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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막노동 일지

계속 일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나재필 저자(글)
아를 · 2023년 11월 13일
9.5
10점 중 9.5점
(15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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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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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30년 가까이 해온 직장 생활이 갑작스러운 조기 퇴직으로 끝나버린 뒤 일용직 아르바이트, 식당 주방보조 등을 전전하며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막노동판에 뛰어들어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된 어느 가장의 이야기.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해가는 오늘날 한국에서 좌충우돌하는 기성세대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한편, 육체노동의 가치가 폄하되고 노동자의 삶이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에도 ‘땀은 정직하다’는 말을 매일같이 온몸으로 증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동 이야기를 담아냈다.
이 책에서는 한겨울에도 막노동꾼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 냄새, 하루의 피로와 고단함을 씻어내려 들이켜는 소주 한잔의 쓴맛, 그리고 퇴직 후 다시 만져본 인생 2막 첫 월급의 단맛이 모두 느껴진다. 이는 밥벌이의 기쁨과 슬픔, ‘단짠단짠’ 인생의 맛이자 누군가의 부모이며 누군가의 자식인 사람들 모두에게 전하는 희망과 응원이다.
네이버, 다음에서 누적 조회수 500만 회를 기록했고,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나재필

나재필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나 집안 농사를 거들며 육체노동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27년간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국편집상, 사진편집상 등을 수상했다. 2018년 갑작스런 조기 퇴직 후 한식 조리사, 경비원, 비계 기능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는 한편 단기 일용직 아르바이트, 식당 설거지 보조 등을 전전하다가 2022년 겨울 대기업 건설현장에서 본격적으로 막노동을 시작했다. 2023년 상.하반기 《오마이뉴스》에 연재된 〈나의 막노동 일지〉와 〈베이비붐 세대의 애환〉은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한 중년의 가장이 두려움과 막막함을 이겨내고 성실한 노동을 통해 삶에 대한 희망을 찾아가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세대를 뛰어넘어 큰 공감과 지지를 얻었다. 이들 연재는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도 동시에 게재되어 누적 조회수 500만 회가 넘는 화제를 모았고, 〈나의 막노동 일지〉로는 2023 상반기 《오마이뉴스》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했다. 일터로 나가기 위해 눈 뜨는 새벽의 공기를 좋아하며,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땀 흘린 만큼 대우받고 존중받는 세상을 꿈꾼다.

목차

  • 들어가는 글_ 막노동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1부 나의 막노동 일지

    나의 막노동, 인생 2막을 열다
    침팬지는 새끼를 가르치지 않는다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
    월급 통장에 찍힌 지문
    노동자가 꾸는 꿈의 풍경
    브라보, 우리의 억척 인생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기
    기자의 자존심 vs. 막노동꾼의 자존감
    앞사람의 등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쪽 어깨로 하는 사랑과 이별
    현장 용어에 울고, 기술 없어 울고
    온전한 몸으로 돌아가게 해주소서
    바닥을 칠 때 힘은 다시 솟아난다
    막노동으로 번 돈의 남다른 무게감
    거센 풍랑이 잠잠해질 때까지

    2부 나의 시간은 낡지 않았다

    저 좀 봐주세요, 저 좀 써주세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사는 게 별거더냐, 밥 먹고 살면 되지
    100세 시대의 마이너스 가계부
    생의 발걸음에 깃든 내재율을 따라서
    50대 주방 보조의 골병 일지
    어느 늙은 경비원의 허탈한 웃음
    못난 남편의 30년 치 반성문
    갱년기를 극복하는 방법
    은퇴 베이비부머 재취업 분투기
    늙어가는 건 낡아가는 게 아니다
    청춘들아, 우리 같이 잘 살아보자
    잘린 나무에서도 이파리는 돋아난다
    세상의 모든 아침이여, 나에게 오라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 위에 서서
    다시 시작하는 나의 막노동 일지

    나가는 글

책 속으로

내가 막노동 현장에서 만난 육체노동자들은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노동의 가치, 노동자의 삶이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임에도 ‘땀은 정직하다.’는 말을 매일같이 온몸으로 증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거기에 있었다. 나는 막노동을 시작하고 나서야 막노동을 비하하고 얕잡아 보는 시선이 얼마나 차별적인지, 본질에서 비켜나 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막노동에 대한 경도된 이미지, 그릇된 시선을 바로잡고 싶었다. 아울러 ‘그럴듯한 노동’과 ‘없어 보이는 노동’을 구분하는 잘못된 태도에서 벗어나 ‘일하며 살아간다는 것’의 본질을 묻고 싶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나의 막노동 일지는 그렇게 채워져나갔다. 6-7쪽


“하다 하다 안 되면 노가다라도 한다.”라는 말은 진짜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막노동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생존의 몸부림이었다.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도 당장 절박하기에 겁을 내지 않았다. 상처를 잊기 위해 상처를 기억하듯, 상처에 직면해도 도망치지 않았다. 이겨내려고 애썼다. 그런 강인한 생각들이 모이면 마음속에도 굳은살이 생겼다. 그 굳은살은 살아 꿈틀거리는 노동자의 근육이었고, 반복의 고됨을 이겨내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내가 일터에서 현역으로 뛰는 것도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의지하지 않고 자립하고 싶었다. 여기에 자식들의 독립이라는 과제도 남아 있었다. 거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서, 작게나마 부모의 역할을 하고 싶어서 일을 하려는 것이다. 막노동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보니 그 마음이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었다.
막노동은 결코 슬픔으로만 점철되지 않는다.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때론 남이 일한 흔적까지 좋아하게 된다고 한다. 피해 갈 수도 마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절묘한 회피를 선택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도망치지 않고 자기 삶에 정면으로 맞선다.
물은 100℃가 돼야 끓는다. 1℃가 모자라면 영원히 끓지 않는다. 포기하고 싶은 그 1℃가 견뎌내야 할 인내의 비등점이다. 나는 버티기로 마음먹었고 잘 버틸 것 같다는 자신도 있었다. 지금 주저앉는다면 나의 인생은 99℃에서 멈추게 된다. 그러니 1℃를 위해 새벽길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건 두렵지 않은 일이었다. 74-75쪽


노동자들은 오늘도 길게 줄을 선다. 미증유의 그 줄은 내 생을 지탱하는 하루짜리 동아줄이다. 내 앞에 선 노동자에게서 어느 이름 모를 가장의 등을 본다.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지 어떤 아픔을 안고 있는지 모르지만, 열심히 살아가려는 한 소시민이 무거운 등짐을 짊어진 듯하다. 내 뒤의 노동자는 나의 등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사막의 쌍봉낙타를 닮았다고 여길까, 차마고도의 야크와 닮았다고 여길까. 우리의 등은 오로지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만 이야기한다. 거기에는 가족의 건사를 짊어진 채 비탈길에서 아슬아슬하게 한 걸음씩 내딛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람의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가여워 보이는 건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나는 앞사람의 등을 보며 내 등의 모습을 유추한다. 앞사람의 등에서 그의 눈물을 읽고 있는 나처럼 내 뒤에 선 사람도 내 등에서 나의 눈물을 읽을까? 천근만근 무게에 짓눌리고 굽어 있는 등짝을 바라보는 일은 뭉근한 슬픔이자 무거운 절망이다. 긴긴 줄 서기는 이렇듯 서로가 서로에게 자기 등을 보여주는 일,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나의 고단한 삶을 동료가 알아주는 일이다. 99-100쪽


며칠이 지나 이번엔 정형외과를 찾았다. 자고 일어났는데 주먹이 쥐어지지 않는 것이다. 팔꿈치에서부터 사르르 내려오는 통증이 주먹 쪽에 고이면서 가위, 보는 되는데 바위가 안 됐다. 의사는 뼈 주사와 근육 치료 주사를 처방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손을 쓰지 말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손을 쓰지 말라고?
“선생님, 저 손 쓰는 직업인데요.”
“손을 계속 쓰면 낫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럼, 집에서 쉬라는 말씀이신가요?”
“되도록이면 손에 휴식을 주라는 얘깁니다. 혹시 하시는 일이......?”
“노가다요.”
의사는 침묵했다. 128쪽


한번 밑동이 잘린 나무는 이듬해 잘린 그루터기에서 곁가지들이 뻗친다. 곁가지가 다시 나무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곁가지에도 이파리는 돋아난다. 그 이파리는 끈질긴 생명력이다. 원가지에서 뻗어난 곁가지는 잘릴 운명이지만 이파리를 틔우기에 희망이다. 몸통이 잘리고도 희망의 이파리를 틔워내는 그루터기가 있기에 우리는 힘들 때 그곳에 잠시 앉아 쉬어 갈 수 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사는 주목(朱木)은 주검이 되어서도 푸른 잎을 틔운다. 몸뚱이는 생명력을 다했지만 줄기를 흐르는 생명선은 죽지 않는다. 가냘픈 가지를 붙잡고 세월의 풍화를 견뎌낸다. 은퇴한 중장년들의 삶도 밑동이 잘린 나무나 다름없지만 생명력이 있기에 다시 곁가지를 뻗치고 이파리를 틔울 수 있다.
그게 곁가지든 이파리든 상관없다.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의지다. 인생을 젊게 사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후회파가 아니라 긍정적인 회상파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0.0001%의 가능성에도 희망을 거는 건 도박이 아니다. 생각의 유연성이다. 우리는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260-261쪽

출판사 서평

“나의 삶은 막노동 이전과 막노동 이후로 나뉜다.”

예고 없이 시작된 인생 후반전, 단기 일용직 아르바이트부터 대기업 건설 현장까지
27년 차 베테랑 기자가 막노동꾼으로 일하며 비로소 알게 된 밥벌이의 기쁨과 슬픔

★ 《오마이뉴스》 화제의 연재, 뉴스게릴라상 수상!
★ 네이버, 다음 동시 연재 누적 조회수 500만 회!

매일같이 반복되던 아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퇴직한 다음 날, 어제와 같은 시간에 눈이 저절로 떠졌지만 갈 곳이 없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눈치 보고 허둥대는 아침이 점점 싫어졌다. 100세 시대, 인생의 절반 지점에서 갑자기 멈춰 선 것은 불행을 넘어 비극으로 다가왔다.
《나의 막노동 일지》는 3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해온 한 중년의 가장이 갑작스러운 조기 퇴직 후 단기 일용직 아르바이트, 식당 주방보조 등을 전전하며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막노동판에 뛰어들어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다. 이 책은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에서 떠밀려 나오지만 그와 동시에 은퇴 후에도 계속 먹고살 걱정을 해야 하는 기성세대들의 비참함과 아이러니 가득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동시에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막막함을 이겨내고 성실한 노동을 통해 앞으로의 삶을 살아내면 된다는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오랜 세월 동안 흰 와이셔츠를 다려 입고 기자로 살아왔지만, 막노동꾼으로 살았던 몇 번의 계절이 나에겐 더 값진 흔적으로 남았다. 이건 상처가 아니라 훈장 같은 것이다. 마치 아무짝에도 쓸모없던 중년의 남자가 취업난을 이겨내고 삶의 팽팽한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가 다시 쓸모를 되찾은 느낌이다. 인생의 멋진 변주다.”(272-273쪽)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인복지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한국은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이 책은 중장년 세대를 비롯해 격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좌충우돌하는 이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한편, 육체노동의 가치가 폄하되고 노동자의 삶이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에도 ‘땀은 정직하다’는 말을 매일같이 온몸으로 증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노동 이야기를 담아낸다.
운영하던 회사가 망한 뒤 다시 창업 자금을 모으고 있다는 50대 가장, 홀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막노동에 뛰어든 30대 청년, 부모로부터 당당히 독립해 자수성가하겠다는 꿈을 꾸는 20대 취준생, 농한기를 맞아 몇 개월만 일하려고 온 농사꾼들까지.... 이 책에는 각자의 사연을 지닌 사람들이 등장한다. 저자 자신에게 막노동이 새로운 시작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듯, 그곳에 모인 사람들도 저마다의 꿈과 희망을 위해 막노동이라는 반복의 고됨을 이겨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막노동판의 현실이 눈물과 고통으로만 가득했던 것은 아니다. 취기 오른 회식 자리의 왁자지껄한 수다에서, 컨테이너를 이어 붙여 만든 화장실 벽의 “ㅇㅇㅇ, 빨리 좀 싸라!”는 웃지 못할 낙서에서, 같은 업체에서 파견된 여성 직원과 사랑에 빠진 동료의 ‘사내 연애’에서, 족구 시합 때는 펄펄 뛰다가도 현장에 오기만 하면 무릎이 아프다며 너스레를 떨던 팀원에게서 저자는 정겹고 유쾌한 우리 이웃의 모습을 본다. 그건 실로 오랜만에 맡아보는 ‘사람 냄새’였다.

“막노동은 결코 슬픔으로만 점철되지 않는다.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때론 남이 일한 흔적까지 좋아하게 된다고 한다. 피해 갈 수도 마주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절묘한 회피를 선택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도망치지 않고 자기 삶에 정면으로 맞선다.”(75쪽)

“사람들은 막노동판을 무시만 할 뿐, 실상은 잘 모르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삶이 “막노동 이전과 막노동 이후로 나뉠 만큼” 변했다고 말한다. 그의 고백에는 중년의 반퇴자(이른 퇴직 후 다시 경제 활동에 뛰어드는 사람)가 계속 일하며 인생 후반전을 살아갈 기회를 얻었다는 뜻 외에도 막노동을 비하하고 얕잡아보는 차별적 시선(“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 “인생 밑바닥까지 가서야 하는 일.”), 더 나아가 ‘그럴듯한 노동’과 ‘없어 보이는 노동’을 구분하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게 되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사람들은 막노동판을 무시만 할 뿐, 실상은 잘 모르고 있다. 실제 그 속에서 밥벌이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관심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잘못된 인식을 오랫동안 답습해온 대로 막노동이라는 일을 폄훼하고 하대한다. 이런 일련의 학습 효과가 노동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272쪽)

그래서인지 저자가 막노동 현장에서 틈틈이 기록한 일지에는 새벽 별을 보고 출근해 저녁달을 보며 퇴근하는 노동자들의 기울어진 어깨, 함바집이며 화장실 앞에 길게 늘어선 줄에서 발견한 소시민의 굽은 등, 휴식 시간이면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에 옹기종기 모여 선잠을 청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유난히 애틋하게 그려진다. “거기에는 가족의 건사를 짊어진 채 비탈길에서 아슬아슬하게 한 걸음씩 내딛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99쪽)
이와 더불어 저자가 실제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된 막노동판의 임금 수준이나 체계, 일일 노동 시간, 공정의 종류와 난이도, 시대착오적인 관행들, 안전 관리와 산업 재해, 일반 공사현장과 대기업 공사현장의 차이 등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정보들은 막노동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속에서 노동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를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현재는 누추하나 잠시 인생의 소낙비를 피해 희망을 찾는 열린 은거지. 노동자들은 ‘리얼 서바이벌 격전지’ 같은 막노동 현장을 잠깐의 서식지로 삼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이방인들은 저마다 푸른 꿈을 꾸었다. 가지각색의 사연은 대부분 무채색에 가까웠다. 무표정한 얼굴 속에 가려진 비애는 그들이 살아온 삶에 묵언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나는 노동판에 뛰어든 이후 그들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64쪽)

늙는다는 것은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워져 가는 것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녀에게 부양받지 못하는 처음 세대(마처세대), 가족에게 헌신했지만 가족에게 헌신짝 취급을 받는 세대, 청년 취업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세대, 뼈 빠지게 일하고도 구조조정된 세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5060’, ‘중장년층’에게 찍힌 낙인들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엄살을 떨거나 핑곗거리를 찾기보다 서로의 고민과 아픔을 이해하며 이 시대를 함께 살아내자고 말한다. 이는 ‘나의 막노동 일지’가 인터넷에 연재됐을 때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폭넓은 공감과 지지를 얻은 까닭이기도 하다.

“젊음과 늙음은 살아온 시간, 살아갈 시간의 길이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건 동질의 고민과 아픔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계층이나 세대만의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듯 보이는 세대들은 서로 충돌하며 질곡 많은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 나는 이런 동질의 사람들이 과거와 현재의 희생자가 아니라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야 할 미래의 동행자이길 희망한다.”(8쪽)

이 책 《나의 막노동 일지》에서는 한겨울에도 막노동꾼들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 냄새, 하루의 피로와 고단함을 씻어내려 들이켜는 소주 한잔의 쓴맛, 그리고 퇴직 후 다시 만져본 인생 2막 첫 월급의 단맛이 모두 느껴진다. 이는 밥벌이의 기쁨과 슬픔, ‘단짠단짠’ 인생의 맛이자 누군가의 부모이며 누군가의 자식인 사람들 모두에게 전하는 희망과 응원이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 좀 써주세요.”라는 읊조림은 이 시대 기성세대들의 절박함과 초조함을 대변한다. 저자 또한 너무도 절박했기에 어떤 일에도 머뭇거리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다. “직업의 귀함과 천함은 사람들의 시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에 달려 있다.” 그렇게 저자는 재취업을 위해 분투하고 막노동까지 하게 된 경험을 통해 몸소 증명해낸다. 화이트칼라 노동자의 세계와 블루칼라 노동자의 세계가 다르지 않음을, 특정 세대가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삶을 견디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오랜 공사가 끝나고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사람들은 또 다른 현장을 찾아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저자 역시 얼마간의 휴식기를 가진 뒤 새로운 현장에서 새로운 막노동을 시작하게 됐다. 그 일이 막노동인 게 서글프지는 않았다. 막노동은 저자에게 “인생 2막의 소중한 직업”이 되었기에. 어느 나이 든 청춘의 막노동 일지는 우리의 억척 인생을 응원하며 지금도 계속 쓰여가고 있다.

“한번 밑동이 잘린 나무는 이듬해 잘린 그루터기에서 곁가지들이 뻗친다. 곁가지가 다시 나무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곁가지에도 이파리는 돋아난다. 은퇴한 중장년들의 삶도 밑동이 잘린 나무나 다름없지만 생명력이 있기에 다시 곁가지를 뻗치고 이파리를 틔울 수 있다. 우리는 낡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워지고 있는 것이다.”(261쪽)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8070678
발행(출시)일자 2023년 11월 13일
쪽수 288쪽
크기
131 * 203 * 22 mm / 521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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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자리에서 묵묵히 그리고 처절히 분투하는 그 모습이 실로 감명깊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앞날이 막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제 2의 길을 터줄 수 있게 동기부여해주는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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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찬히 읽어볼 대목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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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돼요
아를 출판사의 책은 일부러 알림해두었다 구입하고 읽습니다. 다만, 이번 책은 무얼 말하고 싶었던까 궁금했어요. 막노동 이라는 키워드가 주는 무게감이 뭔가 사회의 끝자락에서 개고생하는 가장의 인사이트가 있겠구나 기대했는데, 그 기대와는 달리 퇴직 후 일자리 찾기에 가까웠어요. 공감보다는 이거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니야?!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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