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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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24년 6월 5주 선정
키케로의 철학적 회고록이자 고백록
“운명을 끌어들이지 않고도 모든 일이 자연이나 우연에 의해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면 우리에게 운명을 강요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운명론』 6절
이 책의 총서 (1)
작가정보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기원전 106~기원전 43년)
기원전 106년, 이탈리아 중부 아르피눔에 있는 기사 집안에서 태어나 스스로의 능력만으로 정계에 진출하여 로마 최고의 정치인이자 웅변가이자 철학자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일찍이 라리사의 필론에게서 신아카데미아학파의 회의주의를, 디오도토스에게서는 스토아 철학의 가르침을, 퀸투스 무키우스 스카이볼라 밑에서 로마법을 공부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철학적 소양과 더불어 탁월한 수사학과 변론술을 겸비한 키케로는 당시 출세의 지름길이나 다름없던 군인의 길을 걷는 대신 말과 글의 힘을 통해 기원전 63년에 마침내 로마 최고의 자리인 집정관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폼페이우스, 크라수스, 카이사르 같은 군벌들이 지중해 전체가 연루되는 내전을 벌이고 있을 때였고, 공화정을 옹호한 키케로로서는 그러한 군벌들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러나 군벌들에게 여러 가지 약점이 잡힌 키케로는 결국 굴복할 수밖에 없었고, 카이사르가 권력을 잡았을 때도 어쩔 수 없이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기원전 45년에는 딸을 잃는 슬픔까지 겪었다. 이 좌절의 시대에 키케로는 저술 활동에 몰두했다. 크게 수사학, 연설문, 철학, 편지로 나누어지는 그의 작품은 총 29개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철학 저술이 가장 많으며, 『운명론』은 『신들의 본성에 관해』, 『점술에 관해』 과 함께 그의 ‘종교 3부작’으로 꼽힌다.
기원전 44년에 카이사르가 암살당하고 안토니우스가 권력을 장악하자 키케로는 카이사르의 양자인 옥타비아누스와 손을 잡고 안토니우스를 몰아내기 위해 격렬하게 싸웠다. 그러나 옥타비아누스가 배신하고 안토니우스와 결탁함으로써 키케로는 숙청 대상에 올라 기원전 43년 12월에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그의 죽음과 함께 로마 공화정도 막을 내리고 절대 권력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독일 마인츠대학과 마르부르크대학에서 고전문헌학과 철학을 연구했으며, 마르부르크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플라톤과 유럽의 전통』, 『진리와 논박: 플라톤과 파르메니데스』, 『‘메논’에서의 상기: 형상에 따른 지식 매개의 가능성과 방법에 대한 플라톤의 고찰』(독일어 출간)이 있으며, 역서로는 『메논』, 『고대와 근대의 논쟁들: 문제로 읽는 서양철학사』, 『시학』이 있고, 그 외 그리스 철학에 관한 논문을 다수 발표했다.
목차
- ‘정암고전총서’를 펴내며
‘정암고전총서 키케로 전집’을 펴내며
작품 내용 구분
일러두기
들어가면서
첫 번째 연설
두 번째 연설
세 번째 연설
나오면서
부록
단편들
아프로디시아스의 알렉산드로스의 『운명론』
주석
작품 안내
참고 문헌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출판사 서평
로마 공화정 최후의 수호자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기원전 106~기원전 43년)가 안토니우스 일파에 의해 처형당하기 1년 전에 쓴 『운명론(De Fato)』(기원전 44년)은 그의 또 다른 저작인 『신들의 본성에 관해(De Natura Deorum)』(기원전 45년), 『점술에 관해(De Divinatione)』(기원전 44년)와 더불어 ‘종교 3부작’이자 자연학의 명저로 꼽히는 작품이다. 높은 학문적 전문성을 바탕으로 키케로의 라틴어 원전을 우리말로 꾸준히 옮기는 작업을 해 오고 있는 정암학당 키케로 연구 번역팀에서 여덟 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우리말로는 처음 소개하는 것이다. 이로써 전체 열세 권으로 기획한 정암고전총서 키케로 전집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키케로는 사상적으로 스토아 철학을 대표하면서도 모든 사건을 인과관계의 연쇄로 설명하는 스토아주의적 운명론에는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즉 자연과의 일치 속에서 운명에 따르는 삶을 강조한 많은 스토아주의자들과는 달리 키케로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윤리적 삶의 필수 요소로 보았다. 즉 인간사는 적어도 어떤 측면에서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봄으로써 완고한 기계적 운명론을 거부했던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서양의 르네상스기에 주체로서의 인간을 강조하면서 중세의 암흑기를 넘어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눈을 돌렸던 인문주의자들이 가장 많이 주목했던 인물 중 하나가 키케로라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키케로의 이러한 생각은 로마 공화정 말기 정치적 격변기를 살면서 자신의 삶을 단순히 운명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순간마다 현실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 최선의 것이라 여기는 것을 선택한 그의 굴곡진 삶의 여정과도 오버랩된다. 『운명론』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반운명론자이자 회의주의자로서의 키케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부록에는 키케로의 『운명론』과 함께 읽으면 좋은, 여러 사람들의 단편들과 아프로디시아스의 알렉산드로스의 『운명론』도 수록되어 있다.
카이사르의 충복인 아울루스 히르티우스와 키케로의 대화로 시작하는 『운명론』은 히르티우스가 논제를 제안하고 키케로가 그것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는 식으로 쓰여 있다. 도입부에서는 히르티우스와 키케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주고받지만, 이후 전개부와 종결부에서는 키케로의 논변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온전한 의미의 대화편이 아니라 유사 대화편이라 할 수 있다. 총 48절로 이루어진 『운명론』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도입부(1~4절)에서는 히르티우스와 키케로가 대화를 나누고, 전개부(5~45절)에서는 ‘모든 일은 운명에 의해 일어난다’고 보는 스토아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해 키케로가 자연학과 논리학과 윤리학 세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종결부(46~48절)에서는 인간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원자의 경로 이탈론을 통해 원인 없는 운동을 주장한 에피쿠로스의 이론을 최종적으로 비판한다.
키케로는 점술을 신뢰하고 운명의 존재를 찬성하는 견해와 반대하는 견해 각각의 모순과 불합리를 드러냄으로써 모두 부정하는 방식으로 연설을 전개해 간다. 그는 우리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선택 능력을 가졌음을 지지하면서도 그것을 거부할 수 없는 불변의 진리로 단정하거나 증명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대신 모든 견해가 품고 있는 비진리의 측면을 드러내고 진리를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 그러기에 신과 운명의 필연적 지배를 전제로 인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도덕적 삶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견해에 대해서도, 원자의 경로 이탈이라는 검증 불가능한 가정에 의존해 인간 영혼의 자유를 잘못된 방식으로 구하고자 하는 이론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모든 견해를 가능한 한 진리의 재판정에 부치고자 한 키케로의 비판적 접근은 불변의 확실성을 가진 의견이란 있을 수 없음을 강조하는 회의주의 철학의 전형적 탐구 방식이다. 이는 그가 추종했던 신아카데미아학파의 열린 철학 정신의 일부다.
기본정보
ISBN | 9788957339220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5월 31일 | ||
쪽수 | 196쪽 | ||
크기 |
135 * 195
* 23
mm
/ 41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정암고전총서 키케로 전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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