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존
도서+사은품 또는 도서+사은품+교보Only(교보굿즈)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20,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5,000원 미만 시 2,500원 배송비 부과
1Box 기준 : 도서 10권
로그아웃 : '서울시 종로구 종로1' 주소 기준
이달의 꽃과 함께 책을 받아보세요!
1권 구매 시 결제 단계에서 적용 가능합니다.
알림 신청하시면 원하시는 정보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키워드 Pick
키워드 Pick 안내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다른 연관 도서를 다양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서비스로, 클릭 시 관심 키워드를 주제로 한 다양한 책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키워드는 최근 많이 찾는 순으로 정렬됩니다.
SF 작가들의 작가, 올라프 스테이플던이 그려낸
초능력자들의 유토피아, 그 시작과 끝
엑스맨 시리즈와 《파리 대왕》에 앞선 철학적 SF
당신은 스테이플던의 작품을 신비주의로, 혹은 사회적 상징으로 읽을 수 있다. 끓어오르는 아이디어의 향연일 수도 있고, 심연에까지 닿는 비극적 감성이기도 하다. 때로는 화려한 서사시의 질주로도 다가온다. 어떤 모티브를 기대하든, 일단 스테이플던을 읽어라.
_〈뉴욕 헤럴드 트리뷴〉
철학자이자 작가인 스테이플던은 현대 SF에 큰 영향을 끼쳤다. SF 작가라면 먼저 떠오르는 아서 클라크, 스타니스와프 렘, C. S. 루이스 등에게 영향을 미쳤고, 버트런드 러셀과 같은 철학자마저도 스테이플던의 영향을 받았다. 스테이플던은 영국 SF의 사상적, 철학적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을 만큼 위대한 작가다.
《이상한 존》에는 만화와 영화로 유명한 엑스맨 시리즈에 등장하는 슈퍼히어로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초능력자들이 등장한다. 게다가 《파리 대왕》과 같은 유토피아를 그려내기도 한다. 그래서 엑스맨 시리즈와 《파리 대왕》이 묘하게 섞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엑스맨 시리즈의 슈퍼히어로와 《이상한 존》의 등장인물들은 다른 점이 있다. 슈퍼히어로들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능력을 사용하지만, ‘호모 수페리어’들은 다른 목적을 위해 그들의 능력을 발휘한다. 그들은 초월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 면에서 니체 철학의 ‘초인’, 즉 위버멘슈를 SF 식으로 그려낸 것이 바로 《이상한 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유토피아적 세계국가주의를 담고 있어서 단순한 SF를 넘어서 철학적, 사회적 이상까지 담고 있는 심오한 작품이다.
누구도 따라잡기 어려운 스테이플던의 개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 소설을 보면 왜 그가 SF 작가들의 작가로 평가받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1886년 영국 시컴에서 태어났다. 철학자이자 SF 작가인 스테이플던은 어린 시절 이집트 포트사이드에서 6년을 지냈고 영국 명문 기숙학교인 애보츠홈 학교와 옥스퍼드 베일리얼 대학을 다녔고 리버풀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때 맨체스터 그래머 스쿨에서 교사로 잠시 일했으며 1910년에서 1912년 동안 리버풀과 포트사이드에 있는 선박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을 때 양심적 병역 거부를 하기도 했으나,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구급차 운전사로 활동했고 프랑스 무공 십자훈장을 받았다.
1930년에 출간한 《최후 인류가 최초 인류에게Last and First Men》가 성공을 거두자 전업 작가로 전향하고 이후 소설과 철학 분야에서 많은 책을 내놓았다.
스테이플던의 소설은 현대 과학소설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아서 클라크, 브라이언 올디스, 스타니스와프 렘, 버트런드 러셀 등 수많은 작가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최후 인류가 최초 인류에게》(1930) 《런던의 마지막 인간Last Men in London》(1931) 《이상한 존》(1935) 《별 창조자Star Maker》(1937) 《시리우스Sirius》(1944) 등이 있다.

작가, 번역가. 2005년 과학기술창작문예 중편부문 당선. 2014년, 2016년, 2017년에 각각 SF 어워드 단편 부문 최우수상, 2015년에 우수상 수상. 작품집으로 《우리가 추방된 세계》 《삼사라》 《우리의 이름은 별보다 많다》가 있고, 《뉴로맨서》 《이중도시》 《유리감옥》 《블라인드사이트》 등을 번역했다. 대학에서 장르 스토리텔링을 강의하고 있으며, SF 드라마 제작에 작가로 참여하고 있다.
목차
- 1장 존과 나.. 7
2장 1단계.. 17
3장 무서운 아이.. 35
4장 존과 어른들.. 53
5장 사고와 행동.. 75
6장 발명들.. 97
7장 사업.. 117
8장 화려한 사춘기.. 133
9장 젊은 인류학자의 연구법.. 155
10장 곤경에 빠진 세계.. 167
11장 기묘한 만남들.. 205
12장 야생의 존.. 221
13장 추적.. 245
14장 기술적인 문제.. 271
15장 자클린.. 283
16장 아들란.. 303
17장 응군코와 로.. 321
18장 스키드호의 첫 항해.. 339
19장 개척지.. 363
20장 생존.. 377
21장 끝의 시작.. 409
22장 끝.. 443
옮긴이의 글.. 455
강정의 《이상한 존》 다시 쓰기
마스터 존과의 해후 그리고 꽃의 맛.. 461
추천사
-
스테이플던은 굉장한 작가다. 비범한 상상력과 시야로 그는 찬란한 대가들의 영역에 입성했다.
-
스테이플던의 문학적 상상은 거의 무한대이다.
책 속으로
처음 존에게 일대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을 때, 존은 웃었다.
“세상에, 인간이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존이 말했다.
존이 말하는 인간이란 보통 ‘바보’와 동의어다.
나는 항의했다.
“하지만 고양이도 왕을 바라볼 수는 있잖니.”
존이 대답했다.
“그렇죠. 그러나 고양이가 정말로 왕을 알아볼 수 있을까요? 야옹아, 내가 누군지 알겠니?”
이게 바로 괴상한 아이가 다 자란 성인에게 하는 말이다.
_9쪽
처음에는 미숙한 신체가 커다란 장애였다. 다리는 여전히 태아와 비슷했으며 짧고 굽은 상태였다. 그러나 꾸준히 사용한 결과,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굴하지 않는 의지 덕분에, 두 다리는 금세 곧게 자랐으며 길고 튼튼해졌다. 일곱 살이 되자 존은 토끼처럼 뛰고 고양이처럼 기어오를 수 있었다. 이제 존은 정상적인 네 살배기처럼 보였다. 하지만 어딘가 억세고 힘찬 구석이 있어 열아홉 살 먹은 개구쟁이 같기도 했다. 얼굴 윤곽은 유아형이면서 도 간혹 마흔 살 성인의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거대한 눈과 착 달라붙은 백발의 고수머리 덕분에 존은 연령을 초월하고 심지어 인간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_38~39쪽
나는 이제 존을 이해하는 척하지 않는다. 하지만 존에 대해 한두 가지 가설을 세워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 이 사건의 경우 내 가설은 이렇다. 존은 이 일을 통해 자기 과시라는 단계를 통과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존이 잔디깎이 사건에 대한 복수심을 그때까지 키웠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존은 제 또래 가운데 가장 강한 상대에게 자신의 힘과 기술을 시험해보기로 냉정하게 결정했을 것이다. 그러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불쌍한 스티븐이 화를 내도록 찬찬히, 세심하게 몰아세웠을 것이다. 차가운 분노 속에서 더 잘 싸울 수 있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런 상태를 끌어냈을 것이다. 내 생각이지만, 시험에 성공하려면 친구들 간의 싸움이 아니라 진짜 야수들의 격돌, 목숨을 건 투쟁이 필요했다. 어쨌든 존은 바라는 것을 얻었다. 그리고 그 과정 중 찰나의 순간에 단 한 번, 그 너머에 있는 무언가를 깨달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_52쪽
존은 일생을 어릴 적 흥미를 가진 것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생의 끝자락에서 존은 천진한 소년처럼 장난쳤고 연극을 했다. 하지만 이런 측면들은 성숙한 면의 부가 물에 불과했다. 일례로, 존은 국제 문제와 사회 정책에 있어서 개인이 추구해야 할 목표들에 대해 이미 의견을 세웠다. 또한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 천문학에 관해 방대한 서적을 읽었고,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했다. 철학 자체에 대한 반응은 독특하게도 일반적인 수준의 철학을 갖춘 성인이 보이는 반응과 달랐다. 유명한 고전 철학 문제를 처음 접하자, 존은 거기에 푹 빠 져서 일주일 내내 그 문제를 다룬 논문들을 읽었다. 그리고 다음 문제가 머릿속에 떠오를 때까지 철학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끊었다.
_79쪽
존은 우리 종 자체를 진심으로 혐오했지만, 종의 구성원 각자에 대해서는 경멸과 존경, 초연함과 호의가 뒤섞인 묘한 감정을 품었다. 존은 우리가 아둔했기 때문에 경멸했지만, 때로 선천적인 무능함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며 존경하기도 했다. 조용히, 무관심한 태도로 우리를 이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운명이나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 때문에 곤경에 처할 때면 놀라울 만한 겸 손과 헌신으로 우리를 도왔다.
_101쪽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존이 털어놓았던 행동의 동기가 이중적이라는 점이다. 우선, 존은 유로파와의 비참한 사건 이후로 마음을 다독일 필요가 있었고, 감수성과 통찰력이 조금이라도 통하는 사람과 섬세하고 친밀한 교류를 나누고 싶어 했다. 또한 그 대상은 존이 사랑하는 동시에 존을 깊게 사랑하며 그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기쁘게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했다. 두 번째로, 존은 자신을 키워준 종족의 문화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무의식적인 묵인에서 자유롭기 위해 호모 사피엔스의 도덕에서 독립을 선언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그 종족의 으뜸가는 금기 중 하나를 깨야만 했다.
_153~154쪽
나는 왜 존이 나를 그런 식으로 이용하게 내버려두었을까? 나는 왜 존에게 그토록 많은 시간과 관심을 쏟아붓고 저널리스트로서의 소중한 경력을 희생했을까? 존은 결코 사랑스러운 존재가 아니었다. 물론 저술가나 전기 작가의 관점에서 보자면 더 좋은 소재가 없었고, 당시 나는 언젠가 세상에 존의 얘기를 알리겠노라고 마음먹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때가 존의 일생에서는 초반부였는데도 그 덜 여문 영혼이 신기함보다는 미묘한 매력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나는 존이 새로운 빛 속에서 완전히 다른 존재로 거듭나기 위해 영혼을 재정비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 계시 속에서 한 가닥 빛이라도 얻고 싶었다. 나는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존의 통찰이 보통 인간의 정신적 한계를 본질적으로 뛰어넘은 것임을 깨달았다.
그때 존이 손에 넣은 유일한 계시는 인간 종족이 무익하다는 망연자실한 확신뿐이었다. 존은 이 사실을 깨달은 후 어떨 때는 경멸을, 어떨 때는 인간 세계를 덮칠 멸망에 대한 두려움을, 어떨 때는 그 속에 엮인 자신에 대한 공포를 내비쳤다. 하지만 때로는 열정, 냉소적인 재미 또는 열정과 두려움과 불길함이 묘하게 섞인 기분에 빠져 있기도 했다.
_166쪽
“이런 얘기를 계속해봤자 소용없어요. 결론은 간단해요. 호모 사피엔스는 한계에 직면했어요. 그리고 나는 멸망한 종족을 뜯어고치느라 인생을 낭비할 생각이 없어요.”
_199쪽
“나는 온갖 종류의 정신들을 세밀하게 살펴봤고, 그 결과 진짜 중요한 일에 대한 호모 사피엔스의 학습 능력이 놀라울 만큼 낮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난 전쟁에서 아무 교훈도 얻지 못했잖아요. 인류의 지능이란 팔랑거리며 촛불에 뛰어들었다가 그 충격에서 벗어나자마자 다시 달려드는 나방 수준이에요. 날개가 다 탈 때까지 반복하는 거죠. 머리로 위험을 감지하는 사람들은 많아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행동하지 않아요. 나방이 불로 뛰어들면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날갯짓을 멈추지 못하는 것과 같죠. 지금 준동하고 있는, 국가주의라는 이름의 광적인 종교와 꾸준히 발전하는 파괴의 기술이 피할 수 없는 대재앙을 초래하고, 기적을 방해할 거예요. 더 풍부한 지성으로 단숨에 도약하고 세계적인 규모의 사회적, 종교적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기는 해요. 하지만 그 가능성과는 별개로, 15~20년 이내에 질병이 머리를 잠식할 거예요. 그러다가 어느 날 강대국들이 서로 공격하겠죠. 그리고 콰쾅! 문명은 몇 주 면 사라질 거예요. 물론 내가 인류의 지휘자라면 그런 파국은 막을 수 있어요. 하지만 전에도 말한 것처럼,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로 핵심적인 일을 포기해야 해요. 양계장을 살리자고 그런 희생을 치를 수는 없어요. 결론적으로, 나는 당신네 어이없는 종족에 대해 전부 알았어요. 이제는 내 힘으로 일어서야 하고, 가능하다면 다가오는 대재앙에서 살아남아야 해요.”
_202~203쪽
호모 사피엔스의 기준으로 볼 때 ‘인간’으로 통할 수는 있었겠지만 그녀는 어딘가 이상했다. 만약 내가 저널리스트가 아니라 상상력이 넘치는 소설가였다면 그녀가 ‘소름 끼치고’ 아득하며 몽롱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노라 고 묘사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한 것만 기록하는 사람이므로 그녀가 태아에 가까운 아기와 성인의 기이한 혼합물이었다고 설명하겠다. 툭 튀어나온 눈썹, 짧고 넓은 코, 커다란 눈과 그 사이의 넓은 간격, 놀랄 만큼 큰 얼굴, 코와 입술을 연결하는 깊은 골, 그 어딜 봐도 완벽한 태아였다. 그러나 조각 같은 입술과 섬세한 틀에서 뽑아낸 것 같은 눈꺼풀은 불로의 신격을 암시하는 신비한 경륜을 나타내고 있었다. 물론 나는 이미 존의 기이함에 익숙했기에 그녀의 이상한 얼굴이 개성과 보편성이 합쳐진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미묘하게 내비치는 쌀쌀맞은 거북함에도 불구하고 여성스러움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와 동시에 누구와도 다른 독특함과 개별성이 있었다. 그녀를 보고 있다가 그 점포 안에서 가장 매력적인 다른 여인으로 눈을 돌려보니 놀랍게도 거부감이 들었다. 나는 현기증 같은 것을 느끼면서 그 찬탄스러운 기괴함을 다시 바라보았다.
_288~289쪽
‘사랑하는 아이, 신과 같은 아이야. 이제 네가 나를 떠날 때가 되었단다. 나는 네 앞에 놓인 미래를 보았다. 네가 찬양 때문에 발을 헛딛는 일 없이 그 예지를 담아둘 수 있어도, 그걸 너에게 얘기해줄 사람은 내가 아니란다.’ (중략)
‘오늘 밤이나 내일, 나는 죽는다. 알라께서 내려주신 그 모든 통찰력으로 과거와 현재를 찬미하고 가까운 미래까지 찬미하는 일을 끝냈기 때문이지. 더 먼 미래까지 훔쳐보았지만, 어둡고 끔찍한 것밖에 보이지 않더구나. 그것들을 찬양하는 건 나의 소관이 아니다. 고로 내가 책무를 다했음은 명백하며, 이젠 쉴 수 있겠구나.’
_318~319쪽
우리가 당신네 종족의 일원이었다면, 그렇게 평범한 정신에서 나온 불분명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면 우리가 저지른 일은 범죄가 맞아요. 오늘날 당신네가 배워야 하는 중요한 교훈은 자신의 건전한 정신에서 나온 산물을 없애느니, 차라리 목숨을 끊거나 가장 고상한 ‘인간적’ 목표를 희생하는 편이 낫다는 거예요. 하지만 당신들이 늑대와 호랑이를 죽여서 훨씬 더 똑똑한 인간의 정신을 꽃피운 것처럼, 우리도 그 불운한 생물들을 죽임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그들이 무고했을지는 몰라 도 위험했어요. 그자들은 무의식중에 이 행성에 막 탄생하려고 하는, 가장 고귀하고 실용적인 모험을 위험에 처하게 했어요. 생각해봐요! 당신과 버사가 유인원들이 득시글거리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가정해봐요. 그 유인원들은 나름대로 영리하고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맹목적이고 야만스럽고 폭력적이에요. 그런데도 안 죽이겠어요? 인간 세계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포기하겠어요? 그걸 포기한다는 건 육체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비겁한 짓이에요. 흠, 만약에 당신네 종족 전체를 이 행성에서 쓸어버리는 게 가능하다면, 솔직히 우리는 그렇게 할 거예요. 당신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는다면 우리를 말살하려 들 게 분명하니까요. 명심하세요.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라는 이름의 음악에 전혀 득이 되지 않아요. 헛된 복창만 계속할 뿐이죠. 그 주제를 더 좋은 악기로 연주할 때가 온 거예요.
_352~353쪽
앞서 얘기한 바 있는 섬에서의 생활에 대해 다 적은 후 교정을 위해 살펴보니, 그처럼 작은 공동체의 정신 중 내가 인지할 수 있었던 부분만 전달하는 데도 완전히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 고 해도 그 섬의 생활상을 특징짓는 가벼움과 진지함, 광기와 초인들만의 온건함, 고상한 상식과 색다른 무절제의 조합을 구체화할 수는 없을 것이다.
_408쪽
“여기 더 있으면 우리들하고 같이 죽을 거예요. 그러면 기록도 사라지겠죠. 그것들이 남든 말든 우리야 전혀 상관없지만, 당신네 종족 중에 더 개화된 일원이 있다면 관심을 가질지도 몰라요. 시간이 한참 흐르고 각국 정부가 아픈 기억을 잊기 전에는, 출간은 꿈도 꾸지 마세요. 아, 그리고 원한다면 그 일대기를 세상에 영원히 남기세요. 물론 소설로요. 안 그러면 아무도 안 믿을 테니까요.
_446쪽
이제 《이상한 존》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SF는 추상적인 가치를 구상적으로 그려내기에 아주 적합한 장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니체 철학 중 위버멘슈라는 용어가 대변하는 요소의 SF 장르적 변용이다. 또는 존과 동료들이 위버멘슈와 슈퍼히어로의 교집합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그들이 고민하고 결단하는 방향이 21세기 할리우드 영화에서 등장하는 슈퍼히어 로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 될 것이다.
_옮긴이의 말
출판사 서평
호모 수페리어 ‘이상한 존’의 일대기
초능력자들의 유토피아를 그려내다
화자인 ‘나’가 출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짧지만 강렬한 존의 삶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일종의 일대기로 담아낸 것이 바로 《이상한 존》이다. ‘나’는 존이 왜 자신만의 개척지를 세웠는지, 얼마나 열정적으로 그 임무에 헌신했는지, 그러고도 성공 가능성을 믿지 않을 만큼의 선구안을 지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세상 사람들 누구도 초인인 그들의 업적을 이해하지 못할 테고 반드시 그 결과물을 파괴할 것을 확신했기에 스스로 유토피아를 폭파시키고 마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어렴풋이나마 그 이유를 이해하는 유일한 ‘범인凡人’으로 등장한다.
존의 본질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으며, 그의 출생과 성장마저 평범함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기에 존은 스스로 ‘호모 수페리어’라고 칭한다. 존의 탁월함은 니체 철학의 ‘초인’을 떠올리게 하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이 세상의 도덕과 질서는 존에게는 통하지 않으며, 이 세상의 모든 지식도 그저 수단에 불과했다.
존은 이 세상의 것을 초월하여 자신의 동족을 찾고 그들을 하나씩 모아 그들과 함께 개척지를 세운다. 그들에게 이 세상은 고통이었기에, 개척지만이 유토피아였다. 그러나 이 세상의 평범한 인간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몰려든다. 존과 그 동족들은 그들의 고귀한 정신이 왜곡되어 희망이 사라지고 통찰이 더럽혀지느니, 스스로 섬을 폭파하고 죽음을 택한다.
존이 오랜 세월이 지나 세상이 이곳을 잊은 후에야 소설의 형태로 일대기를 남길 것을 ‘나’에게 부탁한다. 이는 이 소설이 왜 쓰여졌는지에 대한 이유이기도 하고, 왜 소설이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이상한 존》은 SF답지 않으면서도 가장 SF다운 추상성과 초월성을 지니고,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의 초월적 존재를 그려낸 SF 수작인 것이다.
세상이 스테이플던의 생각을 이해하고 그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나서야 우주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_아서 클라크
올라프 스테이플던 x 강정
마스터 존과의 해후 그리고 꽃의 맛
시인이자 작가인 강정이 스테이플던의 소설에 이어 초월적 존재의 탄생을 그려낸다. 이러한 초월적 존재는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암시와도 같다.
강정의 소설에서 주인공 ‘요왕’은 ‘이상한 존’과 같은 초월적 존재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그의 비범함은 아이 같지 않다. 세월이 흐르고 나서 요왕은 ‘마스터 존’이라는 이름으로 밴드 공연에 ‘나’를 초대하고, ‘나’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감각을 느끼고 경험한 후 무언가를 잉태한다. 그리고 “꽃들이 태어난 길을 찾는다”는 요왕의 말처럼 꽃만을 먹으며 태어날 길을 닦는다. 마치 햇빛이 따라다니더니 알을 잉태한 유화 부인의 신화처럼, 초월적 존재의 태생은 그렇게 신화처럼 완성된다.
기본정보
ISBN | 9791159923951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1월 19일 | ||
쪽수 | 484쪽 | ||
크기 |
122 * 197
* 34
mm
/ 58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FoP Classic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Odd John/Olaf Stapledon |
Klover 리뷰 (1)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문장수집 (0)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판매가 5,000원 미만 상품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
반품/교환방법
* 오픈마켓, 해외배송 주문, 기프트 주문시 [1:1 상담>반품/교환/환불] 또는 고객센터 (1544-1900) -
반품/교환가능 기간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반품/교환비용
-
반품/교환 불가 사유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2)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3)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4)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5)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이상 ‘다운로드’를 받았거나 '바로보기'로 열람한 경우
6)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7)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8) 세트상품 일부만 반품 불가 (필요시 세트상품 반품 후 낱권 재구매)
9) 기타 반품 불가 품목 - 잡지, 테이프, 대학입시자료, 사진집, 방통대 교재, 교과서, 만화, 미디어전품목, 악보집, 정부간행물, 지도, 각종 수험서, 적성검사자료, 성경, 사전, 법령집, 지류, 필기구류, 시즌상품, 개봉한 상품 등 -
상품 품절
-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2)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