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동 당근녀의 인생 갱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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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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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쓸모’를 찾아 헤맨 10년의 이야기
26년간 다닌 항공사에서 조기 퇴직한 뒤, 즐거운 시절은 잠시, 불안과 불면에 시달리던 저자는 일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결론 하나를 손에 쥐고 나이 50에 사회초년생처럼 일을 찾기 위해 다시 세상 밖으로 길을 나섰다. 은퇴 후 다시 만난 세상에서 자기를 찾고,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노력해온 여정의 마디마다 배꼽 잡는 에피소드와 함께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이 세상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지식이 이 책 속에서 주렁주렁 열리고 맺혔다.
다시 학생이 되어 실컷 공부했고, 자유로운 여행자가 되어 마음껏 떠돌았고, 마침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사랑을 쏟을 자리를 찾은 저자의 모험 가득한 여정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독자는 그녀의 생기발랄한 도전의 순간들을 함께 즐기며 응원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런 한편으로, 대한민국에서 일을 통해 독립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여성에게 드리운 거대한 사회적 문화적 장벽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작가정보
현재의 일터를 놀이터라 부르며 아이들과 동화 읽기, 노래 부르기, 그림 그리기를 통해 ‘놀메 놀메 영어 공부하기’를 실천하는 지역아동센터 영어 교사.
첫 직장 일본항공에서 26년간 예약, 발권, 방송 및 통역을 경험했으며, 명예퇴직의 허전함과 불안함을 달래려 여러 직업(인사동 노점상-역사문화 체험학습 강사-한국관광통역안내사)을 거쳤다. 코로나 시기부터 지역아동센터에서 ‘할머니 영어 선생님-Grandma-English Teacher’라는 닉네임으로 일하고 있다.
저녁 시간, 한강변에서 산책과 사색을 즐기다 멋진 생각이 떠오르면 글쓰기에 도전하는 합정동 주민이다. 집 근처 교보문고와 알라딘 문고를 ‘나의 서재’라 부르고, ‘역사 덕후’로 살고자 하며 인문학과 늦게나마 열애 중인 여자.
‘노후 대책은 글쓰기’라는 생각으로 매일 읽고 쓰는 일상의 도전을 실천하고 있고, 밥벌이가 아니더라도 일상의 새로움을 찾는 행위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정신으로 오늘도 메모장을 뒤적인다.
심심한 걸 참지 못하는 병이 있어, 한가한 시간에는 당근 마켓으로 ‘물건 정리용 알바’를 한다. 그러면서 합정동 이곳저곳을 마구 뛰어 다닌다(판매 개수 270을 넘기는 중).
지역아동센터 영어 교사, 합정동 당근녀 그리고 에세이 작가로서 진정한 21세기 ‘N-잡러’라고 자부한다.
목차
- 프롤로그_글쓰기를 하면서 처음 만난 세계
1장: 제1라운드가 끝나다
너, 아직도 일하니?
너무 두려운 인생 2막
|약이냐 술이냐 일이냐
내 인생의 첫 아르바이트
|노점상 판매보조 |인사동 친구 경숙 씨 |만 원만 돌중 아저씨
저 사람 직업은 뭘까
|역사문화 체험학습 전문강사 |인생 멘토 순희 씨와 순영 씨
|인문학의 매력에 풍덩 |가슴 떨리는 강의 시연
저건 또 무슨 직업이지?
|관광통역안내사 |면접도 시험이라고?
무엇이든 다 할 자유, 아무것도 안 할 자유
|실전 통역가이드 |DMZ투어란 무엇인가 |직업으로서의 투어가이드
|시티 투어 vs 인바운드 투어 |첫 인바운드 투어의 추억 |이슬람을 생각하다
2장: 배낭을 메고 떠나다
내 생애 첫 배낭여행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준비는 내 스타일에 맞게
인도 가는 길
델리, 인도의 수도
|찬드니 초크 |빈민가 보육원 |뉴델리국립박물관
타지마할을 품은 도시, 아그라
|영원불멸의 사랑
사막의 나라, 라자스탄
|자이푸르 |조드푸르 |우다이푸르
아메다바드를 거쳐 아우랑가바드로
아잔타, 그 천 년의 찬란함
|엘로라 |K-엄마표 응급조치
고아, 아무것도 안 할 자유를 찾아서
|고아를 사랑한 제국들 |미날리 게스트하우스의 난상 토론
뭄바이, 두 얼굴의 도시
|인도 문 |타지마할 궁전 호텔 |엘리펀트 섬 |도비가트 |이제 집에 가자
관광 비수기의 자유
|인도네시아 한달 살기 |남미를 향한 꿈
3장: 코로나 감옥에 갇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지 뭐
|통번역 공부 어때?
코로나 희망일자리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길
|그림으로 통하는 성한이 |천웅이의 소원 |상우에겐 배우기 힘든 단어가 있다
|한여름의 긴팔 소년 기환이 |여울이의 노래
미니멀리스트 도전
|당근마켓 여사장
갱년기 아니고 갱신기
에필로그_나는 여전히 쓸모 있는 사람
책 속으로
몇 달을 날마다 쉬지 않고 책 생각만 하니, 점점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또렷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타인의 의식하며 살았던 세월의 때가 벗겨지는 느낌도 들었다.
_프롤로그 중에서(7쪽)
어느 날 소파에서 낮잠을 자다가 깜짝 놀라 일어났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면서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몰려왔다. 아니, 우울감이라고 해야 할까? 마치 커다란 산이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느낌이랄까? 뭔가 고립된, 알 수 없는 외로움이 휙 스쳐지나갔다
_너무 무서운 인생2막(18~19쪽) 중에서
옆에 놓아둔 현금통에 엔화가 수북이 쌓이면서 엄청난 성취감이 몰려왔다. 직장 월급이 통장에 숫자로 찍힐 때와 달리, 현금을 받고 잔돈을 거슬러 주는 등의 현실성 있는 경제행위가 나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돈의 색깔이 다르게 보였다, 현금 냄새를 맡으니 내 돈이 아닌데도 내가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육천 원으로 구두 계약한 최저 시급이 하루 만에 팔천 원으로 올랐다.
_내 인생의 첫 아르바이트(27쪽)
삼일 정도 강의에 참여하고, 집에 와 혼자 책을 읽는데 가슴도 답답하고 준비과정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다.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느꼈다. ‘이런 데서 사적 친분은 쌓으면 안 되는 건가? 우리 지원자들끼는 경쟁 관계인가?’ 이런 고민을 한 다음 날은 자리에 앉으면서 옆과 앞뒤 지원자 모두를 돌아보며 마구마구 인사를 했다.
_저 분의 직업은 뭘까?(39~40쪽)
‘아! 경험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구나!’ 원고 준비를 위한 매일의 끄적거림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했다. 매일의 평범한 일상도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시연을 위한 과제로 시작한 어설픈 글쓰기였지만 이런 훈련이 언젠가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 놓을 것만 같았다.
생의 시간을 어느 정도 보내고 자신의 의무가 끝나가는 시간 즈음에 우리는 꼭 한번 다시 공부해야 할 것 같다.
_저 분의 직업은 뭘까?(43~44쪽)
드디어 관광통역안내사로 홀로서기를 하게 된 날. 버스에서 혼자 마이크를 들고 다국적 손님들 앞에 섰다. 곧 시작되는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고 나를 뚫어지듯 쳐다보던 큰 눈들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내 소개를 하고 본격적으로 긴장된 마음을 부여잡고 얼마간 멘트를 했는데 갑자기 콧물이 주룩 떨어졌다.
_무엇이든 다 할 자유 아무것도 안 할 자유(72쪽)
인도에 왔구나. 내가 그렇게도 궁금해했던 곳, 바로 여기! 도착부터 진을 빼서인지 택시를 타자 갑자기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었다. 낡은 택시 창문 틈으로 델리의 차가운 밤공기가 쉭쉭 들어왔다. 좋아! 여기서 나를 다시 한번 테스트해보는 거야. 택시 기사의 크고 검은 눈이 끊임없이 힐긋거리며 백미러로 나를 본다. 두려움에 휩싸인 내 가슴속에도 찬바람이 일렁였다.
_델리, 인도의 수도(121~122쪽)
낡은 패딩 조끼를 빠르게 벗었다. 그러곤 조끼 안쪽 주머니에 여권, 체크카드 그리고 현금 2백 불을 넣은 다음, 다이소에서 산 반짇고리에서 바늘과 실을 꺼내 빠른 속도로 시침질했다. ‘나, 한국 아줌마라 이 말이지. 가져갈 테면 가져가 봐. 실력파 소매치기가 잔뜩 모였다고 하니 나도 실력을 보여줄 때가 온 거지.’
자리로 돌아오니 그제야 창밖의 아침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_타지마할을 품은 도시, 아그라(135~136쪽)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엔 이상한 일이 있었다. 커피와 책을 들고 방 앞 나의 테이블에 앉으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내 방 건너편 레게 머리 독일 청년이 질문을 던졌다. “당신, 한국에서 왔다고 했지? 근데 너네는 왜 그렇게 미국한테 의지하고 살지? 언제 미국으로부터 독립할 거야?”
순간 내가 영어를 잘못 알아들은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내 안의 분노 게이지가 쭈욱 올라가는 게 느껴졌다. 마시던 커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옆집 털복숭이 미국 아저씨 마이클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아, 침착해야지. 침착해야지.’ 하지만 뭔가 대답은 해야 할 것 같았다.
_고아, 아무것도 안 할 자유를 찾아서(201쪽)
출발 전의 두려움과 떨림은 이미 기억 저만치로 밀려났고, 가슴속엔 잊지 못할 추억만이 한 보따리다. 인도 땅 겨우 4분의 1을 봤을 뿐인데도 ‘이제 나 인도 좀 알 것 같아, 인도랑 친하게 지낼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감히 이런 말도 하고 싶어졌다. ‘언젠가 살다가 길을 잃으면 꼭 너를 만나러 다시 올게. 쿵쿵 뛰는 나의 심장 소리를 들으러⋯.’ 인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빠져나오니 이혼서류에 도장 찍고 가라며 으름장을 놓던 남편이 저 멀리서 손짓하고 있다. “야호! 나 50대에 인도 배낭여행 갔다 온 여자다, 이거야!”
_뭄베이, 두 얼굴의 도시(217쪽)
나이 오십이 되면서, 스멀스멀 다가오는 알 수 없는 나의 결핍을 채워보겠다고 마음먹으면서, 두 개의 단어를 갖다 버렸다. 성공 그리고 실패. 내 나이에 이런 것은 이제 필요 없다. 그저 오늘 한 페이지의 역사책을 읽는다. 작은 성취에 크게 만족한다. 세워 놓은 목표가 다른 곳으로 가도, 걸어간 길만큼의 성취는 있다고 믿으며 다시 나의 길로 성큼성큼 나아간다.
_관광 비수기의 자유(222~223쪽)
퇴직 후 달콤한 휴식을 누리며 이런 시간이 영원할 것 같은 때도 있었다. 그런데 왜 무기력의 늪에 빠져버렸을까. 이 질문 앞에서 어찌할 줄 몰라 하며 걸어온 10년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 시간 속에서 나도 몰랐던 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전반전의 인생에서는 언제나 다른 사람이 주인공이었고 직업, 결혼, 출산 그리고 육아의 의무까지, 주어진 숙제가 너무 많았다. 어느덧 목표치에 다다랐다고 느끼는 순간, 내게 들이닥친 감정은 오히려 공허함이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 대한 두려움이 함께 따라왔다. 잠시의 휴식기 뒤에 인생의 전환 지점을 갱신기로 재해석하고 나니, 차디찬 땅에 새싹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이제 내가 이토록 잘 보이니 어디로 가야 할지, 가다가 넘어지면 어떻게 털고 다시 일어날지를 알 것 같다. 바람이 언제나 잔잔하지는 않겠지만 비바람도 찬바람도 그 뒤에 부는 봄바람도 모두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리라.
_갱년기 아니고 갱신기(283~284쪽)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 먹고살 만한데 왜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일거릴 찾아다니느냐고. 이 또한 욕망일 수 있으나 나는 여전히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인지 궁금하고 확인해보고 싶다. 주민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거나, 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복지교사로 일하는 지금이나 일에 대한 나의 자세는 언제나 성실하고 진지하다. 나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공간에서 나는 충분히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나 자신에게 말할 수 있다. 그러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욕망 앞에서 더이상 흔들리지 말자고 다짐한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내가 행복한 일을 하자고. _에필로그(298~290쪽)
내 앞에 남은 앞으로의 시간이 내게 행복만을 줄 리는 없다. 누구든 원하는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나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것 같다. 나름 잘 살아낼 것 같은 이 느낌, 이 시간, 이 나이가 참 좋다. 퇴직 후 10년을 좌충우돌하며 여기까지 왔듯이 앞으로도 세상은 내게 새로운 경험을 던져줄 것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고, 기대와 설렘을 일지 않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이유는 충분하지 않겠나. 내 삶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것이 나의 미래에 있다고 믿는다. 파도는 잔잔해졌고 나는 젖은 옷을 말리며 천천히 햇빛 속으로, 아주 천천히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_에필로그(291쪽)
출판사 서평
26년간 일하고 돌아온 나를 기다린 것은⋯⋯갱년기 장애?
불면의 밤마다 약을 먹을 것인가, 술을 마실 것인가 고민 끝에
다시 일하러 나가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내가 일할 곳은 어디에?
‘나의 쓸모’를 찾아, ‘나’를 찾아 헤맨
10년의 인생 갱신기(更新記)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입사해 26년간 일한 직장에서 ‘조기퇴직’을 선택할 때만 해도 자유롭고 아름다운 시간이 펼쳐지는 줄만 알았던 그녀가 맞닥뜨린 현실은 약을 먹거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들 수 없는 불면의 밤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다시 세상으로 나가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무엇을 할 것인가?
중년취업난 극복하다 보니 갱년기 장애는 실종
엉뚱하게도 저자는 인사동 노점상에 판매 아르바이트 일자리 제안을 받아들여 자신을 낯선 길거리에 세우고 자신을 바닥부터 다시 일으켜 세우는 도전을 한다.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교육과정을 거치며 역사문화 체험학습 전문강사라는 직업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경험은 다시 한국관광통역가이드에 도전하는 길로 이어졌고, 영어권 여행자를 상대로 하는 다양한 관광 상품을 진행하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데 열정을 쏟게 된다. 드디어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입은 듯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며 관광 비수기에는 인생 버킷리스트의 첫 번째 항목이었던 ‘인도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포르투갈 등에서 한달살기를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흥미로운 직업생활과 자유로운 여행자의 삶이 공존하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고 사람 만나는 것마저 조심스러운 시국에 그녀가 다시 돌파구를 찾은 것은 동주민센터의 자원봉사센터. 마스크를 포장하는 자원봉사를 하며 구청이 마련한 희망일자리 사업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코로나 시대 방역 일자리로 지역아동센터 근무 경험을 발판으로 그녀는 아동복지교사로 지역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된다.
50대 중고워커의 인디펜던트 워킹라이프 구축기
눈 뜨고 일어나면 일터로 가서 누에고치처럼 자기 안의 능력을 쭉쭉 뽑아내며 살아온 세월이 26년. 그 세월을 너무 만만하게 봤던 걸까. 무작정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 3개월도 못 버티고 처절하게 깨달은 것은 ‘나는 어쩔 수 없는 워커홀릭’이라는 것. 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일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느끼는 그녀는 어떻게든 다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만 했다. 그러기 위한 첫 번째 선택은 세상으로 나가는 것, 그리고 다시 공부하는 것이었다. 인사동 노점상을 거쳐 서대문여성인력개발센터의 역사강사 양성과정에 입과한 것을 시작으로 역사문화와 외국어, 자격증 수험 공부에 열중하는 등 세상 속에 다시 등판할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은 여느 수험생과는 다르게 달콤한 설렘으로 가득 차 있다. 의무가 아니고 꿈이 되면 독서실에 갇힌 수험생활도 짜릿한 자유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저자가 거쳐온 직업마다의 장단점, 실전경험으로 얻은 살아 있는 현장 지식과 필살기로 흥미진진한 직업 체험을 제공한다.
여행과 글쓰기를 통해 다시 만난 나
50대 중년의 여성으로 이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일할 기회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의 기록은 어쩌면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 여자는 자식도 남편도 부모도 없나?” 여성이라면 이 책의 행간에서 ‘보이지 않는 주변인들의 목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인사동 노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번 돈을 공부하는 데 쓰고, 어렵게 자격증 따서 얻은 직업을 통한 수입은 책 사들이고 여행 다니는 경비로 들어갔다. 어떤 사람은 먹고살 만한데 왜 그렇게 애쓰며 사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그 나이에, 그것도 여자가 무슨 배낭여행?” “누가 니보고 돈 벌어오라 카드나?” “그거 해서 얼마나 번다고?” 어린 시절부터 무언가를 할 때마다 들어온 말들이지만 이제는 더이상 그런 말에 별로 무릎이 꺾이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이 나이 먹은 보람일까. 50이 넘어서 홀로 인도로 배낭여행을 떠난 것도 대한민국 사회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그녀는 글을 쓰면서 깨닫는다. “나도 몰랐던 내 얼굴”을 발견했다는 저자의 고백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다시 세상으로 나가서, 이제는 남이 부여한 ‘내 역할’이 아니라 ‘그냥 나’로 다시 살기 위해서, 우리는 모두 지금까지 살아온 이 사회의 관습과 통념의 더깨를 벗겨내고 몸과 마음을 헹궈낼 시간을 가져야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부하고, 여행하고, 사랑하라
STUDY, TRAVEL, LOVE
세상의 평가보다 스스로 납득하고 인정할 수 있는 만족감이 더 중요한 시간이 중년 이후다. 그녀가 걸어온 퇴직 이후 10년의 여정은 글쓰기라는 과정을 통해 의미가 되고 보람이 되고 희망이 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큼 인생에 힘이 되어주는 것도 없을 것이다.
알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공부를 하고, 마음에만 담아두었던 여행을 떠나고, 비싼 돈 들여 모아온 물건을 처분하고, 자기 삶의 환경을 원 없이 생각대로 바꿔보았던 시간을 지나서 그녀가 안착한 현재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 안에서 일과 공부와 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로컬 커뮤니케이터의 잔잔하고도 활기찬 일상을 한껏 만끽하는 중이다. 자원봉사센터를 찾아가 이웃과 사귀고,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친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물품을 거래하며 근처에 사는 이웃과 따뜻한 소통을 이어간다. 짐을 가볍게 하고, 소통은 두텁게 하고,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 지속적으로 도우며 매순간 배움과 성장을 느끼는 삶. 그것이 그녀가 이 책을 통해 들려주는 중년의 행복을 위한 조건이다.
이 책은 가슴 답답하고 머리 아픈 문제에 직면하여 돌파하는 힘을 되찾는 데 영감을 준다. 세상을 처음부터 다시 경험하겠다는 초심자의 도전정신, 나약해지려는 나를 매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뚝심, 멀리보다는 가까이서, 소비보다는 나눔에서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지혜를 어떻게 만들어왔는지 저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98006752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10월 30일 |
쪽수 | 288쪽 |
크기 |
141 * 205
* 22
mm
/ 49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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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짬내서 읽었는데 책이 술술읽히네요
재미있어서 선물할려고 한권 더 주문했습니다
나이 60에 아직도 자신의 쓸모를 기대하며 살아가는 사람
그리고 그 쓸모를 자기가 잘하는곳 좋아하는곳에 사용 하는 사람
작가 김소정 쓸모의 나이는 아직 20대
이 책을읽고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더욱 긍정적으로 바라보게되었습니다.
작가님 너무 멋지시고 저도 닮고싶네요ㅎㅎ
내용도 이해하기 쉽고 재밌어서
카페에 가져가 커피 한잔하면서 다 읽어버렸습니다 :)
나를 찾고, 다시 살아보겠다고 너무 좋은 문구입니다!!
지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에요
하지만,,,다른 무엇보다 책이 재밌네요. 시간순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