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밤을 지나온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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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돌뱅이 시인 장민규의 첫 시집
『그런 밤을 지나온 적이 있다』
이 시집의 출간을 진행한 편집자는 “원고를 받고 마음에 드는 작품에 포스트잇을 붙이다가 그만두었다”고 한다. “페이지마다 붙게 되니 이내 무의미해졌다”는 것.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최현주 교수(순천대)는 이번 시집을 두고 “그가 과연 최근 등단한 시인인가라는 우문을 반복하게 한다.”고 감탄했다.
신축년에 집을 짓고 나서 시인은 자신의 살아온 날들을 ‘어주구리(漁走九里)’로 비유했다. 기발하다.
신축년에 신축을 하니 그럴듯했다./골목에서 밥이나 먹고 다니던 나였는데/살다 보니 어주구리(漁走九里)한 셈이다./생선 싸맨 신문지 비린내 나고/장미꽃 싸맨 신문지 향내 난다는/팔순 노모가 늘 하시던 말/가슴에 새기며 살았다./살다 보니 온몸이 새까매졌다./여기까지 온 게 덕분이다.
- 「어주구리」 전문
“살다 보니 온몸이 새까매졌다”고 고백할 만큼 그의 삶은 평탄치 않았다. 그의 시를 곁에서 가장 많이 봐온 이상인 시인은 시집 뒤의 표사에서 “장민규 시인은 이른 봄이면 오일시장을 돌며 묘목을 팔고, 가을이면 김장 고추를 파는 장돌뱅이 시인”이라고 썼다. 살다 보니 온몸이 새까매졌지만 그럼에도 “여기까지 온 게 (어머니) 덕분”이라고 한 시인의 담담한 고백에 아무리 어려운 현실이라도 긍정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동트기 전 구멍 난 사각 페인트 깡통에 피운 화톳불 앞에서 새벽 장터의 삶을 꽃과 나비로 노래한 「새벽 불꽃」은 아름답고 빼어난 한 편의 서정시다.
공사장에서 쓰이다 잘린 못 박힌 각목/어시장에서 삼십 년 몸담았던/비린내 나던 생선 상자도/마지막 이승의 꽃을 피운다.//추운 날씨에 손바닥을 비비며 모여든 나비 떼/김장철이 한창인 배추흰나비도/언 손을 녹인다./애기세줄나비를 키우느라 날개 끝이 닳아/검버섯으로 위장한 호랑나비/몸뚱이를 피우고 숯으로 잦아드는 순간에도/은박지로 감싼 고구마를 알처럼 품고 있다.
- 「새벽 불꽃」 부분
김장하느라 얼어붙은 손이며, 새끼들 키우느라 온몸이 검버섯투성이 돼버린 이생들이 배추흰나비며 애기세줄나비, 호랑나비가 되어 불꽃 주위로 몰려드는 풍경은 아름답고 훈훈하다. 그들의 한기를 덥히는 공사장의 버려진 각목과 비린내 나는 생선 상자들이 “숯으로 잦아드는 순간에도/은박지로 감싼 고구마를 알처럼 품고 있다.”는 묘사는 얼마나 따스하고 간절한가.
‘장도리’를 통해 실천의 중요함을 노래한 동명의 짧은 시는 그 이름처럼 간명하고 다부지다.
세상 모든 이론의 집약체/원론과 반론을 한 몸뚱이에 부착한 자웅동체/언제든지 박거나 뽑을 수 있다./어느 걸 택하든 당신이 맞다./행하지 않으면 당신은 쇠뭉치
- 「장도리」 전문
이런 시는 어떤가. “내 가슴이 절벽이었을 때/나를 떠난 사람들은 거기서 뛰어내렸다./사람들이 뛰어내린 후/그 절벽 밑을 보면/가장 밑에 깔린 사람은 나였다.”(「절벽」).
그의 결기가 이러하니, 멈출 수 없는 속도로 캄캄한 동굴 속을 달려가는 ‘자본주의 열차’에서 그가 ‘장돌뱅이 시인’이 될 수밖에 없었던 각별한 속내가 궁금할밖에. “위칸으로 넘어간 선배가 기관사가 되었다며 모두들 위칸을 꿈꾸기도 하지만//정거장을 멈추지 않고 지나칠 때마다 나의 결심은 굳어져만 갔어 뛰어내려야 한다는 것을”(「두더지」)
벙커 밖으로 나오자 해가 지고 있다. 누군가 서녘 하늘에 검붉은 페인트를 엎질러 놓았다. 현실에선 어두운 부분이 아래쪽이다. 시커먼 저 산처럼
- 「암호문」 부분
지금, 시인이 지나고 있는 길은 위쪽이 아니라 “아래쪽”이다. 밝은 하늘이 아니라 해 질 녘의 “시커먼” “산” 같은 곳이다. 현실은 언제나 녹록하지 않다. “암벽 위에서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듯한 바위는 어쩌다 이렇게 된 우리처럼 위태로울수록 빛나는 절경이다.”(「보리암」)
장민규 시인은 순천에서 태어나 2019년에 『시에』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진정한 자유란 허접한 자유일 것이라고 노래하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진정한 자유란 벼랑마저 놓아 버리고 허공에서 부유하는 것들일 거야”(「허접한 자유」).
이 책의 총서 (36)
목차
- 5 시인의 말
제1부
13 어주구리漁走九里
14 새벽 불꽃
16 타이어
18 젖은 라이터
19 풍경
20 달의 기침
22 송사리 떼
23 모기향
24 영산홍 필 때
26 새앙의 모래
27 장도리
28 두더지
30 또 다른 나
31 절벽
제2부
35 바이올린
36 비정규직
37 방짜
38 부지깽이
39 소나기
40 몬도 가네Mondo cane
42 변이
43 얼룩 없는 고양이
44 벌레 먹은 복숭아
45 보리암
46 옹이
47 오류에 대한 명상
48 개명
49 민낯
제3부
53 궁극의 한 수
54 깊숙한 초승달
55 복선
56 상감
57 깊은 슬픔
58 시립 도서관에 가면
59 초승달
60 간절하게
61 은행나무
62 신선집
63 국화
64 시詩
66 이번 생에서는
67 궁여지책
제4부
71 오월 모란
72 미나리
74 렌아이타이쵸
76 아버님 전 상서
78 어찌할 수 없는
80 개
81 잡초
82 뒤통수
84 울음
85 순천만에서
86 암호문
88 광부
89 오독誤讀
90 허접한 자유
92 해설 고투의 풍경과 음영, 초승달의 시학 _ 최현주
추천사
-
장민규 시인은 이른 봄이면 오일시장을 돌며 묘목을 팔고, 가을이면 김장 고추를 파는 장돌뱅이 시인이다. “동트기 전 아랫장/구멍 난 사각 페인트 깡통에 꽃을 심는다.”(「새벽 불꽃」) 그 뜨거운 꽃을 피우는 것은 “공사장에서 쓰이다 잘린 못 박힌 각목”, “어시장에서 삼십 년 몸담았던/비린내 나던 생선 상자” 등이다. 시인은 이렇듯 순천, 광양, 구례, 여수 오일장을 돌며 삶의 불꽃을 활활 피우며 시를 꽃피우고 있다. “들어갈수록 점점 더 깊고 어두워”(「시詩」)지는 시의 길이어도 “지는 꽃은 한 줌 희망으로 남는다.”라는 소망으로 시를 쓰고 있다. 시인의 건강한 오일장의 노동과 경전처럼 시를 대하는 태도가 늘 미더움으로 다가와 앞날을 기대하게 한다.
-
시적 대상을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하고 하나의 풍경이나 절경으로 묘사하는 그의 절묘한 능력은 「보리암」에서도 확인된다. “복잡한 것은 복잡한 대로 하나의 풍경이다.”,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듯한 바위는 어쩌다 이렇게 된 우리처럼 위태로울수록 빛나는 절경이다”. 「복선」이란 시는 어떤가. “늘 바람이 부는 청보리밭”의 시각적 이미지와 “심연에서 끌어올린 물방울은/가끔 천둥소리를 낸다.”는 청각적 이미지의 교직과 더불어 앞 구절에서 풍경의 제시를 통한 수평적 이미저리가 다음 구절에서는 청각을 동반한 수직적 이미저리로 변환된다. 이 같은 이미지 구성을 통해 그려 놓은 풍경이야말로 그가 제작한 세계 속의 절묘한 풍경이다. 이러한 능력은 그가 과연 최근 등단한 시인인가라는 우문을 반복하게 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91277739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9월 26일 | ||
쪽수 | 120쪽 | ||
크기 |
126 * 201
* 14
mm
/ 26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문학들 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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