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쉼표

이성숙 수필집

이성숙 저자(글)

교음사 · 2024년 06월 15일

책 소개

이성숙의 『나만의 쉼표』는(은) 〈인연〉, 〈소나기〉, 〈언젠가는〉 등이 수록되어 있는 책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성숙

경북 성주 출생
월간『수필문학』천료 등단(2010)
한국수필문학가협회 이사
수필문학추천작가회 회원

목차

• 인연 14
  순리 20
  쓴소리 23
  행복의 조건 26
  고향 가는 길 30
  수술 37
  세탁기 45
  법주사에서 50
  특별한 여행 55
  보고 싶다 친구야 62
  떠날 때는 말 없이 68
  소나기 73
  붕어빵 78
  잊고 있던 고향을 찾아서 83
  동반자 88
  가을입니다 92
  모토 97
  용서와 화해 102
  변명 110
  사랑이 뭐길래 116
  삶의 덤 121
  언젠가는 127
  자리(席) 132
  회자정리(會者定離) 137
  감기 유감 143
  나만의 쉼표 147
  골프 153
  봄날은 간다 159
  어머니 165
  이별 준비 171
  밥심 178
  유구무언 182
  내 고향은 충청도예유 185
  소신(所信) 192
  착각의 자유 195
  화풀이 199
  사랑은 202
  감정의 유효기간 205
  내가 젖을 수밖에 210
  아버지의 위상 216
  악연 222
  열정 229
  그럼에도 불구하고 235
  윙크 237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41
  말의 위력 246
  딸의 편지

책 속으로

인연

복지관에서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가정이 있으니 봉사해 주시겠냐며 전화를 했다. 일단 가 보고 결정하겠다며 함께 방문할 날짜를 정하고 나니 그래도 새로운 인연에 설렌다.
삐죽이 열려있는 현관문을 밀며 복지사가 그녀를 불렀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멍한 눈, 어눌한 말투에서 첫눈에도 정상인이 아닌 표시가 나는 그녀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현관으로 나왔다. 방 안에는 그녀의 남동생이 퀭한 눈을 하고 텔레비전 앞에 딱 붙어 앉아 있고, 그나마 반가운 얼굴로 우리를 맞아준 그녀의 아버지는 야위어서 뼈만 앙상했다.
현관을 들어서며 방 안을 슬쩍 둘러보니 엉망이다. 집 안 곳곳을 누비는 바퀴벌레, 여기저기에 나뒹구는 약봉지, 분유통에 가득 담긴 담배꽁초, 한쪽 문이 찌그러진 장롱 앞에 색깔이 바랜 채 널브러져 있는 이불, 먹다 흘린 과자 부스러기는 발을 디딜 때마다 내 발바닥에 달라붙었다.
삼십 대 중반인 그녀는 대여섯 살 수준에서 지적 성장이 멈추어 버린 지적장애 2급 장애인이다. 집안일을 스스로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그녀가, 한창 말을 배우고 사회성 교육이 있어야 하는 돌 지난 아들을 키우고 있다니 급체를 한 듯 답답해졌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엉킨 실타래 같은 머릿속을 정리하며 앉으니 엄마 무릎에 있는 아기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웃는다.
(하략)

기본정보

ISBN	9788978149877
발행(출시)일자	2024년 06월 15일
쪽수	254쪽
크기	135 * 201 * 18 mm / 474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수필문학사 수필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