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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모빌리티와 도덕성

도시의 기술과 철학
모빌리티인문학 총서 51
셰인 엡팅 저자(글) · 김나현 번역
앨피 · 2024년 0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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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가장 존중받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윤리적인 도시의 지속가능성, 도시철학

도시의 교통수단이라는 도덕적 얽힘을 고찰하도록 초대하는 보기 드문 책이다. 과거에 고정된 시선으로 21세기를 달려 나가고 있는 학문 풍토 속에서 이 책의 저자 셰인 엡팅은 가치 있는 질문에 대한 새로운 철학적 분석을 보여 준다. 가야만 하는 곳으로 우리는 어떻게 가야 하는가? 특히 AI, 자율주행 등 기술적 혁신으로 이동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는 교통 문제는 오늘날 모든 사회집단과 개인의 이해관계가 뒤얽힌 고도로 예민하고 복잡한 분야이다. 저자는 여러 이해당사자 관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윤리적인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찾아 나가며, 도시철학과 교통정의라는 시급한 과제를 제기한다. 사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교통에 대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교통 문제와 관련된 다양한 도덕적 차원은 도시 모빌리티에 대한 고찰로 이어진다. 역사적·사회적·정치적·생태적 요소를 시야에 두고 그 각각의 도덕적 차원을 파노라마적으로 보면서 모빌리티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지속가능성과 인간의 번영 같은 가치 있는 목표를 우선시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다.

도시 교통수단이라는 도덕적 얽힘, 교통정의

본질적으로 정의로운 교통 시스템을 설계한다는 것은 최선의 경우 복잡하고, 최악의 경우 불가능하다. 이것이 모빌리티의 특성이다. 이와 관련한 이 책의 또 다른 목표는, 수시로 변화하는 조건들로 짜인 전 지구적 그물망에 도시교통 시스템이 어떻게 자리 잡고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이를 파악하고 나면, 이 그물망을 구성하는 조건들이 도시 모빌리티라는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교통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넓은 사회적·물질적 맥락 속에 놓여 있어 수많은 긴장을 수반한다. 도시경관을 탐색해야 할 필요성은 그 속에 얽힌 무수한 윤리적 문제에 있다.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하기 위한 도덕적 순서화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이 책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교통 시스템과 연결된 윤리적 차원을 깊이 이해함으로써 인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서 모빌리티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포용적인 ‘도덕적 순서’

‘도덕적 순서moral ordering’는 이 책의 핵심 개념이다. 저자는 도시 모빌리티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범주를 취약계층과 소외계층, 공중, 비인간, 미래 세대, 도시 인공물 등으로 나눈 뒤 각 범주의 우선순위 문제를 다룬다. 수많은 윤리 문제가 있지만 어떤 문제는 다른 문제보다 더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결국 ‘도덕적 순서’를 다루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 책이 추구하는 사고의 산물이자 그 결과물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도덕적 순서는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연루된 윤리적 문제를 처리하는 개념적 장치다. 이는 문제의 윤리적 상황에 초점을 맞춘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우리가 왜 교통 문제를 사회의 시급한 도덕적 쟁점 중 하나로 다뤄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이와 관련하여 기술윤리학, 생태중심주의, 환경윤리학, 약한 인간중심주의, 구조윤리학, 부분전체론, 다중기술분산, 단일기술포화 등 다양한 이론과 쟁점이 소개된다.

이 책의 총서 (57)

작가정보

저자(글) 셰인 엡팅

Shane Epting
미주리과학기술대학교Missouri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철학과 교수로, 도시철학연구회the Philosophy of the City Research Group의 공동창립자이다. 여러 이해당사자 관계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윤리적인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며, 도시철학과 교통정의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도시계몽: 다중이해관계자 참여와 도시Urban Enlightenment: Multistakeholder Engagement and the City》(2023), 《농업비즈니스의 윤리: 글로벌 식량 문제와 정의Ethics in Agribusiness: Justice and Global Food in Focus》(2022), 《도시 구하기: 도시 기술의 분류학Saving Cities: A Taxonomy of Urban Technologies》(2021), 《도시 모빌리티와 도덕성: 도시의 기술과 철학The Morality of Urban Mobility: Technology and Philosophy of the City》(2021)이 있다.

번역 김나현

용인대학교 조교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고 동 대학원에서 〈민중시의 자기재현 수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한국 현대문학의 쟁점과 전망》(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모바일 임모바일 2》, 《모빌리티와 푸코》가 있다. 〈알레고리의 정동적 시간성〉, 〈모빌리티 노동의 정동〉, 〈장치로서의 (임)모빌리티와 그 재현〉 등 다수의 논문을 썼다.

목차

  • ■ 감사의 말
    ■ 머리말

    1장 앞으로의 길

    2장 이동과 사고
    요나스 기술윤리학의 약속
    도시를 위한 기술을 위해

    3장 사고, 이동, 부분
    부분전체론적 사고방식과 교통 시스템
    도시 모빌리티와 단일기술포화
    도시 모빌리티와 다중기술분산

    4장 이동, 부분, 도덕성
    구조윤리학과 교통기술: 도덕적 순서를 향하여

    5장 도덕적 순서를 향한 길
    생태중심주의와 교통 문제에 대한 적용
    교통 문제에서 생태중심주의의 문제점

    6장 도시 모빌리티에서의 도덕적 우선순위
    내재적 가치와 도시 모빌리티
    교통에서의 약한 인간중심주의
    약한 인간중심주의와 도덕적 순서

    7장 사랑, 존중, 그리고 도시 모빌리티
    고속도로처럼 생각하기

    8장 이동, 사고, 협력
    비전문가와 교통 전문가 사이의 긴장

    9장 도덕적 순서와 가치 있는 목표
    교통 전문가, 도덕적 찬사, 그리고 도시 모빌리티 재편
    도시 주민, 도덕적 찬사, 도덕적 존중, 그리고 도시 모빌리티 재편
    미래 연구 분야: 안락의자에서부터 거리까지

    10장 사고, 이동, 미래
    자율주행차(AVS)의 가정적 관점
    불완전한 선례로서의 교통 네트워크 회사(TNCs)
    자율주행차와 불확실한 미래
    ■ 미주
    ■ 참고문헌

책 속으로

만약 집에서 직장 혹은 파트타임 일터까지 이동하느라 매일 3~5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 사람이 사회적·경제적 발전을 이룰 수단을 스스로 결정하리라 기대하는 건 완전히 비현실적이다. 취약계층, 소외계층, 경제적 약자, 소득이 고정된 노령층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통 시스템이 이들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들은 아예 기본 한계선을 설정하는 성문화된 프로토콜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 27쪽

도시 모빌리티의 미래를 둘러싼 학제간 연구 및 다학제 연구에서 현재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 중 하나가 자율주행차 연구이다. 자율주행차가 도시경관을 지배하는 현실이 당장 우리 눈앞에 펼쳐진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가능성과 궁극적인 현실을 연구하는 것은 자율주행차 문제를 도시환경에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와 관련된 여러 고려 사항을 탐구하게 해 준다. 이와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와 교통 당국에도 철저히 물어야 한다. 누가 그런 결정을 할 것인가? -48쪽

이로써 도덕적 우선순위를 다루는 캘리콧의 접근 방식이 교통 문제에서 이해당사자의 다양성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전시켰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전에, 그의 생태중심주의에 내재된 개념적 한계를 직시하고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 절에서는 캘리콧과 다른 환경철학자들이 생태중심주의를 어떻게 정의하고 위치 짓는지 살펴본다. - 135쪽

도덕적 순서를 정하는 데에 필요한 약한 인간중심주의와 구조윤리학의 이점에 대해서는 이미 설명했으니, 이제 비인간 세계, 미래 세대, 도시 인공물 등 앞서 언급했던 것들을 차례로 다루며 도덕적 순서의 요소들을 다루는 방법을 살펴보자. - 183쪽

도덕적 순서 하에서 우리는 본성적 이기심에 반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사고의 기술이기 때문에 실수가 발생하더라도 회복력이 있어야 한다. 제안한 대로 혹은 앞 장에서 논의한 내적 본성의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그 운영 능력은 남용을 방지하는 동시에 도덕적 순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작동되어야 한다. 결국 주민들과 함께 일하기로 선택한 도시계획가는 도시적 가부장주의에서 벗어나 협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협력적 도시계획, 즉 ‘공동계획’이라고 한다. - 224쪽

자율주행차가 모든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율주행차를 도시교통의 미래에 대한 사고의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우리가 무인 차량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무인 차량이 우리를 도와야 한다. 이 생각은 미래를 주시하면서 현재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노력을 집중해야 함을 의미한다. 자율주행차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무인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269쪽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2647272
발행(출시)일자 2024년 01월 30일
쪽수 304쪽
크기
149 * 215 * 22 mm / 618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모빌리티인문학 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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