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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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진로 문제, 학업 스트레스, 부모와의 갈등으로 힘든 아이들이 어느 날 한밤중 학교 옥상에서 마주친다.
“설마?”
“너도?”
“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동안 뜻밖의 위로를 주고받은 휘, 진구, 예나, 세 명의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세상을 향해 희망을 걸어 보기로 한다.
선택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을 테니까.
“꿈이 없는 게 아니라 아직 못 찾은 거잖아? 어차피 죽을 거라면 뭘 못 해? 이것저것 다 해 보는 거야. 혹시 알아? 그러다 진짜로 네가 하고 싶은 걸 알게 될지?”
이 책의 총서 (23)
작가정보

이 세상에 대해서 “이게 최선인가?”, “좀 더 달라질 순 없나?” 의문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만약 천국이 있다면 그곳엔 작가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갈등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청소년소설 『달리GO!』, 동화 『차일드폴』 『비밀 유언장』 『미래에서 온 아이』 『비밀 도서관』 『고릴라 형과 오로라』 『마음도 복제가 되나요?』 『검은 후드티 소년』 『여우의 화원』 『정글을 달리는 소년』 『빛보다 빠른 꼬부기』 『잊지 마 살곳미로』 『우주 영웅의 셈법』 『침술도사 아따거』 등을 썼다.
작가의 말
누군가 이건 어떤 소설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이 소설은 소중하고 아름다운 꿈에 대한 이야기이고 누구보다 삶을 사랑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이며 우리를 억압하는 현실을 어떻게 돌파해 나가느냐 하는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목차
- 진구, 터지다 · 7 | 감휘, 깜휘 · 23 | 예나, 안 보여! · 35 | 한밤중 옥상에서 · 56 | 전구소년 1화 · 67 | 남에게 네 인생을 묻지 마 · 77 | 엄마는 왜 거기에? · 87 | 가면 인생 · 101 | 전구소년 4화 · 118 | 탑 위의 그분에게 · 126 | 예고자살 · 135 | 후폭풍 · 145 | 제발 그만 좀 해 · 160 | 우듬지와 뿌리 · 173 | 사람을 살리는 일이니까 · 186 | 왼손은 살아 있다 · 195 | 전구소년 리부트 · 207 ∥ 작가의 말 · 217
책 속으로
수업 시간에 진구의 뒤에 앉은 규철이가 커터 칼을 꺼내더니 진구의 가방을 슥슥 긋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힐끗거리며 규철이를 보았지만 규철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실 진구도 아까부터 눈치를 챘지만 차마 뒤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뒤를 돌아본 순간 규철이가 얼굴도 그어 버릴 것만 같아서였다. (12쪽)
“도대체, 언제까지, 아빠가 널 참아줄 거라고 생각하니?”
“아빠를 속인 건 죄송해요. 하지만 전, 만화를 하고 싶어요. 제발, 제가 하고 싶은 거 하게 해…….”
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빠는 화를 참지 못하고 책장을 거칠게 손바닥으로 쓸어 버렸다. (26쪽)
……모르겠어요. 난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어요. 그냥 숨만 쉬고 있는 거예요. 이런 게 인생이라면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겠어요? 가끔은 생각해요. 이게 죽을 이유가 되는 건가? 지금은 당장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가도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 다시 힘을 내요. 하지만 매일 그런 생각의 반복이에요. 무한 반복요. 난 이제 너무 지쳤어요. (41쪽)
수없이 많은 아이들이 옥상에서 뛰어내리는데 한 명도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고 날개가 돋아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는 그림이었다. 예나는 무수히 떨어지는 아이들 중 하나가 자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마음이 아프고 슬픔이 복받쳤다. (44쪽)
땀을 흘리며 열심히 닭을 튀기는 진구 아빠의 모습이 떠올랐다. 세상이 무시하고 함부로 대해도, 속상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하는 진구 아빠가 어쩌면 답이 아닐까? 죽고 싶다는 감정은 순간의 착각이 아닐까? 사실은 죽고 싶은 게 아니라 더 행복해지고 싶은 게 아닐까? (65쪽)
“누, 누가 그런 규칙을 만들었지?”
“뭐?”
“누가 그런 규칙을 만들었냐고! 도전을 포기하겠다는 사람조차도 무조건 싸워야만 한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규칙을 누가 만들었어?” (122쪽)
“우리가 물어보면 안 될 걸 물어본 거야? 아니잖아? 그냥 너무 답답해서, 숨 막혀 죽을 것 같아서…… 우리 생각을 말하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 것뿐이야. 근데 아무도 대답을 안 해. 우리가 당장 뭘 어떻게 해 달라는 것도 아닌데…… 우리 같은 건 그냥 죽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라는 건가? 예고자살! 우리가 뭐 그런 거 하고 싶어 했겠어?” (161쪽)
출판사 서평
“진짜 중요한 건 어떻게 해야 이 탑을 빠져나갈 수 있느냐는 거야.”
휘, 진구 예나는 우연히 한밤중 학교 옥상에서 마주친다. 학교폭력과 진로 문제,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이들은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세상을 향해 마지막 희망을 걸어 보기로 한다. 그런데 너무 조용하다. 이들의 절박한 질문에 답하는 어른이 한 명도 없다. 무시와 무관심 속에서 세 사람은 결국 자살을 예고한다. 예고자살이라는 민감한 사건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제서야 세상은 들썩인다. 자살을 부추기는 사람들과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사람들까지, 온 세상이 이들의 결정을 가슴 졸이며 지켜본다. 절망 끝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부서진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세상을 향해 말을 건네는 과정이 한껏 달아오른 필라멘트보다 더 뜨겁고 긴박하게 전개된다.
“내가 얼마나 억울한지도 알 거 아냐! 말로 해도 안 되고 신고해도 안 되고.
나더러 어쩌라고?” -오진구
아빠를 닮아 덩치도 크고 힘도 세지만 평화를 사랑하는 진구. 규철이 패거리에게 괴롭힘을 당해도 중학교만 졸업하면 다시 볼 일 없을 테니 조금만 참자 마음 먹는다. 그런데 더는 못 참겠다. 사람이 잘못을 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부터 하는 게 순서다. 뭐든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괴물 같은 사람들이 나쁜 거다. 나는 거지도 아니고, 너희들이 기분 나쁘다고 아무렇게나 걷어차도 되는 돌멩이는 더더욱 아니다. 무엇보다 세상에 무릎 꿇은 아빠에게, 나 때문에 우는 엄마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죽어 버리는 게 나을지도 몰라.” -감휘
만화가가 되겠다는 걸 막는 아빠는 아들이 자기 소유물인 줄 안다. 시시티브이까지 달아서 아들을 감시하는 아빠를 벗어나 학교 옥상에 오르는 휘.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도 만화 속에서는 가능해지는 마법이 일어난다. 탑에 오르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탑에 가두고 무조건 꼭대기 층에 행복이 있다고 말하는 아빠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보여 주고 싶다. 탑에 갇힌 아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날아오르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엄마는 결국 나를 찾아내지 못했어. 어쩌면 찾을 생각조차 없었을지도.
이젠 다 놓을 수 있을 것 같아.” -이예나
엄마랑 산책만 해도 행복한데 엄마는 자꾸 꼭대기에 올라야 가장 멀리 볼 수 있다고 한다. 당장 손에 잡고 있는 문제집의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호소에도 엄마는 마음이 물러터져서 보지 못하는 거란다. 모두 함께 행복한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말하던 엄마 모습은 가면이었을까? 담장 밖으로 쏟아지는 넝쿨장미처럼 예나도 담장을 넘고 싶다.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하고 싶다.
저항값을 높여 빛을 뿜어내는 필라멘트처럼
뜨겁고 환하게, 스스로 빛나는 우리들
이병승 장편소설 『필라멘트』는 막다른 길에 내몰린 청소년들의 절박함과 그 절박함을 모른 체하는 어른들의 민낯을 강렬한 대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보여 준다. 죽음을 부추기는 무책임한 댓글과 유튜브 생중계를 막으려고 우왕좌왕하는 어른들의 세계를 통해 SNS의 어두운 이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휘, 진구, 예나 세 주인공이 절망을 딛고 죽음의 문턱에서 스스로의 저항값을 높여 뿜어낸 빛은 경제 논리에 무릎 꿇은 진구 아빠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메말라 버린 예나 엄마, 능력주의에 빠진 휘의 부모, 무기력한 선생님들에게도 온기를 나눠준다. 어두운 터널을 함께 어깨겯고 통과해 가는 이들의 걸음이 고맙고 아름답다.
기본정보
ISBN | 9791189034757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1월 15일 | ||
쪽수 | 220쪽 | ||
크기 |
140 * 204
* 22
mm
/ 45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서유재청소년문학선 바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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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면서 참 답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는 학교폭력, 부모의 자식에 대한 집착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단순히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순탄하지도 않고, 마지막까지 깔끔하지도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피의자는 부유함을 무기삼고 있고, 그의 부모는 자식의 잘못에 대해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파렴치한이다. 자신과 같은 길을 가야 한다는 집착은 자녀에게 또다른 올가미처럼 작용하는 아이와 그 부모의 집착이 이해가 가면서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또다른 막다른 길에 도달한다.
[필라멘트]는 3명의 아이(진구, 휘, 예나)가 각자 가진 억압받는 현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만 또다른 길을 발견하는 것에 안도를 하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질문에 누군가 대답을 해 주길 바란다는 말이 울림을 주고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하는 질문에 대해 어른으로서 심사숙고해야 한다.
학교폭력, 진로,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는 학교, 가정.
안전한 학교, 가정이라는 구호가 말뿐이 아닌, 우리아이들이 안전한 공간이라는 마음으로 웃을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어떤 부모인가. 우리 아이들은 어떤 스트레스로 속앓이를 하는 것은 아닌가 짚어보게 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