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멈춘 순간
도서+사은품 또는 도서+사은품+교보Only(교보굿즈)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20,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Box 기준 : 도서 10권
로그아웃 : '서울시 종로구 종로1' 주소 기준
이달의 꽃과 함께 책을 받아보세요!
1권 구매 시 결제 단계에서 적용 가능합니다.
알림 신청하시면 원하시는 정보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키워드 Pick
키워드 Pick 안내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다른 연관 도서를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클릭 시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최근 많이 찾는 순으로 정렬됩니다.
이 책의 총서 (225)
작가의 말
잎이 여섯 달린 잡초를 뽑아 온 아이가
자기가 발견한 것은 무려 잎이 여섯 개라 한다
옆에 꽃은 십 잎
저 나무는 백 잎, 천 잎 클로버
온 세상이 행운과 기적으로 가득한
자신이 찾아낸 경이를 선뜻 내게 주는
이 아이를
별아, 최대한 천천히 찔러다오
목차
- 1부 개와 늑대의 나라
엘리스는 왜 이상한 나라에서 돌아왔을까 | 13
달구멍 | 15
개와 늑대의 나라 | 16
이안류 | 18
무지개는 언제부터 9개의 목숨을 먹고 자랐나 | 21
호모 비아토르 | 24
평장平葬 | 26
유아원 | 28
이면지 | 29
바닥을 피우다 | 32
이진법 | 34
간헐적 단식 | 36
꽃의 나이테 | 38
자가면역질환 | 40
2부 흙과 뿌리의 교우록
지구가 멈춘 순간 | 43
소리는 자란다 | 45
흙과 뿌리의 교우록 | 46
기항지寄港地 | 48
그늘의 생장점 | 50
습벽의 숲 | 52
신의 한 수 | 54
무릎의 무늬 | 56
새끼손가락이 두근거릴 때 | 58
진화 | 60
사건의 지평선 | 62
빨간 구두를 신어야겠어요 | 64
동글 동글 동그라미 | 66
절벽 | 68
우연의 지평선 | 69
3부 날개의 묘墓
허공의 이름 | 73
π | 75
햇살의 로드킬 | 76
월식의 역사 | 77
골목의 폐업 | 79
백반 | 80
태어날 때 받은 것 1 | 82
차용증 | 84
만유인력 계산법 | 86
생활의 발견 | 88
겨울의 꿈 | 90
울음의 자리 | 91
날개의 묘墓 | 91
가수 | 94
곡哭 | 91
4부 개미의 춤
둥지 | 99
나의 구석에게 | 100
농무蠪舞 2024 | 102
선물 | 104
황사 | 106
그저 보통의 | 108
노시인의 신간 앞 | 110
버려진 손바닥 | 112
녹아내리는 내일 | 114
다시, 조치원 | 116
빈 봄 | 118
태어날 때 받는 것 2 | 120
물때의 호흡법 | 122
해설┃‘늘’과 ‘틈’의 현상학現象學 | 전형철 | 124
추천사
-
정우진의 첫 시집은 모호하고 흐릿한 세상을 “절대로 슬픈 사람의 것일 것 같지 않은” 눈길로 바라보면서 자신만의 음화陰畫를 구성해간 단단한 미학적 결실이다. 물론 세상의 표면에 대해 분노하거나 감동하는 일은 그가 수행하는 몫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삶이라는 난경難境을 비추는 실존적 역상逆像으로서만 시를 써갈 뿐이다. 자신과 함께 기울어가는 사물이나 현상을 결핍과 불모의 형상으로 바라보면서도, 그 아래 투명한 고통을 통과한 후의 순연한 빛을 숨겨둔다. 불가능에 가까운 언어의 꿈을 통해 속악한 세계를 견디면서, 조도照度가 약한 세상의 뒷면을 외따롭지만 강렬한 열정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스스로 몸을 키워 죽은 별들을 품는” 달빛을 노래하면서도 “소멸해 가는 내일의 책임”을 통해 “자신이 찾아낸 경이”를 세상의 가파른 바람 위로 겹쳐 놓는 시인이다.
무엇보다도 정우진은 불온한 세계를 향한 절망과 희망 사이의 양자택일을 거절하면서 “사랑 위로 쌓이는 것은 낯설음”임을 고조곤히 풀어 놓는다. 울음의 끝을 잡고 세상에 나와서는 “이미 알고 있던 수심水深으로/입꼬리처럼 무너지는” 시간을 붙잡은 채 “가장 아끼는 것들은/가장 먼저 다친” 것이라는 성장통과 함께 반反성장의 내러티브까지 독자적으로 고백해간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사람과 불편은 이제 거의 같은 말”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희망은 사랑처럼 결국 거울에 대고 우는” 것이 되지 않았을 것인가. 비록 세상을 “받아들이는 법/그것은/겨를이 없어지는 것”이라지만 시인은 “문득 이유 없이 느껴지는 허기”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으로 “희망에 의해 아직 나는 죽지 않았다”라고 조용히 웅변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는 존재론적 현기眩氣를 수반하면서도 그 내면의 떨림을 때로 건조하고 때로 절절하게 환기해가는 그의 시를 통해, 비루한 존재자들과 스스로의 원적原籍을 향한 정우진만의 심층적인 사랑을 만나보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
화가 나거나 슬프거나 우울할 땐 숲의 가장자리에 있는 우물에 갔어요 나무에 반쯤 덮인 우물은 바닥이 보이지 않았어요 우물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바닥이 점점 희미해져갔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지요
늘이란 말은 밀물 같습니다 말들의 총량은 언제나 그대로지요 말은 입 밖으로 나오지만 뿌리는 여전히 몸입니다 삼킨 말들이 심장을 빨아 가지를 뻗습니다
오늘, 내일을 그저 늘이라고 부르면 어떨까요
낙엽의 수고는 그 늘을 덧칠한다는 것
귀를 막으면 바람 소리가 들려요 오늘이란 말을 빨리 뱉는 연습을 해요 진정이 되지 않도록 쉬지 않고 뛰어요 우물에 도착하자마자 오늘을 뱉고 뒤돌아 귀를 막고 입을 다물어요 그날부터 돌아오지 못한 말들이 주변을 맴돌고 바람소리가 들렸습니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기억해요 그들은 누군가 뱉어버린 오늘. 주인 없는 희망은 가지에 걸린 풍선. 눈동자가 균형을 잃고 흔들리던 때 사람들은 빠르게 그 ‘늘’의 균형을 맞추고 있었어요 내가 처음 갔던 날처럼 그날은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었고 이곳에선 여전히 낙엽은 녹색이었어요
입구까지 마중 나온 자는 없었어요 바닥이 멀어지는 이유는 점점 짧아지는 배웅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집에 와 옷을 갈아입고 창밖으로 길게 오늘을 불렀습니다 내가 들을 수 있도록 바닥이 부서지도록
- 「엘리스는 왜 이상한 나라에서 돌아왔을까」 전문
이 세계의 모든 것
지나는 사람들의 들숨과 날숨
놀이터를 채우던 웃음
바람이 구름을 스윽 쓸거나
자전과 공전이 만드는 백색소음같은 것들이
잠깐 멈추는 그런 때
그것은 누군가에게는 정말 사랑받던 사람이 사라진 순간
지하철이나 신호등 같은 데서 지나친
나라는 전체의 일부가 된 사람의 숨이 사라져
잠시, 나를 이루고 있는 모든 흐름들이
내가 수정되기 직전의 그때로 돌아간
묵념의 시간
사라진 이가
어제 보았던 작은 고양이
신호를 기다릴 때 보았던
가지가 다 잘린 플라타너스
한참 보지 않았던
어떤 시인이 아니기를
내 소중한 사람들을 돌이켜보기도 하고
어딘가 전화를 하기도 하는
지구 위의 그늘이 잠시 투명해지는 순간
- 「지구가 멈춘 순간」 전문
천사가 생각했어
나는 금발이
아닌데
나는 피부가 희지 않은데
아닌데
생각하는 대로
존재된다면
음…
난 이런 목소리같은 느낌이랄까?
can i b u?
- 「가수-백예린」 전문
알람이 울린다 어제가 이어진다
반지하 천장 전등이 매어달린 침대
꿈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아침
나는 붉그래한 얼굴로
반 평 편의점 식탁에서 뱃속을 푼다
답답하고 고달프고 답답하고 고달프다
열정을 앞장세워 상사 앞으로 나서면
따라붙는 건 어제 내가 분명히 안 된다고 했던 것뿐
국회의원들은 스시집 방에 서로 붙어 앉아
지들이라는 국민끼리 킬킬대는구나
매년 새해는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책상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세금만 겨우 내는 직업 따위야
창고 캐릭터에게 맡긴 듯 시늉만 하고
로또방을 거쳐 주식앱을 켜 주저 앉을 때
나 빼고는 점점 고점을 찍는다
비트코인을 사서 나발을 불꺼나
개미춤을 추며 영혼을 끌어올거나
- 「농무蠪舞 2024-개미의 춤」 전문
멍든 그늘을 뚫고 피어나는 한 송이
당신을 닮은 달이 올랐다
밤은 사방으로 둘러 있다
향기가 새벽에서 새벽으로 오늘을 옮긴다
어느 뜨거운 입김이 또 하나 닿아
달무리가 한 칸 커졌다
짧은 해를 보낸 너는
몇 마디 대신 소리 없는 비명만 지르다 갔지만
하루하루 고요히 피어나는 저 달이
매일 너를 듣고
시린 달무리를 키운다
너로 인해 까마득한 칠흑을 건넌다
- 「꽃의 나이테」 전문
‘늘’과 ‘틈’의 현상학現象學
정우진의 첫 시집 『지구가 멈춘 순간』은 “날개 잃은 어린 것들이 잠”(「날개의 묘墓」)든 불온한 세계와 위태로움, 절망과 세계애, 희망과 불행의 모순과 부조화가 맹렬히 화학 반응하고 있는, 헨카이판(hen kai pan)을 꿈꾸는 ‘사랑의 변주곡’이다. 그는 삶이라는 윤곽의 모호함이 그 명확한 실체에 다가갈수록 더욱 아득해지는 균열의 세계에서 실재와 본질이 자리바꿈 되는 혼돈과 변화에 주목한다. 그리고 그는 이 자리바꿈의 시작을 예민하게 포착하여 진퇴양난의 틈바구니에서 변화의 소자素子를 정직한 자기체험을 통해 탐침한다.
(…)
정우진 시인이 세계 내 실존의 분투를 감내한 것은 인자人子의 슬픔과 상처를 어떻게 매만질 것인가에 대한 부단한 고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익숙한 것에서 균열을 발견하고 재정비하는 사유의 전환을 보여준 그의 시편들의 가장 깊은 마그마에는 피할 수 없이 ‘진부한 현실의 클리셰’가 작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인은 “만족과 당당함을 빼앗긴” 떨군 고개(「녹아내리는 내일」)와 “죄송”과 “미안”이 중첩된 “반지 자국 같은 자리”에 드리운 “그 늘을 살아내는 당신과 아이”의 잔상 속에서 “구걸하지 않는다”(「나의 구석에게」). 그리고 현실의 클리셰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다시” 시간의 편력을 거슬러 올라 그 정체를 되짚는다. “깨져서 부모가 되었다/깨쳐서 아이가 커간다”(「생활의 발견」)는 “깨짐”에서 “깨침”의 이행이 그의 시와 생을 가로질러 “희망에 의해 아직 나는 죽지 않았”(「햇살의 로드킬」)다는 진언으로 공명한다.
시인은 절망했으나 망명하지 않음으로 세계와 현실과 존재라는 삼각형의 새로운 규율을 발견한다. 그리고 ‘틈’과 ‘늘’의 교유와 변주를 통해 이룩한 미학적 성취를 ‘지금, 여기’에 부려놓는다. 시인은 그렇게 “멍든 그늘을 뚫고 피어나는 한 송이”(「꽃의 나이테」) 당신과 “늦게 핀 벚꽃을 걱정하며”(「사건의 지평선」) “까마득한 칠흑을 건너”(「꽃의 나이테」) 고 있다.
- 전형철(시인, 연성대학교 교수), 해설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92580388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7월 10일 | ||
쪽수 | 137쪽 | ||
크기 |
134 * 212
* 17
mm
/ 39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서정시학 시인선
|
Klover 리뷰 (3)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사용자 총점
33%의 구매자가
최고예요 라고 응답했어요
고마워요
최고예요
공감돼요
재밌어요
힐링돼요
문장수집 (0)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판매가 5,000원 미만 상품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
반품/교환방법
* 오픈마켓, 해외배송 주문, 기프트 주문시 [1:1 상담>반품/교환/환불] 또는 고객센터 (1544-1900) -
반품/교환가능 기간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반품/교환비용
-
반품/교환 불가 사유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2)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3)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4)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5)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이상 ‘다운로드’를 받았거나 '바로보기'로 열람한 경우
6)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7)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8) 세트상품 일부만 반품 불가 (필요시 세트상품 반품 후 낱권 재구매)
9) 기타 반품 불가 품목 - 잡지, 테이프, 대학입시자료, 사진집, 방통대 교재, 교과서, 만화, 미디어전품목, 악보집, 정부간행물, 지도, 각종 수험서, 적성검사자료, 성경, 사전, 법령집, 지류, 필기구류, 시즌상품, 개봉한 상품 등 -
상품 품절
-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2)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분 좋은 발견
이 분야의 베스트
이 분야의 신간
-
희망사항10% 10,800 원
-
늙는다는 것은 엄청난 일10% 10,800 원
-
삶이 왜라고 물을 때 나는 시를 쓴다10% 13,500 원
-
오래된 시의 초대(큰글자도서)10% 24,300 원
-
즐길줄아는행복10% 16,200 원
간만에 정통시집이 나온거 같아 반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