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음을 쥐고 있는 뜨거운 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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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임 시인은 ‘시간의 상자’ 하나를 가지고 있다. 혼자만의 공간에 꼭꼭 숨겨둔 상자 속에는 기억, 추억, 사랑, 상처, 시, 비, 저녁 등이 들어 있다. 시인은 곁에 사람이 없을 때마다 상자를 열고는 가만히 안을 들여다본다. 상자 속의 시간은 우리의 생각처럼 흐르지 않는다. 서서히 흐르거나, 고여 있거나 역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자 밖의 시간은 시시각각 변하면서 빠르게 앞으로 흘러간다. 상자 밖에서 상자 안을 들여다보는 시인도 차츰 변해간다.
상자 밖의 ‘흐름’과 상자 안의 ‘지체 혹은 멈춤’, 그 시간의 간극과 파장에서 ‘시적인 것’이 생겨난다. 상자 안과 밖의 시차와 감정이 ‘시적인 것’과 결합해 펼쳐 보이는 세계는 현실 이전의 기억과 내통하는 은밀한 고백이다. 상자 밖으로 나온 고백은 급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현실과의 결합을 망설이다가 이내 사물을 소환한다. 사물과 ‘시적인 것’이 잠시 멈췄던 시간을 되돌리며 시를 탄생시킨다.
사진이 ‘빛의 예술’이라면 시는 ‘언어의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시는 짧은 순간에 포착한 이미지와 기억(경험), 상상을 언어로 형상화한 것이다. 유성임 시인에게 시는 무엇일까. 「시간의 진심」에 의하면 시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고, 시작(詩作)은 시의 마트에서 잘 숙성된 시어를 골라 “발효된 시간”을 거치는 것이다. 발효에서 숙성에 이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착상에서 전개, 상상 그리고 사유하는 시간을 거쳐야 한 편의 시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시인은 “작은 젓갈 병”에 붙어 있는 “회사 상호의 부제목”을 통해 확인한다.
“회사 상호”를 믿고 젓갈을 구매하듯, 시인의 이름을 믿고 시를 읽고 시집을 산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숙성되지 않은 시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숙성도 아닌 발효되기 전에 시작하면 “문이 열리지” 않아 “순간 아득한 벼랑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쉽게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오래 서성대면 목적조차 잊어버리고 삼천포로 빠질 수도 있다. “개운하지 않”지만, 그래도 잠이라는 발효의 시간이 경과하면 “암흑 같은 나의 머릿속에 단비”가 내려 한 편의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다.
김상미 시인은 “유성임 시인이 8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반갑고, 고맙다. 『붉음을 쥐고 있는 뜨거운 손끝』으로 시의 상승 음계를 한 뜸 한 뜸 시침질하고 감침질하고 박음질해낸 시편들을 어둠이 오기 전의 저녁, 비 오는 저녁의 그리움처럼 펼쳐놓았다. 훌쩍 불혹을 넘긴 세월.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은 날이 지나갔고, 사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졌지만, 시인은 시를 놓치지 않기 위해 피톤치드 가득한 시어를 찾아, 시를 찾아 마트에도 가고 노량진 학원가, 고속도로 휴게소, 36번도로와 50번도로, 논골담길, 몰운대, 남영역, 한여름의 바닷가, 지하동굴…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든 가고 또 갔다. 그때마다 품 안에 숨긴 회한의 시계는 가차 없이 밤 11시 59분에서 멈추었지만, 기운 내! 시인은 붉음을 쥐고 있는 뜨거운 손끝을 놓지 않고 500년을 버틴 못난이 소나무처럼 그 시간 속에, 그 일상 속에 가감 없이 자신의 시를 풀어놓았다. 멈추었던 노고의 시계가 돌아가고 시인에게 새 아침이 밝아오길 기대한다”며 축하의 말을 전했다.
이 책의 총서 (139)
작가정보
목차
- [표제시]
그림을 그린 이
--
가을날 그림 한 점
몇 해 동안 오롯이 그곳에 걸려 있었다
마지막 해가 머물다 사라진 들판은
잠시 핏빛으로 물들었고
다시 드러난 풍경은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문지르며 만들어내던 파스텔
붉음과 어둠을 쥐고 있는 손끝이 뜨거웠다
-
작은 집에 불이 켜졌다
그림을 그린 이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어둠을 밀어내는 빛
소파에 앉아
나의 그림 속에 살고 있는 나를 만났다
--
[대표시]
시간의 진심
--
시어를 찾으러 마트에 갔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문이 열리지 않았다
엊그제 시어는 진열대에 놓여 있었다
잊지 않으려 몇 번이고 외웠는데
순간 아득한 벼랑으로 떨어졌다
-
마트 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는데
오랜만에 만난 지인
반가워서 카페에서 신나게 수다를 떨고 집으로 돌아왔다
잠을 자면서도 개운하지 않은 생각
순간 시어를 두고 왔다는 게 생각났다
다시 시어를 찾으러 갔다
요즘 암흑 같은 나의 머릿속에 단비같이 눈에 띄던 큰 글자는
진열장 어디에도 없다
몇 번이고 진열대를 이 잡듯 뒤졌다
막 포기하고 돌아서는 순간 7㎝나 될까
작은 젓갈 병이 눈에 들어왔다
오징어젓갈, 낙지젓갈 상표보다 더 작은 회사 상호의 부제목
숙성된 젓갈처럼 나에게 진심을 반쯤 내어준 상표
누군가 발효된 시간을 진심으로 꾹꾹 담아두었다
--
저녁의 위치
--
저녁은 늘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
골목에서 술래잡기를 할 때도
밥 먹으라고 부를 때도
5학년 때 처음 엄마의 피가 붉은 색이 아닌
검은 색이라 느꼈을 때도
대문 앞에서 쪼그려 앉아
병원에서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기다리던 날에도
-
아직 엄마가 많이 필요한데
사춘기가 다 지나가도록
저녁 없는 밤으로 연결되었다
-
첫아이를 낳던 여름날 저녁
홀로 긴 터널을 빠져나올 때도
저녁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
하나둘 가족이 돌아오고
어느 틈엔가 나는
뒤를 따라가는 저녁이 되고 있었다
--
차례
1부
바람의 공양 · 13
달리고 싶다 · 14
저녁의 위치 · 15
분위기가 그랬다 · 16
쉼표 · 17
11시 59분에 대하여 · 18
비 오는 저녁의 그리움 · 19
경복궁 별빛 야행 · 20
시간의 진심 · 22
슬픔을 만나다 · 23
포맷 or 백업 · 24
버킷리스트 · 26
치열과 희열 · 27
같은 또 다른 · 28
카페 신양리 · 29
2부
작은 빛마저 간절했던 날들 · 33
아스팔트의 살인 · 34
순간이 우울한 하루가 되었다 · 35
초원의 전설 · 36
지금은 동굴 탐험 중 · 37
수향마을 · 38
부팅 · 40
퇴직 · 42
달력 1 · 43
달력 2 · 44
고독사 · 45
메모리 · 46
갱년기 · 47
경계 · 48
기운 내 · 50
3부
건너편 여자 · 53
숲을 걷다 · 54
어둠이 오기 전의 저녁 · 56
당신의 사랑은 알 수 없어요 · 58
논골담길 · 59
이모 · 60
김택진 할아버지의 명언 · 62
힘든 말 · 63
경로이탈 · 64
사는 방식 · 66
꽃물 · 67
몰운대 · 68
돌아가고 싶은 곳 · 69
작은 행복 · 70
바늘꽃 · 71
4부
남영역에서 · 75
공범 · 76
계절의 기억 · 77
조우 · 78
두부 · 79
흑백사진 · 80
회전초밥 · 82
애국가 · 83
어느 기관사 이야기 · 84
폐허 · 85
여름의 민낯 · 86
그림을 그린 이 · 87
지하철 악사 · 88
바람이 불면 · 89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 90
해설 ‘시간의 상자’ 엿보기 / 김정수 · 91
기본정보
ISBN | 9791165121587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12월 12일 | ||
쪽수 | 112쪽 | ||
크기 |
128 * 211
* 12
mm
/ 28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현대시세계 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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