잔존 구역’인 A구역에서 자신을 ‘엄마’ 대신 중립적인 이름으로 불러 달라고 말하는 ‘생물학적 엄마’ 미무와 살고 있다. 랑은 인간의 도시를 돔으로 구획하여 보호하는 초인공지능 라이카 덕분에 지극히 안온한 삶을 살아간다. 라이카는 책을 들려주고, 사용자의 실시간 신체 상태를 모니터링하며, 통증을 제어하여 고통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돕고, 모든 면에서 완벽한 식사 키트를 제공한다. 오류를 최소화하고 우연을 통제한다. 랑은 바로 이 라이카가 키운 아이로 오후에 라이카와의 커넥팅 시술만 받고 나면 ‘두 글자 이름’을 갖는 ‘생산가능인구’가 될 것이다. 라이카를 위한 활동을 시작해 A구역에 기여하는 쓸모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런 랑이 정체불명의 ‘식별 불가능 개체’ 노인 ‘페’를 만나면서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본정보
ISBN | 9791193412442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8월 02일 | ||
쪽수 | 128쪽 | ||
크기 |
126 * 200
* 13
mm
/ 29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창작공감: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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