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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저자(글)
커뮤니케이션북스 · 2024년 0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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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 바르부르크는 도상학의 정초자이자 문화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미술사학자다.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집단 기억과 문화를 가로지르는 상징을 탐색해 미술사의 지평을 크게 확장했다. 특히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언어와 대표적 기억 매체인 이미지에 깊이 천착하며 인간 정신의 격동과 양극성을 포착하려 했다. 이 책은 열 가지 키워드로 바르부르크의 방대한 학문 세계를 조망한다. 누구나 쉽게 이미지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시대, 이미지를 제대로 읽고 이해할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보라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초빙교수다. 독어독문학과 예술학을 전공한 후 이미지와 기억, 매체 확장, 이미지 생태학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시 <입장들>, <크라프트베어크2019: 호모 심비우스> 기획에 참여했으며 2021년 호반문화재단 H아트랩 1기 입주이론가로 선정된 바 있다. 주요 논문으로 “세계극장: 아비 바르부르크의 문화이론에 나타난 퍼포먼스 패러다임”(2020), “디지털 미디어 시대 회화의 확장에 대한 고찰”(2019)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아트폼스≫(공역, 2016), ≪미디어비평용어21≫(공역, 2015), ≪꼭 읽어야 할 예술이론과 비평 40선≫(공역, 2013), ≪개념미술≫(2008), ≪바실리 칸딘스키≫(2007) 등이 있다.

목차

  • 이미지학의 창시자 아비 바르부르크

    01 이미지 아틀라스 므네모시네
    02 그리자유
    03 양극성
    04 사유공간
    05 고대의 잔존
    06 파토스포르멜
    07 도상학
    08 바르부르크문화학도서관
    09 뱀 의식
    10 이미지 운송수단

책 속으로

<므네모시네>의 가장 큰 특징은 패널의 기록 자료 모두가 흑백 사진으로 복제된 이미지였다는 점이다. 바르부르크는 자신의 노트에 <므네모시네>가 사진 복제를 통해 ‘사회적 기억’을 구성하려는 시도라고 썼다. 미술사란 이미지로 기록된 사회적 기억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바르부르크는 당시 새로운 매체였던 사진에 관해 특별히 숙고하지 않고 단지 시각화의 한 도구로서 관심을 보였을 뿐이지만, 분명 사진이 집단 기억을 보존하면서도 동시에 잠재적으로는 파괴하는 데 미칠 수 있는 엄청난 영향력을 깨달았을 것이다.
_“01 이미지 아틀라스 므네모시네” 중에서

이러한 <므네모시네>의 형식은 ≪상상의 박물관(Musée imaginaire)≫에서 앙드레 말로(André Marlaux, 1901∼1976)가 흑백 사진에 관해 언급한 내용과 연결 지어 고찰할 수 있다. 말로는 흑백 사진이 사진 속에 재현된 대상들을 서로 ‘접근시킨다(rapprocher)’고 주장한다. 이는 바르부르크가 <므네모시네>에서 흑백 사진을 통해 모방하거나 재창조한 그리자유 기법의 효과다. 다시 말해 바르부르크는 그리자유 형식을 통해 고대부터 현대까지 여러 예술가들이 제작한 각기 다른 주제와 매체의 예술 작품 혹은 여타 이미지들을 비교·은유·숙고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할 만큼 서로 유사해 보이게 한다. 주의를 분산하는 색을 배제하면서 형태 자체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 것이다.
_“02 그리자유” 중에서

바르부르크의 핵심 용어 ‘파토스포르멜’은 인간의 몸짓 표현에 대한 그의 오랜 관심을 반영한다. 인간의 강렬한 감정을 뜻하는 ‘파토스’와 일정하게 반복되는 형식 혹은 공식을 의미하는 ‘포르멜’의 결합은 일견 모순처럼 보인다. 하지만 파토스포르멜은 양극성 개념과 마찬가지로 이미지를 주술과 논리, 격정과 관조 사이 상반된 힘의 긴장 속에서 바라보려는 바르부르크의 근본 태도와 맞닿아 있다.
_“06 파토스포르멜” 중에서

“부르고뉴 태피스트리에 나타난 일하는 농부들”에서 바르부르크는 태피스트리가 애초부터 민주적 특질을 지닌 매체라고 설명한다. 태피스트리는 오직 ‘한 점’만 존재하는 독창적 창조성의 산물이 아니다. 직조 장인이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동일한 주제를 여러 번 반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피스트리는 씨실과 날실을 엮어 이미지를 직조하는 그림으로, 젖은 회벽에 그리는 프레스코화처럼 영원히 벽에 고착되는 것이 아니라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지지체다. 많은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운반이 가능했던 태피스트리는 프랑스와 플랑드르의 경계를 넘을 수 있었다. 나폴리의 페라라 공작과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은 플랑드르의 장인들이 직조한 태피스트리를 소중히 여겼다.
_“10 이미지 운송수단” 중

출판사 서평

모든 시대의 기억과 몸짓을 누비는 미술사

누구나 쉽게 이미지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시대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지를 제대로 읽고 이해할 방법을 모른다. 이미지 데이터의 급류에 그저 휩쓸릴 뿐이다. ‘이미지학’의 창시자 아비 바르부르크의 사유를 다시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바르부르크는 대표적 기억 매체인 이미지를 연구해 “후세가 비극에 저항할 자기의식을 갖도록 돕겠다는” 포부를 내비치면서 균형과 절제, 거리두기를 함의하는 능동적 이미지 읽기 방식을 제안한다.
바르부르크는 한마디로 ‘경계를 넘어선’ 연구자였다. 양식 구분과 학문적 경계에 갇힌 미술사를 단호히 거부하고 학제적 접근을 취해 미술사 연구를 인류학적 탐구로 확장했다. 특히 고대 이래 인간 감정을 표현해 온 몸짓 언어에 주목했다. 이러한 주제하에 이루어진 이미지 탐색은 미술 작품뿐 아니라 기존 미술사가 기피한 주술과 점성술, 종교 의례, 축제까지 가로지른다. 폭넓고 유연한 접근 태도 덕에 바르부르크의 이름은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시각문화 연구, 매체 이론, 기억 연구 분야에서 활발히 회자되고 있다.
이 책은 열 가지 키워드로 바르부르크의 방대한 학문 세계를 여행한다. 바르부르크가 직접 만든 조어이거나 빈번히 사용한 용어인 “파토스포르멜”, “사유공간”, “고대의 잔존” 등을 살펴보며 인간의 역사에서 이미지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 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울러 바르부르크가 자신의 연구를 총망라한 이미지 패널 ‘<이미지 아틀라스 므네모시네>’를 구성한 방식과 그의 장서에 기반해 세워진 ‘바르부르크문화학도서관’의 변천사도 상세히 조망할 수 있다.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 1866∼1929)
독일의 미술사학자. 도상학, 문화학의 선구자이자 이미지학의 창시자로 평가받는다. 1866년 6월 13일 독일 함부르크의 은행가 가문에서 태어나 본, 스트라스부르, 피렌체 등에서 고고학과 미술사를 공부했다. 보티첼리의 작품 <비너스의 탄생>과 <봄>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래 르네상스 시대 예술을 중심으로 고대부터 이어진 인간의 몸짓 표현을 연구했으며 1896년 미국을 방문해 약 1년간 머무르며 북아메리카 푸에블로 인디언의 문화를 인류학적으로 고찰했다. 방대한 사료와 책을 수집한 장서가로서 바르부르크문화학도서관을 건립해 강연과 전시 활동을 전개했고 조현병으로 인한 요양원 체류 이후 자신의 연구를 총망라한 이미지 자료 모음인 <이미지 아틀라스 므네모시네> 패널을 구성했다. 1929년 10월 26일 갑작스러운 심장 마비로 생을 마감하면서 <이미지 아틀라스 므네모시네>는 미완의 프로젝트로 남았다. 바르부르크 사후 바르부르크문화학도서관이 소장한 자료는 나치 탄압을 피해 영국으로 옮겨져 런던대학교 부설 바르부르크연구소의 토대가 되었고, 독일 통일 이후 함부르크에서는 과거 바르부르크문화학도서관이 위치했던 건물이 바르부르크하우스로 복원되어 바르부르크의 학문 세계와 탐구 정신을 이어 가고 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28896057
발행(출시)일자 2024년 02월 16일
쪽수 121쪽
크기
128 * 189 * 13 mm / 268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컴북스이론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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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부르크 연구소에서 출간된 책들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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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적당한 가격에 간결한 해설을 읽을 수 있어서 좋은데 원어도 잘 병기되어있고 집필진도 괜찮은 편
86페이지 이미지 운송수단 용어 원어 병기 좋았음
그러나 논문명 원어 병기할거면 다하지 왜 1912년과 1920년 마지막은 뺐을까
10점 중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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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통해 서구 문명의 분열증을 진단했던 역사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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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 바르부르크는 도상학의 정초자이자 문화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미술사학자다.
아비 바르부르크
(내가 남기는) 이미지와 글은 후세가 충동적 주술과 담론적 논리 사이 긴장 상태라는 비극에 저항할 자의식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아비 바르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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