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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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초/중/고 추천도서 > 아침독서 중고등 추천도서 > 2025년 선정
이 책의 주인공인 유진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아이가 급식을 안 먹는 이유를 알게 된 유진은 이제껏 당연하게 여겨 온 일상을 돌아보고, 그 안에 늘 있었지만 외면해 왔던 다양한 선택지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유진의 곁에는 학교를 떠나거나, 길고양이를 구조하거나, 고기를 덜 먹는 등의 크고 작은 선택과 시행착오를 함께할 친구들이 있다. 물론, 무엇을 먹고 밤엔 무슨 꿈을 꾸는지 시시콜콜 알고 싶은 인생 최초의 짝사랑도! 무엇을 먹고, 누구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를 선택하기로 한 청소년들의 이야기 『브로콜리를 좋아해?』. 이 책은 제2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우리의 정원』을 통해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가진 힘, 청소년들의 유대에 대한 오롯한 믿음을 보여 준 김지현 작가의 두 번째 청소년소설이다.
[줄거리]
유진은 같은 반 최희원을 좋아한다. 교실에서 추리소설을 읽고, 휴대폰이 없고, 점심시간이면 도시락을 들고 사라지는 그 애 곁에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다. 그런 최희원이 고기를 안 먹는다는 걸 알게 된 유진은 새삼 학교 급식 메뉴가 온통 고기라는 사실을 깨닫고 깜짝 놀란다. 급식을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거였다니! 그리고 좋아하는 애를 혼자 두지 않기 위해 시작한 유진의 도시락 모임은 점점 더 발을 넓혀 간다. 누구를 좋아할지, 무엇을 먹을지, 어떤 사람이 될지 직접 선택하기로 한 청소년의 아삭아삭한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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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총서 (162)
작가정보
목차
- 1 가지
2 양파
3 아보카도
4 강낭콩
5 치커리
6 방울토마토
7 고구마
8 양송이버섯
9 피망
10 콜라비
11 양상추
12 감자
13 당근
14 애호박
15 시금치
16 오이
17 청경채
18 케일
19 샐러리
20 아스파라거스
21 옥수수
22 브로콜리
작가의 말
책 속으로
You are what you eat. 아주 예전에, 식습관에 관한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들었던 말이다.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는지는 생각보다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 준다. 카레를 먹으면 어쩔 수 없이 머리카락과 교복에서 카레 냄새를 풍기는 것처럼. 그렇다면 모두가 당연히 먹는 급식을 먹지 않는 건,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26쪽)
고작, 밥을 지어 먹는 어른이라니. 난 선생님이 될 거야. 나는 건물주가 돼서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래. 나는 로또에 당첨되는 게 인생 목표야. 이번 생은 망했고, 다음 생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거 할래. 누군가는 진지하게, 또 다른 누군가는 장난스럽게 하는 얘기들 속에서 밥을 지어 먹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117쪽)
어쩌면 한 끼 식사를 대하는 자세가 그 사람의 삶의 태도를 보여 주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느긋하게 밥을 먹는 최희원이 직접 음식을 만들 때는 어떤 얼굴이 될지, 나는 어렵지 않게 그려 볼 수 있었다. 나는 네가 밥을 천천히 먹어서 좋아,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해 버릴 것만 같았다. 자꾸만 두근두근했다.(118쪽)
“나는 고양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거야.”
최희원이 발걸음을 멈췄다. 나는 소리를 내지 않고 고요히, 천천히 움직이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길 거야. 이번 여름과 가을을 지나오면서 배운 것들이니까.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하루를 돌아보았을 때, 내가 오늘 하나의 생명도 소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되새길 때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알고 있으니까.(196쪽)
출판사 서평
좋아하는 사람이 먹는 모습을 매일 보고 싶어졌다
유진은 해야 하는 일이라면 열심히 해야 마음이 편하다.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분명해서 학교를 좋아한다. 이상형은 매사에 완벽한 사람…이었다, 중학생 때까지는. 그런데 같은 반 최희원을 좋아하게 되었다. 교실에서 추리소설을 읽고, 휴대폰이 없고, 점심시간엔 도시락을 들고 사라지는 최희원. 우연히 나눈 대화에서 최희원은 유진에게 고기를 못 먹는다고 말한다. 밀가루를 못 먹는 사람도 땅콩을 못 먹는 사람도 있으니 고기를 못 먹는 사람도 있겠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유진은 새삼 급식표를 보고 깨닫는다. 급식에 고기가 전혀 안 나오는 날은 거의 없고, 채식의 날은 한 달에 한 번뿐. 최희원은 급식을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것이다! 매점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는 최희원을 보며 유진은 억울해한다.
최희원은 묵묵히 도시락을 먹었다. (…) 꼿꼿하고 단정한 자세로 앉아 아주 느긋하게.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수 있다면, 나는 그 모습만 내내 구경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좋아하는 사람이 먹는 모습을 보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왜 저 모습을 매일, 급식실에서 볼 수 없는 거지? (48쪽)
『브로콜리를 좋아해?』는 유진의 설레는 사랑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유진이 고기를 덜 먹기 시작한 이유는 좋아하는 사람이 밥 먹는 모습을 매일 보고 싶고, 그를 혼자 두고 싶지 않아서다. 이 소박한 이유는 어떤 지식이나 논리보다 자연스럽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더 궁금해지고, 더 가까워지고 싶어지는 건 당연하니까. 그런데 최희원에 대해 알면 알수록 유진의 세계는 좁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넓어진다.
급식실에서 도시락 먹는 아이들의 그다음 걸음은?
결국 유진은 고기를 덜 먹기로 결심하고, 수현과 함께 매점에서 도시락을 먹기 시작한다. 엉겁결에 도시람 모임이 탄생한 것이다. 그 이후로 유진의 눈에 많은 것들이 들어온다. 식단표에 빼곡한 고기는 시작일 뿐이다. 늘 지나는 대로변엔 삼겹살과 족발집이 즐비하고, 학원 건물에 치킨집이 세 군데나 되며, 시험 끝나는 날이면 으레 ‘몸보신’으로 고기를 먹었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인간은 먹기 위해 태어나고, 어떤 동물들은 오직 먹히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살아가도 괜찮을까?
가장 낯설어진 곳은 바로 학교다. 학교에선 모두가 하는 대로 하지 않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는데도, 딱히 도시락을 먹을 데가 없는 것은 원망스럽고, 왜 급식을 안 먹냐고 묻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시선이 당황스럽다. 하지만 유진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영양교사를 찾아가 급식실에서 도시락을 먹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채식의 날’을 늘리기 위해 설문조사를 하고, 급기야 ‘채식 급식 레시피 공모’에 도전한다. 물론 도시락 모임의 수현, 희원과 함께다. 대상을 타서 채식을 홍보하겠다는 수현, 닭강정에 들어 있는 떡을 좋아한다는 엉뚱한 소리나 하는 희원, 그런 희원에게 설레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유진. 과연 도시락 모임은 대상을 거머쥘 수 있을까?
많은 청소년소설에서 학교는 자유를 제한하는 곳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브로콜리를 좋아해?』에서 학교는 안전하고 견고하지만, 변화할 수 있는 공간이다. 급식을 안 먹어서 교무실에 불려간 유진은 잔뜩 긴장했지만 담임은 그저 이유를 묻고 돌려보낸다. 비건인 영양교사는 채식하는 학생이 함께할 방법을 고민하며 ‘소수의 선택이라고 해서 정답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고 말해 준다. 늘 다수와 같은 선택을 하는 게 가장 편하다고 믿어 온 유진에게 학교의 변화는 사회가 변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유진의 절친 은오는 고2가 되자마자 학교를 그만두었다. 여전히 시간이 날 때마다 연락을 주고받지만 유진은 은오에게 왜 학교를 떠났는지 묻지 않았다. 그 이유가 너무 낯설다면, 은오와 멀어질 것이 두려워서다. 수현은 빈 교실의 에어컨을 꺼서 에어컨 빌런이라 불리고, 길고양이들을 돌본다. 임시 보호 중인 고양이의 입양자를 구하는 전단을 붙이다 교무실에 불려간 수현은 이렇게 투덜댄다.
“쌤이 뭐라는 줄 알아? (…)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시간 쓰지 말래. 그걸 왜 자기가 정하지? 이게 중요한지 아닌지.”(35쪽)
희원은 말수가 적고, 취향이 뚜렷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의 꿈은 ‘한 끼라도 정성스럽게 지어 먹는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 말은 유진의 마음에 깊이 남는다.
어쩌면 한 끼 식사를 대하는 자세가 그 사람의 삶의 태도를 보여 주는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느긋하게 밥을 먹는 최희원이 직접 음식을 만들 때는 어떤 얼굴이 될지, 나는 어렵지 않게 그려 볼 수 있었다. 나는 네가 밥을 천천히 먹어서 좋아, 나도 모르게 그렇게 말해 버릴 것만 같았다. (118쪽)
채식이 좋다고들 말하니까 좋은 건 알지만 생각해 본 적은 없고, 타인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유진은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우리는 보통 그렇게 살아가니까. 그래서 유진이 채식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는 과정은 의미 있다. 친구들을 통해서 유진은 ‘남다른 삶’이 조금도 거창할 것 없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기 삶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지를 고민한다.
『브로콜리를 좋아해?』는 ‘채식’을 권하는 소설은 아니다. 그저 백 명의 사람이 백 가지 선택을 할 때, 그 선택에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무엇을 먹고, 누구를 좋아하고, 어떤 책이나 음악을 좋아할 때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선택을 중요하게 여기자고,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학교와 입시, 많은 과제와 경쟁 속에서 정답을 강요받고 있다 느낄 청소년에게 이 작품은 지금은 희미해 보일 삶의 다양한 색채를 돌려 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69811972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6월 28일 | ||
쪽수 | 200쪽 | ||
크기 |
136 * 205
* 17
mm
/ 412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사계절1318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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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보니 더 궁금해졌다.
목차가 야채들이라니^^
사계절 북클럽 랑을 통해 읽게 된 책이라
조금씩 나눠보려고 생각했지만 가지 챕터만, 양배추 챕터만..이렇게 줄줄이
읽다보니 어느 해 한 권을 다 읽었다.
보는 내내 풋풋하고 설레었다.
좋아하는 사람을 지그시 쳐다보고 그 사람이 하는 말은 곱씹어 보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같이 좋아하게 되고 같이 먹게 되는 이 과정이
소중하고 아름다웠다.
요즘 사랑이든 뭐든 빨라지는 이 시대에
이 책을 읽으며 천천히 알아가고 좋아하고
천천히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어졌다.
아이가 7살이라 조금 이르긴 하지만 잘 가지고 있다가
초등학교에 들어가 좋아하는 이성 친구가 생기면 한 챕터씩 읽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