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은 물에 젖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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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를 따라가는 길에 어느새 못 느끼던 세계를 공유하는 기쁨이 있다. 촌철살인의 강점이 있다. 직관(intuition)은 비약적 사유의 산물, 영감(inspiration)의 짝패, 이 시인의 수수께끼 놀이에 참여하려면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순간적으로 묶어내는 비유법, 은유에 익숙해져야 한다.
들어가 볼수록, 들여다볼수록, 이 비약들, 여백과, 행연의 자유로움이 귀하게 느껴짐을 어찌할 수 없다.
이 열 번째 시집에 이르러 확실히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밝혀 놓은 것도 같다. 눈 밝은 독자들이, 이 언어의 순례길에서 생의 의미 너머의, 근원적인 감각을 깨치는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 방민호(문학평론가, 서울대 국문과 교수)
이 책의 총서 (225)
작가정보

동국대학교 국어 국문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졸업(문학 박사).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교(Regensburg university) 인문학부 수학.
한국관광대학교, 중국 길림 재경대학교 교수 역임.
2003년 『다층』으로 등단.
시집 『미래 사냥』, 『낯선 신을 찾아서』, 『신이 걸어 주는 전화』, 『십일월의 눈동자』, 『너였는가 나였는가 그리움인가』, 『비밀의 향기』, 『일상의 아리아』, 『펜 아래 흐르는 강물』, 『마법의 문자』. 연구서 『노천명 시와 기호학』, 『한국 문학과 기호학』, 『현대 시의 기호학』. 기행 산문 『여행에서 문화를 만나다』, 『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박화목 문학상 시 부문 본상, 시와시학상 젊은 시인상, 한국 불교문학상 대상, 제32회 동국문학상 시 부문, 영랑문학상 평론 대상, 제7회 월탄 박종화문학상 수상. 한국 문화예술 위원회 창작 지원금 수혜.
작가의 말
쓰는 건 향연
쓰고 있을 때
시가 노래하러 온다
펜에 감기는 말의 숨결
전율과 전율 사이
아득한 모름 사이
말을 깨야 시가 나온다
새벽,
또 하나의 백지가 오고 있다
2024년 봄
동시영
목차
- 1부 생각은 누구의 주소인가
해석을 넘어가고 질문으로 간다 | 13
생각은 누구의 주소인가 | 15
그를 방랑하다 | 18
수평선은 물에 젖지 않는다 | 21
춤추는 물컵 | 22
채널 9.20 | 25
리기산이 시 속을 지나가다 | 27
생각을 발가벗기다 | 29
푸른건반,베른 | 31
줄장미가 피어나는 생각 | 34
군산 | 36
눈雪 내 놓고 웃다 | 38
생화生畵 | 40
수수 이삭과 고추잠자리와 액자들 | 42
바람의 종을 치다 | 44
그 새가 보고 싶다 | 46
시간에 붙어 있는 이끼를 떼다 | 47
삶이 나 몰래 태어나듯 | 49
‘챙모자처럼’, 지금을 살짝 눌러 쓰다 | 50
존재 삼각형 | 52
2부 0도의 흐름
제주, 시간 민속촌 | 55
속도 안에서 | 57
꽃 필 땐 지는 시간도 핀다 | 58
십이월 | 59
깨진 병 | 60
칠월의 체온 | 61
0도의 흐름 | 63
판화전 | 65
나를 여는 문 | 67
초록빛 고독 | 69
장난감과 생각 | 70
오늘 반 조각 | 71
메아리 길 | 72
시간에 베인 상처 | 73
책이 달빛을 읽다 | 74
카페 미로迷路 | 76
시간의 목소리 | 78
지금은 신기루, 가 보면 없는 | 80
에덴의 언어 | 81
분실 | 82
사람이라는 곳으로 가 보다 | 83
3부 기억의 형용사
시계처럼 눈뜨다 | 87
마라도 | 89
표류 | 90
차창 관광 | 91
유리 존재 | 92
노동의 계절 | 93
깨진 시간 소리 | 94
비의 거주자 | 95
망각을 색칠하는 하양 | 97
기억의 형용사 | 98
원본은 지우고 카피만 읽는다 | 100
숨은 신 | 101
마음과 먼지 | 102
습관은 상징이다 | 103
대나무 | 104
취한 물 | 105
오징어 | 106
마음 무게가 반이다 | 107
숲과 요정과 아낙 | 108
오캔, 넷캔, 꿈캔 | 109
해설┃삶에의 영감과 직관의 순례길 ┃ 방민호 | 111
출판사 서평
철거 공사장
여윈 인부 한 사람
자신을 철거하듯
일하고 있다
비보다 땀에 더 많이 젖어
피로가 나와 하품하고 있다
후두둑. 빗방울 더 많이 떨어진다
하늘도 너무 힘들어 땀 흘리나 보다
삶은 노동의 계절
가끔씩 짠 눈물 흘리고 산다
진달래 한 그루
물끄러미 피고 섰다
- 「노동의 계절」
허공은 영원의 몸
세상은 그림 족속
침묵하는 말
기쁨과 슬픔과 하나 되다가
행복이 놀러 오는 놀이터가 된다
삶은 시간을 따라다니는 그림자
신비에 손가락 하나 걸고 산다
세상은 갈대밭
갈등 많은 사람들
바람 없는 오늘
나무들이
초록빛 고독에 잠겨 있다
- 「초록빛 고독」
가을은 뺄셈만 하더니
봄날은 덧셈만 한다
나란한 복사꽃들
옛 미소에 떠 있고
미로 속에 반복이 환하게 웃고 있다
허공이 붐빈다
꽃 나그네 웃는다
가장 귀한 것들에겐
보이지 않는 길이 있다
반공중 어디쯤
알 수 없는 그곳
비단 살 꽃길
만져보는 봄날
- 「숨은 신」
기본정보
ISBN | 9791192580272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3월 20일 | ||
쪽수 | 128쪽 | ||
크기 |
127 * 205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서정시학 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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