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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의 말

사회적 계급의 성찰과 자전적 글쓰기의 탐구
마음산책 · 2023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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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사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교차
내밀함의 경계를 밀고 나아가는 글쓰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아니 에르노와
사회학자 로즈마리 라그라브의 심도 깊은 대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프랑스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아니 에르노와 사회학자 로즈마리 라그라브의 대화를 묶은 『아니 에르노의 말』이 출간되었다. 두 여성은 2021년과 2022년, 두 번에 걸쳐 ‘페미니스트 계급 탈주자들의 경험과 글쓰기’라는 주제의 좌담에 참여하여 이야기를 나누었고, 좌담을 주관하고 함께 참여했던 학자들은 이를 편집,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에르노와 라그라브는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분석을 시도하면서 여성이자 작가, 학자로서 공감을 주고받았고, 문학과 사회학, 젠더, 노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며 깊은 대화를 나눈다.
아니 에르노의 작품들은 대부분 자신이 직접 겪은 일에 대한 내밀한 고백인 동시에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맥락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위치 지어지는지 예리하게 해부하는 글쓰기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많은 사회과학 연구자의 관심을 받아왔고, 아니 에르노 스스로 사회학, 특히 피에르 부르디외의 사회학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책에서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글을 자전적인 관점 및 사회적 구조 속에서 짚어나가며, 사회학자인 로즈마리 라그라브와 자신의 글쓰기에 깃든 공통점과 차이점을 흥미롭게 분석한다. 문학과 사회학이 관계 맺고 있는 방식을 논의하는 두 여성의 대화를 통해, 아니 에르노의 삶과 작품 세계뿐 아니라 문학이 지닌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면모까지 살펴볼 수 있다.

내 책들은 일종의 사회의 호명interpellation이자 그 기능 작용이라는 점에서 단 한 번도 문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같아요. 혹은 문학적으로만 받아들여진 적이 없죠. 문학적인 이유를 내세워서 내 책들에 반감을 표하지만, 사실상 그건 문학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니까요.
-본문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아니 에르노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1940~
프랑스의 작가. 1940년 9월 1일, 노르망디의 소도시 릴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이브토로 이사한 후, 청소년기까지 그곳에서 보냈다. 딸의 교육에 관심이 높았던 어머니는 아니 에르노를 사립 가톨릭 학교에 입학시켰고, 에르노는 부르주아 계층의 소녀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계급에 대한 수치를 느낀다.
루앙대학교에서 프랑스 현대문학을 공부하고 1967년에 중등교원 자격시험에 합격한 후,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 1971년 현대문학 교수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1977년부터 2000년에 은퇴할 때까지 프랑스 국립원격교육원CNED 교수로 일했다.
1974년 자전적 소설인 『빈 옷장』을 출간하며 작가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1984년 아버지의 삶을 다룬 『자리La Place』로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2008년에는 『세월』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아 모리아크상, 프랑스어상, 텔레그람 독자상을 수상했다. 2003년 그의 이름을 딴 아니 에르노 문학상이 제정되었으며, 2011년에는 생존 작가로서는 최초로 프랑스 갈리마르 총서에 자전 소설과 미발표 일기 등이 포함된 『삶을 쓰다』가 편입되었다.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픽션을 거부했던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작품을 두고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개인적 경험을 통해 사회 구조를 파헤치는 예리한 글쓰기로 역사, 사회, 개인의 관계를 탐구하고 재구성하며 ‘자전自傳’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했다는 평을 받는다.
2017년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문학상을 받았으며, 202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자(글) 로즈마리 라그라브

Rose-Marie Lagrave, 1944~
프랑스의 사회학자. 1944년, 파리에서 태어나 노르망디에서 자랐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의 연구책임 교수였으며, ‘젠더, 정치, 섹슈얼리티’라 는 석사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스스 로를 가누다Se ressaisir』 등의 책을 썼다.

번역 윤진

아주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프랑스 문학을 공부했으며,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필립 르죈의 『자서전의 규약』, 라클로의 『위험한 관계』, 베르나노스의 『사탄의 태양 아래』, 모파상의 『벨아미』, 졸라의 『목로주점』, 유르스나르의 『알렉시ㆍ은총의 일격』, 알베르 코엔의 『주군의 여인』, 뒤라스의 『태평양을 막는 제방』 『물질적 삶』 『평온한 삶』, 피에르 미숑의 『사소한 삶』, 프루스트의 『질투의 끝』 『알 수 없는 발신자: 프루스트 미출간 단편선』, 시몬 베유의 『중력과 은총』, 조르주 바타유의 『에로스의 눈물』, 알로이지우스 베르트랑의 『밤의 가스파르』 등을 옮겼다.

목차

  • 서문│자기 인정 그리고 참여-사라 카를로타 헤쉴러, 클레르 멜로, 클레르 토마젤라
    이 책이 나오기까지

    대화

    발문│대화를 이어가기- 폴 파스칼리
    옮긴이의 말│‘밋밋한 글쓰기’의 사회학: 상속자와 계급 탈주자, 그리고 남성 지배
    연보
    찾아보기

책 속으로

어쨌든 난 그때 내 책의 대상, 그러니까 지금이라면 ‘계급 탈주자가 지나온 경로’라고 부를 그것이 여성에 국한된 문제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39쪽

버지니아 울프 얘기도 하지 않을 수 없죠. 나는 『자기만의 방』은 마흔 살이 돼서 읽었지만, 『댈러웨이 부인』과 『파도』는 글을 쓰기로, 소설을 써보기로 결심했을 때 읽었어요. 소설가로서 버지니아 울프는 남자들이 지배하던 문학사에서 등대 같은 존재였죠. 나에게 자극과 힘을 주었어요. 버지니아 울프가 해냈으면 나도 해낼 수 있다! 글을 쓸 수 있다! 이런 거죠.
-49쪽

『얼어붙은 여자』의 출발에는 일상 속에서 불쑥불쑥 솟아오르면서 점점 더 강박적이 되어간 한 가지 생각, 나에게 글을 쓰라고 부추기던 그 생각이 배어 있어요. ‘나도 직업을 갖고 일을 하는데,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빨래를 하고 아이들을 여기저기 데려다주고 병원에 데려가는 건 언제나 내 일이다. 난 단 한 번도 혼자 극장에 가지 못하고, 남편이나 아이들 없이는 휴가를 떠나지 못한다’ 이런 생각이죠. 내가 상상하던, 스무 살의 내가 바라던 삶은 그런 게 아니었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바뀌고 말았을까요? 난 그 답을 알아요. 간단해요. 내가 대대로 상속된 가부장제를 대표할 만한 남자와 부르주아적인 결혼을 했기 때문이죠. 나는 당신의 아름다운 책의 제목처럼 나 스스로를 ‘가누기’ 위해서 글을 썼지만, 또한 나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해서, 희미하게나마 변화를 촉발하기 위해서 한 일이기도 해요. 책이 출간되고 1년 뒤에 남편과 헤어졌고요.
-55~56쪽

보편적인 페미니즘은 불가능해요. 페미니스트 투쟁을 사회 투쟁과 분리할 수 없죠. 나에게 교차성은 명백한 일이에요. 여자들은 어떤 사회계급에 속하느냐에 따라서, 그리고 인종화되었는가 아닌가에 따라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남성 지배라는 조건을 같은 방식으로 겪지 않으니까요. 내가 겪고 분석한 체험들에 근거하는 확신이죠.
-61쪽

부르디외를 필두로 한 남자 계급 탈주자들이 남성의 특권에 대해 충분히 자문하지 않았다는 건 나도 자주 하는 생각이에요. 그 문제에 관해선 책을 한 권 쓸 만하죠! 지식인이든 예술가든 정치가든, 남자들은 보통 남성의 조건과 남성다움에 대해 잘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64쪽

『빈 옷장』의 경우는 아무도 모르게,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썼어요. 책 내용이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폭력적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죠. 그래도 흔들림 없이 썼어요. 다 쓰고 나면 출판사에 보내게 되리라는 것도 알았고요. 그 글이 출간되리라는 생각이 어째서 단 한순간도 날 멈춰 세우지 않았을까요? 텍스트의 힘, 글쓰기 자체의 장악력 때문이에요. 텍스트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그 텍스트가 내 안에서 만들어내는 발견들, 드러내는 진실들이 힘을 발휘하는 거죠.
-73쪽

생각해봐요. 교실에 들어가고, 노르망디 말을 쓰고, 빌어먹을 억양이 있고……. 그런데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하는 거예요. 이해가 가요?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말 때문에 ‘지적’받았어요. 그 안에 얼마나 큰 폭력이 들어 있는지 생각해봐요. 심지어 2학년 때까지도 그랬죠. 말하는 방식뿐 아니라 소위 ‘천박한’ 태도도 지적받았어요. 하지만 그 천박함이 이미 당신 몸에 배어 있는 거고, 당신 부모의 것이고, 그래서 당신한텐 천박하지 않고 오히려 당신의 세상이라면? 몸에 밴 것들을, 말하는 방법을 모두 바꿔야 한다는 거죠.
-98~99쪽

거의 모든 계급 탈주자들이 스스로 부당하게 누리고 있다고 느껴요. 반면 지배계급 출신의 사람들은 자기가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가 아닌가에 대해 결코 질문을 제기하지 않죠. 그들은 ‘저절로’ 정당하니까요.
-100쪽

나는 늘 교사라는 직업을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으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단지 은퇴할 때까지 가르치는 일과 글 쓰는 일을 화해시키기는 쉽지 않았죠. 내 마음속을 깊이 들여다보면, 내가 ‘글을 써서 먹고살기’를 거부하게 된 데에는 아마도 기적이 멈출지 모른다는, 다음번 책은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었을 거예요. 사실 지금도 난 내가 쓰는 글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갖는지 확신이 없거든요. 독자들의 반응이 그에 대한 유일한 증거가 되죠. 그리고 나보다 앞선 세대들, 노동을 해야만 가난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던 세대들의 기억도 고려해야 해요. 나는 바로 그런 세대 속에서 자라났으니까요. 가난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여전히 남아 있는 거죠.
-117쪽

출판사 서평

시대와 긴밀하게 호응하는 작가,
아니 에르노의 문학과 계급의식

‘체험하지 않은 현실은 쓰지 않겠다’라고 이야기했던 작가 아니 에르노는, 사회와 역사, 개인의 관계를 파헤쳐 건조한 문체로 서술하는 특유의 글쓰기로 평단과 독자의 찬사와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곤 했다. 『아니 에르노의 말』에서 에르노는 작품을 쓰던 당시의 경험과 시대적 배경을 함께 이야기하며, 사회 변화 속에서 자신의 작품이 어떤 위치에 놓였는가에 대해 흥미롭게 들려준다. 출간 당시 20만 부 넘게 팔리며 폭발적 반응과 논란을 일으켰던 『단순한 열정』(1991)과 달리, 『사건』(2000)은 2만 부에 불과했으며 반응 또한 대부분 무관심이었다. 그러나 20~30여 년이 지나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영화화되었을 때, 『사건』을 각색한 영화 〈레벤느망〉은 임신중지를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일었던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커다란 반향을 불러왔다. 여성이 처한 사회적 조건들에 대해 일찍이 예민한 시선을 지니고 있던 아니 에르노는, 스스로의 자각에 ‘독서’가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은 자신에게 충격을 안긴 첫 번째 책으로 꼽는다. 이밖에도 에르노와 라그라브는 버지니아 울프, 마르그리트 뒤라스, 도리스 레싱도 언급하며 남성 위주의 문학사에서 길을 찾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나를 키운 책들이라면 당연히 『제2의 성』부터 꼽아야 해요. 열여덟 살의 나에게 결정적인 발견이었죠. 그때까지 난 남자 여자의 관계에 대해, 여자들이 처한 조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상태였거든요. 남자들과 함께 있기가 왜 그렇게 불편한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런 나에게 『제2의 성』은 마치 환한 빛 같은 책이었죠. 좀 서정적인 표현일 수는 있지만, 정말로 루앙에서 이제르 대로를 걸어 내려갈 때 느낀 그 감정이 아직도 분명하게 기억나요. 보부아르의 가차 없는 증명이 나의 세계관을 찢어버린 거죠. 사회가 성차로 구분되어 있고 남자들이 특권을 누린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은 순간 얼마나 흥분되던지……. _본문에서

아니 에느로와 로즈마리 라그라브는 둘 다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태어났고 비슷한 나이인 데다, 서민에서 부르주아로 계급 이동을 경험한 ‘계급 탈주자’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소상인의 딸이었던 에르노는 사립 가톨릭 학교를 다니며 부르주아 계급과 자신이 속한 서민 계급 사이에서 자주 ‘분열’을 느끼곤 했다. 피지배 계급 출신 여성이라는 자의식을 지닌 에르노에게 문학은 결코 정치와 떼어 생각할 수 없는 것이었고, 지배계급에 맞서는 무기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아니 에르노는 엘리트의 언어가 아닌 출신 계급의 언어를 사용하여 이른바 ‘밋밋한 글쓰기’를 시도했는데, 이는 보수적인 문학의 관점에서는 일대 파격이었다. 그러나 기존 질서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니 에르노는, 지배계급의 교묘한 차별을 폭로하고 진실을 드러내며 그만의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라그라브는 그런 에르노에게 “당신의 책들은 우리에게 든든한 고리이자 버팀목”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그래도 난 오랫동안 배신의 느낌을 떨칠 수 없었죠. 그나마 지금은 조금 덜해졌어요. 왜 그럴까요? 글을 쓰기 때문이죠. 난 젊을 때부터 “나의 종족의 복수를 위해 글을 쓰겠다!”는 바람을 지녔고, 그래서 내가 쓰는 책들의 내용과 형식이 그 목적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게끔 해야 했어요. 처음 만난 세계의 경험을 글쓰기가 최대한 직접적인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 거죠. 내 책들이 다른 사람들의 의식을 만나기도 하고, 묻혀 있거나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솟아오르게 만들기도 했을 거예요. 내가 정말로 배신을 했다면, 그런 식으로, 그러니까 글을 씀으로써 속죄하는 거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_본문에서


“난 노년이 향유의 시기가 되면 좋겠어요.
다시 말해서 끝내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갖고 싶어요”
두 여성이 나누는 노년에 대한 생각

사회적 계급과 자전적 글쓰기,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해 치열하게 전개되던 아니 에르노와 로즈마리 라그라브의 대화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노년’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어느덧 노년에 다다른 두 여성은 자율성이 약해지고 있는 몸의 변화를 깊이 인식하고 이에 대해 털어놓는다. 죽음을 금기시하거나 생물학적 관점으로만 바라보는 대신 사회학적인 시선으로 관찰하며 사유를 주고받는다. 자신의 노화 경험에서 출발한 이러한 사유는 “고통과 쇠락밖에 남지 않았을 때 그만 끝내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 공통적으로 이어진다. 페미니스트로서 ‘자발적 임신 중단’의 권리를 외쳤던 그들이 ‘자발적 노화 중단’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삶에서 가장 강렬했던, 가장 충만감을 느꼈던 시기는 마흔다섯 살에서 예순 살 사이 같아요. 로즈마리, 난 당신과 달리 늙기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은퇴를 준비하고 해오던 일을 일찍 중단할 수는 있지만, 10년 뒤, 20년 혹은 30년 뒤의 우리 몸과 마음을 미리 겪을 수는 없으니까요.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해도, 노년을 위해서 집 안을 개조해도, 물론 안 한 것보다 낫겠지만, 별 소용이 없죠. 어차피 노년은 갑자기 닥치니까요. 그냥 현재를 충만하게 살아야 해요. _본문에서

『아니 에르노의 말』은 예리한 시선으로 논쟁적인 작품을 내놓았던 아니 에르노의 작가적 면모뿐 아니라, 사회문제에 참여하고 여성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페미니스트로서의 근원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동시대 작가로서 아니 에르노가 던지는 주제들이 유효할 수 있는 이유는, 개인의 정체성이 실존적 선택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조건들과 맞물려 있는 것임을 일깨우는 엄정한 인식과 성찰에 있다. 그 성찰은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유의미한 사유의 나침반을 제공한다. 또한 명징하고 명료한, 아니 에르노의 육성을 통해 그의 작품들을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60908529
발행(출시)일자 2023년 11월 30일
쪽수 176쪽
크기
152 * 218 * 21 mm / 500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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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페미니즘은 불가능해요.
아니 에르노의 말
사건의 경우는 달랐죠.
아니 에르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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