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지적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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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이 힘든 당신을 위한
낯익은 일상에서 다름을 읽어내는 법
작가정보
저자(글)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백만 명이 넘는 독자에게 사랑받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개의 사생활』의 저자.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인지과학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 칼리지에서 심리학, 동물 행동, 개의 인지능력을 가르치고 있다. 한때 「뉴요커」 지의 임원이었으며 미리엄 웹스터에서 사전 편찬 업무를 하기도 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그녀는 작가인 남편 아몬 시어와 아들 오그던, 그리고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 대형견 두 마리와 함께 산책을 즐기며 살고 있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과부하 인간』, 『사무실의 도른자들』, 『노동의 상실』, 『불안은 날마다 나를 찾아온다』, 『요즘 애들』, 『유쾌한 우울증의 세계』, 『행복으로 가고 있어』 등 다수가 있다.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활동했고, 계속해서 좋은 책들을 번역하고 있다.
목차
- 프롤로그 | 우리는 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다
첫 번째 산책 | 아들 오그던과 함께_ 새로운 것을 사랑하는 병
두 번째 산책 | 지질학자 시드니 호렌슈타인과 함께_ 아주 오래된 낙서
세 번째 산책 | 타이포그라퍼 폴 쇼와 함께_ 완벽한 글자가 주는 희열
네 번째 산책 | 일러스트레이터 마이라 칼만과 함께_ 시선, 조용한 눈맞춤의 의미
다섯 번째 산책 | 곤충 박사 찰리 아이즈먼과 함께_ 섬세하고 유혹적인 벌레들
여섯 번째 산책 | 야생동물 연구가 존 해디디언과 함께_ 그 녀석의 은밀한 도시 살이
일곱 번째 산책 | 도시사회학자 프레드 켄트와 함께_ 느릿느릿 춤추며 걷기
여덟 번째 산책 | 의사 베넷 로버 & 물리치료사 에번 존슨과 함께_ 몹시 효율적인 걸음걸이
아홉 번째 산책 | 시각장애인 알렌 고든과 함께_ 우리가 듣지 못하는 주파수의 진동들
열 번째 산책 | 음향 엔지니어 스콧 레러와 함께_ 콘크리트 위의 교향악
열한 번째 산책 | 반려견 피니건과 함께_ 촉촉한 코로 탐색하는 세상
에필로그 | 진정으로, 본다는 것
참고문헌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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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비츠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도 열어서 우리가 놓쳤던 많은 세상을 부드럽게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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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통찰력으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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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할 여지 없이 올해 가장 자극적인 책 중 하나이며, 제가 읽은 가장 매혹적인 책입니다. 오랫동안 천천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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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비츠는 시인처럼 쓰고, 과학자처럼 사고하고, 모험가처럼 도전합니다. 독자는 그녀의 책을 읽고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것이며, 이 책을 읽은 것에 대해 기뻐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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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라 호로비츠의 첫 저서 『개의 사생활』만큼이나 근사한 책입니다. 『개의 사생활』을 읽고 우리는 비글, 콜리, 그레이하운드, 잡종견들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토록 지적인 산책』은 우리에게 예술가, 의사, 건축가, 아기의 눈으로 본 세계도 그와 마찬가지로 풍요롭고 기이하고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이 책은 또한 알렉산드라 호로비츠가 주목해야 할 작가임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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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의 정교하고 지적인 모험들에 대한 친절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인도에 살던 시절 배운 것을 떠올렸습니다. ‘냄새 뒤의 향기’를 맡아야 할 필요성 말입니다. 알렉산드라 호로비츠는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그녀의 두 눈으로 같은 것을 시도했고, 그 결과 ‘평범한 장면 뒤의 볼거리’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녀가 깨달은 것을 우리도 모두 누릴 수 있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책에서 그 방법을 익히기만 한다면 말이죠.”
책 속으로
알고 보니 나는 거의 모든 것을 놓치고 있었다. 다른 열한 명과의 산책들을 마친 뒤 나는 기분 좋은 탄성을 지르는 한편, 나의 평범한 시각의 한계를 깨닫고 코가 납작해지고 말았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나의 이런 부족함이 지극히 인간적인 특성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다. 우리는 눈을 사용하지만, 시선이 닿는 대상을 경박하게 판단하고 스쳐 지나간다. 우리는 기호를 보지만 그 의미는 보지 못한다. 남이 우리를 보지 못하게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즉, 내게 부족한 것은 집중력이었다. 그저 충분히 집중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은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그 방식은 천차만별이다. 아이들이라면 모두 선생님 또는 부모님으로부터 집중하라는 타이름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집중하는지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 「우리는 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다」 중에서
아이에게 우리의 ‘산책’은 이미 시작돼 있었다. 길을 걸으면서 나는 아이가 걷는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실마리를 잡았다. 우리 아이에 의하면, ‘걷기’는 때로 ‘걷지 않는 것’이다. A 지점과 B 지점, 두 지점 사이의 이동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직선 위로 발걸음을 내딛는 것과도 거의 무관하다. 산책은 에너지로 가득할 때 시작해서 지쳐 나가떨어질 때 끝나는 하나의 탐험이다. 아이의 산책은 이미 엘리베이터에서 시작됐다. 곧이어 건물 밖으로 뛰어나가고 문을 열고 계단 위에서 균형을 잡는 것도 아이에게는 모두 산책의 일부였다. 아이의 산책은 어쩌면 엘리베이터에 타기 전 신발을 신을 때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아니, 사실은 신발 끈을 묶으러 가자고 함께 복도를 걸어가던 순간에 이미 시작해 있었다. 아이는 벌써 몇 킬로미터나 자신만의 산책을 계속해온 것이다.
--- 「새로운 것을 사랑하는 병」 중에서
도시를 자연 풍경이라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전보다 덜 영원해 보인다. 육중한 덩치의 아파트 건물은 몹시 견고해 보이지만 실은 바람과 물, 시간의 집요하고 끈질긴 힘 아래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 이들은 끊임없이 건물을 갉아내고 자기 흔적을 새기며 모든 것을 마모시킨다. 흙먼지는 얼룩을 남기고, 빗물은 창턱에서 지면까지 염류가 흘러내린 흔적을 남긴다. 구리 장식품은 산화하며 맞닿아 있는 석재를 초록색으로 물들고, 철은 붉은 흙빛으로 녹슨다. 풍화작용은 도시가 자연물이라는 최고의 증거다. 석재에는 이끼가 끼고, 담쟁이덩굴은 벽돌 벽을 타고 올라가다가 틈으로 파고든 끝에 마침내 벽을 흔적도 없이 부숴버린다. 목재는 습기를 머금어 색이 짙어지고 세월이 갈수록 가벼워지며 모퉁이가 점점 부드럽게 마모된다. 결국 이 도시는, 아니 모든 도시는 분해되어 다음 세대가 건물을 쌓아 올리는 데 쓸 재료가 될 것이다.
--- 「아주 오래된 낙서」 중에서
하지만 이들 가운데 일상에서 흔히 마주칠 만한 단어는 거의 없다. 우리는 매일 도시를 거닐거나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면서 이들과는 반대로 따분하고 지루한 단어들의 괴롭힘을 받는다. 깊은 밀림 한복판만 아니라면 어디에 있다 한들 마찬가지일 것이다. 언어에 취한 우리의 정신은 간판, 상점 외관, 광고판, 컴퓨터 화면 등이 퍼붓는 문자들을 읽지 않고는 못 배긴다.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한 번씩 타이핑을 멈추고 사무실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그때마다 내 눈동자는 나도 모르게 글자들을 재빨리 좇는다. 그리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글자들을 읽고 만다. 택시 옆면에는 ‘NYC 택시, 기본요금 $2.50’이라고 적혀 있다. 택시 지붕에는 ‘멍청해지세요(Be Stupid)’라는 광고 문구가 쓰여 있다. 택시가 지나가자 보도 위로 육중하게 버티고 선 비계에 “벽보 금지”라는 글자가 스텐실로 박힌 게 보인다. 이렇듯 단어들은 쳐다보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도시 환경이 내보이는 풍만한 가슴골과 같다.
--- 「완벽한 글자가 주는 희열」 중에서
세상의 온갖 요소들 중에서 찾아내야 하는 것, 봐야 하는 것, 반대로 무시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선택하는 메커니즘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우리는 머릿속에 탐색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기차가 도착하고 그랜드센트럴 터미널로 쏟아져나온 수많은 여행객 가운데서 친구를 알아보는 놀라운 작업을 해낼 수 있다. 탐색 이미지란 혼돈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하는 기대(expectation)의 시각적 형태인 것이다. 다만 20년 전 고교 시절에 마지막으로 본 친구를 찾고 있다면 당신의 탐색 이미지와 현재 친구의 모습이 퍽 다를 테니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독일 생물학자인 야콥 폰 윅스퀼은 점심식사 중 식탁 위에서 물병을 찾아 헤맨 자신의 경험에 대해 기록한 바 있다. 윅스퀼은 물병이 평소 위치에 있을 거라고 확신했지만 눈앞에 있는 물병을 단번에 찾지 못했다. 물병이 그가 예상했던 토기 소재가 아니라 유리 소재로 바뀌어 있었기 때문이다. 토기 물병의 탐색 이미지가 실제로 지각한 유리 물병의 이미지를 지워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 「섬세하고 유혹적인 벌레들」 중에서
집중과 기대는 우리가 코앞에 두고도 무언가를 놓치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심리학자들은 피험자들에게 특별 제작한 짧은 영상을 보여주는 실험으로 사람들이 시각적 장면에서 하나에 집중하느라 다른 명백한 요소를 놓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영리하게 밝혀냈다. 이 영상에서는 흰색과 검은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농구공을 패스하고 있다. 피험자들의 임무는 팀별로 패스 숫자를 세는 것이다. 영상이 끝난 후 피험자들은 패스가 일어난 횟수를 말해야 한다. 물론 정말로 중요한 질문은 그게 아니다.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농구공에 주의를 기울이던 피험자가 다른 것을 보았는가? 혹시 이상한 것은 없었는가? 아무것도 보지 못한 사람이 피험자의 반 가까이 되었다. 고릴라 옷을 입은 사람이 가슴을 쿵쿵 내리치며 선수들 사이를 춤추듯 걸어다니다가 화면 밖으로 어슬렁어슬렁 사라졌지만 농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느라 털이 부숭부숭하며 상당히 눈에 띄는 고릴라를 보지 못한 것이다.
--- 「그 녀석의 은밀한 도시 살이」 중에서
“사람들은 서로 부딪치지 않아요.” 켄트가 인파 사이로 내게 소리쳤다. 이 말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고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도시사회학자들이 보행자들의 행동을 염탐해 알아낸 사실을 귀띔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확실히 도시사회학자들로서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보행자들은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였는데, 이는 대체로 무의식중에 일어나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우리는 모두 다 같이 하나의 댄스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도시의 보행자들은 주변 사람들에 맞춰 몇 가지 사소한 사항들을 조정한다. 다른 보행자와 길이 엇갈리면 한 사람은 0.2초나 될까 말까 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걸음을 늦춰서 둘 다 경로를 바꾸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뒤에서 걷던 사람이 빠르게 다가오면 우리는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살짝 움직여서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준다. 켄트와 내가 거리에서 봤듯이 편의를 도모하는 이런 행동들은 눈에 띌 정도로 뚜렷이 나타나기도 한다.
--- 「느릿느릿 춤추며 걷기」 중에서
어떤 시각장애인들은 냄새를 더 강렬하게 맡을 수 있다. 올리버 색스의 책에는 사람들의 몸에서 나는 냄새에 극도로 민감해진 의사가 한 명 등장한다. 그는 체취는 물론 우리 몸에 묻어 있는 로션, 비누, 세제의 향기, 나아가 걱정스럽거나 불행할 때 몸에서 나는 냄새마저 맡을 수 있다. 그런데 의사는 냄새를 맡음으로써 눈이 보일 때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욱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지각적 예리함이 후각적 천재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앞이 보이는 사람도 훈련을 통해 또는 단순히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냄새를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다. 고든은 내가 머리를 감은 샴푸나 얼굴에 바른 로션의 향을 맡을 수 있을까? 사람들은 그녀의 후각적 호기심을 충족해줄까, 아니면 후각적 불쾌함을 안겨줄까?
--- 「우리가 듣지 못하는 주파수의 진동들」 중에서
눈을 감으면 청각에 집중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이는 하나의 감각을 차단해야 다른 감각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반대로 시각이 청각에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귀를 통해 듣지만 종종 소리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기도 한다. 눈으로 소리를 들으려 하다니 우스꽝스러운 행동이지만 실은 일리가 있다. 지하철 플랫폼에서 대화 상대의 말을 들으려 애쓰다 보면 귀를 그쪽으로 내미는 동시에 상대의 입을 뚫어져라 쳐다보게 된다. 입술 모양과 얼굴 표정을 보는 것은 말소리를 실제로 듣는 것만큼이나 정확하다. 그런 기술은 배운 적이 없다고? 다시 생각해보라. 당신은 평생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시각적으로 듣는 방법’을 익혀왔다. 이와 유사하게, 소리의 근원지에 대한 궁금증은 그것을 눈으로 확인한 후에야 해소된다. 아파트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자동차 경보 소리는 처음에는 공격적으로 들리지만 그 소리를 어떤 차가 내고 있는지를 보면 생각이 바뀐다(그리고 별다른 일이 아니기에 소리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된다).
--- 「콘크리트 위의 교향악」 중에서
우리 개 피니건과 떠난 산책은 평범했다. 중요한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에게 굳이 들려줄 만한 얘기도 없었다. 하지만 피니건을 관찰하면서 나는 중요함의 개념 자체를 새로 세우게 되었다. 나는 우리 세계가 냄새로 채색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동네는 냄새를 조각조각 모아 기운 조각보와 같고 그 조각보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는 피니건이 무엇을 보는지 관찰하면서 유년기의 냄새를, 그리고 크레용 냄새와 낡은 책의 곰팡내와 새 차 냄새처럼 내 안에서 여문 냄새들을 기억해냈다. 개의 눈높이에서 난간과 창문과 쓰레기를 보다 보니 비로소 풍경 속으로 들어온 기분이었다.
--- 「촉촉한 코로 탐색하는 세상」 중에서
이 산책들이 내 머릿속에 미친 영향은 손에 잡힐 정도로 또렷하다. 내 시야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내 머리는 나뭇잎에서 벌레혹을 찾아보고, 에어컨이 윙윙대는 소리를 듣고, 도시 골목에 버려진 쓰레기의 역겹도록 달콤한 냄새 또는 내 얼굴에 남은 비누 냄새를 맡을 수 있게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나는 이제 나 자신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고, 심장고동을 느낄 수 있고, 길을 걷다가 보도의 다른 행인들과 공간을 협상할 때 몸무게가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감지할 수 있다. 나는 걸을 때마다 팔이 다리의 박자에 맞춰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뒤에 있는 행인들이나 지나가는 차 안의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 소리, 내 옆에서 걷는 피니건의 개 목걸이가 짤랑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제 내게 있어 걷기는 단지 육체를 수송하는 수단이 아니라 정신적인 고양을 가능케 하는 도구이자 몹시 매력적인 행위다. 유감이지만 지금의 나는 아무 때나 걸음을 늦추고 사방을 살펴본다는 점에서 산책의 동반자로 삼기에는 껄끄러운 사람이 된 듯하다. 원한다면 이런 습관을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새롭게 얻은 이 습관이 몹시 마음에 든다. 나는 우리 모두가 한때 지녔으나 느끼는 법을 잊고 있었던 것, 바로 경이감을 되찾았다.
--- 「진정으로, 본다는 것」 중에서
출판사 서평
뉴욕타임스 초대형 베스트셀러 『개의 사생활』의 저자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박사와 함께 걷는 열한 번의 도시 산책!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끝없는 놀라움에 관하여
★★★★★
“놀라운 통찰력! 단연코 올해 최고의 책이다!”
“알렉산드라 호로비츠는 앞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작가다.”
“작가가 경험한 모든 철학적 순간들을 공유하고 싶다.”
★★★★★
걷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두 다리가 있다면 걸을 수 있지만, 걷기란 단순히 이곳에서 저곳으로 물리적 공간을 옮기는 행위만은 아니다. 생소한 두 사람이 함께 걷다가 친밀함과 호감을 갖게 되기도 하고, 풀리지 않는 답답한 일이 있을 때 산책을 통한 명상으로 해답을 얻는 경우도 흔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걷기란 곧 그 사람 자체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맨해튼의 활기 넘치는 생활방식에 매료된 저자는, 평범한 동네 길을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걸으며 ‘주목받지 못한 것들’에 주목해 보기로 한다. 저자는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스스로를 선정하고 혼자 걷기에 나선다. 충분히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꼈다고 생각했지만, 11명의 ‘관찰 전문가’들과 함께 걷고 난 후에야 자신이 거의 모든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질학자, 일러스트레이터, 의사, 시각장애인, 아기, 음향 엔지니어, 곤충 박사, 타이포그라퍼,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사회학자, 반려견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본다는 것은 보고 있는 것의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무감각한 세상 속에서 발견한 ‘관찰’의 의미
이 책은 우리에게 낯익은 일상에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아기와 함께 나선 길은 호기심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고, 의사의 눈으로 바라본 군중들은 모두 잠재적 환자들이었으며, 시각장애인과 걷는 일은 오감을 열어주었다. 음향 엔지니어와 함께 한 산책은 한 편의 교향악과 같았고, 타이포그라퍼의 시선은 흔해빠진 간판 속에서 정교한 미학을 발견해낸다.
시각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의사라는 직업처럼 교육을 통해 단련된 시각이 있고, 곤충을 찾아다니거나 글씨체를 연구하는 등 취미와 개인적인 열정으로 예민하게 다듬어진 시각도 있다. 또 어린아이와 시각장애인, 개처럼 존재 자체의 특성에서 비롯된 독특한 시각도 있다.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리고 어째서 우리 대부분이 그들과 같은 것을 보지 못하는지 호로비츠 박사는 묻고 또 묻는다. 저자의 풍부한 유머와 놀라운 통찰력은 가벼운 변화에서 시작해 삶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발터 벤야민은 눈으로 관찰하고 머리로 사고하는 사람을 가리켜 ‘산책자’라 칭했다. 저자 역시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일상적인 풍경 뒤의 새로운 깨달음을 발견한다.
길에서 마주친 낯선 사람들이 각자의 루트로 전진하고, 앞을 보지 못해도 소리만으로 그늘의 위치를 찾고, 자세만 바꿔도 지나가는 이의 겸손함을 알아챌 수 있고, 나뭇잎 뒷면에 소인국의 우주가 펼쳐지는 세계. 세상 안에 또 다른 세상이 있고 그 안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우리는 그것을 ‘관찰’이라 부른다.
얼마나 먼 곳을 여행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얼마나 많은 것을 알아차리는지가 중요하다
이 책은 맨해튼의 특별할 것 없는 동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저자의 디테일한 묘사 속 도시 풍경은 뉴욕이지만 서울 같기도 하고, 낯설지만 친근하다. ‘동네’란 모든 역사와 건축과 자연과 생활이 한데 뒤섞인 마법 같은 공간이다. 하나의 환경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해부학자들이 뼈 하나를 보고도 어떤 동물의 것인지 맞추고, 심지어는 그 동물을 복원해 내는 것처럼 도시라는 동물도 작은 단서 하나만 있으면 추적할 수 있다. 평범한 동네를 관찰한다는 것은, 보이는 모든 것의 역사를 깨닫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누군가 깎거나 벼려서, 또는 손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언젠가 지금의 그 위치에 놓았을지 모른다. 눈앞의 모든 것은 한때 누군가에게 발견되었고 지금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을지 모른다. 그것이 바로 도시의 단서다.
이유 없이 답답하고 우울할 때, 해결이 필요한 고민거리가 있을 때, 생활에 크고 작은 변화가 필요할 때, 거창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일단 동네부터 산책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산책 후에 바라본 세상은, 그전과 분명 달라져 있을 것이다. 선택하고 집중하여 생각하고 관찰하며 걷는다는 것 자체가 성찰의 행위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가 풀어내는 정교하고 지적인 모험의 세계는, 가상의 것들에 쉴 새 없이 몰두해 있는 현대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과제를 남긴다.
혼자 걸으며 나 자신과 대화할 것.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서로가 ‘관찰’한 세상을 공유할 것.
기본정보
ISBN | 9791198333322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7월 10일 |
쪽수 | 396쪽 |
크기 |
135 * 215
* 22
mm
/ 58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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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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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호기심이 전부였는데 기대 이상이라 놀랐어요. 두 눈을 크게 뜨고, 제대로 바라보는 법을 알려줬어요. 우리는 보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어요. 동네 산책이 뻔하다고요? 글쎄요,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알게 될 거예요.
《이토록 지적인 산책》은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박사의 책이에요. 간략하게 이 책을 소개하자면 뉴욕에 살고 있는 저자의 동네 한 바퀴, 산책 이야기예요. 심심한 얘기라고 섣불리 단정짓지 말고, 일단 책을 읽어보면 생각이 싹 달라질 걸요. 먼저 저자가 누구인지 알아야 왜 동네 산책을 하게 됐는지 이해할 수 있어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개의 사생활』 을 쓴 저자는 컬럼비아대학교 바너드 칼리지에서 심리학, 동물 행동, 개의 인지능력을 가르치고 있는 심리학 교수님이에요. 뉴욕에 거주하고 있고 남편 아몬 시어와 아들 오그던, 그리고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 대형견 두 마리와 함께 산책을 즐기며 살고 있어요. 개를 키우면서 자연스레 산책을 하게 됐고 가볍게 동네 한 바퀴 돌자고 나간 것이 개에 이끌려 엉뚱한 곳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도대체 개가 뭘 보고 어떤 냄새를 맡았기에 자신을 이끄는지 궁금해진 거예요. 그러다가 개와 자신의 차이점을 깨닫게 됐대요. 자신은 한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느라 그 밖에 모든 것을 무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주목하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차리기 위해 열한 번의 동네 산책을 나서게 된 거예요. 자신이 살고 있는 익숙한 동네 주변을 걷는 일, 누구나 매일 흔하게 하는 행위를 열두 번이나 되풀이하는 것인데 독특한 시각을 얻기 위해 '관찰 전문가'들과의 동반 산책을 했어요. 첫 번째 산책은 생후 19개월 된 아들 오그던과 함께, 두 번째 산책은 지질학자 시드니 호렌슈타인과 함께, 세 번째 산책은 타이포그라퍼 폴 쇼와 함께, 네 번째 산책은 곤충 박사 찰리 아이즈먼과 함께, 여섯 번째는 야생동물 연구가 존 해디디언과 함께, 일곱 번째 산책은 도시사회학자 프레드 켄트와 함께, 여덟 번째 산책은 의사 베넷 로버 & 물리치료사 에번 존슨과 함께, 아홉 번째 산책은 시각장애인 알렌 고든과 함께, 열 번째 산책은 음향 엔지니어 스콧 레러와 함께, 열한 번째 산책은 반려견 피니건과 함께 했던 시간들, 그 경험을 우리에게 공유하고 있어요. 이미 봤던 풍경인데 매번 달라지는, 산책의 진정한 마법을 확인할 수 있어요. 아기처럼 대상에 편견을 갖지 않고 평등하게 대하면 일상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러니까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시각의 차이였던 거예요. 평범해 보이는 것이라도 충분히 오랫동안 관찰하면 특이하고 낯선 모습으로 변신하며, 감각을 깨워 집중하면 일상의 모든 것들 안에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저자가 개의 시각을 연구하는 데 영감을 준 독일 생물학자 야콥 폰 윅스퀼은 우리가 다른 동물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시각을 상상하는 데 있어서도 성실하지 못하다는 점을 관찰했어요. 눈으로 보고 있지만 못 보고 지나치는 것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자세히 주의 깊게 살펴보는 행위에 가치를 두고 집중할 수 있어요. 사소한 것들을 관찰하다 보면 진정으로 보는 것의 기쁨과 놀라움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걸, 바로 동네 산책을 통해 배웠네요.
"누구나 다른 움벨트 Umwelt (시각)을 가졌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에게는 낯선 지역을 그곳에 익숙한 사람과 함께 탐험해보는 것이다.
당신에게는 길이 보이지 않겠지만 당신을 이끌어주는 사람은 헤매지 않고 길을 찾을 수 있다."
(115p)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보는 것들을 말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일은,
우리가 보는 것들을 제대로 보야 한다는 것이다."
- 르 코르뷔지에 (201p)
"보라. 눈을 커다랗게 뜨고, 보라!"
- 쥘 베른 (261p)
이렇게 지적인 산책이 있을까?????
가족과의 산책부터 다양한 사람들과 산책중에 바라보는 시선에서 느끼는 다양함.
간판이야기는 너무 와닿았던건 나도 간판을 맞춰야해서 알아보는 중이라 아떻게해야 눈에 띄나 하는 생각이 더 간절히 들었다. 음악가 이야기며 이 작가는 상식이 너무 장르줄문 풍성해서 책에 녹아나니 독자로 하여금 파도타기하듯이 광활한 기분이 들게 한다.
저자인 알렉산드라 호로비츠는 이렇듯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인 요즘 세태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는 시도를 한다. 바로 산책을 통해 익숙한 동네에서 새로운 것을 읽어내는 것이다. 그것도 곤충 박사, 도시 사회학자, 의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저자는 생후 19개월을 맞이한 자신의 아들에서 시작해, 지질학자, 타이포그라퍼, 일러스트레이터, 곤충 박사, 야생동물 연구가, 도시 사회학자, 의사, 시각장애인, 음향 엔지니어, 반려건 피니건까지. 총 11번(혼자 한 0번째 산책까지 포함하면 총 12번)의 각기 다른 산책 속에서 일상적인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면밀히 관찰한다.
뉴욕 맨해튼은 자신이 살고 있고, 잘 안다고 자부하는 동네지만 각각 다른 분야의 전문가와 길을 나설 때마다 저자는 지금까지 놓치고 있었던 많은 것들을 다시 보게 된다.
지질학자와 걸을 땐 온갖 암석으로 이루어진 도시 속에서 고생대로 돌아가 석회암에 낀 바다나리를 발견하고, 타이포그라퍼와의 산책에서는 뜻이 아닌 모양 그 자체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글자들과 마주하고, 아이와 일러스트레이터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은 온갖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저자와 함께 도시를 산책하며 탐구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종종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단어들이 등장해 거리감이 좀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차피 저자도 그 분야 전문가가 아니어서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위트 있는 각주도 웃음 포인트)
우리가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얻음과 동시에 보고 듣는 것에 변화가 생기고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더 큰 전문성으로의 길을 열어준다는 말도 흥미로웠다. 흔히 말하는 직업병이라는 단어도 이런 원리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내 뇌를 마구 자극해 주는 책을 만난 느낌이었다.
책 표지에 적힌 “내가 무엇을 경험하느냐는 내가 어디에 주목하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말도 공감 백 번!
익숙한 거리를 걸으며 문득 생각해 봅니다.
‘내가 바라보는 이 세상이 전부일까?’
.
요즘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시각에 대해 생각 하게 되었어요.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나의 세상에서
'나도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
이 책에서 작가님은 흔히 말하는 '산책'을 합니다.
대신, 동행하는 이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여러 해를 함께한 반려견 피니건이죠.
.
함께 동행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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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자는 땅의 역사를,
타이포그라퍼는 도시의 글자들을,
의사는사람들의 건강과
움직임에 주목하는 식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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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에 걸쳐 이 책을 읽으며,
저도 일상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를 등하원하고, 학원을 픽업하는 사이
걷는 길목에서 풀잎을 열심히 움직이는
민달팽이를 볼 수 있었고, 땅 위를 바삐 움직이며
일하는 작은 개미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똑똑 떨어지는 빗방울과 불어오는 바람을 느껴며
장마의 시작도 체감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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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같은 길을 걷더라도,
조금만 주의 깊게 바라보면 그 속에 숨겨진
다양한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책이란 것이 단순한 걷기가 아닌,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 과정을 통해 배울 수 있었어요.
.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산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 또한 같은 길을 걷는 그 행위에서
무엇을 발견해 낼 수 있을까 의심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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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느껴보는 시선은
그런 마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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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듯,
곤충학자, 물리치료사, 시각장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시야를
함께 체험해보며 저의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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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과학적 접근을 통해 더 많은 지식과
일상의 깊은 의미도 담아갈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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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산책이라는 행위도
지적이고 유쾌한 탐험으로 만드는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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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문장
윌리엄 제임스가 말했다. 내가 무엇을 경험하느냐는 내가 어디에 주목하려 하느냐에 달렸다고.-p.29
우리가 무시하는 것들에 초점을 한번 맞춰보자.-p.43
일단 전문성이 생기고 나면 이윽고 더 큰 전문성으로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p.73
우리는 거리에서 바라보는 동네 풍경에 익숙해져 있지만 사실상 껍데기만을 보는 것이다.-p.121
사실 우리 문화에서는 감성적으로나 이성적으로나 흔한 것보다 희귀한 것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p.137
떄때로 우리는 가장 많이 보는 것을 가장 적게 보기도 한다.-p.223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놓쳐버렸을 것들을 비로소 보게 된 것이다.-p.235
동네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면 우리 시각이 얼마나 제한돼 있는지 깨닫게 된다. 우리는 감각적 능력과 인간이라는 조건 그리고 주의 범위가 좁다는 제한을 받고 있다. 그 중 적어도 주의력 부족이라는 문제 하나는 극복할 수 있다.-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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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리스님이 진행한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라이온북스에서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바로 나를 둘러싼 것들의 놀라움을 발견하도록 이끌어준 <이토록 지적인 산책>이라는 책이다!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는 회사에 가서 ‘해야할 일’을 생각하고,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집에가서 ‘할 일’을 생각하고...
주변에 있는 것들의 경이로움을 바라보기에는 나는 바쁜 현대인이라며
그럴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머릿 속의 생각에만 골똘이 잠겨 하루하루를 보냈다.
게다가 쇼츠의 노예가 되어서 의미 없이 Kill time하는 생활의 반복!ㅠㅠ
정말로 이 가상의 세계에서 벗어나서!
무언가에 깊이 빠지고, 주변을 바라보고 탐구하고, 생활을 환기시키고
새로운 목표와 생동감을 가지는 것이 절실한 때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산책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거리,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내 삶의 새로운 영역을 초대하는 시간이 되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정말이지 자세히 보아야 아름답고 경이롭다. 경이롭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일상에 환기가 필요할 때,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고 새로운 탐구가 필요할 때 이 책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는 "우리가 꼭 봐야 하는 것을 보여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는 질문을 던지며, 이미 우리는 그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집중'이다. 저자가 이렇게 집중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직업적 왜곡이라는 편향성 때문이다. '집중은 능력일까 경향일까? 기술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을 사색하게 만든다. 우리가 무엇을 경험하느냐는 우리가 어디에 주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윌리엄 제임스의 말처럼, 우리는 집업적 편향성에 빗대어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 집중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늘 하는 산책이지만,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내고 싶었던 것 같다.
첫 번째 동행자는 저자의 19개월 된 아들이다. 아이와 함께 걸으며 산책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다. 현관앞에서 아이에게 신발을 신기는 순간부터 '산책'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손을 잡고 걸으며 세상의 모든 생명체와 사물에게 따스함을 전하는 아이. 아이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저자에게 새로운 발견의 기회가 된듯하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익숙해진 것들에 둔감해지고, 새로운 것에 대한 반응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저자는 자신의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을 대한 소중함, 이 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램에 내게도 전달된달까?
두 번째 이후부터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산책을 한다. 지질학자, 타이포그래퍼,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만났는데, 이들의 동행은 쉽게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다섯 번째 만난 곤충학자 아이즈만과의 동행은 내가 식집사라 그런지, 아이즈만이 저자와의 동행을 통해 잎사귀 속에서 발견한 파리 유충의 흔적이나 민달팽이가 지나간 자국 등을 이야기 할때는 집중할 수 있었다. 아이즈만은 주변을 탐색하면서 끊임없이 "여기 뭔가 있다"라고 말하며, 평범하게 보이는 것들 속에 숨겨진 '곤충'에 집중했다. 이처럼 책을 읽을 때 개인의 관심사와 경험이 집중력과 몰입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어떤 책은 한 번에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지만, 어떤 책은 앞뒤 장을 반복해서 읽어야 할 때도 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편향된 시각 때문일 수 있다. 결국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과 경험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다.
여덟 번째 동행자는 의사 베넷 로버와 물리치료사 에번 존슨이다. 저자는 의사와 물리치료사의 시각에서 모두가 잠재적인 환자로 보이는 것일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흥미를 이끈다.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스쳐 지나가는 행인들의 행동과 습관만 보고도 조심스럽게 질환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산책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우리는 알고 있다. 같은 산책이지만 내가 몰입해 있는 분야에 따라, 내 시선이 머무는 곳에 내 지식을 투영해 바라보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메시지를 통해, 산책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풍부한 활동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던건 아닐까?
아홉 번째 동행자는 시각장애인 고든과의 동행이었다. 이 동행은 나의 마음에 큰 울림을 남겼다. 고든이 기억하는 산책은 그녀의 감각으로 경험한 것뿐만 아니라, 동행한 사람이 설명해준 시선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그녀는 '보기' 위해 다른 감각을 사용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지팡이를 이용해 다음 걸음을 내디딜 지점을 확인하는 '지팡이 보행'을 통해 걷는것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연습을 통해 익힌 기술들을 이용해 계단을 오르고 내리며, 쭉 뻗은 담을 따라 걸을 수 있었다. 그녀의 산책은 지팡이와 주변 소리에 대한 집중을 통해 주변 공간을 인지하는 과정이다. 그녀를 통해 난 보행 규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핸드폰만 보고 걷는 나의 행동 하나가 시각장애인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마지막 열한 번째 동행은 저자의 반려견 피니건과 함께한 산책이었다. 반려견과의 동행은 땅바닥이나 길 잃은 타이어 휠 캡, 종이 봉투 등의 냄새를 맡느라 자주 멈추는 시간이었지만, 느린 속도로 하다 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에 시선이 머물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반려견과 함께한 시간속에서 저자가 느낀 것은 우리의 세계가 냄새로 채색되어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문구를 읽으며 나 또한 당연함과 익숙함 속에 잠자고 있던 감각들이 깨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강아지의 눈높이와 시각에서 바라본 그녀의 시각에 경이로움을 표현하고 싶었달까?
알렉산드라 호로비츠의 이토록 지적인 산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놓치는 순간들에 집중하고, 그 순간들을 통해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 같다. 저자의 기록은 일상의 소중함과 그 안에 숨겨진 특별한 순간들을 발견할 수 있는 메세지를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첫 번째 저자의 19개월 된 아들과 함께하며, 세상을 향한 순수한 시각을 경험하고, 지질학자, 타이포그래퍼,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 하며 각기 다른 전문성을 통해 일상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본다. 여덟 번째 산책에서는 의사와 물리치료사와 함께하며 사람들의 행동과 습관을 통해 질환을 바라보는 시각도 접하고, 아홉 번째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며, 보행 규칙의 중요성을 깨닫고, 마지막으로 열한 번째 산책에서는 반려견 피니건과 함께하며, 느린 속도로 세상을 냄새로 채색하는 경이로움을 경험하고 있다. 저자를 통해 지적인 산책에 초대되어 나 또한 다양한 시각을 경험한달까?. 끝.
[책은 출판사로부터 협찬받음]
저자는 뉴욕에서 거주하는데, 평범한 동네 길을 여러 전문가들과 걸으면서 '주목받지 못한 것들'에 주목한다. 산책의 기술로 길거리에 널린 수많은 볼거리들을 발견해내는 능력을 소개한다. 호로이츠 박사는 선택하여 집중하고 생각하고 관찰하며 걷는 행위 자체가 성찰의 행위라는 점을 알려준다. 산책 전과 후는 분명 다를 것이기 때문에.
직업적으로 심리학, 동물 행동, 개의 인지능력을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관찰력이 좋은 편이나,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이 많았음을 고백한다.
11개의 친절한 목차처럼, 11번의 동행과 함께하는 산책은 차근차근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윌리엄 제임스가 말한 것처럼 내가 무엇을 경험하느냐는 내가 어디에 주목하려 하느냐에 달렸다. 저자는 이 부분을 신경쓰면서 산책을 시작한다.
첫 번째 산책은 아들과 함께한 산책이었다. 아이의 키 높이에 맞춘 낮은 시선으로, 아이가 관심이 있어하는 분류별로 같이 따라가보는 산책 시간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두 번째 산책은 지질학자와 함께하는 시간이었는데, 나지막하고 못생긴 하얀 벽을 인디애나 주에서 온 석회암으로 벌레구멍이 있다는 것을 찾아낼 때 신기했었다. 도시에 널려있는 암석을 보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니. 전문 분야에 따라 보고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이 와닿았었다.
세 번째 산책은 타이포그라퍼와 함께였는데, 글자들의 디자인과 사소한 모양에 담겨있는 역사 등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동행은 글자를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저자는 글자를 다르게 보기 위해 동행을 신청한 상태였다. 평범한 알파벳 모양과 다르게 보이는 부분들을 관찰해가면서 산책을 이어나간다. 번역이 잘 되어있어서 알파벳을 직접 보고 느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네 번째 산책은 일러스트레이터와 함께했다. 걷는다는 행위를 A에서 B 지점까지 이동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나, 방향을 자유자재로 틀어 평소라면 신경쓰지 않았을 장소들에 들려보는 등의 경험을 해봤다.
다섯 번째는 곤충 박사와 함께였다. 잎사귀의 표식, 구멍, 분비물 등을 찾으면서 곤충의 종류를 유추해보고, 이곳 출신의 식물인지 아닌지도 분별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여섯 번째는 야생동물 연구가와 함께였다. 너구리 외에도 거의 모든 도시 동물들이 인상적인 정도의 작은 치수의 구멍을 오갈 수 있다고 알려주는데, 무시하고 지나쳤던 흔적들이 생물의 보금자리였다는 부분에 신기했다. 뉴욕을 가본 적도 없는데 생생히 그려질만큼 동물들의 은밀한 도시생활을 묘사해줬다.
일곱 번째는 도시사회학자와 함께였는데, 내딛고 미끄러지기 같은 사람들이 걸으면서 서로 부딪치지 않기 위해 하는 행동 등을 관찰해볼 수 있었다. 뉴욕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하면서, 걸어다닐 때 하는 행동 등을 볼 수 있었다.
여덟 번째는 의사, 물리치료사와 필라델피아에서 함께한다. 행인의 걷는 모습을 보고 질환이나 직업 등을 유추해보는 시간을 갖는데, 셜록 홈즈가 생각나는 시간이었다. 아는 만큼 보는 능력이야말로 소중한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공감했다.
아홉 번째 산책은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데, 성인이 되어 시력을 잃은 분으로, 거리를 걸으며 지팡이 보행을 했다. 시각적인 의존에서 벗어나 다른 감각으로 사물들을 보는 시간이었다.
열 번째는 음향 엔지니어와 함께였다. 도시의 소음이 파형이 일정하고 예측가능하며 주파수가 500헤르츠 이하인 소리라면 안정된 상태의 소리로 들릴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워하며 같이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소리와 청력의 원리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열한 번째는 반려견과 함께였다. 60cm 높이의 개의 시선에서 어디에 표식을 남기고 무엇에 주의를 기울이는지 보는 시간이었다. 개는 초당 7번 정도로 킁킁댈 수 있는데, 인간보다 발달된 개의 후각을 중심으로 한 산책 시간이 인상깊었다.
책의 본문에는 사진이나 그림이 포함되어있지 않은데, 394페이지를 읽어나가는 동안 그림이나 사진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없어도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게 있어 걷기는 단지 육체를 수송하는 수단이 아니라 정신적인 고양을 가능케하는 도구이자 몹시 매력적인 행위다(p372)"
혼자 걸으며 나 자신과 대화할 것,
누군가와 함께 걸으며 서로가 관찰한 세상을 공유할 것.
(책 날개, 작가의 과제)
그녀가 책 전체에서 요구한 저자의 과제처럼, 혼자 걷거나 동행과 함께 걸으며 서로가 관찰한 세상을 공유해보는 것은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 한 줄 평 : 뉴욕 거리를 산책하며 여러 가지에 주의를 기울이는 연습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내가 주목하는 부분에 따라 경험이 달라질 수 있는, 대리 경험을 해볼 수 있음.
#뉴욕산책 #삶의성찰 #이토록지적인산책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이를 먹으니 종종 하는 소리면서 듣는 소리다.
사는 방식, 삶의 패턴이 일정하고
그만큼 새로움을 만나기 쉽지 않으니 어쩌면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삶이 다이내믹해지려면,
즉, 재미있으려면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나는 새로운 일을 하는 것 (직업의 변경)
하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연애, 혹은 출산)
하나는 새로운 곳에 사는 것 (이사, 이민)
그러니까 무언가 새로움을 찾아 나서야만 삶이 더 재미있어진다고 믿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 이라는 방법을 추가해야겠다.
낯익은 일상에서 다름을 읽어낼 수 있다면,
평범한 일상은 더 이상 평범한 일상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평범하면서도 당연한 진리를 놓치고 살아온 건 아니었나 모르겠다.
오래전에 들었던 아인슈타인의 명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오직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는 아무것도 기적이 아닌 것처럼,
다른 하나는 모든 것이 기적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아인슈타인)
그렇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지루할 수도, 기적으로 가득 차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이 지루하다고?
그렇다면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나를 둘러싼 것들에 대한 끝없는 놀라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토록 지적인 산책]
https://blog.naver.com/hero829/223503286017
[이토록 지적인 산책]서평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산책은 어떤 것일까? 단순히 걷기만 반복되는 행위일까? 동네를 어슬렁거리면서 한가롭게 다니는 것이 산책이라 정의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얻고, 머리를 비우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곤 한다
저자는 맨하튼이라는 도시를 열한명의 사람들과 산책을 하면서 각자의 산책 방법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11명을 통해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이 관찰하는 모습과 집중력을 알아보도록 하자. 우리는 산책을 통해서 본다고 하지만 늘 익숙했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보지 못한다. 이들을 통해서 익숙했던 것에서 낯선 것을 찾고, 개개인의 전문분야를 활용해서 산책의 또다른 정의를 만나게 된다
저자는 아들 오그던과 함께 산책하면서 새로운 것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아이의 산책은 모든 것이 새롭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모든 것에 익숙해진다.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경이감에 사로잡힌다
지질학자 시드니 호렌슈타인은 땅 위의 모든 것을 무기물과 유기물로 나누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은 전부 자연에서 나왔다고 한다. 호렌슈타인과의 산책에서 암석을 보고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을 저자는 선물 받았다. 암석과 암석으로 쌓아 올린 건물로 가득한 거리를 거니는 것은 그의 전문성인 지질학을 무시할 수 없었다
곤충 박사 찰리 아이즈먼은 우리 문화에서 흔한 것보다 희귀한 것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데, 곤충 중에서 멸종위기 라는 딱지를 붙인 희귀종이 수백가지나 된다고 한다. 곤충을 자세히 관찰한다는 것은 탄생에서 폭력적인 살해, 죽음으로 이어지는 순환 주기의 비디오를 빨리 감기로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도심에서 지렁이 배설물, 깡충거미 배설물이 보기란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할수 없을 것이다
벌레혹이 식물이 자라고 있을 때 조직 안으로 숨어든 생물로 인해 만들어진 종양의 일종이며, 벌레혹은 나무와 벌레가 찾은 공생의 합의점이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도시에는 바퀴벌레나 베드버그만 존재할 줄 알았는데, 도시의 곳곳에 다양한 곤충들이 존재했다
시각장애인 알렌 고든과 함께하는 산책은 새로웠다.
"실제로 고든의 시선은 대화를 나눌 때 눈을 맞추는 방법에 대한 교과서 격이었다" (p267)
고든은 친구들과 오랫동안 여행을 하면서 대부분의 여행을 동반자의 시선을 통해 경험한다고 했다. 고든이 볼 수 없기에 동반자는 눈에 띄는 볼거리뿐 아니라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도 살펴보고 생생하게 설명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고든은 앞이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초인적인 감각 능력이 생기지는 않았고, 전보다 다른 감각들을 더 잘 활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고든과 걸으면서 그녀의 청각이 얼마나 예민한지 깨달았고, 지팡이 소리의 메아리를 듣고 풍경을 파악하는 방법도 설명해 주었다. 시력을 잃으면 다른 감각기관이 발달한다고 한다. 어떤 시각장애인들은 후각기관이 더 발달하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는 산책을 하면서 계절의 변화는 느끼지만 조금의 변화는 크게 인지하지 못한다. 일상적인 느린 변화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집중을 못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산책을 통해서 낯익은 일상에서 다름을 읽어내는 것이다. 오늘 산책을 한다면 자세히 살펴보는 행위에 가치를 두는 것은 어떨까?
얼마전 산책길에서 대벌레를 처음으로 발견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대나무처럼 생겨서 움직임도 느린 대벌레는 자칫하면 나뭇가지로 착각할 수 있다. 처음 대면한 대벌레가 신기해서 한참이나 대벌레의 움직임을 살펴 보았다. 산책을 하면서 나는 집중해서 주변을 살피는 편이다. 이 책을 통해서 곤충박사 찰리 아이즈먼의 산책에 매료되었다. 그와 함께 산책을 한다면 얼마나 신나는 일이 많을까 생각도 하면서 다음 산책에는 곤충들을 살펴볼 생각이다
산책을 할 때 그냥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닌, 주위를 살피고, 주의를 기울이고, 바로 지금에 충실한다면 더욱 새로운 산책이 될 것이다.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임으로 매일의 산책이 재미있는 산책으로 변화할 것이다. 새로운 산책의 패러다임을 보여준 이 책을 산책하는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위 서평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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