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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앤드 산문집 시리즈
이소연 저자(글)
&(앤드) · 2024년 04월 08일
9.8
10점 중 9.8점
(22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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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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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보다 중요한 삶이 도처에 있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말은 시인이 되어서 즐겁다는 것.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시인이 되고 싶던 사람.

예술과 삶을 반짝이는 마음으로 품어 내는,
이소연 시인의 첫 번째 산문집.

작가정보

저자(글) 이소연

이소연

시인. 글을 쓰느라 너무 바쁜데, 사람들이 나만 보면 그렇게 놀고 언제 글 쓰냐고 한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알 수 없다(증인: 김은지 시인). 2014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 『거의 모든 기쁨』이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는 『은지와 소연』, 『고라니라니』가 있다. 2023년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했다. 백석예술대학교에서 시와 가사 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목차

  • Prologue_시인이 되어서 즐거운

    1부_ 이런 것은 시로 써도 즐겁다
    나를 위한 한 문장
    시인의 겨울나기
    지킬 수 없는 새해 계획
    시의 고유성
    불온하고 불순한 것
    어디까지 긍정적일 수 있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방법
    이슬처럼 작은 것을 가져오세요
    기다림 속에 시심
    시인의 달력
    물은 완벽하다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칭찬
    가슴에 남은 문장, 앙글

    2부_ 시를 쓰면 처음으로 보여 주고 싶은 사람들
    시보다 시 같은 아이
    나는 도봉구에 산다
    사랑에 대하여
    매기
    곁에 두고 싶은 말
    나만의 복수법
    사람에게도 ‘떨켜’가 있다면
    마음이 가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 작약
    꽃이 좋아지는 나이
    선물하는 법
    우리 집 규칙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
    그냥 좋음과 구체적 좋음
    포란(抱卵)의 계절
    사랑하는 마음
    교복에 담긴 마음
    11월의 바깥

    3부_ 시가 이렇게 힘이 세다니
    한 번 말고 여러 번
    되어질 수밖에 없는 우리
    희망은 있다
    한 사람이 만들어 가는 희망
    제부도
    더 없이 아름다운 공허
    하루에 몇 번이나 기적
    구름 뒤편의 노을
    매바위를 이루고 있는 것들
    베끼기
    경력증명서에 넣을 수 없는 나의 경력들
    풍경이라는 방문객
    ‘없군’과 스탕달 증후군
    쓰레기 낭독회
    우리 시대 젊은 여성 시인이 잃지 않은 것
    뒤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
    말이 닿는 곳

    Epilogue_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책 속으로

좋은 시는 나를 부정하는 일에 복무하지 않는다. 나는 나를 떨어뜨리고 당선된 시인의 시 덕분에 나를 한없이 긍정할 수 있었고 믿어 줄 수 있었다.
_p.21-22

나는 쉬려고 하면 꼭 일이 된다. 놀면서 일한다는 엄마의 말이 그냥 하는 말은 아닌 모양이다. 이 글도 놀면서 쓴다. 글이 또 샛길로 새려고 한다. 역시, 불온하다. 즐겁다.
_p.36

각 신문사의 신춘문예 당선작들이 발표된다. 알다시피 등용문이란 말도 저 푸른 용에서 나왔다. 용의 기운을 받고서 활활 날아오르는 작품이 많았으면 좋겠다. 좋은 기운은 번진다. 번지고 번져 복을 준다고 믿는다. 당선 여부를 떠나 모든 응모자가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기쁨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_p.39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에서도 이야기를 통해 서로 알아보는 능력이 생겼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은 어쩌면 이 시대가 우리에게 주는 작은 위안일지도 모르겠다. 얼굴의 절반 이상을 가리니 낯선 만남에서 가지던 긴장감은 줄고 상상력은 늘었다.
_p.41-42

그런데 내게 시는 책상에 앉아 있는다고 찾아오지 않는 무엇이다. 오히려 시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 뜬금없이 찾아오곤 했다. 강의하는 중에, 친구들과의 수다에서, 미술관에서, 바다에서, 버스에서……. 나는 자주 책방 사람들과 웃고 떠들면서 시를 쓸 에너지를 얻었다.
_p.47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는 나에게 누군가 왜 아무것도 안 하느냐고 물으면 “모소 대나무처럼 뿌리를 내리는 중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슬처럼 작은 것들을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
_p.49

달력 공장이 가장 바쁠 때가 8월이다. 아직 오지 않은 겨울이 오길 기다리면서 공장은 출렁거리는 잉크 냄새로 가득했겠지? 그 열기 속에서 달력을 만드는 사람들은 시간이라는 주름을 갖게 됐으리라.
_p.57

어떤 시는 이렇게 누군가의 마음에 옮겨 심긴다. 그러고는 그 사람의 시로 다시 자란다. 낭독회에서 처음 보는 시인에게 꺼내 보인 이 마음이 시가 아니면 무엇일까? 아직 고등학생일 뿐인 이 아이가 여덟 살 때는 철이 없었다고, 지금도 철이 안 들었다고 하는 말이 내 가슴을 사정없이 들이친다.
_p.61

나는 가까운 이들의 호들갑 덕분에 내가 하찮다는 생각을 덜 하고 살았다. 그들은 완벽하지 않은 내 곁으로 다가와 내 헐거워진 틈을 껴안고 일어서게 한다.
_p.62

출판사 서평

2014년 한국경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거의 모든 기쁨』, 『나는 천천히 죽어갈 소녀가 필요하다』를 펴낸 시인 이소연의 첫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이소연 시인은 시인으로서 이슬처럼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그려내고, 팟캐스트 도심시(도무지 지나칠 수 없는 심정으로 시를 쓴다)의 진행자로서 시인의 눈으로 찾아낸 장소에서 시를 이야기하며, 작고 빛나는 작업실 ‘미아 해변’에서 시를 쓰는 친구들과 오붓한 낭독 모임을 이어 가고 있다. 그의 시선은 예술과 삶에 따스하게 머물고, 그의 시적 언어는 문제적인 이슈의 쟁점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발랄하게 풀어낸다. 마치 해소되고 해결된 것처럼. 적어도 이소연의 시 안에서 독자는 유쾌한 해소와 해결을 경험한다.

이번 산문집은 평생 시인이 되길 꿈꿔 온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인이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하는 ‘이소연의 시적인 순간’ 오피니언 칼럼에서 맑고 고운 글을 가려서 엮고, 그 외에 결이 이어지는 글을 함께 묶었다. 오래도록 되고 싶다고 여겨 온 시인이 되어서, 시인의 눈으로 보고, 시인의 몸으로 경험하고, 시인의 마음으로 느낀 바를 담았다.

직업적 만족도와 직업과 존재의 정체성의 일치함이 어느 누구보다 높은 이소연은 그렇게 시인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아주 어려서부터 오로지 시인이 되고 싶던 아이가 ‘시인이 되어서 즐겁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음에, 그 낭만적 직업관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건 그가 고이고이 풀어낸 이야기가 이끌어내는 긍정적 전망이 주는 울림이 크기 때문이다. 꿈을 이룬 사람의 맑은 언어가 일상에 작고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게 문학은 삶의 전부가 된다.

산문집의 제목처럼 그저 예뻐서 품은 표지 그림(매수전 작가 ‘윤슬 2022’)에도 시인이 세상에 전하려는 마음이 한껏 묻어난다. 봄을 알리는 것만 같은 포근한 색으로 반짝이며 따스하게 비쳐드는 ‘윤슬’ 조각은 세상을 예쁘게 품으려는 시인의 마음이다. 세상사가 마냥 아름답지 않아도 어여삐 보고, 애정으로 담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느껴진다. 이소연 시인은 아주 작고 사소한 무엇인가를 소중하게 품어 보는 사람이다. 그는 품지 않은 많은 것이 아름다운 줄 모르는데 품으면 품는 사람의 마음을 입고 아름다워진다고 한다. 그게 좋아서 누군가를 품고, 세상을 품고, 품어진 대상이 아름다워지는 것을 대하는 시인처럼 독자가 마음에 품은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는 봄을 닮아 따스하게 반짝이는 윤슬 조각이 될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66838415
발행(출시)일자 2024년 04월 08일
쪽수 216쪽
크기
120 * 200 * 19 mm / 355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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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힐링돼요
시를 쓰는 사람이 발견하고 기억해낸 삶의 순간들이 예쁘게 다가옵니다. 이병일 시인, 김은지 시인과의 에피소드도 흥미로웠어요ㅎㅎ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이소연 시인의 시를 읽고 팬이 되었는데 산문집이 나와서 읽어보았어요! 정말 웃긴 얘기도 많고 감동적인 표현도 많네요. 사랑이 가득한 책!!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재미있어요. 솔직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에 쉽게 잘 읽힙니다. 시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살아가는 이야기 깨달음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주는 부분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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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능력은 어쩌면 이 시대가 우리에게 주는 작은 위안일지도 모르겠다.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돌을 품어 오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지 생각하다보면 사람의 마음이란 참 신비롭다. 품으면 어떤 것이라도 아름다워진다. 품지 않은 많은 것들이 아름다운 줄 모르는 데 품으면 품는 사람의 마음을 입고 아름다워진다.
그저 예뻐서 마음에 품는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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