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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귀를 기울여

김은우 소설집
김은우 저자(글)
무무책방 · 2023년 12월 22일
9.4
10점 중 9.4점
(3개의 리뷰)
재밌어요 (67%의 구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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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우연히 발견한 또 다른 세계
〈목성에게 고리는〉 이후 3년 만의 신작이다. 전작의 세계관이 확장되어 현실세계와 평행세계가 교차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여섯 편의 이야기에 주요하게 등장하는 두 사람 간의 대화는 너무나 생생해서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신경전까지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현실과 중첩된 또 다른 세계로 가는 통로를 찾아 헤매는 인물이 느끼는 당혹감은 장면에 긴장을 더하며 결말을 몹시 궁금하게 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은우

1986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201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페이퍼 맨〉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소설집 《목성에게 고리는》, 《전두엽 브레이커》(공저)가 있다.

목차

  • 그곳에 살고 있다
    당신의 선택이 간섭을 일으킬 때
    땅굴지기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러니 귀를 기울여
    사몰하는 것들

    작가의 말

책 속으로

나는 그러한 소비심리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타인의 불행을 소비할 만큼 저열하다고 생각하진 않으니까. 그러나 은연중에 타인의 불행에 기대어 내 안위를 확인하지 않았던가. 최소한 저들보다는 낫다는 알량한 믿음. 나보다 더 못한 처지인 사람을 보며 안도하는 것. 비록 치졸한 방식일지언정 불행에 잠식되는 것보다야 나을지도 몰랐다. 어떤 방식으로든 삶을 지탱해주기만 한다면야.
- 그곳에 살고 있다

가난과 불행의 파급력은 상상력을 발휘해도 모자란다고 하지 않던가. 불행의 얼굴은 다채로운 나머지 현란할 지경이며, 가난의 증식은 감당할 수 없을 터였다. 장담컨대 그것 또한 몰락의 길이 분명했다. 그럼 대체 어떤 길을 택해야 한단 말인가.
- 당신의 선택이 간섭을 일으킬 때

규식은 그날 들었던 수십 마리의 날갯짓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선연했다. 하늘빛 날개와 꽁지가 아름다운 물까치였다. 검은색 머리가 모두 올곧게 한곳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구름이 하강하는 듯했다. 기이하고도 전율이 이는 장면이었다.
- 땅굴지기

인경은 차 문을 열고 아이를 향해 뛰어갔다. 잡히지 않을 것이다. 손을 내뻗었다. 까끌까끌한 옷감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옷자락이 자신의 손안에 있었다. 순간 소름이 끼쳐 옷을 놓쳤다. 이게 어떻게 손에 잡힐 수 있지?
그녀는 경악했다. 이 세계가 살아 있었다!
-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한규는 아버지라고 인지한 순간부터 줄곧 기이한 박자로 심장이 뛰었다. 어쩌면 바라던 대로 아버지를 발견한 것임에도 한규의 심정은 복잡했다. 이론과 현실은 달랐고, 이성과 감정도 달랐으며, 상상과 실전도 달랐다. 그는 양옆으로 날뛰는 모순적인 생각에 당황했다. 불현듯 이 상황이 견딜 수 없어진 그가 소리쳤다.
“아버지! 거기 계시죠?”
- 그러니 귀를 기울여

거창하고 대단한 각오를 다지고 등대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그저 몹시 피곤해서 더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했을 따름이다. 생을 놓고 싶은 마음은 죽고 싶은 마음과는 결이 다르다. 그건 엄연히 다른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등대 난간 밖으로 두 팔을 쭉 뻗고, 몸을 반쯤 내밀었다. 두려운 것이 없는 사람은 무모하고 대담하다. 삶은 때때로 그리 다루어야 편하다는 것도 알았다.
- 사몰하는 것들

출판사 서평

이쪽과 저쪽을 잇는
기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곳에 살고 있다〉는 전세보증금을 사기당하고 홈리스가 된 ‘나’와 음주운전 사고로 가족을 잃은 쑨이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야기다. 환영인지 아닌지 딸의 웃는 얼굴을 본 쑨이 떠나가고,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성훈이 마치 다른 차원에 있는 듯한 모습을 보게 된 뒤 ‘나’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당신의 선택이 간섭을 일으킬 때〉는 아버지의 사망보험금을 들고 달아난 형을 카지노에서 찾는 동생 건우의 이야기다. 형이 도박에 빠지게 된 과거에서 형을 찾는 현재로 시점이 왔다 갔다 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정체 모를 남자의 안내로 당도한 장소는 가족의 운명을 바꾸게 한 도박판이 벌어진 현장이었다. 동생은 그곳에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얻게 된다.

〈땅굴지기〉는 어느 날 지면에 생긴 구덩이에서 피어오르는 안개에 홀린 듯 자발적으로 구덩이에 빠져드는 사람들을 막고, 각종 무기로 안개를 흩어지게 하는 땅굴지기 규식과 후임자로 온 재헌의 이야기다. 원인을 모르는 자연현상에 사람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한 정부의 대처를 받아들이는 두 인물의 차이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처럼 분명하게 갈리면서도 묘하게 균형을 이룬다.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은 처음으로 지휘한 유괴사건에서 범인을 놓쳤던 인경이 뇌에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드림 패키지를 통해 범인을 쫓는 이야기다. 그녀는 삭제된 기억을 복원하기 위해 글라시스캡을 장착하고 범인의 실체에 다가가는데, AR로 구현된 세계에 있는 범인과 두 눈이 마주치게 된다.

표제작인 〈그러니 귀를 기울여〉는 싱크홀 공사 중 사라진 아버지를 쫓다가 시공간에 갇혀 실종 직전의 상황을 반복 중인 아버지의 음성을 벽 너머로 듣게 되는 아들 한규와 아버지의 오랜 직장 동료 정일의 이야기다. 저쪽의 소리가 들리지만 이쪽에서 갈 수 없고, 이쪽이 있다는 것을 저쪽에 알릴 수 없다. 하지만 이쪽과 저쪽을 잇는 통로가 있을 것이기에 아들은 아버지를 포기할 수 없다. 이는 실종된 아버지를 찾고자 하는 아들의 애절함이라기보다 아버지가 사라진 이유를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아들의 몸부림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몰하는 것들〉은 갑작스러운 모래폭풍으로 가족과 떨어져 홀로 남은 사라가 부모에게 학대받는 아이 규오에게 빵을 건네며 엄마와 동생을 다시 만날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이야기다. 언제 사몰될지 모르는 저지대에서 벗어날 티켓을 얻고, 그곳을 떠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이라 생각하던 사라에게 예기치 못한 상황이 펼쳐진다.

실상과 허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미스터리 단편소설
이 책은 전세보증금 사기, 음주운전 사고, 도박, 싱크홀, 아동학대, 입양과 파양, 뇌와 연결하는 AR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양자역학과 평행우주 등의 물리적 조건 때문에 등장인물의 삶에 감정적으로 동요되지 않는다. 모든 사회적 이슈에 흥미를 느끼고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문학의 감수성이 아니라 과학의 객관성이다. 작가는 양쪽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작품 속 상황을 상상하기 쉽게 묘사했다. 각 작품의 분량은 비슷하지만, 읽는 호흡은 다르다. 어떤 작품은 긴장감에 결말까지 빨리 달려가게 되고, 어떤 작품은 눈앞에 펼쳐진 듯한 장면을 가만히 바라보게 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8393005
발행(출시)일자 2023년 12월 22일
쪽수 228쪽
크기
127 * 188 * 21 mm / 388 g
총권수 1권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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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재밌어요
김은우 작가님 첫번째 책 "목성에게 고리는"을 무척 재밌게 읽었던 터라 두번째 책도 오랫동안 기다려 왔는데 역시나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요. 설명할 수 없는 현상 앞에서 무기력해 보이는 인물들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 인생과도 닮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벌써부터 작가님의 세번째 책도 기다려지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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